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총영사관 주변 개발 관련 비리의혹 짙어지는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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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시장의 한국방문은 가기 전에도 말이 많았으나 돌아와서도 말이 많다. LA시장의 첫번 아시아 방문은 야심찬 계획을 지니고 출발했으나 사전준비 계획의 소홀로 일부 프로젝트는 결말 없이 설명으로 끝나 뒷말을 낳게 했다. 그 중의 하나가 코리아타운 역사상 최대 이권이 걸린 LA총영사관 주변 개발계획인 ‘수퍼블럭 프로젝트’이다.
40층의 고층건물과 녹지대가 들어서게 되는 이 개발계획에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이권도 많이 개입되기 마련이다. 이번 비야라이고사 한국방문에도 이 개발계획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인사들이 동행해 로비를 벌였다는 후문이다.


제임스 최 취재부 기자
















 

LA시장은 지난 17일 한국에서 외교통상부 유명환 제1차관을 만날 때는 밝은 얼굴이었으나, 면담을 마치고 나올 때는 어두운 모습이었다. 이날 유 차관과의 회담에서는 LA시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수퍼블럭 프로젝트(Superblock Project)”에 대한 한국정부와의 MOU(양해각서)가 이루어질 것으로 비야라이고사 시장은 기대하고 유 차관을 만났던 것이다. 하지만 유 차관은 설명을 듣는 편이고, LA시장은 열심히 설명을 하는 쪽이었다. 비야라이고사 시장은 무언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직감했다.
‘수퍼블럭’이라고 불리는 프로젝트는 LA 총영사관 주변의 윌셔-버몬-뉴햄프셔-6가를 둘러싼 구역을 LA시와 LA 총영사관이 합동 프로젝트로 추진하려는 재개발계획이다. 이 계획은 “한국문화교역센터” 또는 “코리아 프로젝트”라고도 불리고 있는데 현재 구상되고 있는 계획안은 이 지역에 현재 총영사관 건물과 인근의 데니스 식당과 오리온 자동차 그리고 주유소 건물들을 없애고 그 자리에 20층-40층의 새로운 주상복합용 고층빌딩 을 건축하고 공원도 조성한다는 것이다.


코리아타운의 ‘허브’


즉, 윌셔-버몬트-뉴햄프셔-6가를 연결하는 직사각형 지형이다. 이 자리에 조성되는 계획에는 총영사관 시설과 한미박물관, 한국무역관, 한국관광공사, 한인커뮤니티센터 등 공공시설들과 함께 저소득층 주택과 상가 그리고 녹지시설들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코리아타운의 허브를 조성하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을 지원하고 협조를 얻기 위해 LA시장이 한국을 방문했으나, 한국정부는 아직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이미 이 프로젝트는 LA시 산하 재개발국(CRA)에서 입안되어 빠르면 올해 말부터 5년동안 6,840만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LA시의회는 빠르면 올해 안에 ‘수퍼블럭 프로젝트’를 승인해 재개발을 위한 토지수용령 등을 발동할 계획도 세워놓았다. 그러나 이 계획을 성사하기 위해서는 LA시와 한국정부가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이 땅에는 LA시유지가 있으며, 총영사관 건물과 주차장은 대한민국 재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LA시장의 한국방문에서 한국정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할 것으로 비야라이고사 시장은 기대했었다.
그래서 비야라이고사 LA시장은 유명환 차관과 만나는 자리에서 LA시가 추진 중인 ‘수퍼블럭 프로젝트’ 건설 사업에 한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비야라이고사 시장은 이날 “총영사관 부지를 포함한  개발 프로젝트는 한인 커뮤니티에 가장 필요한 공간이자 한인 커뮤니티가 바라는 공간” 이라며 프로젝트의 성사를 강력히 피력했다.
하지만 LA시장과 만난 유명환 외무차관의 입장은 달랐다. 이 자리에서 유 차관은 “한국 정부 소유 건물인 LA총영사관과 관련된 사업인 만큼 법률적 문제 검토가 우선돼야 한다”며 신중하게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물론 유 차관은 기본적으로는 프로젝트에 동의한다는 외교적인 발언으로 프로젝트의 한미 공조가 당장 실현은 어려울 것이라는 뉴앙스를 풍겼다. LA시가 너무 앞서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LA시와 한국정부 엇박자














