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회 ‘이사제명’ 파동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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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대 LA한인회(회장 남문기)가 출범 3개월만에 위기를 맞았다. 3명의 임원급 이사를 제명하는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남 회장은 지난 7월 업무를  시작하면서 유태인 커뮤니티와의 협력체제를  가동시켰고, 조선족 동포들과도 만났고, 미주류사회에서 활동하는 2세 보좌관들과도 네트워킹을 구축하는 등 나름대로 “새로운 한인회” 모습을 구축하는데 심혈을 기울린 것으로 평가 받아왔다. 최근에는 한인회 기금망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영락교회 등 각계로부터 후원의 손길이 다가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한인회 역사상 최대로 비대해진 이사회(80명 이사)가 되는 바람에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이 없다”라는 속담처럼 이사회에 도사리고 있던 3대 파벌이 물밑에서 맞붙어 오다가 ‘이사 제명’이란 극약처방이 나오면서 수면위로 떠오르게 되었다.


제임스 최 취재부 기자

















한인회는 지난달 18일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에서 열린 3차 이사회에서 본격적으로 ‘이사 제명’에 대한 의제에 논의를 벌였다.  이자리에서 하워드 박 부이사장은  “28대의 한인회의 당면과제가 기금모금 행사”라면서 “이사회비를 안내고 앉아있는 사람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해서 어떻게 기금모금을 할 수 있나? “라며 “회비를 내지 않은 사람은 정관 10장 29조에 의해 오늘 부로 제명해야 한다”고 강경방침을 제안했다.
그러자 일부 이사는 “여기가 정치판도 아니고 봉사하는 곳인데 정서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제명에 이의를 달았다. 하지만 다른 이사는 “이사회에 회비를 내야 돈을 내야 정식 임원이 될 수 있다”며 제명에 동의했다. 또 다른 이사도 “이사회에 나와 봉사도 좋으나 정관에 의해 회비를 원칙적으로 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맞장구를 쳤다.
분위기가 제명에 힘이 실리자 하워드 박 부이사장은 “한인회의 존립의 기로에 있다”면서 계속 밀고 나갔다. 그는 또  “한인회가 규정도 없이 운영되는게 아니다. 규정에 의해야지, 인정, 동정으로 나갈
수 없다. 법과 규정에 의하면 된다”면서 ‘제명’을 기정방침화 시켰다.


‘이사제명’ 여론몰이 작전


애초 ‘이사 제명’설은 한인회 자체 일부 이사들이 물밑작업으로 진행되던 것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 사안이 논쟁으로 떠오르게 됐다. 이날 이사회에서도 강철모 이사는 “우리의 치부가 나간 것의 책임을 먼저 물어야 된다”면서  “이것은 사무국에서 누군가 발설 한 것이 아닌가?”며 조동진 사무국장을 의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에 조 국장은 “내부에 첩자가 있다고 하는 것에 답변하겠다”면서 “한인회의 모든 자료는 공개되어 회비문제는 내부적인 자료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조 국장은  “(회비문제는) 벌써 모두 알고 있는 문제이고, 자꾸 미루어 왔으며 지금은 이미 3개월이 지나갔다”며 기다릴만큼 기다렸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이사회의 분위기를 거친 한인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4일  9월 정기 이사회에서 논의됐던 ‘이사 제명’안을  심의하면서 이날까지 이사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강종민 수석부회장, 윤석평 부회장, 사무엘 인 이사 등 이사 3명에 대한 징계 동의안을 표결에 부쳐 3명 전원을 모두 이사회에서 제명하기로 의결했다.  한인회 제적 운영위원 25명 중 15명이 참석한 이날 운영위원회에서 강종민 수석부회장 제명건은 찬성 11표, 윤석평 부회장은 찬성 15명 만장일치, 사무엘 인 이사는 13명의 찬성으로 제명 안건을 이사회에 제안키로 결정됐다. 이사회는 과반수 출석에 다수결로 의결하기에 특별한 사항이 발생하지 않는 한 제명은 기정사실화 될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이번 운영위원회에서 ‘제명’을 결정하는데도 다수결 원칙을 적용했는데, 이사 제명이란 중요 안건은 정관에 구애받지 않고 적어도 재적 3분의 2이상의 찬성을 받았다면 정당성에 더 힘이 실릴 수도 있다는 것이 커뮤니티의 분위기였다.
한편 운영위원회는 28대 한인회 출범 이후 단 한차례도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은 남지경, 이규황, 조명기, 홍성훈 이사 등에 대한 제명안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이사회비를 납부했다는 이유로 출석을 재차 종용하는 선에서 징계를 유보하기로 했다.


