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은행 VS벤자민 홍 (새한은행장) 법정소송 금융권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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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LA민사지법에서는 나라은행(행장 민 김)과 벤자민 홍 새한은행장이 한판 싸움을 벌였다. 이날 재판까지 오면서 나라은행이 변호팀에게 지불한 금액만도 400만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불과 ‘60만 달러 보너스’ 지불문제로 옥신각신한 회계상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저버린” 이 재판을 지켜 본 한 관계자는 “부자간에도 돈 계산은 철저히 해야한다”고 중얼거렸다. 은행가에서는 나라은행의 이종문 이사장과 이사회의 실책으로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삽으로도 막지 못할 정도로 커저버렸다”고 안타까워하는 입장이다. 나라은행과 벤자민 홍 행장은 사실 한 몸이나 마찬가지였다. 서로 법정에서 만나 얼굴을 붉혀야 할 사이가 아니었다. 오늘의 나라은행이 ‘미주한인사회의 제2의 은행’으로 성장한 것은 바로 벤자민 홍 행장의 리더십 덕분이었다. 지난 1994년 당시 ‘미주은행’ 간판이었던 나라은행은 한마디로 파산 일보직전이었다. 이런 은행에 행장으로 취임한 홍 행장은 한인은행 중 최초로 나라은행을 나스닥에 상장시켰으며 그 후 5년간 자본금을 500%, 주가도 500% 상승시킨 그야말로 “나라은행 일등공신”이었다.  지난 2003년 12월 당시 홍승훈 행장이 전격사퇴하는 바람에 연 1달러 본봉으로 임시행장직까지 맡아 고군분투했으나 2005년 2월 양호 행장이 나라은행에 취임하면서 불거저 나온 ‘회계상 오류’ 시비로 급기야  ‘10년 봉직’ 나라은행에서 불명예 퇴출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강제 퇴역 당한 벤자민 홍 전나라은행장은 스타벅스 커피 봉지를 들고 샌타모니카 비치를 걸으며 인생무상을 느꼈다. 그 때만 해도 법정에 갈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자신이 새한은행장으로 취임하는 과정에서 나라은행측(정확히 말하면 이사회)이 보인 자세에 분노감이 타올랐다. 그리고 칼을 빼들었다.
                                                                                     제임스 최 <취재부 기자>



지난 1월 25일, 민 김 나라은행 신임행장의 취임식이 윌셔 플라자 호텔에서 금융계를 포함해 각계각층에서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대부분 은행관계자들의 모습이 보였으나 지난 20여년 동안 민 김 행장을 키운 벤자민 홍 전행장의 모습은 보이지 안했다. 그러나 홍 전행장과 민 김 신임행장은 서로 이심전심으로 이날의 의미를 되새겼다.
지금 나라은행과 벤자민 홍 새한은행장간의 법정싸움은 정확히 말해서 홍 행장과 나라은행 이사회와의 싸움이다.
2005년 당시 나라은행은 40만 달러를 들여 새행장을 물색해 우여곡절끝에 양 호 행장을 선택했다. 이 당시 이종문 이사장은 양호 행장과 민 김 전무를 두고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공연한 잡음만 생겨나고 은행의 공신력에도 타격을 입었다.
지금은 떨어저 나간 스티브 김 이사는 공공연히 ‘민 김이 행장 안되면 사퇴하겠다’며 박기서, 백제선 이사 등과 공동전선을 폈다. 원래 나라은행 이사회는 투표로서 결정하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행장 선출을 두고 막판 대결에서 벤자민 홍 당시 임시행장은 양 호 행장을 선택했다.
이번 법정소송에서 빌미가 된 2005년 회계보고 누락사태는2002년도 홍 전행장의 이익배당금 중 일부인 60만달러를 포기와 관련해 그것으로 해당 회계연도에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일어났던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었다. 당시 왜 홍 전행장이 어떤 이유로 보너스 60만 달러를 받지를 않고 은행에 위탁했는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명확한 설명이 없다. 다만 당시 홍 전행장이 이혼 과정에 있어 처리를 미루었던 것으로 유추 해석할 뿐이다.
이 60만달러는 시장서 주당순이익(EPS)이 2센트가량 차이가 날 수 있다. 이는 EPS를 2.5%이상 불린 것이며 주식시장서 이 정도면 주가를 5%가량 상승시킨 요인이 된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이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의 EPS 예상치에 2~3%가량 못미칠 경우 하루만에 10%의 주가가 빠지는 수도 있다고 한다. 나라은행측은 벤자민 홍 전행장을 고소하면서 ‘홍 전행장 때문에 나라은행 주가 2000만달러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 2005년 신임 양호 행장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는 벤자민 홍 전 나라은행장


벤 홍 행장은 신임 양호 행장이 60만불 보너스 이면 계약 문제를


감사 위원회에 보고했다는 이유로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그러나 양호 행장으로서는 은행감독국 감사 문제로 인해


‘어쩔 도리가 없었다’는 것이 금융계에 공통된 시각이다.

