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동포 한국카지노에서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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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의 한 호텔에서 미주동포 서 모 씨가 휘발유를 온몸에 끼얹고 분신 자살했다. 이유는 카지노에서 100 만달러가 넘는 재산을 탕진한 것이었다. 그는 상속받은 서울 일대의 땅이 개발되면서 거액의 보상금을 받게 된 서 씨는 2004년 11월 귀국한 이후 서울과 제주도를 오가며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돈을 도박에 탕진해 왔다. 그러나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최후의 선택’을 했던 것.
카지노에서 돈을 잃으면 예외없이 “돈이 필요하십니까”라면서 접근하는 ‘꽁지’들이나 ‘병장’들이 있다. 이같은 현상은 라스베가스나 LA인근의 카지노 등에서 많이 보았던 풍경이다. 한국의 카지노도 미국과 다를바 없다. 그래서 미주동포들 중에서도 한국에서 돈을 잃어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렸다가 낭패를 본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어떤 동포는 돈을 갚지 않고 출국하려다가 공항에서 소위 ‘해결사’에게 붙들려 미국의 부인에게 사정을 하여 돈을 갚은 후 풀려난 일도 있다.


-데이빗 김 객원기자


















지난해 미주동포 서 모씨는 서울 광진구 모 특급호텔 11층 객실 발코니에서 투숙 중에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불을 질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과정에서 함께 투숙중이던 이모(39·여)씨가 서씨를 말리는 과정에서 2도 화상을 입었으며, 이씨는 객실을 빠져나와 사고 사실을 호텔측에 알린 뒤 서울아산병원으로 후송됐다. 호텔측은 사고 발생 10여분만에 불을 껐으나 서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서씨가 분신한 발코니는 객실의 다른 부분과 분리돼 있어 화재가 다른 곳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화재가 난 객실에서는 “나는 플레이어다. 게임에서 졌다. X과장(서씨가 도박을 해오던 도박장 업체 직원을 지칭)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을 담은 유서가 발견됐다. 조사결과 서씨는 자살하기 한달전부터 모 호텔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면서 상속받은 재산 48억원(약480만달러) 중 대부분을 잃은 점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애나하임 거주 정모(51, 무역업) 씨는 업무차 한국을 자주 드나드는 편이었다. 지난 연말 서울에 갔다가 친구들과 ‘강원랜드’에 들렸다. 미국에서는 일년에 한번 정도 라스베가스를 찾은 정씨는 ‘강원랜드’도 라스베가스 못지않게 꾸며져 있고 또 한국인들이 대부분인 점에서 색다른 분위기를 느꼈다.
블랙잭 테이블에서 불과 3시간만에 2만 여 달러를 잃었다. 다시 크레딧 카드에서 1만 달러를 빼내었으나 2시간도 못되어 잃었다. 힘없이 일어나는 그에게 “돈을 잃으셨습니까? 방까이를 하셔야죠.”라면서 접근한 사람이 있었다. 소위 돈을 빌려주는 ‘꽁지’였다. 정씨는 “체크를 받느냐”고 했다. 1만 달러 수표를 받은 ‘꽁지’는 “이 것은 단지 담보입니다. 월말까지 갚아야 합니다”라면서 돈을 꾸어주었다. 1주일분 이자 500달러를 제하고 9,500 달러를 받았다. 하지만 이날 정씨에게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서울에 돌아 온 정씨는 비행기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 공항으로 나갔다. 그가 택시에서 내리자 2-3명의 건장한 청년들이 나타났으며, 그 중 한명이 정씨의 수표를 보여주면서 “같이 좀 가셔야 되겠습니다”면서 자동차로 안내했다. 공항 인근 모텔에 끌려 온 정씨는 그들의 요구대로 돈을 갚기위해 미국에 집에 전화를 걸어 부인에게 긴급요청을 하여 은행에 송금 확인이 끝난 다음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  영화 스토리같은 일을 당한 정씨는 경찰에 신고도 하지 못했다. 
 
돈 꾸고 낭패


카지노는 일상의 희로애락이 집약되어 있는 공간이다. 그만큼 많은 문제가 일어난다. 한국내에서 유일하게 국내인도 출입을 할 수 있는 강원랜드도 예외는 아니다. 구경하러 들어온 관광객에서 ‘큰손’ 도박꾼까지 다양한 발길들이 몰리는 곳이다. 최근 불황 속에서도 ‘강원랜드’를 비롯한 한국내 카지노는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강원랜드 주변에서 수백억원대의 도박자금을 카지노 VIP 고객 들에게 대출해준 뒤 연 200%가 넘는 이자를 받아온 사채업자들이 최근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고 최근 노컷뉴스가 보도했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 수사부는 강원랜드 카지노 주변에서 기업가 등에게 도박자금을 빌려주며 고리대금업을 해온 사채업자 12명을 적발했다.












