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1.5세 한인들의 ‘빛과 그림자’(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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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공대 총격사건의 용의자가 “1.5세 한인 대학생이 범인”이라고 보도되면서 1.5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보통 1.5세라고 하면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대학생 이전) 미국에 온 세대를 말한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여러 가지로 엇갈리고 있다.. 이들 1.5세대는 한국어도 잘하고 영어도 잘하는 세대로 한인사회와 미국 주류사회를 연결시키는 세대로 알려져 왔다. 또 반대로는 한국어도 제대로 못하고 영어도 완벽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세대’ 로 정반대의 개념도 있다.
그래서 1.5세는 “한국인도 아니고 미국인도 아닌 반쪽 인간”이라고 하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미국과 한국 양쪽을 지닌 한국인”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미국에로의 이민 물결이 70년대 불어 닥치면서 부모손에 이끌려 아메리카로 온 한인 어린이는 문화적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기도 했으나, 부모들의 정성스런 관심 속에 자란 1.5세 중에는 미국 주류사회도 크게 인정하는 ‘차세대 지도자’들도 많이 있다. 문제는 이들 중 ‘잊혀진 1.5세’들이 너무나 많다는 점이다. ‘자식 교육 때문에 이민했다’는 말은 대부분 한인부모들이 잘 쓰는 말이다. 하지만 정작 이민생활의 어려움때문에 부모로부터도 소외 당하는 1.5세가 너무나 많다.   
‘1.5세대’라는 단어는 70년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이제 한 세대를 거처 오면서 1.5세에 대하여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사건이 많아져 학자들 사이에서도 새로운 연구과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이러는 과정에서 이번에 미국 역사상 최대 교내 총격사건으로 기록된 버지니아 총격사건이 ‘우울증에 빠진 한인 1.5세가 벌인 사건’으로 나타나자 한인 1.5세의 감춰진 진실들이 무엇인가가 주목을 받고 있다.                                    <
특별취재반>













성공한 1.5세대-실패한 1.5세대


지난해 8월 AP통신은 오리건주의 한인 1.5세 김모(32)씨가 대학가를 무대로 여자 속옷을 상습적으로 훔친 혐의로 11년 동안 감옥 신세를 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김씨는 2003-4년 2년 동안 대학 기숙사와 세탁소, 대학가 아파트 등을 돌며 여자 속옷을 훔친 혐의로 2004년 체포되어 법원에서 11년 선고를 받았다.
어릴 적 미국으로 건너온 김씨는 체포 후 그의 숙소에서는 훔친 날짜가 기록된 여자 속옷 3천400장과 다른 옷조각, 모발 등이 상자와 배낭 등에 가지런히 정돈된 상태로 적발됐다. 김씨의 개인용 컴퓨터에는 성폭행과 고문, 살인 등 장면을 주로 다룬 포르노 사진 4만 장이 들어 있었다.
당시 검찰은 법정에서 “김씨가 공공에 매우 위험한 인물”이라고 주장했으나, 변호인측은 “김씨가 우울증과 여자 속옷 집착증 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혀 폭력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지 않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법원은 김씨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을 것을 명령했다.
불행한 1.5세 김모씨와는 달리 한인 1.5세 주홍엽(48)씨는 한인 1.5세로는 최초 연방 고위직인 교통 및 자산 관리 담당 차관보이다. 그는 의회의 인준이 필요 없는 일반 행정직에서 한인으로선 최고 지위에 있다. 2세가 아닌 1.5세로서도 미 정부내 최고위직이다. 지난 2002년에 캘리포니아주 최초 한인여성판사로 임명된 태미 정 류(41.정영은)판사도 1.5세이다.
또한 지난해 하와이 호눌룰루시 경제개발국 국장에 올라 화제가 된 앤 정 국장도 1.5세이다.  그녀는 5세 때 가족과 함께 하와이로 이민, 하와이 메리놀고교를 졸업하고 1985년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캠퍼스에 입학했다. 사이컬러지와 리걸 스터디를 복수 전공하고 우등으로 졸업했다.
이 밖에도 한인 1,.5세대들은 클린턴 정부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정동수 (전 상무부 차관보) 변호사를 비롯 정 관계에 많은 인재들이 등용되었다.
그러나 이런 인재들의 노력은 모두 부모들의 헌신적인 뒷받침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성공한 1.5세대들의 배경은 부모들의 자녀들의 학교교육과 가정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열정적인 지원을 해주는 반면 실패한 1.5세대들의 경우는 한결같이 가정의 무관심과 소외에서 시작, 결국은 문제아로 전락 사회로부터 격리되거나 고작해야 이민 1세대들이 일군 한인사회에 들어와 미국인도 아니고 한국인도 아닌 생활을 통해 갈수록 피폐해지고 고립되어진다.