꼬이고 꼬인 사건


문제는 당시 홍 전행장의 이익배당금 60만달러를 의도적으로 누락시켰는가 여부에 초점이 마춰졌다. 만약 의도적으로 보고를 누락해 주식시장을 조작했다면 홍 전행장은 최악의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었고 나라은행도 ‘나스닥 퇴출’ 등 최악의 제재조치를 받을 번 했다. 하지만 증권거래위원회(SEC)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모두 “무혐의” 판정을 내렸다. 
당시 나라은행이 제출한 자료에는 “은행의 순익을 다듬기 위해(“to effect smoothing earning”) 홍 전행장의 2002년도 이익배당금 중 일부를 포기하고 은퇴 후 지급키로 했다”고 명시했다. 바로 이 문장 “은행의 순익을 다듬기 위해  “라는 것 때문에 ‘주가조작혐의’의 조사대상에 올라던 것이다.
당시 SEC와 나스닥 당국은 홍 전행장에 대해 의도성 여부를 조사했다.
그 배경은 60만달러가 누락된 2002년도 회계보고와 관련해 “60만 달러를 홍 전행장 은퇴후에 지급한다”는 이사회를 대표한 이사장의 서신이 문제가 되었다. 2002년 10월 10일자로 작성된 토마스 정 당시 이사장 서신을 2005년 3월 벤자민 전 행장이 당시 신임 양 호 행장에게 참고사항으로 인계하면서 전해준 것이 발단이 됐다.
양 호 신임행장이 그 서신을 이사회에 확인하고 그대로 처리했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은행가의 설명이다. 그러나, 신임 양호 행장으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만약 이같은 중대한 사실을 보고하지 않을시 감독국으로부터 엄청난 제재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사회 회의록 기록에는 “60만 달러를 홍 전행장 은퇴후에 지급한다”는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서신이 은행 변호사팀에게 전달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다시 말하면 은행 변호사들에게 일거리가 생긴 것이다. 여기에 일부 이사들이 동조를 했다. 말하자면 벤자민 홍 전행장과의 거리를 둔 일부 이사들이 ‘이사회에서 그런 논의를 한 기억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일이 더 꼬이게 됐다.
은행측이 회계보고서를 연기시키자 급기야 SEC는 회계보고를 조작 혹은 수정할 시에는 당시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삭스 규정에 따라 조사에 착수하면서 나라은행의 주식은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이후 나라은행 주식 NARA(E)라는 꼬리표까지 따라붙는 사태를 만나게 됐다.
2005년 당시 사태가 확산된 후 한인 금융가에서는 여러 시나리오가 돌면서 소위 ‘음모론’까지 퍼졌다. 일부에서는 홍 전 행장이나 정 전 이사장 모두 이면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문제의 심각성을 몰랐었을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엔론 사태’ 등으로 인해 미정부가 기업의 재무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사베인스 옥슬리(SOX) 법안 등이 제정되며 문제가 확산됐다는 것이다. 관례상 그냥 넘어갈 수 있었던 일이었으나 시기적으로 피해가기가 어려워졌다는 해석이었다.
또 다른 이유로서는 벤자민 홍 전 행장과 당시 나라은행 일부 이사들 간의 갈등을 들고 있다. 2002 년 ‘60만 달러 지불보증서신’ 작성 당시에는 홍 전 행장과 이사들간의 사이가 밀월관계였으나, 2005 년에 들어 관계가 악화됐다는 점이었다. 과거처럼 홍 전 행장과 일부 이사들간의 관계가 아주 좋았다면 ‘지불보증서신’ 이 문제될 것이 없었다는 시각이다. 당시 은행측이 홍 전 행장에게 지불한 액수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은행측이 관례대로 처리했을 수 있었던 사안이라는 것이다.













