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축제 잔치로 끝난 ‘미주 한인의 날’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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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3일 미주한인의 날’ 행사가 LA를 비롯해 뉴욕, 시카고 등을 포함해 미 전역 주요도시에서 개최되어 한인들의 자긍심을 키워 주었다. LA시의회와 카운티 수퍼바이저 회의 등을 포함해 주요 도시들은 이날을 ‘한인의 날’로 선포하면서 미국사회에서 한인들이 지난 한세기 동안 이룩한 공헌을 다시 한번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미주한인의 날’ 행사가 많은 동포들과 이웃 인종들과의 축제가 아닌 일부 사람들의 감투 쇼에 놀아난 행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행태는 미연방의회가 소수민족 중에서 한인 커뮤니티를 존중해 예외적으로 ‘한인의 날’을 제정한 역사적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올해 2007년 1월 13일을 전후해 미 전역에서 미주한인재단(총회장 윤병욱)과  각 지역 한인재단들이 주최로 개최된 ‘미주한인의 날’의 여러 행사들 중에는 1세 위주로 치우친 행사들이 많았고, 일부 특정인들의 쇼맨쉽으로 끝난 경우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민선조들에 대한 존경과 코리아타운을 개척한 이민선배들에 대한 감사도 잊어버린 점이 아쉬웠다. 과연 누구를 위한 ‘한인의 날’이었는지 묻고 싶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이번 ‘미주한인의 날’ 행사 중 가장 많은 인원을 동원한 지역은 뉴욕이었다. 약 2000명이 참가한 뉴욕지역 행사 주최는 미주한인재단이 아닌 뉴욕한인회(회장 이경로) 가 타 단체들과 연합해 치뤄 비교적 성황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A는 미주에서 가장 많은 동포가 살고 있으나 뉴욕에 비해 행사 참가인원이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적었다.
미주에서 3번째 한인들이 많은 시카고 지역도 다르지 않았다. ‘미주 한인의 날’을 기념하는 제1회 시카고 한인문화행사가 치러진 첫 행사장인 11일 노스이스턴 대학 리사이틀 홀은 솔직히 ‘썰렁’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참석한 한인들의 수가 너무 적었다. 고작 100명도 채 넘지 않는 사람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그러나 뉴욕한인회주최로 퀸즈칼리지 콜든센터에서 열린 1부 기념식과 2부 축하 공연으로 진행된 행사는 약 2000명의 미주 한인들이 참석해 이민역사를 되돌아보고 축하하는 성대한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특히 1부 기념식에서는 찰스 랭글•앤소니 와이너 뉴욕주 연방하원의원, 엘렌 영 뉴욕주 하원의원, 헬렌 마샬 퀸즈보로장, 최준희 뉴저지 에디슨시장, 열린 우리당 김원웅 의원 등 한미 정치인들이 참석해 ‘미주 한인의 날’을 축하하고 한인들이 미국 사회에 기여하는 공헌도를 치하했다.













 ▲ 뉴욕 한인의 날 행사
뉴욕에서 2000여명 성황


또한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최준희 뉴저지 에디슨시장, 헬렌 마샬 퀸즈 보로장 등은 ‘미주 한인의 날’을 선포하는 선언문을 이경로 뉴욕한인회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선언문을 전달받은 이경로 회장은 “뉴욕 한인사회를 우수 소수민족으로 이끄는 원동력은 동포 여러분들의 단결된 힘에서 비롯된다”며 “이민 1세들이 일궈놓은 터를 더 잘 갈고 닦아 후대에게 물려주는 부끄러움 없는 한인사회를 이룩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또 ‘미주 한인의 날’제정 1주년을 맞아 한국정부가 외국인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훈장인 수교훈장 광화장이 미 의회 내 대표적 친한파 의원으로 손꼽히는 찰스 랭글 연방 하원의원에게 수여됐다. 이날 기념식에서 열린 올해의 한인상•공로상•봉사상•단체상 등 시상식에서는 ‘제17회 올해의 한인상’에 뉴욕한인봉사센터 김광석 회장, 이승만 박사 기념사업회 김명신 장로, 미 암협회 김성호 한인지부장, 청년학교 채지현 스탭변호사, 백봉기 뉴욕 한인원로 자문위원회 위원이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다. 한편 2부 축하공연에서는 엄정화, 자두, 캔 등 한국 최고 정상급 가수들이 공연을 선보여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한편 ‘미주한인의 날’ 행사는 하와이, 애틀란타, 시애틀-타코마, 마이애미, 필라델피아, 달라스 그리고 매릴랜드주 등에서도 개최됐다.













