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 의혹,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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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전문화관광부 차관의 사퇴 파문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초기에 청와대의 인사 청탁을 거부해 조기 사퇴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후 사퇴 파문은 문화관광부와 친노 인사들간 대결 양상을 보였다. 유 전차관이 사행성 도박 게임인 ‘바다 이야기’의 인허가를 반대함으로써 야기된 친노 인사와의 갈등이 원인이라는 의혹이 확산됐다. 문광부 국장 시절부터 유 전차관은 도박 게임의 인허가에 불허 입장이었고 심의기구인 영상물등급위원회(민간독립기구, 이하 영등위)는 이를 무시했다. 여기에 바다이야기 승인관련 친노 핵심 인사의 실명이 거론되면서 의혹을 뒷받침했다. 문광위 관계자도 이에 동조했다. 문광부를 대신한 유 전차관과 친노 예술인들간의 곪은 상처가 결국 유 전차관 사퇴 파문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홍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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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차관이 6개월만에 사퇴한 배경으로 청와대가 친이해찬 인사인 K씨와 친노 영화인인 L씨를 각각 아리랑TV 부사장과 영상자료연구원장으로 추진했다가 이를 거부한 유 전차관이 ‘괘씸죄’로 찍혀 사임했다는 게 다수설이었다.
하지만 유 전차관이 문광부 국장시절부터 사행성 도박의 대표적인 ‘바다이야기’(빠찡꼬의 변형. 1만원당 1만점을 받고 시작 버튼을 누르면 100점씩 소진되며 화면에서 전자식 동전이 떨어진다. 문어, 조개와 같은 바다 생물 등 그림이 돌아가 일정한 배열을 이룰 경우 최대 2만점을 받는다) 인허가를 두고 영등위와 갈등을 벌였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사태는 급반전됐다. 특히 친노 인사인 M씨의 이 도박게임과의 관련설이 나오면서 ‘보복성 경질’이 아니냐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유 전차관과 친노 문화·예술인과의 갈등의 골은 예상보다 깊다.


핵심은 문광부vs친노 예술인 갈등
친노 예술문화인 모임은 지난 2001년 12월 문화·미술·연극·영화 등 문화예술계 인사 110명이 ‘노무현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 모임’(이하 노문모)이 대표적이다. 잘 알려진 인사로는 이창동 전문화관광부 장관, 문성근·명계남 등 영화배우, 그리고 이효인 현한국영상자료원장 등이 있다.
유 전차관의 사행성 게임과의 갈등은 2002년 문화산업국장으로 재직하고 있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스크린 경마와 신종 릴게임(다양한 문양이 회전하다 정지했을 때의 배열에 따라 점수를 얻는 게임)에 대한 ‘불허 요청 공문’을 영등위에 보냈다.
하지만 영등위는 ‘독립민간기구인 영등위 업무에 정부가 관여하지 말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후 재차 유 전차관은 2004년 바다이야기의 불허를 요구했으나 영등위는 반영하지 않았다. M씨는 경품용 상품권 발행사를 지정하는 과정에서 특혜와 리베이트 수수 의혹, 그리고 바다이야기 인허가 과정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고 야당 의원이 주장한 바 있다.
친노 예술인들과의 악연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문광위 관계자에 따르면 문화·예술인들은 문화관광도시 건설을 줄기차게 요청했으나 오히려 이 전차관은 예산집행 정지를 주장했다고 전했다. 또 스크린쿼터 축소와 관련해서 영화인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143일을 반토막으로 줄이면서 양측의 반감은 더 깊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광부 유 전차관을
‘영웅시’
결국 이런 앙금은 친이해찬 인사 K씨와 노문모 회원인 L씨가 문화관광부 산하기관에 들어오는 것을 유 전차관이 저지했고 급기야 청와대에서는 경질성 파면을 내렸다는 관측이다. 때문에 아리랑TV 부사장으로 거론됐던 K씨도 사적인 자리에서 “유 전차관은 상당히 정치적인 인물”이라고 비판하면서 “나도 피해자다”라고 성토했을 정도다.
전후가 이렇다보니 문광부내에서는 유 전차관을 ‘영웅’시 하고 있는 분위기다. 바다이야기처럼 사행성이 높은 사업에 친노 인사들이 개입하는 것에 대해 문광부 공무원들의 평소 반감이 쌓였고 그 정점에 유 전차관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얘기다.
한 문광부 관계자는 유 전차관에 대해 “소신 있고 원리원칙에 충실한 사람”이라며 “문광부내에서도 말을 하지 않고 있지만 사퇴에 유감스런 분위기”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문광위 소속 한 인사도 “청와대의 낙하산 인사에 대해 실무자급인 국장들의 불만도 많았다”며 “유 전차관이 이를 대신해 총대를 멘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통령 친조카 바다이야기 판매업체 이사 근무


