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타운의 “웰빙식당” ‘북창동순두부’ 영업정지 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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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두부’ 식당의 대명사로 불리는 윌셔가의 ‘북창동순두부’(BCD Tofu House)가 된서리를 맞았다. 두부 하나로 외식업계의 돌풍을 일으킨 순두부 식당이 무려 14개 항목의 걸친 식품위생규정 위반으로 10일간의 영업정지라는 철퇴를 맞은 것이다. 더구나 10일간의 영업정지는 일반적으로 위생검사에서 적발되어 영업정지를 당하는 벌칙에서도 매우 강력한 처벌이었다는 점에서도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북창동순두부’ 식당은 LA 코리아타운의 웰빙식당의 모델이라고 할 정도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한인들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인들은 물론 백인이나 유럽인들까지도 “웰빙 식당”이라며 찾아 오는 곳이다. LA북창동순두부는 LA와 오렌지카운티에 분점은 물론 미국 중요도시 뿐만 아니라 한국에까지 진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일본 중국 등에도 진출해 “한국음식의 세계화”를 모토로  글로발 시대를 앞서 나갔다. 한마디로 코리아타운에서 탄생한 비즈니스가 이렇게 세계화로 발전한 업소도 찾아 보기가 힘들다. ‘맥도널드’가 미국을 상징하듯이 ‘북창동순두부’는 코리아타운을 상징하는 대표 식당 중의 하나가 되었다.  24시간 문을 여는 윌셔가의 ‘북창동순두부’는 이번에 240시간동안 문을 닫아야 했다. 맛과 인기도에 있어 5-스타를 자랑하는 ‘북창동순두부’가 쉰두부식당이 된 것이다. 문제의 코리아타운 ‘북창동순두부’ 식당은 지난달 27일부터 7월 5일까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현재 ‘북창동순두부’는 영업을 재개했으나 전에 보다 고객이 줄어들었다. 이같은 여파는 다른 ‘북창동순두부’ 식당에도 파급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일본커뮤니티나 중국커뮤니티 등 미국사회에 한국식당의 불결사항이 알려졌다는 사실이 가장 큰 손실이다. ‘북창동순두부’ 식당이 그만큼 유명했기 때문이다.


제임스 최 취재부기자

















 ▲ 10일간 영업정지 받은 북창동 순두부집
 ⓒ2006 Sundayjournalusa

‘북창동순두부’ 식당의 영업정지 사건은 코리아타운 윌셔가의 샐러맨들의 입에서 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달 28일 평소처럼 점심 때 북창동순두부 식당을 찾은 샐러리맨들은 굳게 닫힌 식당문앞에 “임시휴업중”이란 안내지를 보고 고개를 갸웃둥 하며 돌아섰다. 코리아타운 야경을 즐기면서 ‘북창동순두부’ 식당을 찾은 젊은 대학생들도 돌아서야만 했다.
‘북창동순두부’는 윌셔 밤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도 흥미를 돋구던 식당이다. 창가에 환한 불빛 아래 오손도손 식사를 하는 손님들의 즐거운 모습들이 비치곤 했는데, 영어정지 기간 중 불꺼진 ‘북창동순두부’는 마치 흉가처럼 보였다. 윌셔가에 사람들은 “왜 갑자기 임시휴업인가?”라며 이상해 했다. ‘북창동순두부’가 문을 닫았다는 소문은 맹렬하게 타운 전체로 퍼져 나갔다.
이러자 언론에서 “윌셔가의 순두부 식당이 영업정지”라는 보도가 나왔다. 언론들은 식당이름인 ‘북창동순두부’라는 업소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자 인터넷 게시판에 댓글들이 몰려들었다. 이들 네티즌들은 문제의 식당이 ‘북창동순두부’라면서 식당에 대해 맹공격을 퍼부었다.  이 소문은 삽시간에 타운 전체로 퍼져 나갔다. 한 네티즌은 “북창동 순두부, 민족과 국가에 똥칠하다”는 글을 올렸다.
많은 사람들이 충격으로 소문을 받아 들였다. 대부분은 “웰빙식당”으로 믿고 찾았는데, 쓰레기를 먹은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왜냐하면 위생단속반의 보고서 내용도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마지막 주간 화요일27일 일단의 LA카운티 공중보건위생국 수사반들이 갑자기 식당에
들이 닥쳐 위생검사에 들어갔다.  
위생감독관들은 식당내 싱크대에서  행주와 걸레등을 가지고 손님들이 식사한 식기들을 함께 설겆이를 하는 것을 현장에서 보고 깜짝 놀랐다. 또한 손님들에게 반찬으로 내놓을 조기 등 생선들이 미리 요리가 되어 온도 조절도 없이 쌓아 논 것을 보고 그 자리에서 영업정지 명령과 함께 7월 5일 공청회 통보를 했다.











