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땅을 처음 밟은 월드컵

이 뉴스를 공유하기





FIFA 월드컵 트로피가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2006년 독일 월드컵의 기대를 높혔다. 축구계, 아니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 트로피는 모여든 기자들의 뜨거운 취재 열기 속에 화려한 모습을 드러냈다. 4년 전 한국이 일본과 함께 FIFA 월드컵을 개최했을 때에도 모조품 트로피가 서울에 전시되긴 했지만 이탈리아의 조각가 실비오 가자니가가 제작한 트로피는 결승전이 열리는 일본에 머물렀기 때문에 진품 트로피가 한국에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라다스 대변인은 환영사에서 “지난 월드컵 본선 이후 4년 만에 서울에 돌아와서 기쁘다”며 “당시 한국인들이 보여줬던 열정과 환대를 결코 잊을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 1월 가나의 아크라에서 시작된 트로피 투어는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자’는 FIFA의 취지에서 비롯됐으며 이번 행사가 특별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일반 축구팬들에게 진품 트로피를 직접 볼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가자니가에 의해 다시 태어난 트로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마라다스 대변인은 검은 베일에 가려져 있는 트로피를 가리키며 “이 트로피에 손을 대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는 경고를 잊지 않았다. 단상을 내려온 마라다스 대변인과 선물을 주고받은 후, 아드보카트 감독과 같은 네덜란드 출신의 반 벤섬 사장이 인사말을 시작했다. 김치를 즐겨 먹는다는 그는 “4년 전 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운 인파는 잊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고, 이번에도 한국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주길 바란다며 준비한 응원 구호를 외쳤다. “붉은 악마, 파이팅! (Go, Red Devils!)”
이어서 단상에 오른 정몽준 회장은 월드컵의 해를 맞아 두 가지 소원을 밝혔다. “첫 번째 소원은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2002년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행사인 월드컵을 통해 전 세계에 평화와 번영이 깃드는 것이다.”
평소에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해 콜라를 마시지 못하게 했다는 그는 “코카콜라의 원료는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 100퍼센트 자연산”이라는 반 벤섬 사장의 설명을 듣고 오해를 풀었다는 이야기도 소개했다.
내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릴 일반 관람 행사에 대한 관계자의 안내가 끝나자 드디어 트로피를 공개할 시간이 왔다. 장내에 모인 사람들이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셋을 세자 내빈들이 일제히 자리 앞에 놓인 버튼을 눌렀고, 검은 베일에 싸여 있던 트로피가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슛돌이’어린이 축구단과 차범근 축구교실 선수들이 트로피 앞에서 기념 촬영을 마치자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트로피를 독차지할 시간이 왔다. 그는 마라다스 대변인의 경고를 잊지 않은 듯 황금 트로피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너무 아름답다. 하지만 만져볼 수 없어서 아쉽다.”
“월드컵 우승은 항상 나의 꿈이었다. (축구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가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아드보카트는 “지난 10월에 대표팀을 맡은 이후 많은 평가전을 치렀고 최근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이런 약속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본선에서 다른 팀들을 놀라게 할 수 있다.”
제1회 FIFA 월드컵™이 열리기 2년 전인 1928년, 월드컵 우승팀에게 새 트로피를 수여해야 한다는 규정이 만들어졌고 트로피를 제작하는 영광은 프랑스 조각가인 아벨 라플레르에게 돌아갔다.
이 작은 트로피를 보관하는 데는 많은 사연이 뒤따랐다. FIFA의 부회장직을 맡았던 이탈리아의 오토리노 바라시 박사는 2차 세계 대전 동안 이 트로피를 구두 상자 안에 넣어 침대 밑에 보관하여 침략군에게 강탈당하지 않고 안전하게 지켜냈다.
1966년 영국에서는 월드컵 대회 홍보의 일환으로 트로피를 전시하던 중에 트로피가 사라지는 사건이 있었는데 결국 피클스라는 강아지가 나무 아래 묻혀 있던 트로피를 찾아냈었다.
결국은 1983년 리오데자네이루에서 도난을 당했고 도둑들이 트로피를 완전히 녹여 버렸다. 월드컵에서 세 번 우승하여 트로피를 영구히 보관할 권리를 얻은 브라질축구연맹은 복제품을 만들 수 밖에 없었다.
줄리메컵 트로피는 높이 35cm, 무게는 약 3.8Kg이다. 조각상은 순은으로 만들어져 금도금되어 있으며 푸른색 받침은 준보석인 청금석으로 되어 있다.
받침의 4면에는 각각 금판이 붙어 있으며 여기에는 트로피의 이름과 1930년부터 1970년까지 월드컵 우승국 이름 9개가 새겨져 있다.
1970년 멕시코 시티의 월드컵™ 대회에서 브라질이 세 번째 우승을 거두고 줄리메컵을 영구히 소유하게 되자 FIFA는 1974년 제10회 월드컵 대회부터 사용할 새로운 트로피를 공모하였다. 7개국의 전문가들이 제작한 총 53가지의 디자인이 접수되었고 이 중에서 이탈리아 조각가인 실비오 가자니가의 작품이 최종 선택되었다. 가자니가는 자신의 작품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바닥에서 나선형으로 상승하는 선들은 세계를 재패하려는 힘을 상징하며 조각 전체에 흐르는 생동감을 바탕으로 감동적인 승리의 순간을 맛보고 있는 두 선수의 모습을 형상화 하였다.”
현재 FIFA 월드컵 트로피는 우승팀이 완전히 소유할 수 없으며 소유권은 FIFA에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월드컵에서 우승한 국가는 다음 대회까지만 트로피를 보관할 수 있으며 그 이후에는 순금이 아닌 도금된 복제품을 받게 된다. 새로 제작된 트로피는 높이 36cm, 무게 4.9Kg이다. 2단으로 구성된 받침의 재질은 준보석인 공작석이다. 여기에 17개의 작은 명판들이 있어 2038년 월드컵 대회까지의 우승국 이름이 새겨진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