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좋은 자녀 조기유학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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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 거주하는 일부 기러기 엄마들 모임을 통해 만난 자식들의 모습도 그리 행복해 보이지 만은 않아 보였다. 한국에서의 학업 생활 못 지 않게 이곳에서도 학교와 학원을 다니면서 바쁜 생활에 지쳐가는 모습이었고, 일부 기러기 엄마들의 나태한 모습에 많이 화가 나 있는 학생들도 많았다. 기러기 엄마들 못 지 않게 이국 생활에 적응하는 것 조차 힘든 상태에서 일부 엄마들에 관한 소문 등을 통해 미국 유학 생활의 어두운 단면을 너무 일찍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미국 명 제이미 여(17) 학생은 “친구들 사이에서 일부 엄마들의 부도덕한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 해당 학생이 매우 힘들어 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찍 담배나 술을 배운다”면서 “불량 학생들끼리 어울리다 보면 매우 빠르고 나쁘게 변해 무서울 정도다”고 말해 기러기 엄마들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자식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학생들은 고등학교마저 퇴학을 당한 이후, 불량 서클이나 갱단에 가입해 술이나 담배 심지어 마약에 까지 손을 대고 있으나 대부분의 엄마들은 이런 사실에 대해 전혀 무지할 정도로 모르고 있다. 8년 전 입국한 모 학생은 고등학교 시절, 기러기 엄마와 아빠가 이혼을 한 후, 마약에 손을 대다 경찰에 적발되어 지금까지 보호 감찰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으며, 변변한 직업 없이 우울증 증세로 집에서만 생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현지 애인이 생긴 기러기 엄마가 한국에 있는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해 결별한 이후, 받은 위자료 재산을 지인에게 사기 당하고 생활고로 인해 생활전선에 뛰어들면서 자식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영주권까지는 취득은 했지만 딸아이가 본국에 있는 아버지를 찾아가겠다는 말을 할 때마다 이런 처지에 있는 자신 때문에 말리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처럼 탈선의 길을 걷는 일부 기러기 부모들로 인해 자식들마저 탈선의 위기에 놓여져 앞날까지 불투명해지고 있는 그들의 일그러지고 그늘진 모습을 지난 주에 이어 취재해 보았다. 
                                                                                           황지환(취재부 기자)


 













조기 유학은 가족해체로 이어져?
부모는 이혼· 아이는 탈선
기자는 수소문 끝에 지난 달 만난 ‘자기모’(자유로운 기러기 엄마들의 모임) 멤버들의 자식들을 만나 보았다. 저녁 7시가 조금 넘어 나타난 학생들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고, 그들 대부분은 한국에서의 생활 못 지 않게 힘들지만 주말에 이곳 저곳 다니면서 여유 있는 생활이 좋다며 다음 주말에 놀러 갈 계획에 들떠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엄마들에 다양한 불평을 늘어 놓았다. K 학생은 “가끔 엄마가 새벽 2시 넘어 들어올 때가 많은데, 혼자서 엄마가 차려 놓은 밥 먹고 숙제 하다 잘 때가 가장 싫다”면서 “다음 날 아침에 머리가 아프다 하시는 날은 전날 과음을 하시고 늦게 오신 날이고, 이런 사실을 아빠한테 말하면 싸우시게 될 것 같아 그냥 넘어간다”고 말해 나이 답지 않은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또 K 학생뿐만 아니라 P 학생도 “엄마가 친하게 지내는 이모들이나 삼촌이나 아저씨들도 있는데, 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싫다”고 말해 왜냐고 묻자 조심스럽게 “엄마가 바람 날까봐”라는 충격적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K 학생은 이미 어른들 세계에 대해 친구들도 다 알고 있고, 인터넷에서 보는 기사들을 보면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며 공부 마치고 빨리 한국을 가고 싶다고 했다.
이미 아이들은 처부지 자식들이 아닌 세상물정에 익숙해져 있었고 기러기 엄마들에 대한 문제점들과 외로움 남편과 떨어져 살고 있는 서글픔, 그로 인한 부작용 등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었지만 별로 개의치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 ’내 인생은 내 인생이고, 엄마 인생은 엄마 것이고,  아빠 인생은 아빠 몫’이라는 불행한 인식이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었다.