사행성 도박 바다이야기, 남겨진 의혹들
성인 게임업계에 따르면 바다이야기, 황금성 등 사행성 게임 산업은 그 규모가 28조원대에 이르고 있다는 관측이다. 전국적으로 성인 오락실 숫자도 1만5천개에 달하는 수준이고 관련 게임기계도 60만대에 이르고 있다는 게 한국컴퓨터산업중앙회측(이하 한컴산)의 계산이다. 게임기기 1대당 가격도 5백만원에 이르고 있다.
때문에 바다이야기 게임 개발사, 게임기계 개발사, 판매·유통회사, 경품용 상품권 발행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공급사(조립회사) 등이 2005년부터 대박행진을 벌여왔다.
현재 바다이야기를 개발한 회사는 에이원비즈(주) 업체로 알려져 있다. 총판은 지코프라임(대표 최준원)이 맡고 있다. 지코프라임은 2004년 게임 개발사인 에이원비즈를 인수합병했다. 현재 이 회사는 개발과 지역별 총판을 갖고 있으며 조립 공장은 하청을 주고 있다.
지코프라임의 매출신장은 눈부시다. 2005년 한 해 총매출액은 1,215억원, 영업이익이 218억원, 당기순이익은 160억원에 이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전체 매출과 맞먹는 1,2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사행성 게임장 성행으로 가장 큰 수혜를 받았다.
문제는 사행성 오락업체인 지코 프라임에 노무현 대통령 친조카인 노지원씨가 최근까지 이사로 근무했다는 점이다. 대통령의 사망한 형의 아들로 노건평씨 슬하에서 자란 것으로 알려진 그는 2003년 12월부터 올해 7월초까지 우전시스텍이라는 IT회사에 근무했다. 문제는 우전이 지난 5월 지코프라임을 인수하면서 우회상장을 하게됐고 주가도 올랐다. 노씨는 지코프라임에 근무하면서 우회상장이 마무리된 이후 그만둬 우회상장 과정에 개입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히 지코프라임이 현정권의 실세들의 비호를 받고 있는 회사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은 높다.
한편 지코프라임뿐만 아니라 경품용 상품권 발행사(해피머니, 교역문화, 스타문화, 포켓머니 등 19개 업체)들도 떼돈을 모았다.


감사원, ‘인허가’ 집중 조사
사태가 확산되자 감사원은 바다 이야기등 사행성 도박이 영등위 심사를 통과한 배경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바다이야기뿐만 아니라 스크린 경마, 황금성 등 성인 오락물의 인허가 부분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나라당 문화관광위에 속한 의원들도 내달로 예정된 국정감사에 사행성 도박관련 의혹들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특히 박형준 의원실은 지난 2004년 영등위 심사위원들중 일부가 스크린 경마 심의과정에 뇌물 수수로 구속됐다는 점에 주목해 출범 당시 9인의 심사위원관련 청탁이나 외압, 뇌물수수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관련 특혜시비와 친노 인사의 리베이트 수수의혹도 함께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문광부의 공식적인 반대 입장에도 불구하고 영등위가 무리하게 허가를 내준 것에 대해 문제제기도 할 심산이다.
한편 영등위는 지난 6월23일 심의를 요청하는 오락기 제조업체들에 ‘심의 실사와 검토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자동 게임 기능을 갖춰서 제출하라’고 요청한 사실도 드러났다. 자동게임기능은 버튼 위에 물체를 꼽거나 올려놓으면 자동으로 게임이 반복되는 것으로 불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사안이다. 이럴 경우 한 사람이 2~3대의 게임기를 동시에 이용해 게임비 제한을 무력하게 만들어 도박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이에 사행성 조장의 혐의와 고위인사로부터 영등위가 청탁을 받았는지 의심을 사고 있다.
허가 이유에 대해 영등위는 바다이야기 허가관련 산업적 측면과 사용자의 요구 등을 고려했고 사행성도 강하지 않다고 판단해 허가를 내렸다고 해명을 하고 있다.
 
바다이야기, 與정치자금 저수지?
M씨의 경우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를 지정하는 과정에 특혜를 주고 그 대가로 수십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의혹을 사고 있다. 또 여권의 J의원은 상품권 인증제에서 지정제로 바뀔 당시 적극 찬성하는 입장을 보여 함께 의혹어린 시선을 받고 있다. 특히 바다이야기 파문이 대통령의 친조카쪽으로 확산될 경우 후폭풍은 가늠하기 조차 힘들다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은 친노 인사가 개입됐다는 점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여권의 돈줄이 아니겠느냐는 섣부른 관측도 내놓고 있다.
주성영 의원은 “경품용 상품권 누적 발행규모가 20조원에 이른다며 1%의 리베이트만 챙겼다고 해도 2,200억원이라”며 배후 수사를 철저히 규명할 것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오는 28일 8월 임시국회에서 문광위 전체회의를 통해 관련 의혹들을 제기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일단 청와대가 유 전차관의 사임에 외압을 행세했느냐와 바다이야기 인허가 공방이 유 전차관의 사퇴 배경의 한 원인인지를 추궁할 예정이다. 이에 유진룡 전차관, 이백만 홍보수석비서관,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을 증인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의혹에 대한 해명이 미진할 경우 국회 청문회도 개최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참에 도박 게임의 사행성을 적극 부각시켜 참여정부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먹이겠다고 단단히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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