 ▲ 하와이 한인의 날 행사
“1세 중심에서 벗어나야”


하지만 여러 지역에서의 행사는 각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 행사 내용에서 여전히 1세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한 행사였고, 1,5세와 2세들도 적극 참여시키지 못했으며, 유독 정치인들에게 치우친 초청행사로 미주 한인의 날의 의미가 퇴색해 버렸다. 특히 각 지역에서 초창기부터 지역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희생한 선조이민들과 그들의 후손들, 그리고 선배이민자들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축제로 발전되지 못했다.
LA코리아타운의 많은 사람들은 ‘미주한인의 날’ 행사를 유독 미주한인재단이 독점물인양 주최한 점에 강한 반발을 보였다. 김진형 한국의 날 축제재단 명예회장은 ‘미주한인의 날’ 행사가 일부 특정 단체가 마치 독점물인양 행세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한인의 날은 전체 한인사회가 다 함께 축하해야 하는 행사”라면서 “미주한인재단이 마치 자기들 행사인양 치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날은 오늘의 한인사회 번영을 이룩한 선배 이민자들에 대한 감사축제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운의 한 봉사단체 임원인 C씨도 “지난 동안 타운에서 봉사활동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미주한인의 날’ 행사에 ‘미주한인재단’의 감투를 쓰고 사진찍기에 바쁜 행태에 신물이 난다”면서 “미국정부나 의회가 미주한인재단을 위해 ‘미주한인의 날을 제정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비난했다.
한편 LA를 포함한 남가주 지역에서는 ‘미주한인의 날’ 행사를 두고 미주한인재단의 전국본부측과 남가주측이 극단적인 대립으로 서로 갈등을 보여 눈살을 찌프리게 했다. 이들 양 단체는 서로가 같은 이념과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견원지간’으로 서로를 헐뜯고 다닐 정도로 볼성 사나운 추태를 보이기도 했다.


미주한인재단 내분


지난 11일 세리토스 지역에서 개최된 미주한인재단전국본부 주최의 음악행사와 기념 리셉션 행사에서 남가주한인재단측은 철저히 배제되었다. 한편 13일 LA카운티 수퍼바이저 회의에서 열린 남가주한인재단이 주관한 기념행사장에서는 전국본부측 임원들이 기념촬영에도 초청받지 못하고 배제되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었다. 또한 오는 31일로 예정된 미주한인재단남가주 총회를 앞두고 미주한인재단전국본부측은 남가주재단을 자신들의 영향력 안에 두기 위해 특정 인물을 회장으로 내세우고 있어 양 단체간의 갈등은 계속 심화되고 있다.
또 이번에는 미주한인재단전국본부 자체도 임원들간에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이들 임원들은 ‘미주한인의 날 축제재단’이란 단체 설립과 사업추진 방향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현재 전국본부의 박상원 공동회장이 ‘미주한인의 날’ 행사의 영속성과 다양성을 위해 축제재단을 구상하여 정식등록을 마쳤는데 이를 윤병욱 총회장이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상원 공동회장은 미주한인재단이 ‘미주 한인의 날’제정을 주도하였기에 기념축제 등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재정을 마련하고 사업을 체계적으로 운영키 위한 기구가 필요하다는 뜻에서 ‘미주 한인의 날 축제재단’을 주정부에 등록했다는 입장이다. 주정부 기록에 따르면 ‘미주 한인의 날 축제재단’은 2006년 9월28일자로 박 공동회장이 등록을 마친 것으로 기록돼있다.
이 재단과 가까운 한 인사는 “윤 총회장이 새로 설립되는 축제재단에서 대표가 되지 못해 박 공동회장의 계획에 딴지를 걸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축제재단의 설립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 미주한인재단만이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수년간 윤 총회장과 박 공동회장은 서로 한편이 되어 활동을 해왔으나, 이번에 ‘축제재단’건으로 두 사람사이에 균열이 생겼다. 그 동안 박 공동회장은 윤 총회장에 대해 지극정성으로 섬겨 왔으나, 이번 ‘축제재단’ 설립에 후원을 하지 않은 윤 총회장에 대해 몹시 서운해 하는 감정을 들어내 보여 향후 적지 않은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 한인의 날 세미나
주류사회 홍보시급


