“정몽헌 전 현대회장 타살에는 북한 공작원 개임 가능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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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타살 의혹이 본보에 제기된 이후, 이번에는 정 전회장의 죽음에 북한공작원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적이다. 최근 한국의 <브레이크뉴스는 사정기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정 전회장은 타살됐을 개연성이 높으며, 그의 타살에는 북한공작원이 개입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그 같은(북한공작원의 개입) 가능성은, 상당부분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지, 아직 증거가 명백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북한공작원의 개입 가능성을 주장하는 배경은 북한의 정치망명자들이 해외에서 실종되거나 살해된 배후에 북한의 공작원이 있다는 추측과 정 전회장의 죽음(타살임을 전제로 했을 때)이 수법 면에서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는 것 때문이다. 말하자면 북한공작원이 정 전회장을 휘발성 마취제로 의식을 잃게 한 뒤 자살로 위장했다는 점이다. 브레이크 뉴스의 보도를 소개한다.


편집자


















현재 정몽헌 전 회장의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더해 주고 있는 것은 그의 죽음 이후 입을 연 많은 관계자들의 발언과 그의 죽음 이후 밝혀진 진실들이다.
정 전회장이 ▲자살하기 전날 자신의 지인인 검찰 관계자를 만나 자살 소동을 벌일 것을 상의한 점 ▲최초 검찰 관계자에게 보여준 유서와 자살한 뒤 발견된 유서가 다르다는 점 ▲ 유서의 일부 내용이 사라진 점 등이 그의 타살 가능성을 더욱 짙게 만들어 주는 대목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정 전회장의 아내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자신의 남편이 타살 당했다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생명의 위험을 느껴 말하지 못했다는 관측도 회자된다. 이 같은 소문도 구체적인 양상을 띠면서 정 전회장의 타살 의혹을 더욱 짙게 만들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 정 전회장에 대한 타살 가능성은 여러 번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최근에는 종합 월간지인 <월간조선>에 의해 타살 의혹이 집중 재조명되기도 했다.
이후 검찰에선 이미 ´자살´로 결론 내린 사건이긴 하지만 몇 가지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현대그룹 주변 관계자들을 비롯한 언론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추후 검찰의 재조사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계 일각에선 “정 전회장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어 줄 방법은 검찰의 재조사 외에는 없다”면서 항간에서 제기되는 끊임없는 의혹들을 검찰이 귀기울여 들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타살이냐 자살이냐”


그러면 과연 정 전회장의 죽음에 북한에서 파견된 공작원이 개입됐을까. 실제 그가 북한공작원으로부터 암살됐다는 의혹이 맞는 걸까. 그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북한공작원 개입설은 정 전회장이 북한의 고위층 인물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가 추진했던 ´대북 사업´ 등과 맞물려 해석해 봐도 막연한 추측만은 아니란 논리다.
정 전회장이 현대 비자금 수사의 핵심 위치에 있었고 그가 입을 열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하에, 입막음을 위해 암살을 강행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도 이 같은 논리와 무관하지만은 않다는 것.
사실 정 전회장이 자살하기 전 검찰에선 현대 비자금 규모와 사용처에 대해 집중적인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 또한 이 같은 수사선상에서 상당한 압박을 받는 입장이었다. 비자금 액수가 3천억원이란 보도도 계속됐고 여기에 ´+@´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많았다.
당시 정 전회장을 수사했던 한 검찰 관계자는 “현대 비자금 규모는 1조원이 넘으며, 비자금의 사용처 가운데는 북한으로 넘어간 액수도 상당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1조원이란 비자금의 일부가 북한으로, 그것도 북한의 고위층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해 주는 대목이다.
일각에선 비자금을 함께 나눠 쓴 북한의 인물 가운데 정 전회장의 검찰 소환 및 진술들로 가장 큰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존재가 있었고 정 전회장의 입을 막을 방법이 강구됐을 것이란 추측이 나돌고 있다.
´북한공작원´이란 존재는 이런 추정에 ´힘´을 실어준다. 북한공작원의 활동 내용이 주로 암살이나 보복 테러에 있다는 점도 이런 가능성에 무게를 더해 주고 있다. 이 같은 관측에 설득력을 가중시켜 주는 것은 암살방법이다.
과거 북한공작원을 암살하기 위해 조사 및 활동한 전적이 있는 북파공작원 관련 모임의 한 관계자는 “암살 대상은 주로 국내를 비롯한 해외 정치적 망명자들 가운데 북한과 남한의 정치적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되는 인물들이며, 이들에 대한 암살 지시를 북한으로부터 정기적으로 받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암살 수법은 70∼80%가 동일한데, 일단 최면가스나 휘발성 마취제를 사용해 의식을 잃게 만든 다음 교통사고나 추락사, 자살 등으로 위장한다”고 전했다.


