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국가(북한)의 위조지폐

이 뉴스를 공유하기





북한의 위조지폐 사건은 미국 대학생이 논문으로까지 작성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대학생 논문에서는 과거 김대중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돈을 보냈던 마카오 은행이 문제의 북한위폐 관련 은행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한편 한국의 청와대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지난해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에서 나온 ‘북한위조지폐’건을 국민에게 속여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의 북한위폐에 대한 언론들의 보도를 종합한다


데이빗 김 객원기자

















김문수의원이 제시한 북한 위폐 (아래)

북한 위조지폐의 과거와 현재를 집대성한 대학생의 졸업논문 한 편이 미국 워싱턴 외교가에 화제를 뿌리고 있다. 스탠퍼드대 정치학과 졸업반이던 시나 체스넛(사진) 씨가 지난해 5월 발표한 ‘소프라노 국가(The Sopranos State)’라는 논문이 그것.
소프라노는 1999년 HBO 방송을 통해 공개된 드라마 제목이자 마피아 두목의 이름. 국무부에서 북한 불법 행위 조사팀장을 지낸 데이비드 애셔 전 자문관이 지난해 가을 “정권 주도하에 위조지폐를 만드는 북한은 ‘소프라노’ 국가”라고 언급한 뒤 자주 쓰이게 됐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11일 “노틸러스 연구소 등 몇몇 연구소가 이 논문을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있다”면서 “1993년에 제작된 영화 ‘펠리컨 브리프’와 비슷한 점이 많아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펠리컨 브리프는 존 그리셤의 소설 제목이자 연방대법관 암살에 개입한 석유개발업자의 음모를 해결하는 단초로 사용된 어느 대학생의 보고서. 줄리아 로버츠 가 출연한 영화로 각색돼 국내에도 상영된 바 있다.
체스넛 씨의 논문은 관련 연구가 거의 없는 북한의 위조지폐, 마약, 가짜 담배, 의약품 위조 등에 관한 내용을 집대성한 것이다. 70여 명의 미 정부 당국자, 재무부 위조지폐 담당관, 탈북자 등을 인터뷰했다고 한다. 그는 논문 앞에 붙인 글에서 논문 공동 지도교수인 윌리엄 페리 전 국방부 장관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171쪽짜리 논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아들 정남이 마카오의 카지노에서 위조지폐를 사용하는 모습을 찍은 비디오테이프를 미국 관리가 봤다’고 전했던 2003년의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의 보도를 생각나게 한다. 당시 이 보도는 여론의 주목을 전혀 받지 못했다.
논문은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DBA)은행 이름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불법 활동과 관련해 마카오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곳은 또 주로 현금이 유통되는 카지노가 많아 그만큼 위조지폐가 나돌기 쉽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의 외교관과 국영기업 관리가 위조지폐 소지 혐의로 체포됐으며, 김대중 정부의 대북송금 때 현대 자금이 이곳을 거쳐 송금되기도 했다는 것.
논문은 BDA은행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간접 제재가 북한을 효과적으로 압박할 수 있을지에 대해 어떤 전망도 하지 않았으며 정책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위조지폐는 철저히 국내법(미국법)에 따라 해결돼야 할 사안이라고 당국자들이 말하고 있다”고 언급해 해결의 단초는 남겨 놓았다. 이 논리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반복해 사용하고 있다.