 ▲ 이종문 나라은행 이사장
“회계부정 아니다”


벤자민 홍 전행장은 2005년 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간이 지난 지금 누가봐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내용을 나라은행측이 문제를 삼았어요. ‘삭스 규정’은 기업의 회계부정을 방지하자는 것이지 받지도 않았고 설사 받더라도 컨설팅의 댓가로 약속한 급여를 어찌 하자는게 아니지요. 그래서 SEC측도 이 케이스를 일단락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다시 말하지만 회계부정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그리고 당시 모두들 그렇게 알고 합의했던 내용이고요.”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인터뷰에서 나라은행 이사회를 겨냥해 “받지도 않은 이익배당금 때문에 2년치 회계보고를 뜯어고친다는 것은 어이가 없는 발상이었다”면서 “사소한 내부적인 문제를 공개해 나라은행과 한인은행 전체에 좋지않은 결과를 초래시켰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웠다’는 말에 비유했다.
직접적인 거명을 하지 않했으나 홍 전행장은 은행 내부적인 정치적 역학 관계를 기업의 생명인 회계와 직접 연결시켜 은행에 치명타를 입혔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 인터뷰 당시에는 법정소송을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그는 정 전 이사장과의 동반 사퇴를 떠 올리며 “섭섭하죠. 저 뿐 아니라 토마스 정 이사장까지 고생했잖아요. 아직까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사태가 진행되고 마무리 될지는 관망하겠습니다. 관망후 결정할게 있다면 결정할 거고요. 예전에 나라은행 이사회 앞으로 보냈던 편지가 있는데 지금도 그 입장 그대로 입니다.”라고 말했다.
홍 전행장이 언급한 나라은행 이사회에 보낸 편지는 은행에서 퇴출당한 직후 한국을 여행하면서 당시 2005년 4월 7일자로 보낸 서신을 뜻한다.
홍 전 행장은 은행 이사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지난 2002년 10월 이익배당금 중 60만 달러를 포기하고 은퇴 후 받기로 했던 결정은 당시 모든 이사진들이 승인한 내용이다”라는 내용을 담았으며 “당시에 이사였으며 회계오류문제를 조사했던 특별감사위원회 소속의 두 이사가 포함된 것은 잘못되었다. 이들도 위원직에서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편지에서 “현재 특별감사위원회 소속인 김용환, 존 박 이사 등 2명은 문제가 된 ‘이사장 지불보증서신’을 지난 2002년 승인했던 이사들이라며 이해상충 관계가 있기 때문에 특별감사위원회에서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홍 전행장의 편지에는 당시의 이사진들이 문제가 된 ‘60만 달러 지불보증서신’의 내용을 이사회가 모두 합의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사들에게 향한 이 편지의 골자는 한마디로 ‘그 때는 합의해놓고 이제와서 왜 딴소리냐’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60만 달러 지불보증서신’을 제대로 알아 보지도 않고 문제를 야기시킨 후임자 양호 전행장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 포함됐다.
하지만 홍 전행장은 가장 핵심적인 사항 중의 하나인 회계오류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05년 나라은행 회계오류사태는 미주 한인은행 30년사 초유의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나라은행의 회계오류는 한마디로 이 은행 고위 관계자들이 상장기업이 지켜야할 투명한 회계처리를 잠시 망각하고 서로의 편의에 따른 이면 계약을 작성하면서 시작됐다.
물론 홍 전행장은 나라은행을 위해 헌신적인 공헌과 함께 회사의 실적을 위해 일정액을 희생했으나 뒤에서는 회계규정에 어긋나는 편법을 이용했다고 의심이 갈 수 있는 문제였다.
이번 나라은행과 벤자민 홍 전행장간의 법정소송은 은행의 이사회나 경영진이 고객의 예금을 다루는 은행으로서 회계의 투명성이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 또 아직도 이사회가 경영진을 제치고 자신들이 사안에 따라 적당히 조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이제 새한은행장으로 다시 “성장의 신화”를 추구하는 벤자민 홍 행장은 나라은행에 대한 분노를 은행합병으로 복수하려고 한다. 1년 전 그의 새한은행장 취임 소식에 은행 주가가 뛰었다. 74세의 노익장을 과시하는 홍 행장은 새한은행을 나스닥에 상장 시키고 그 여세를 몰아 나라은행을 합병하려는 ‘꿈’을 피우고 있다. 지난 1988년부터 6년간 한미은행, 1994년부터 10년간은 나라은행을 키웠다. 이제 세번째 은행인 새한은행에서 그 꿈이 실현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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