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공대 총격사건 특집 – 미국 언론과 한국 언론의 시각 차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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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공대 총격사건을 두고 미국 주류 언론들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다양하게 보도했다. 물론 CNN 등 일부 언론들은 처음에 “범인은 한국인(South Korean) 조승희”를 반복해 ‘코리안’이라는 이미지를 각인 시키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언론들은 인종문제로 보지 않고 사회문제에 초점을 맞추었다. 한 문제학생이 일으킨 사건으로 보고, 사회적 책임과 그 사회가 지닌 구조적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루었다.
또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데 많은 지면과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리고 사건을 통해 사회의 본보기가 될 영웅을 찾아내고 있다. 특히 사건을 두고 이 사회가 배워야 할 교훈에 대해 교육적인 면에 치중하는 경향이다. 미국 언론들은 범인이 한국인이라는 것 보다 총기류 소지 허용에 관한 규제의 문제점, 교내 안전강화 대책 등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이곳의 한인 언론들은 불필요한 사생활 보도에 너무나 선정적으로 다룬 경우가 많았다. 미국 정부는 미국 영토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외국정부나 기관, 단체 등 조직체가 사전계획아래 개입했다는 증거가 확실하지 않는 한, 개인에 의한 행동은 미국정부와 사회가 책임이 있다는 관념을 지니고 있다.                                             <특별취재반>


“약속된 삶을 빼앗은 교내 폭력”… 미국사회 총기 구입문제 부각
“희생자의 가족들도 범인의 국적보다 폭력 행위에 치를 떨었다”
제자 살리고 대신 총맞은 노교수의 영웅적 행위에 세계가 눈물













 ▲ 조승희
총격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17일 밤 LA지역 ABC방송 계열의 KABC(채널-7)는 특집방송을 통해 과거의 총격사건을 소개하면서 한국에서 발생했던 군내무반 총격사건도 보도했다. KABC 방송은 이날 밤 11시 정규 뉴스시간에 범인 사진을 비추며 “사이코 청년”이라고 묘사했다. ABC방송은 소수민족계가 관련된 사건을 보도할 때 유독 인종배경을 밝혀 문제가 된 적이 많다. 지난 15년 전 4.29 폭동 당시에도 한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많이 보도해 항의를 받은 적도 있다.
하지만 LA지역 로컬방송 중 가장 영향력이 있다는 채널-5 KTLA 방송은 저녁 메인 뉴스 시간 10시부터 30분간을 총격사건 보도로 채웠다. 메인 앵커 할 피셔맨은 논평을 통해 “이번 사건은 ‘코리안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이슈”라고 진단하면서 “총기규제”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뉴스 시간에 한국계 기자인 자넷 최(Janet Choi)를 등장시켜 한인 커뮤니티의 동향을 전했다. 최 기자는 한인들이 “범인이 한인이라는 점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고, 희생자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한다는 커뮤니티의 일체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방송은 미국사회에 대해 한인사회의 입장을 대변해 주었다고 볼 수 있다. 앵커 팀은 한인사회 취재를 담당했던 자넷 최 기자에게 “한인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는데, 최기자는 “나는 당황스러웠다”라고 답했다. 이날 사건 보도를 마감하면서 이 방송은 희생자들의 사진을 영상으로 내보내며 애도를 표했다.