 ‘미주 한인의 날’ 행사의  또 다른 문제점은 이 행사가  아직까지 주류사회에 제대로 인식되지 않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리주위의 다양한 주류사회의 인종들과 함께 축제를 벌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리만의 축제가 아니라 주류사회와 함께가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를 계기로 초.중.고 학생들에게 한인 이민사를 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행사로 발전시키는 것도 시급하다는 제안도 대두되었다. 지난 13일 LA카운티 수퍼바이저 회의장에서 개최된 ‘미주한인의 날’ 기념행사장에서 이본 버크 수퍼바이저 위원의 데이비드 류 보좌관은 “‘미주 한인의 날’은 한인 커뮤니티를 주류사회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한인 2~3세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 뿐만 아니라 주류사회가 한인 커뮤니티를 소개하는 날로 삼을 수 있도록 행사가 다양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행사 때마다 “2세들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들을 했으나, 정작 이번 행사에서 2세들의 참여는 아직도 저조한 실정이다. 지난해말 12월 9일 미주한인재단전국총회가 워싱턴DC에서 열렸던 젊은 미주한인 리더십 컨퍼런스에 참석한 참가자 100여명중 1.5세 및 2세는 10여명에 불과해 젊은 한인들의 행사라는 이벤트 명칭을 무색케 했다고 한다.


‘해외한인의 날’ 불씨 당겨


한편 미국에서 제정된 ‘미주한인의 날’을 전세계에 퍼져있는 한인동포들의 날로 제정해야 한다는 운동이 본국에서 일어나 미주에서도 불길이 일어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에서 시작된 대한민국‘해외 한인의 날’(The Overseas Korean Day) 제정 청원운동이 지난 14일 미주 발기인 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한국에서는 2006년 11월 세계한인교류협력기구(KICA)가 결성돼 미주 이민 기념일인 1월 13일을 ‘해외 한인의 날’로 제정하도록 국회에 청원하자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상태다. 지난 14일 제2회 ‘미주한인의날’을 기념해 주님의 영광교회(1801 S. Grand Ave.)에서 열린 대 연합예배를 기점으로 미주 한인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국 국회에 낼 청원서 서명운동도 시작됐다.
이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김영진 KICA 상임회장(전 농림부 장관)은 “해외 한인 규모가 157개국 700만명으로 한인의 날 제정사업의 명분과 대의가 확실하다”면서 “전세계 한인회, 교계, 평통 등 한인들의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한인의 날’ 제정 청원서명은 오는 2월27일까지 마감하고 다음날인 28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김 회장은 “개천절을 한인의 날로 제정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미주 한인의 날과 같은 날 공식 해외 이민이 시작돼 1월13일을 한인의 날로 제정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미주 한인들이 이미 LA시, 캘리포니아주, 연방정부에 이르기까지 이날을 미주한인의 날로 기념할 수 있도록 이정표를 세운만큼 미주 한인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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