정몽헌 입 막으려 했다(?)












그 실례로 꼽히는 것이 과거 탈북 귀순자 이한영의 피살 사건이란 것이다. 이한영 사건을 보면 북한공작원 개입설이 전혀 억측스러운 의혹만은 아니란 입장이다.
실제 이한영의 경우 지난 1997년 2월15일 밤 괴한들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그는 1996년 북한 김정일의 전처 성혜림이 서방 망명을 시도했을 때 김정일의 사생활을 폭로한 성혜림의 조카다. 특히 아직까지도 그의 죽음에 대해선 북한의 남한 고정간첩이나 북한공작원에 의해 저격됐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만 추정되고 있을 뿐 범인은 찾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 이한영이 의식을 잃기 전에 ´간첩´이라고 말한 점과, 피격 현장에서 북한 간첩들이 많이 쓰는 권총탄피 2개가 발견된 점, 소음기가 장착된 권총과 기민한 범행수법도 북한공작원의 소행일 것이란 추정을 뒷받침해 줬다.
이한영 피살 사건 이후 우리 사회에 남겨진 두 가지 문제 가운데 하나는 황장엽 노동당 비서의 망명 이후 북한의 ´보복 테러´였다는 점과 남한 깊숙한 곳에 간첩(북한공작원)이 침투해 있다는 황장엽 비서의 발언이 사실이란 점이었다.
일각에선 정 전회장의 자살사건도 이한영 사건과 같은 관점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만일 남한 깊숙한 곳에 북한공작원이 존재한다는 게 사실이라면, 정 전회장의 죽음과 북한공작원이 밀접한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정계 고위급 인사는 북한이 이처럼 보복 테러를 하게 된 정치적 목적에 대해 “현정은 회장을 비롯한 현대그룹 임원들에 대한 상징적인 암시”라며 “보복 테러란 말은 어울리지 않더라도 ´대북 사업과 비자금 사안에 대한 침묵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고 관측했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선 이 같은 주장이 터무니없는 과대 추측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 전회장이 북한공작원으로부터 암살될 가능성은 국내 여건상 실현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
재계 한 관계자는 “그의 죽음이 북한이 의도한 일종의 테러라는 의혹조차도 추측 불가능하다”면서 “테러란 것은 일단 정치적 목적이나 동기가 있어야 하고, 폭력의 사용이나 위협이 따르며 심리적 충격과 공포심을 일으키고 소기의 목표나 요구를 관철시킨다는 몇 가지 공통적 목표가 있다”고 지적하며 경계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국정원 알고 있었을까?


북한공작원의 특징에 대해 과거 북파공작원으로 활동했던 관계자들을 통해 알아 낸 또 다른 놀라운 사실은 북한공작원의 행동이 모두 우리나라 국가정보원에도 보고된다는 점이다.
북한공작원의 행위는 남한과 북한 모두에게 ´공공의 적´이 되는 사람을 암살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정원은 이런 상황을 북한과 공유해 모두 알고 있되, 암묵적으로 ´묵인´해 주는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정몽헌 전 회장이 북한공작원에 의해 암살됐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국정원도 정 전회장의 죽음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란 가정이 나온다. 검찰이 왜 자세한 조사를 하기도 전에 ´자살´로 결론을 내렸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조금은 풀리는 부분이다.
현재 정 전회장의 둘러싸고 연루 가능성이 큰 인물들은 정 전회장이 유서에서 언급했던 과거 정권의 실세들과 현대그룹의 임원급 인사들로 나눌 수 있다. 여기에 북한의 최고위층 관계자와 당시 정권의 실세도 포함된다.
결국 약 1조원대의 비자금이 어디로 어떻게 사라졌으며 무엇을 목적으로 쓰여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비자금의 사용처를 가장 잘 알고 있던 정 전회장의 죽음은 많은 의문점들을 남긴 반면, 또 다른 많은 의혹들을 과제로 남겨 놓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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