‘꽁지’로 불리는 이들 사채업자들은 주로 카지노 VIP룸을 찾은 기업가 등 재력가들에게 접근해 거액의 도박자금을 일주일 단위로 빌려주고 일주일분 이자를 5%나 받아 챙겼다. 연간 이자율로 환산하면 연 240%로, 법정 한도보다 4배 가까운 고리를 뜯어 온 것이다. 이들은 특히 당국의 단속을 피하고 세금을 탈루하기 위해 차명계좌를 이용했다.
지난 2003년 3월 메인카지노 개장을 전후로 고리대금업을 시작한 이들 사채업자들이 그 동안 도박자금으로 빌려준 돈만 839억원(미화 약 8,000만달러) 에 이른다.사채업자들이 재력가들에게 접근할 때는 ‘병장’이라 불리는 바람잡이가 동원됐다. 바람잡이들은 대신 돈을 걸어주기도 하고 돈을 딸 경우 박수를 쳐 분위기를 돋우다가 도박자들이 돈이 떨어졌을 경우 사채업자들을 소개해주고 소개비를 챙겨왔다.
검찰은 사채업자 가운데 2백억원(미화 약 2,000만 달러)이 넘는 돈을 대출해준 임모씨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7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또 달아난 김모씨 등 2명을 지명수배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사채업자들이 9억 6500만원의 세금을 포탈한 사실을 확인하고 관할 세무서에 세금을 추징하도록 통보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법조브로커 윤상림씨가 강원랜드에서 사용한 수표 83억원을 추적하면서 사채업자들이 강원랜드 주변에서 차명계좌를 이용해 고리 사채업을 해온 사실을 확인하고 넉달동안 수사를 벌여왔다.
카지노에서는 별별 일들도 벌어저 안전요원들이 항상 긴장을 하고 있다. 그래서
돌발사건에 대비한 훈련도 실시하고 잇다.


신나통 일본도…


지난해 말 한 남자가 “불바다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외치며 카지노로 돌진하다 안전요원들에게 제압당했다. 두 손에는 4ℓ짜리 신나통을 들고 있는 상태였다.
조사 결과 그는 카지노에서 1억원(약 10만 달러)이 넘는 재산을 탕진했다. 뒤늦은 후회를 해봤지만 이미 허사였다.
돈을 돌려달라며 억지도 부리고 집에 갈 여비나 달라며 사정도 해봤다. 결국 강원랜드 측이 귀향여비를 주겠다고 밝혔지만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 결국 신나통사건을 일으킨 그는 사법기관에 넘겨지는 처지가 됐다.
카지노 내부에서 불법적으로 사채놀이 행위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문제가 종종 발생한다. 사채업자들 사이의 잠복된 세력 다툼이 표면화된다는 것이다. 상대방 사채업자에 위력을 과시하고자 ‘일본도’를 꺼내 겁을 주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큰 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일본도를 휘두르던 세력들은 안전관리요원들에게 제압돼 경찰로 넘겨졌다.
강원랜드는 도박중독자들에 의한 다양한 사고를 방지하고자 2004년 일부 사람들에 대한 출입을 금지시키고 있다. 자신이나 가족이 신청하면 출입제한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 카지노에 들어갈 수 없는 것. 이로 인해 수입이 15% 이상 줄었지만 올바른 카지노 문화 정착을 위해 내린 카지노측의 결단이였다.
하지만 워낙 도박 중독이 심한 사람들이다 보니 이들의 출입제한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자 다양한 작전(?)으로 객장에 침투하고 있다.
지난 12일 카지노 출입제한 취소 요구서를 제출한 김 모 씨가 대표적 경우. 김 씨는 1년여 전 부인의 요청에 의해 카지노 출입이 금지됐다.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던 김 씨는 출입을 금지시켰던 부인과 이혼했다며 이혼서류에 부인의 주민등록증 사본까지 첨부, 철저한 준비를 하고 다시 나타나고 말았다.
6000여 만원의 잭팟 대박을 터뜨리고도 강원랜드로부터 돈 지급을 거부당한 서 모 씨는 카지노 방문 제한을 어긴 사례. 강원랜드는 지역주민의 카지노 중독을 막고자 한 달에 한 번, 정해진 날에만 출입을 허용해 왔는데 서 씨는 이를 어기고 카지노에 들어갔던 것. 잭팟에 당첨된 후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강원랜드 측은 지급을 거부했고 현재 이에 관련된 소송이 진행중인 상태다.
‘강원랜드’의 유송근 안전관리실 실장은 “강원랜드는 내국인이 유일하게 카지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보다 건전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입니다.” 면서 “카지노의 이익보다 올바른 카지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실장이 이곳에 부임한 것은 3년 전. 그동안 강원랜드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출입제한 조치를 시작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 타고 온 차나 손목시계 등 귀중품을 팔아서라도 도박을 하려는 중독자들을 막기 위해 카지노 입구 전당포에 들어가는 사람은 카지노 출입을 제한하기도 했다. 선글라스나 모자 착용이나 흡연을 금지시키는 등의 조치로 객장 내 분위기가 크게 좋아졌다는 평가다.
그는 “강원랜드의 이익을 지역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장님의 지시 하에 70% 이상의 직원을 지역출신으로 뽑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유 실장은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로도 유명하다. 유도 국가대표 선수, 88서울올림픽 국가대표 유도감독을 거쳐 김영삼 대통령 시절 경호실 수행과장으로 일했으며 용인대와 경기대에서 교수직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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