코리안 문제 아닌 사회적 이슈


이 같은 비극이 발생할 때 마다 미국 언론들의 특징은 희생자들에 대한 보도자세가 매우 교육적이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Orange County Register)지는 18일자 신문에서 ‘약속된 삶’이란 제목에서 희생자들의 면모와 그들의 생전의 꿈을 소개했다. 특히 제자들을 피신케 하고는 자신은 총구에 희생된 노교수 리비우 리브레스쿠(76, Prof. Liviu Librescu)의 삶은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리브레스쿠 교수는 사건이 발생한 시각에 캠퍼스내 노리스 홀 건물에서 기계공학을 가르치고 있었다. 당시 건물 청소부가 다급한 목소리로 “빨리 피해라”고 소리치자 노 교수는 학생들에게 “빨리 도망가라”면서 자신은 학생들이 도망갈 수 있도록 교실 문을 방패로 삼아 범인의 진입을 막았다. 학생들은 2층 강의실에서 창문을 넘어 아래로 뛰어 내려 도망쳤다. 일부 학생들은 다리가 부러지기도 했으나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노교수는 머리에 총격을 받았다.
루마니아 태생인 유대인계인 노교수는 은퇴할 나이가 넘었음에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 노교수는 2차 대전 당시 ‘홀로코스트(Holocaust)’ 캠프에서 살아났으며, 루마니아가 공산화 되자 이스라엘로 탈출해 정착하다가 20여년 전에 미국으로 와서 버지니아에 정착했으나 아직도 국적은 이스라엘이다.
노교수의 영웅적인 이야기는 탈출한 학생들에 의해 알려졌으며 캠퍼스 잔디 밭에 마련된 그의 추모판에는 학생들이 갔다 논 꽃다발로 조그만 무덤이 되어 있었다. 한 학생은 “누군가가 나의 생명을 대신 구해 주었다고 생각해보자”며 눈시울을 붉혔다. 뉴욕의 유대인들은 노교수를 영웅으로 추대해 고향 길을 배웅했다.
희생자 중 한국계 혼혈아로 알려진 매리 리드(19, Mary Reed)양은 1 학년 생으로 이날 프랑스어 교실에서 참변을 당했다. 대학을 졸업하면 교사로서의 꿈을 키웠던 리드 양은 학생들에게 “사랑스럽고 정이 많았던 학생”으로 기억되고 있다. 지금 그녀에 대한 추모의 글은 MySpace.Com에 많이 실리고 있다.













유럽언론, 다인종사회 갈등표출로 보도


전 세계의 언론들도 미국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교내 총기사건에 대해 범인이 한국인으로 밝혀졌다는 소식 등 관련 뉴스를 연일 집중 보도했다.
처음에 범인이 “상하이 출신 중국인”으로 알려져 곤욕을 치렀던 중국은 한국인으로 밝혀지자 중국 관영 영자신문인 차이나데일리(China daily)는 이날 1면 머리기사 제목을 “대량학살범은 한국 학생(S. Korean student is mass killer)”이라고 달았다. 한편 관영 신화통신은사건 보도 특집 상단에 조의 사진을 싣고,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미칠 영향은?’이라는 기사에서 “중국 학생들도 아시아계의 일원으로서 정신적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의 파장이 더욱 컸던 것은 희생자들의 국적이 다양했기 때문이다. 버지니아 공대에서 박사학위 중 희생된 파르타히 룸반토루안의 조국인 인도네시아에서는 “35세 생일을 한 주 앞두고 희생됐다”며 애도를 표했다.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은 사설에서 “이런 비극이 반복되는 한 전 세계 사람들은 미국에서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된다”며 “총기 규제를 위한 미국 국민의 노력을 기대한다”고 적었다.
러시아의 관영 매체들은 논평 없이 사실 위주로 이번 사건을 보도했으나, 일부 신문사 홈페이지에는 반한감정이 담긴 댓글이 등장하고 있다. ‘파치무치카’라는 네티즌은 “이상한 한국인, 악의를 가진 한국사람을 조심하자”고 썼다.  유럽 각국 언론 역시 이번 사건이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허술한 총기규제나 다인종 사회 내 갈등과 충돌 등 미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는 “반자동소총 등 공격무기 소지를 금지한 법안 시한이 2004년에 끝났는데도 미국은 이를 방기했다. 이는 총기 범죄자들이 바라던 일”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르몽드(Le Monde)는 1999년 1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미국 컬럼바인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을 언급하면서 “버지니아 공대 사건은 미국 시민들이 사건의 책임은 사회에 있다는 사실을 되새기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씨 가족에 대한 무책임한 선정성 방송 논란


