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관 유물 보존 캠페인 특집기획-(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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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관 복원 중 발견된 ‘다락방’유물 보존문제를 두고 관련 기관단체들이 제각각 욕심을 내고 있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USC아시아도서관(관장 켄 크라인 박사)은 유물보존 처리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인터넷 사이트 저작권을 요구하고 있으며, 최근 한국보훈처의 위임을 받아 온 조사단(홍선표, 김도형 연구원)들은 한국으로 유물을 가져갈 욕심을 나타냈다. 또한 국민회관 기념관 관리책임자인 김영열 장로는 유물자료 출판권에 대한 별도의 계획을 나타내 기념재단 운영진과는 별도의 행보를 보여 미묘한 내부기류가 흐르고 있다. 한편 ‘다락방’ 유물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국민회관기념재단(공동 이사장 홍명기, 백영중, 김도기)측은 유물보존관리에 대한 구체적 계획도 없으면서 USC측과 유물본존에 대한 처리계약을 진행시키고 있어 일부 이사진들로부터 “유물을 외부에 팔아 넘길 것인가”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2003년 7월에 발견된 ‘다락방’ 유물은 만 3년을 지내면서 손상될 위험이 많아 시급한 화학처리가 요구되어 왔었다. 그러나 국민회관기념재단과 유물이 보관된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측이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지금까지 제대로 손을 써오지 못했다.


성진 취재부 기자


지난해 한국정부 보훈처(처장 박유철) 유적실태조사단이 미주방문 길에 ‘다락방’ 유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조사단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1년을 훨씬 넘기고 지난 달 23일에야  2명의 조사단을 파견했다. 그러나 이들 조사단도 ‘다락방’ 유물을 특별한 화학 처리 없이는 제대로 검토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미 유물들이 많이 손상되었음을 느끼게 되었다. 
이번에 보훈처의 위임 조사단으로 LA를 방문한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의 홍선표 연구원은 미주를 수시로 드나드는 인물이다. 그는 과거 독립기념관의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해외에서 활동하는 이민사 연구자들을 폄하해 온 사람이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홍 연구원은 자신을미주독립운동사의 최고권위자로 행세 해왔다”면서 “미주에서 이민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을 깔보아 왔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홍 연구원은 미주의 초기독립운동 사료들을 개인적으로 수집하는데 여러가지 수단 방법을 펴 온 인물”이라면서 “미주사회는 유물보전을 위해서라도 이런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이민사 연구원들이나 교수들 중에는 미주에서 사료들을 수집하면서 감언이설로 유혹하는 경향이 많았다. 일부 국내 학자들이나 연구원들은 자신들의 연구논문에 소개시켜 주겠다는 명목으로 미주에서 초기이민 자료들을 수없이 빼갔다.


한국학자도 믿을 수 없어


이번에 LA에 온 홍선표 연구원은 ‘다락방’ 유물보존을 위해 국민회관 기념재단측이 USC측과 협의를 하여 과학적 보존처리를 의뢰한다는 계획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고 한다. 이같은 의구심은 유물이 보존처리를 위해 USC로 옮겨 갈 경우 사료의 내용 전부를 일차적으로 USC측이
확보하는데 대한 우려라고 볼 수 있다. 홍선표 연구원은 만약 이들 유물이 한국에서 보존처리를 할 경우, 자신들이 제일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부터 ‘다락방’ 유물 조사에 나선 홍선표, 김도형 연구원은 이날 국민회관을 방문,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관계자들과 국민회관 복원사업에 대해 논의했으며 또한 국민회관 출토유물에 대한 조사작업도 펼치고 기념재단 관계자들과 LA총영사관 구본충 영사 등과도 구체적 사업계획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28일 귀국했는데 보훈처에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국민회관 기념재단측은 10월 중 USC와 계약을 맺어 유물보존 작업을 시작한다며 한국 정부지원이 뒷받침 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애초 재단측은 한국정부에 30만 달러를 지원신청 했다. 그러나 정부 지원은 아직까지 구체적 지원내역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기념재단측은 유물의 영구보존 처리를 위해 USC가 지난해 12월에 제시한 계약서를 보완해 이사회의 의결을 거처 USC측과 계약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USC측은 애초 유물 처리비용이 15만 달러로 재단측에 제의했으나 최근  일부 인터넷 판권 사용 등을 전제로 기초자금 3만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의로 계약조건 흘려
 