이날 LA총영사관 주변 개발건에 대해 설명을 들은 유명환 차관은 “개발 아이디어가 굉장히 좋다. 하지만 LA총영사관으로부터 구체적인 보고를 받은 후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 지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주었다. 말하자면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 한국정부는 LA총영사관으로부터 구체적인 보고가 없었다는 배경이다.  
하지만 이날 LA시장이 유 차관을 만나고 나오자 LA시 공보실은 “한국정부와 LA시가 ‘수퍼불럭 프로젝트’에 합의했다”고 보도문을 언론에 내보냈다. 이에 따라 일부 언론에서는 “한국정부와 LA시가 ‘수퍼블럭 프로젝트’에 합의했다”는 뉴스를 내보냈다. 이 같은 뉴스를 접한 LA총영사관측은 황급히 해당 언론사에 연락해 “아직은 ‘수퍼블럭 프로젝트’가 합의된 것은 아니다”라고 변명하기에 급급했다. LA 총영사관 이정관 부총영사는 언론사를 상대로 “총영사관과 문화센터 공원 등이 들어서게 되는 기본적인 구상에는 동감하고 있어 LA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수도 있다”고 밝히면서도 “그러나 아직은 초기 구상단계로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며 앞으로 LA시와 심도있게 협의하며 본국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총영사관측은 “절대로 합의했다고 하면 안된다”고 언론에 해명했다.
그러나 LA시 공보실이 이날 “합의했다”고 보도문을 내보낸 것은 시장이 한국방문 중에 한국정부와 합의서를 체결하는 것으로 사전에 합의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야라이고사 시장이 한국방문 전에 최병효 총영사가 초청해 상호 의견을 교환했는데 이 자리에서 서로 간에 협의가 부족하지 않았는가 보여진다. 하여간 양측이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어느 쪽이 실수를 했는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비야라이고사 시장을 수행하는 한인 인사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모종의 로비를 했지 않은가도 의심을 받고 있다.


로비스트인가 건축업자인가


지난 17일 비야라이고사 LA시장이 외교통상부를 방문 유명환 차관을 만난 자리에는 LA에서 수행한 한미박물관의 박기서 이사장이 참석해 ‘수퍼블럭 프로젝트’ 모형도를 보여주면서 설명했다. 박기서 이사장은 건축설계기업인 그루엔 어소시에이트의 대표이다. 건축설계사로 LA사회에서는 이름난 박기서 이사장이 LA총영사관 부지 재개발안에 대해 브리핑을 맡은 것 자체도 이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의 명분은 ‘수퍼블럭 프로젝트’ 안에 한미박물관 건립도 포함됐다는 명분으로 건축가인 그가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 일정 지분을 얻겠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수퍼블럭 프로젝트’를 두고 벌써부터 한인사회와 미주류사회 개발업자들이 이권을 따 내기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프로젝트 건설에는 어마어마한 자금이 들어 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한인들은 총영사관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고, 일부는 LA시장실이나 LA시의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코리아타운을 관장하는 제10지구의 허브 웨슨 시의원이 집중적인 로비 대상이다. 왜냐하면 이 ‘수퍼블럭 프로젝트’ 대상 지역이 코리아타운 지역으로 허브 웨슨 시의원이 관할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원래 총영사관 인근 지역 개발계획은 탐 라본지 시의원 사무실에서 비롯됐다. 라본지 시의원은 원래 한미박물관 건립에 큰 관심을 나타내어 건물부지를 찾던 중에 마땅한 대지가 없어 총영사관 주변 부지를 재개발하여 그 안에 한미박물관을 포함하면 어떨까를 생각하면서 계획을 확대하게 되었다. 라본지 의원은 당시 10지구의 러드로우 시의원에게 이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게 되었다. 그러나 러드로우 시의원이 도중하차 하는 바람에 10지구를 허브 웨슨 시의원이 이를 인계 맡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허브 웨슨 시의원은 10지구 시의원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2년 후 LA카운티 수퍼바이저를 꿈꾸고 있다. 현재 이본 버크 수퍼바이저가 은퇴하는 자리에 도전하는 것이다. 따라서 웨슨 시의원은 수퍼바이저가 되기 위해 정치자금을 모아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자연히 개발업자들이 웨슨 사무실을 드나들게 되는데, 여기에 ‘수퍼블럭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는 한인 개발업자들도 있다.