ⓒ2006 Sundayjournalusa


강력한 제재
 
LA카운티 공중보건국 소속 식품환경수사반의 프랭크 홀 담당관은 본보와의 전화에서 “LA카운티 식품위생관리규정에 따르면  일반 식당에서 육류나 어류 등은 고객이 주문하기전에 조리를 할 수 없다”면서 “ 문제의 식당은 많은 고객들이 있어 미리 조리해 둔 것으로 보여졌다”고 밝혔다. 또 홀 담당관은 “적발당한 식당은 특히 싱크대 관리가 매우 불량했으며 주방내부가 곳곳에 먼지가 싸여있는 등 매우 더러웠다”면서 “특히 냉장상태에서 보관되어야 할 식품들이 상온상태에서 방치되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불량상태는 고객들의 건강을 매우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본보가 LA카운티 공중보건국 식당업소위생점검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이번 ‘북창동순두부’ 식당의 10일간 영업정지는 매우 강력한 처벌임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3월부터 6월 30일까지 LA카운티내에서 영업정지를 당한 식당 중 80%가 2일 내지 4일간이었다. 10일 정도의 장기간 영업정지를 당한 식당은 5% 이내였다. 코리아타운내 식당 중에서는 이 기간 동안 ‘북창동순두부’가 최장 영업정지를 당한 케이스였다. 
이번 ‘북창동순두부’에 대한 전격적인 위생검사는 지난 21일 ‘북창동순두부’에서 식사를 한 1살과 4살의 어린이가 식중독에 걸렸다는 신고를 받고 지난 27일 현장에서 실사를 벌이게 됐다. 식중독에 걸린 아이들을 진료한 병원측이 법에 따라 LA카운티 보건국에 신고를 하게 된 것이다.
LA카운티 공중보건국은  실사결과 14개 항목의 위반사항을 밝혀내고  6월28일부터 10일 동안
영업 정지 처분과 함께 식품위생관리사를 한 명에서 세 명으로 늘릴것도 명령하고 7월 6일 위반사항에 대한 이행조치를 점검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번 ‘북창동순두부’ 영업정지 사태에 대해 네티즌들은 연일 각 언론사 게시판에 글을 올려 성토하고 있다.
‘이웃집 무화과’라는 네티즌은   <본시, A 등급도 아니였지만, 더러워서 문을 닫히다니, 어느 멕시칸 식당이나 하다 못해 차이나 타운의 C 등급  중국 식당도 그렇게 까지 당하는 것 못보았습니다.
그 식당에 한국 사람들만 다닌 것 아닙니다.  일본인, 중국인, 미국인, 멕시칸, 월남인 등등…. 
그들의 민족 신문에도 나왔답니다.  북창동 순두부 더러워서 문닫았다고, 윌셔가에 그래도 주차장도 넓고해서 타국인들 종종 데려갔지요.
이제 내가 뭐가 됩니까?  싱크대에서 걸레랑 식기랑 같이 헹구는 그런 식당에 데려간 더러운 놈 되는 것 아닙니까? 이렇게 살아도 됩니까?  그릇이며 젖가락이며 내던지는 것은 바쁘려니 이해합니다만, 그렇게 더렇게 관리하는 식당일 줄은 몰랐습니다.>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virgil’이라는 네티즌은  <하여튼, 북창동 순두부는 더이상 타운에서 장사하면 안됩니다. 다시 오픈하더라도 절대 가지 맙시다. 정말 이집 아줌마 뻔뻔합니다.  밥그릇과 대걸래를 같이 빨다 걸려서 10일 동안 영업정지 당하고,  영업정지기간이 독립기념일 연휴와 겹쳐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떠들고 다니면서 조용히 아무일도 없었다는 식으로, LA 교민들 우롱하고, 한마디 사과의 말도없이, 다시 영업을 하고 있으니 나쁜아줌마네.>라면서 성토했다.  
‘오사마빈나다’라는 작성자는  <북창동  순두부집이  어데  있는가 .  위치를  알커줘라.    대포동미사일로  박살내겠다.>라고 코믹한 펀치를 날렸다.
‘jjjjjj’라는 네티즌은 불매운동을 권유하고 나섰다.   <LA 동포여러분 제발 이런집은 가지 마십시요.  10일 영업정지 당한식당이면 얼마나 위생관리가 안됐겠읍니까?  그리고 위에서 말한것처럼, 어떻게 신문지상에 사과한마디 없이 아무일 없었다는 식으로 장사를 계속 하는 겁니까. 이건 LA 사는 우리를  너무 얕보는 처사입니다.  제발 여러분 동참해 주십시요> 