한편 이 과정에서 재단측의 일부 이사들은 “유물이 USC로 팔려간다”라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이는 유물 보존처리를 위해 USC에서 제의한 계약서에 “인터넷 이미지 저작권은 USC가 소유한다”는 내용이 ‘유물내용의 모든 판권이 USC에 있다’로 알려 지면서 급기야는 “USC가 유물에 대한 소유권 등을 갖게 된다”로 확대해석이 되기에 이르렀다. 이같은 이야기를 전해들은 일부 이사들은 “재단측이 USC와 짜고 유물을 팔아 버리려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사회에서 이 결정을 반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USC 계약서 내용을 외부에 발설한 사람은 현재 국민회관 기념관 관리책임자인 김영열 장로로 알려지고 있다. 김 장로는 이 유물 보존작업이 자체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랬던 사람이다. 그럴경우 자신이 보존작업에 참여하게 되어 자신이 유물내용을 파악할 수 있으며, 장차 자신이 출판작업도 가능하리라고 보았다. 그런데 자신의 상급자들인 재단 고위층들이 USC와의 계약을 서둘르고 있는 상황이 되어 가고 있어 김 장로가 이를 제지하기 위해 일부 언론사와 이사들에게 계약서 내용의 일부를 흘린 것으로 주위에서는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단 이사들이 반발하고 나오자 재단의 공동 이사진들과 잔 서 총무이사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공동이사장단과 총무가 이사회의 의결없이 USC와 “짜고 치는 고스톱”을 연출한 것 같은 상황이 된 것이다. 재단측은 가뜩이나 커뮤니티로부터 유물보존 작업의 늑장에 대해 비난을 받아 오고 있어 금번 보훈처 조사단 방미로 더 이상 보존문제를 지연시킬 수가 없어 서두르게 된 것이다.
USC 역시 입장이 난처해졌다. 유물처리를 도와 준다는 것이 유물의 권리를 갖겠다는 욕심으로 비추어 졋기 때문이다. 그래서 USC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자신들은 전혀 유물에 대한 욕심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인터넷에 유물내용을 USC 이름으로 수록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USC측의 입장에 일부에서는 계속 의구심을 품고 있다. 우선 ‘다락방’ 유물이 인터넷에 올라 공개될 경우, 나중 유물에 대한 출판 때 판매나 마케팅에 지장을 가져 올 수 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USC측은 과거에도 국민회관 자료복원과 관련해 원본반환에 문제점을 드러낸 적이 있다. 말하자면 자료를
복원해 주겠다며 받은 이후 작업이 끝났으나 반환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USC에 보존처리 문제


이번에 온 보훈처 조사단도 USC가 유물보존 작업에 과연 어느정도 전문적인 작업을 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지니고 있다. 유물보존에는 고도의 작업이 요구되는데 USC가 제시한 계획에는 구체적 작업 내용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USC 자체도 고문서나 희귀본 보존에 완벽을 기하지 않고 있는 면이 종종 발견되곤 한다”고 말했다.
USC측이 ‘다락방’ 유물보존을 위한 계약서를 기념재단측에 제출한 것은 지난해 12월이었다. 그런데도 기념재단측은 9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물론 이 기간 중 양측이 협의과정은 있었으나 실제적인 진전은 이루지 못했다. 재단측은 유물보존에 대해 현재 유물을 보관하고 있는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측과 유물보존장소를 교회측이 제공하고, 유물보존실 건립은 재단측이 담당한다는 계약을 맺은 이후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현재 ‘다락방’ 유물은 약 2만점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2만점”이 어떤 근거로 산출됐는지 근거가 불확실하다. 3년전 유물이 처음 발견됐을 당시도 일부 유물은 이미 손상되어 있었다. 그후 유물은 현재 국민회관 기념관 관리를 맡고 있는 김영열 장로가 교회내에 보관된 유물을 관리해 오고 있다. 현재 유물은 종류별로 오피스 디포에서 구입한 20여개 박스상자에 넣어 보관되어 있는데 한마디로 무방비 상태로 볼 수 있다. 이민사 연구자들이 한번쯤 관람을 하고 싶어도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재단이나 교회 상급 관계자들이나, 본국에서 고위층이 오면 비밀히 관람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다락방’ 유물은 얼마나 손상이 됐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책임이 두려워 손상여부나 관리여부가 일체 비밀에 붙여지고 있다. 국민회관에 소속된 일체 자료는 캘리포니아 법원 명령에 의거 일체 외부로 반출될 수가 없다. 이들 자료가 보존처리를 위해만약 USC로 이전할 경우, 법적인 
문제가 따른다. 이미 일부 자료들은 한국에 불법반출 됐는데도 국민회관 기념재단측은 손을 쓰지 않고 있다.



역사의식이 살아나야


지난 60여년 동안 국민회관 다락방에 밀폐되어 있던 이들 유물들은 오랫동안 먼지와 함께 방치되어 왔었기에 잘못 다루면 부스러지기 십상이다. 2003년 처음 발견 된 후 당시 회관 보수작업 을 담당하는 인부들에 의해 임시로 교회에 운반해 보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도 다락방에서 임시보관처인 교회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일부 사료들이 손상당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이 같은 초기단계 조치는 아주 잘못된 것이다.
처음 발견 때 전문가에게 연락해 조치를 취하는 것이 기초단계인데, 사료보존에 무지한 사람들이 초기과정을 소홀히 했다. 이런면에서 회관 복원위원회측과 관리담당자 그리고 교회측의 책임이 일차적이라고 볼 수 있다. LA자연사박물관의 한 관계자는 “아열대 기후인 LA지역에서 장기간 밀폐된 공간에 있던 종이책이나 국기 또는 사진 등은 발견 즉시 전문가의 도움없이 처리하면 손상되기 쉽다”면서 “유물을 운반하는 과정도 전문가들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본보는 지난동안 수없이 ‘다락방’ 유물과 국민회관 자료 불법반출에 대해 커뮤니티의 관심과 관계자들의 책임을 지적했다. 국민회관 기념재단은 이사회 자체가 수년이 지나도록 체제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념관 관리자는 국민회관 청소나 건물 관리 이외 간혹 드나드는 관람객을 위해 안내자 역활을 할 뿐이다. 한때는 국민회관에 단체손님들도 관람에 나섰으나 지금은 거의 잊혀져 가고 있다.
이제는 국민회관의 역사적 보존작업을 위해 더 이상 국민회관 기념재단이나 교회측에 기대를 걸 수가 없다고 본다. 한국정부 관련부처나 공관 등도 더 이상 믿을 수가 없다. 역사의식이 있는 한인이나 단체들이 나서야 할 때라고 본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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