한편 한인 언론들은 범인으로 나타난 조승희 씨의 사적인 이야기까지 낱낱이 공개하는바람에 조 씨의 인권이 보호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었다. 사건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조 씨의 가족들의 직업 등이 상세하게 알려져 사생활 보호를 받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는 비판이 높았다. 심지어 조 씨 누나의 출신학교와 전공과목, 졸업연도를 밝히고, 미국 국무부 국제노동사무소 인턴 근무 경력까지 알렸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라디오코리아가 “범인 조씨의 부모가 자살했다”고 밝힌 보도이다. 출처가 확실하지 않은 내용을 가장 예민할 때 내보내 이 ‘자살 보도’는 한국의 대부분 신문 방송이 언급하는 바람에 여론몰이에까지 나서 또 다른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디오코리아는 ‘부모 자살’ 보도를 자신들의 인터넷 사이트에 3회까지 속보를 내는 등으로 결과적으로 네티즌들로부터 “제발 걷어 치우라”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 ‘자살보도’는 “FBI가 부모를 보호 중”이라는 정부 발표로 오보로 밝혀졌으나 라디오코리아는 사과나 정정을 하지 않았다.
미역사상 최대 교내총격 사건으로 기록된 사건이기에 사건에 관련된 모든 사항이 뉴스가 되고 언론사 저마다 빠르게 뉴스를 내보내기 위해 경쟁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센세이셔널한 면에 치중해 사실보도를 그르친다면 이는 청취자들과 커뮤니티에 정신적 피해를 주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의 언론이 지나치게 조 씨의 개인적인 사생활을 파헤치고 있는 데 대해 네티즌들은 “사건은 총기난사에 대한 것인데, 우리는 조 씨의 개인적인 부분에 매달려 희생자와 가족에게 더욱 큰 상처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고하게 희생된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잔혹한 사건을 저지른 조 씨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맞지만, 사건의 본질인 총기규제에 대한 분석은 없고 조 씨의 행적을 쫓는데 혈안이 돼 있다는 것이다.
‘kickeduplife’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뉴스를 계속 접하면서 한국 국민에게 불안감만 조성했지 사건의 근본적인 문제인 미국의 정책적인 부분을 속 시원히 지적한 기사나 사설은 없다”며 “이 사건은 미 총기협회의 집요한 로비로 총기규제법에 반대하는 부시의 책임이며 미국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daedalus2’는 “일차적으로는 대량살상의 원인인 총기문제가 이슈가 되겠지만, 2차적으로는 한인 유학생 가정의 정서적인 붕괴가 가져온 사건인 만큼 그에 대한 원인 진단도 필요하다”며 “한국언론들은 너무 냄비처럼 한국인 범인에게만 감정적으로 몰두한다”고 지적했다.


















버지니아공대 총기사건을 보는 시선 – 미국과 한국


만약 미국 학생이 연세대에서 총격살인을 했다면


이번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은 죄없이 학업에 몰두하고 있는 교수와 학생들에 가해진 무차별 살인사건이다. 이 사고가 나자 한국정부의 대책은 미국에서 반미감정이 발생하지나 않을까, 한국 교포들이 보복을 당하지 않을까, 이런데 집중됐다.
그러나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범인에 대한 국적을 따지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버지니아 주 케인 주지사는 “한인사회도 충격이 클 텐데 동요 없이 안정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밝혔고, 버지니아공대 존 돌리 교무부처장은 “모든 유가족들을 만났는데 아무도 한국에 대해 노여움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라며 한국인들의 마음부터 보살펴 주었다.
만일 연세대학 정도에 유학 온 미국계 학생이 똑같은 사고를 저질렀다고 가정해보자. 한국사회는 온통 반미감정으로 들끓었을 것이다. 인터넷에 미국을 욕하는 만화가 폭발했을 것이고, 곳곳에서 미국인들이 테러를 당했을 것이고, 주한미군 나가라는 데모가 연일 진행됐을 것이고, 미국 대사관에는 좌익들이 불을 질렀을 것이고. . .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
미선이 효순이 사건을 상기해보자. 공병용 장갑차를 운전한 미군들은 너무나 큰 덩치에 유리창이 만년필 정도로 뚫린 차를 운전하다가 불가항력적으로 과실을 저질렀다. 그런데도 한국의 방송과 언론들, 그리고 좌익들은 어떤 식으로 행동했었던가? 한 가족 당 2억원 이상의 돈을 주었지만 좌익들은 “미선아 효순아, 너희들 몸값이 60만이란다!” 하면서 거짓 쇼를 하여 범국민적 반미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바로 이런 것이 미국과 한국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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