세계화의 제동?


‘북창동순두부’는 콩을 주원료로 한 순두부는 전형적인 건강식품으로 최근 국내외에 거세게 불어닥친 웰빙열풍에 편승,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다. 특히 순두부 특유의 부드럽고도 매콤한 뒷맛은 외국인의 입맛을 자극하기에 충분해 세계화의 길을 활짝 열 수 있었다.
LA북창동순두부의 글로벌화는 2004년부터 본격화됐다.  LA에서 서울로 진출한 다시 중국 북경 왕진점을 시작으로 북경, 상해, 광동 등 대륙전역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중국 젊은이들 사이 한류 열풍 못지 않게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 나날이 높아만 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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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순두부 열풍도 만만치 않다. 건강식을 즐겨찾고, 매콤한 한국 김치에 길들여진 일본인들의 순두부에 대한 반응은 ‘마니아 층’을 양산할 정도로 뜨겁다. 일본의 LA북창동순두부 인기의 진원지는 나고야와 오사카. 우리 동포들이 많이 거주한 탓도 있지만 이들 지역 점포에는 순수 일본인 내방객이 훨씬 많다고 한다.
중화권인 동남아시아인들의 입맛에도 순두부는 곧잘 맞는다. 이 점에 착안 이미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현지 진출도 시작됐다. 서울에서 순두부 맛을 본 이들 지역 사업가들의 경우 자국에 LA북창동순두부점을 오픈하겠다며 논현동 서울 본사를 내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번 ‘북창동순두부’의 영업정지 사건은 외형적으로 번창한 대형식당의 사고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코리아타운에서 가끔 발생하는 대형식당의 식품위생 불량상태를 다시 일깨워주는 사례이다. 비단 대형식당 뿐만 아니다.
본보가 LA카운티 공중보건국 검사보고서(LA County Food Facility Closure List for the period 03/30/2006 through 06/30/2006 )에 나타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이후 영업정지를 당했거나  C 등급 이하로 불량성 지적을 당한 코리아타운내 업소는 이번의 ‘북창동순두부’를 위시해 싸릿골, 코피카나, 올림픽떡집, 단성사, 주막, 다호갈비, 유천식당 등이 포함되어 있다. 
LA카운티 공중보건국은 주민들에게 위생불량한 식당 업소나 유흥업소에 관한 신고는Food Program Hotline Number: 1-888-700-9995 으로 해주기를 요망하고 있다.
한 언론사 댓글에 ‘LEE’라는 네티즌이 이런 글을 올렸다. 
“자기 자식이 먹는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더럽게 만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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