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김연아, 사상 최초 세계 주니어 피겨 챔피언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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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의 감격이 엊그제였는데, 이번에는 16세의 한국소녀 김연아가 세계 주니어피겨 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피겨 분야에서 한국은 한번도 메달권이나 상위권에 올라본 적이 없었기에 더더욱 감격적이었다. 이번 김연아의 우승은 차기 2010년 동계올림픽에서 피겨분야의 금메달을 바라 볼 수 있게되었다. 한국의 조선일보는 김연아의 우승을 “100년만에 피어난 꽃”이라고 했다. 1905년 YMCA를 통해 피겨가 국내에 소개된 이후 한국이 성인과 주니어를 포함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기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기사를 다룬 언론보도를 소개한다.


편집자


















[조선일보-성진혁기자]푸른색 의상을 입고 나선 김연아(16·군포 수리고)는 퍼먼 윌리엄스의 ‘파파 캔 유 히어 미(Papa can you hear me)’의 느린 선율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8일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해 10일 프리 스케이팅은 마지막 4그룹에 속했는데, 순서 추첨결과 25명 중 24번째였다.
김연아는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로 오기 전 새로 구입한 스케이트가 발에 맞지 않아 오른쪽 발목 인대가 좋지 않았다. 스프레이 형태의 진통제가 말을 듣지 않아 소염제를 먹어야 했지만 막상 빙판에 선 뒤엔 통증을 잊었다. 트리플 플립(triple flip)에 이은 트리플 토루프(triple toe loop) 연속 점프가 깨끗하게 성공했다. 3회전-3회전 콤비네이션은 지난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우승했던 일본의 아라카와 시즈카도 시도하지 않았던 고난도 기술.
김연아는 3분30초 동안의 연기에서 모두 다섯 차례의 트리플 점프를 성공했다. 더블 악셀(double axel)-트리플 토루프-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도 선보였다. 원래 더블 악셀 대신 트리플 루프를 계획했다가 워밍업 때 시도해보고 여의치 않자 바꿨다. 하지만 승패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116.68점. 쇼트프로그램 점수(60.86점)와의 합계 점수 177.54점은 작년 11월 체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때의 점수(174.12점)를 넘는 본인 최고 기록이었다.
마지막으로 나온 일본의 아사다 마오에겐 김연아의 선전이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에게 4.76점 뒤졌던 아사다는 장기인 트리플 악셀로 역전을 노렸다. 하지만 연습 때와는 달리 실전에서는 실수가 잦았다. 첫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다 타이밍을 놓쳐 싱글 악셀로 처리했고, 이후 트리플 러츠(triple lutz)도 놓쳤다. 최종 점수는 153.35점.
작년 대회에서 아사다에게 20점 차로 져 준우승에 그쳤던 김연아는 1년 만에 완전한 역전극을 펼쳤다. 김연아는 “1등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사다보다 먼저 마음 편하게 연기했던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누구


“딸 낳으면 절∼대 피겨 안 시킬 거예요.”
영화 ‘왕의 남자’의 인기배우 이준기 를 좋아하고, 자신의 머리카락이 생머리가 아닌 반곱슬인 게 속상한 그녀.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늘 “평범한 현모양처”라고 대답하고 딸을 낳으면 절대로 피겨스케이팅은 시키지 않겠다고 고개를 가로젓는 평범한 여고생이 마침내 세계를 제패했다. 세계주니어피겨세계선수권서 우승한 김연아는 우연한 기회에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했지만 일찌감치 재능을 보였고 근성과 노력 또한 세계 정상급이다.












7살 때 고모가 버린 스케이트를 주워 처음 빙판 위에 선 김연아는 이내 ‘신동’으로 불리며 중·고교 선배들을 제치고 국내대회 우승을 독차지했다. 161㎝·40㎏으로 피겨 선수로는 환상적인 신체조건을 타고난 그는 점프력과 표현력에서 세계 정상급 수준으로 인정받을 만큼 독보적이다. 지난 2004년 세계 Jr.그랑프리 파이널 준우승을 시작으로 국제 무대에 얼굴을 알린 김연아는 지난해 3월 세계Jr.선수권대회 준우승과 11월 Jr.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을 차지하며 시니어들을 위협하는 무서운 주니어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끝으로 주니어 무대를 떠나는 김연아는 이제 더 이상 ‘무서운 신예’가 아니다. 이날 우승으로 세계랭킹 10위로 껑충 뛰어 올랐고 지금 당장 시니어 무대에 나서도 충분히 겨뤄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동갑내기 라이벌이자 세계 그랑프리 파이널 챔피언인 아사다 마오(일본)도 하지 못하는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연속 3회전 점프)로 완벽한 기술을 뽐냈고 특유의 우아하고 서정적인 연기로 심판위원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발에 맞지 않는 스케이트화 때문에 오른쪽 발목 인대 부상을 안고 나선 터라 이번 우승은 더욱 값졌다.
지난해 이 대회 은메달을 딴 직후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인정해주니까 신나요. 이러다 정말 챔피언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하하.” 꼭 1년 만에, 그녀의 꿈이 이루어졌다.


(스포츠월드-조범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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