컨셉트 없는 한인사회


‘수퍼블럭 프로젝트’가 가시화 단계에 들어가자 재개발지역에 들어가 있는 데니스 식당이나, 주유소 그리고 오리온 자동차 사무실을 소유하는 빌딩업주들은 벌써부터 LA시의 토지 수용령을 예상하고 법정투쟁을 대비하고 있다. 어차피 수용령에 맞설 수는 없으나 한푼이라도 보상비를 더 받아 내기 위한 수순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한편 ‘수퍼블럭 프로젝트’ 또는 ‘한국문화센터 프로젝트’에 대해 한인사회에서도 여러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LA총영사관측도 조사단계를 위해 각계 의견을 비공식적으로 타진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여러 목소리가 나와 총영사관측도 내심 프로젝트 성안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원래 이 프로젝트에 대해 전임 이윤복 총영사는 심도있게 관심을 보여 왔으나 후임자인 최병효 총영사는 이 프로젝트의 컨셉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지니지 않았다.
그런데 LA시측에서 적극적으로 나오자 뒤늦게 검토에 나섰다. 그런 과정에서 자연히 이 프로젝트에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LA시측에 따라가는 형상이 되어 버렸다. 이런 분위기인 관계로 LA총영사관측이 제대로 이 프로젝트에 대한 연구자체도 미비하게 되었다. 따라서 총영사관측과 가까운 인사들만을 상대로 ‘코리아 프로젝트’라는 별명을 붙여 검토작업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고층건물에 커뮤니티 센터의 활용성도 대두 되었는데, 한쪽에서는 500석 규모의 강당 정도면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적어도 2,000석 규모의 센터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문제로 옥신각신 하는 바람에 전체적인 그림도 그리지 못하고 있어, LA시측에서 답답해하고 있다.


중구난방의 제안들


한인사회의 장래 비전을 위해 재개발계획을 성안시켜 주고, 지원까지 체제를 갖추고 있는데, 정작 한인사회는 눈앞의 이익에만 관심을 갖고 대세를 그르치고 있는 형편이다. 코리아타운에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으로 알려진 LA 총영사관 부지 개발에 중구난방으로 각종 안건이 무책임하게 나도는 것도 문제이다.
한인 커뮤니티를 위한 다용도 문화공간 시설과 지역시민들을 위한 공원을 조성하는 안으로 개발이 추진돼야 한다는 명분으로 한인 공공시설을 모두 이곳으로 집합시켜야 한다는 논리가 제기되어 혼선도 야기시키고 있다.
한 공관 관계자는 이 곳에 건축될 고층빌딩에 총영사관과 한국문화원 소속의 ‘코리아센터’와 한인회관도 함께 들어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한국문화원측은 장기적 포석으로 최근 ‘코리아센터’를 건립했는데 다시 ‘수퍼블럭 프로젝트’ 건물로 포함시킨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즉흥적 발상이라며 불쾌하게 여기고 있다.
하여간 LA총영사관 인근 부지를 이용한 ‘수퍼블럭 프로젝트’는 코리아타운의 환경을 크게 변경시킬 수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이다. 현재 이 프로젝트 계획 지역 건너편 지하철 역 주변은 대단위 주상복합센터가 건설 중에 있다. 이것이 완공되고, ‘수퍼블럭 프로젝트’도 완공된다면 이 지역의 스카이라인은 새로운 모습이 된다. 비야라이고사 LA시장은 경제개발사업의 하나로 지하철 중심으로 한 개발단지에 역점을 두고 있다. 그는 대중교통공사인 MTA와 함께 개발단지에 최대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요즈음 윌셔와 버몬트 지하철 역에 건설되는 주상복합센터가 좋은 예이다. 미주류 사회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개발계획을 입안해도 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한국정부와 현지 총영사관의 좁은 시야가 대의를 그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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