논문을 쓴 여대생 시나 체스넛


“북위폐 논의 은폐”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워싱턴에서 열린 노무현(노무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위조지폐 문제를 거론하면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인터넷 매체인 `오마이뉴스’가 지난 11일 보도했다.
오마이뉴스는 당시 한미정상회담 대화록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가 작성한 ‘한미정상회담 결과’ 보고서를 단독 입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 같은 오마이뉴스의 보도는 지난해 11월 불법 입수해서 보도한 적이 있는 문건을 짜깁기한데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나서 진위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만일 오마이뉴스의 보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문건유출 경위와 외교라인의 이른바 `자주-동맹파’ 갈등이 재조명되면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했다는 정상회담 대화록 등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6월10일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를 언급하며 “또 다른 문제는 북한의 각종 불법 행위(illicit business)들”이라며 “위조지폐 문제가 있는데, 그들은 10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매우 잘 만든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최근에도 위조지폐 범인을 잡았는데, 미국에서는 위조지폐를 만들면 감옥에 보낸다”면서 “아울러 마약거래도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또 “가장 우려되는 것은 (핵물질의) 확산인데 핵무기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다른 곳에 팔아넘겨 ‘더티 밤'(dirty bomb, 방사능 물질을 이용한 소형폭탄)이 만들어지는 상황”이라며 북한의 핵물질 제조 및 거래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그래서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전제한뒤 “제가 전쟁을 우선시하고 외교를 차선으로 생각한다는 인상이 퍼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며 “외교가 우선이며 최후의 수단으로 안전을 위해 필요할 경우에는 군사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저는 북한에 군을 투입하고 싶지 않다”며 “중요한 것은 혼란스런 신호(mixed signals)를 보내서는 안된다, 혼란스런 신호는 혼란스런 발표(mixed statement)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당시 공식 정상회담 브리핑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김만수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오마이뉴스가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며 ‘정부가 이런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만을 부각시켰고, 국민과 여야 정치권을 속였다’고 비판한데 대해 “작년 11월 불법 입수해서 보도한 바 있는 문건을 다시 짜깁기한 내용이며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며 “특히 정상회담에서 진행된 내용을 왜곡보도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이 위조지폐를 얘기했는데 브리핑을 왜 하지 않았느냐는 것은 억지논리”라며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불법행위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으며, 발언 내용을 나열적으로 소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부시 대통령이 남북장관급 회담에 관심을 표명했다”는 정상회담 직후 정부 브리핑 내용이 정상회담 발언록에 포함되지 않아 왜곡됐다는 오마이뉴스 보도에 대해서도 “무지에서 나온 추론”이라며 “정상회담 브리핑은 회담의 실제 언급과 상관없이 회담전 양측 실무진간에 합의된 것으로, 있지도 않은 내용을 날조했다는 주장이 날조”라고 반박했다.
한편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는 “해당 매체가 지난해 11월에도 비슷한 자료를 토대로 보도를 한 적이 있는 만큼 동일한 문건인지 여부, 문서 유출 여부와 경위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확인해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북위폐 추가조사


미국 재무부는 마카오 당국이 제공한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의 북한 계좌 정보를 활용해 북한 기업의 추가 불법 행위 적발을 위한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지난6일 밝혔다.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테러리즘·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이날 미 상원 세출위원회 예산심의 청문회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북한의 위조지폐 제작 및 유통 문제를 총괄하는 레비 차관은 이날  “단천은행 및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에 개입한 북한 기업체들이 BDA에 계좌를 갖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미 당국자가 BDA의 북한 측 계좌이름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대북압박은 지난해 본격적으로 북한의 불법 밀매 활동 단속 강화를 통해 구체화되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해 6월 미 행정부 내 북한의 위조품 밀매 단속을 위한 부처 간 실무팀이 구성되었다며 이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외교력 강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정일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으면 미국이 북한의 경제 생명줄을 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미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북한의 주된 외화벌이 수단인 위조품 밀매에 대한 미국의 단속 강화가 이를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불법활동단속구상(Illicit Activities Initiative)’이라고 알려진 미국의 이 활동은 미 국무부 내 동아시아·태평양 부서 주도 하에 미 재무부, 국방부, 중앙정보두 등이 참여한 북한 실무그룹(North Korea Working Group)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목표는 북한에 남아 있는 불법적인 외화벌이 수단 제거.
북한은 그동안 미사일·마약·위조지폐 등을 다른 국가에 밀매하며 수입을 올려왔다. 주한미군에 따르면 북한은 2001년까지 이란·파키스탄·리비아 등에 미사일을 팔아 5억6,000만 달러를 벌었고 위조 달러와 마약, 위조 의약품 및 위조 담배를 통해 매년 5억 달러를 번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미국 주도의 대량파괴무기확산방지구상(PSI)으로 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WMD) 암시장이 단속되며 북한의 미사일 밀매는 많이 줄어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북한 미사일의 주요 수입국인 파키스탄과 리비아의  무기 구입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속 강화는 이들 국가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밀매를 어렵게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은 이에 따라 미사일 수출 대신 위조 담배와 위조 지폐 밀매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적발된 위조담배는 북한에서 제조된 것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보도했다. 당시 말보로, 마일드 세븐 등 290만 달러 어치의 위조담배를 실은 중국 선박은 부산에 오기 전 북한 나진에 입항, 그곳에서 북한에서 제조된 담배를 실었다는 것. 또한 대만 당국은 지난 1일 지난해 8월 대만에서 발견된 14만 달러의 위조지폐는 현재 대만에서 통용 중인 것으로 알려진 2,000만 달러어치의 북한 위조지폐 중 일부라고 밝혔다.  
부시행정부는 북한이 위조품 밀매를 통해 얻은 수입으로 핵무기 등 대량파괴무기 개발을 한다고 판단, 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라펠 펄 미 의회보고서 선임연구관은 “우리는 전에 북한의 위조품을 주의 깊에 봤지만 이제는 그 수입에 관심이 많다”며 “그것은 이 수입이 핵개발에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