소송제기자 한인회출입금지?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는 하워드 박 부이사장의 긴급동의로  ‘한인회를 혹은 임원을 상대로 소송을 한 사람은 한인회에 접근금지와 서류열람 등을 금지해야 된다’고 제안해 이를 통과시켰다. 박 부이사장은 “한인회가 지난 수년간 법정소송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제안을 했으며 의장도 “그런 사람이 우리 회의에 참석하고 참견하는데 출입금지 시켜야 한다”면서 “고문 변호사를 통해서 하자”고 거들었다.
이같은 결정은 현재 한인회 불법정관 개정을 놓고 법적공방을 벌이고 있는 통일신문 배부전 발행인에 대한 대응책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배부전 발행인은 “한마디로 적반하장이다”면서 “불법으로 개정된 정관에 의해 불법으로 한인회 이사회를 운영하는 단체는 회원을 무시하는 처사이다”라고 말했다. 또 배 발행인은 “계속 불법적인 행위를 할 경우, 28대 남문기 회장의 당선에 대한 무효투쟁도 불사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인회 접근금지 조치는 내 자신이 기자이기에 언론에 대한 침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간선제’ 선거안으로 논쟁


최근 한인회는 느닷없이 정관개정 문제를 들고 나와 ‘한인회장 간선제’ 문제가 알려져 불필요한 논쟁거리로 등장시켰다. 우선 한인회 정관개정은 새로운 한인회장단 취임 첫 이사회에서 논의하도록 정해져 있는데 이를 새롭게 들고 나와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0일 한인회는 남문기 회장과 스칼렛 엄 이사장, 정관개정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관개정에 대한 입장을 처음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관개정위원회 마크 윤 부이사장은 “지난 5월과 같은 최악의 선거상황을 다시는 되풀이 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며 “커뮤니티내 각 분파와 직능단체를 아우르는 대의원을 통해 간접선거를 치르고 있는 유태인회의 정관을 벤치마킹해 LA한인회장도 대의원 투표를 통해 간접 선출하는 대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나 문 위원장은 “현재의 정관으로는 한인회가 빌게이트 재단 등 주류 비영리단체와 연방정부 등 정부 그랜트를 받기는 불가능하다”며 “정관개정위원회는 한인회 100년 대계의 초석을 놓는다는 심정으로 재정, 회계, 운영 등 정관의 전 부문에 걸쳐 정관 개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정관개정에 부정적이었던 남문기 회장도 유태인회 방문이후 태도를 바꿔 정관개정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남 회장은 “불필요한 논쟁과 잡음을 막기위해 정관개정에 신중했으나 한인회의 장기 발전을 위해서는 정관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게됐다”며 “공청회 등 한인사회의 여론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현재의 정관에 나타난 개정규정에 따라 합법적으로 정관을 개정하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각종 불법이 판을 쳤던 한인회장 선거를 경험한 많은 한인들이 현재의 회장 선출 방식에 문제점을 느끼고는 있으나 직선제를 간선제로 변형 시키는 문제는 신중을 요하는 안건이다. 과거 간선제로 한인회장을 선출하다가 많은 한인들이 직선제를 원해 선거방식을 고쳤는데 이제와서 다시 간선제로 한다는 것에 거부감일 일어날 수 있다. 간선제 방식이 잘못이라는 것이 아니라 직선제 선거에서 선거풍토를 바꾸는 것이 일차적 문제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만약 간선제 방식을 채택하려 할 때 일부에서는 “나눠먹기 식 선거”라는 의혹도 받게 된다. 따라서 ‘간선제’를 하기 위해서는 공청회 등으로 많은 동포들의 의견 수렴이 선행되야 한다는 것이 한인회 전직 임원들의 이야기이다.


봉사는 딴전 파벌싸움만


한편 한인회가 출범한지 3개월이 지났지만 실질적인 봉사는 커녕 봉사와 관련된 논의조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중앙일보는  “한인회가  이사들은 몇몇 파벌로 나뉘어 봉사와는 무관한 사안에 정신적.시간적 낭비를 일삼고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일부 이사들은 자진사퇴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이유로 지난 18일 열린 제 3차 정기이사회를 거론하고 나섰다. 당시 이사회에서는 봉사활동 계획에 대한 이야기는 단 한건도 논의되지 않은 채 이사 3명의 회비 미납 문제와 고문변호사 선정 기금모금 행사 이야기만 지루하게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1차 이사회(연차회의)에서 이미 결정됐어야 할 정관개정 문제를 또다시 올리는 무책임도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몇몇 임원들은 과격하고 논리에 맞지 않는 발언으로 눈총을 샀다고 한다. 본보가 지적한 이사회비 미납과 관련, “회비를 내지 않은 이사를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제명하자”는 안건에도 없는 돌출발언으로 다른 참석 이사들로 부터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해당 이사를 면전에 두고 너무 심하다”는 면박을 당했다고 한다. 한편 또 다른 이사는 “한인회에서 제명되거나 한인회에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불만인사는 한인회 출입 및 자료 열람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황당한 주장을 폈다. 이같은 이사회 분위기에 대해 몇몇 이사들은 “봉사활동에 관련된 이야기는 온데간데 없고 일부 이사들의 힘겨루기로 이사회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한인회가 계속 이같은 난맥상을 거듭할 경우 한인들로부터 또다시 외면당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한인회는 남문기 회장을 지지하는 이사그룹과, 스칼렛 엄 이사장이 함께 데리고 들어 온 이사 그리고 강종민 수석부이사장 그룹 등 3개 파벌로 이사회나 한인회 활동에서 서로 견제를 하고 있다.
이번 ‘이사 제명’건으로 한인회 이사회 역학구도는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강종민 수석부회장의 이사회비 문제는 지난 5월 선거결과 당선자의 공탁금을 어떻게 규정하는가가 분명하게 정리하지 않고 지났기에 계속 문제가 되어 온 것이다.
지난 5월 28대 한인회장 선거를 관리한 선관위원회(위원장 최명진)는 선거사상 최악의 관리를 한 결과, 선거소송이 두려워 일찌감치 선관위를 해체하고 당선자 공탁금을 한인회에 기탁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집행을 하지않아 불씨를 만들어 놨던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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