위자료로 받은 돈 몽땅 사기 당하고
급기야 맛사지 팔러 행

또 다른 사례는 지난 98년도 거슬러 올라간다. LA 국제 공항을 통해 기러기 엄마와 12살 딸아이는 두려움과 기대감속에 입국하였다. 쎄리토스에 보금자리를 튼 이들은 아주 평범한 부모 자식의 모습으로 시작했으나 결국 기러기 엄마 S씨는 3년 만에 남편과 이혼을 감행하였다. S씨가 밝히는 표면적 이혼 사유로 “한국에 있는 남편의 경제적 문제로 인해 더 이상 미국 생활이 불가했다”라고 했으나 당시 이곳에서 만난 사람과 불륜의 관계로 이혼을 결정했던 것이다.
하지만 S씨는 남편과 이혼 후, 당시 애인으로부터 사기를 당해 있는 재산을 몽땅 날리게 되자 생활전선에 뛰어들 수 밖에 없었고, 그녀의 딸 샐리 씨(가명,21)는 이런 일들로 인해 끝없는 방황의 길을 걷게 되었다. 술과 담배 뿐만 아니라 심지어 마약에 까지 손을 대 급기야 경찰에 체포되어 구금되기도 했었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현재 샐리 씨는 집안에서 두문분출 하며 변변한 사회활동마저 하지 못한 채, 우울증 증세마저 보이고 있었고, 본국에 있는 아버지에게 가고 싶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하기도 했다. 취재하는 동안 S씨는 지금의 딸아이 모습에 심한 죄책감을 보이며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호사스러운 생활을 할 정도의 형편은 아니었지만 한국 마켓이 어디에 있는지, 자동차 보험 가입이나 셀폰 개통 등 하나부터 열까지 나약한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자동차 세일즈 맨에게 의지하는 것이었다”면서 “당시 샐리마저 삼촌이라고 부를 정도로 서로 가깝게 지냈었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되면서 이지경이 되었다”고 말해 초기 정착과정에서 힘들고 외로움이 연출해낸 작품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S씨에 따르면 현재 기러기 엄마들의 60~70%정도는 애인 아닌 애인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S씨는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초기 정착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적지 아니하게 의지하게 된다”면서 “의지하더라도 넘지 말아야 할 선만 지킨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로 인해 문제가 야기 되는 것”이라 말해 초기 정착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가 변질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처럼 조기 유학이 많이 증가해서 이제는 삼삼오오 모일 수 있는 소규모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고, 경제적 어려움이나 정착과정도 상당히 수월하기 때문에 불륜이나 애정행각은 힘들고 외로움을 빙자한 사치스러운 짓거리 일뿐”이라고 못을 박기도 했다.
또 다른 37세의 기러기 엄마는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대 기업에 근무하는 남편과 결혼 한 후 딸아이의 조기유학으로 함께 온 후 역시 같은 이유로 남편과 이혼 후 애인에게 사기 당한 후 결국 딸 아이는 아빠에게 돌아가고 극심한 우울증에 마약을 손대다가 샌프란시스코로 올라가 맛사지팔러에서 일하다 지난 경찰 단속에 걸리는 참으로 비극적인 일도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멍들어 가는 기러기 아빠, 2-3년
만에 내 집 드나들 듯 다니는 병원

기러기 아빠들도 이런 소식들을 언론을 통해 접할 때마다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가족이 그리워 당장이라도 날라가 보고 싶어도 시간을 내기 어렵다 보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러기 엄마들의 뉴스가 나올 때면 ‘혹시 내 아내가’ 라는 불안감에 전화기를 만지작 거리며 깊은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미 대부분 기러기 아빠들은 아침을 거르는 것은 기본이거니와 회사나 집 근처에서 김밥, 샌드위치로 때우고 점심도 구내식당에서 해결하고, 저녁은 라면이나 짜장면을 시켜 먹으며 주말이면 청소, 빨래 등을 직접 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사내 모임이나 회식이라도 있는 날에는 만사를 제쳐두고 참석하거나 술로 외로움을 달래는 것이 일상화가 되어버렸다. 전직 기러기 아빠 출신인 김 모씨의 경우도 “기러기 아빠 생활 2년간은 솔직히 자유로움에 너무 편했지만 이후, 이러다 내가 먼저 쓰러질 것 같다는 위기감속에서 아내와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이민을 결정했다”면서 “대부분 기러기 아빠들은 고혈압, 당뇨, 심근경색 등 각종 질병에 걸려 건강을 잃기도 하고 일부는 신경과까지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기러기 아빠들의 고충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함께 수반되고 있었다.
특히 자식들의 교육비와 생활비를 매달 송금하면서 받는 스트레스와 극한적 외로움으로 인해 의사들은 ‘기러기아빠들은 건강 팔아 자녀교육을 시키는 것’이란 말까지 하고 있다.
이렇게 본국 교육 시스템이 만들어낸 조기 유학 열풍이 가정 해체까지 내몰고 있을 정도로 기러기 아빠와 엄마들 그리고 자식들까지도 위태로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으며, 일부 탈선의 길을 걷고 있는 기러기 엄마들에 대한 경종을 울려 더 이상 가정 해체를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들 끓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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