소외된 1.5세 대부분 가정에 문제점


미 정계에 화려하게 입성한 똑똑한 한인 1.5세들이 있는가 하면 11년 실형을 받아 차가운 감방에서 불우한 나날을 보내는 1.5세들도 많다. 지난 1996년 세상을 놀라게 한 “쌍둥이 자매사건”도 1.5세이다. 이같은 1.5세들의 공통된 배경은 부모로부터 관심에서 소외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이들도 학교에서는 “똑똑한” 학생들이었으나 사회로부터 소외당해 비뚤어진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또 부모와 가정으로부터 단절된 채 한국과 미국 문화의 경계에서 정체성의 혼란까지 겪으면서 학교와 사회 생활에 모두 적응하지 못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탈출구를 찾고 있었다. 더군다나 부모들이 이혼을 하는 경우 사춘기의 1.5세들이 당하는 고민은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의 고민을 달래 줄 대안이 한인 커뮤니티 안에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이다.
한인가정상담소의 한 관계자는 “이민 가정이 처음 미국에 정착해 부부가 생업에 매달리면서 자녀 교육에는 멀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면서 “자녀들이 미국학교에서 당하는 고민에 대해서 해결을 해주지 못해 탈선도 모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관계자는 “언론 보도에서 청소년 마약복용 기사가 나와도 부모들은 ‘내 아이는 아니겠지···’라고 자위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가정에서 어린 자녀들과 대화나 관심이 부족하면 이들이 중고등에 올라가서는 선도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한인청소년회관의 한 관계자도 “일반적으로 1.5세 어린이들은 미국에 와서 영어를 말하게 되면서부터 영어를 모르는 부모세대와 자연 단절감을 갖게 된다”면서 “한 가정 두개의 다른 세대가 공존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같은 환경에서 부모들이 이혼이라도 하는 경우에는 사춘기 1.5세 자녀들은 자칫 외톨이가 되기 일수이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버지니아 공대 총격사건의 주인공 한인 1.5세 조승희씨도 ‘외톨이’로 학교 생활을 했다고 한다. 조승희씨가 다녔던 고등학교를 관장하고 있는 버지니아주 페어펙스 카운티 교육청 산하의 호종락 카운슬러는 “학교에서 한국계 학생들이 문제를 일으켜 집으로 연락을 해도 학교에 찾아오지 않은 학부모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한인 중고학생들이 가장 많은 LA통합교육국의 한인 카운슬러들의 공통된 지적도 “학교 학부모 회의에 참가율이 가장 낮은 그룹이 바로 한국계”라면서 “말로만 교육때문에 이민 왔다고 하면서 자녀교육에 무관심한 면이 문제를 키우고 있는 것”이라고 단적으로 말했다.
미전국적으로 추모일로 정한 20일 참사의 현장 버지니아 공대 잔듸밭에는 조승희씨의 추모석을 포함해 희생자 32명의 추모석이 가지런히 놓였다. 이 학교 96년도 졸업생인 딸과 함께 버지니아주 애난데일에서 블랙스버그까지 찾아온 임남숙씨는 “이민온 한인들은 사는데 급급해 자식들이 학교에서 얼마나 힘들고 고통받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들과 더 많이 대화하고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어려움을 이해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소제-마약/ 폭력 등 1.5세대 강력사건 추방자 1,000여명


미 법무부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 1990년 이후 마약이나 갱조직, 폭력, 강도 강간사건 등으로 구속된 한인들 가운데 형을 복역하고 추방되거나 재판 도중 1.5세대 한인들이 약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되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한국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경찰이나 검찰에서 이들의 신병 관리 때문에 골치가 아플 정도이며 한국으로 추방된 이민 1.5세대들이 조직적으로 어울러져 국내 폭력조직과는 별개로 미국에서 사고치고 추방된 1.5세대들로 만 구성된 폭력조직이 3~4개가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과거 미국에서 살던 기반을 토대로 친구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마약 등을 운반하는 등의 마약범죄가 주를 이루고 있고 미국에 사는 친구들을 한국으로 불러들여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고 미국으로 도주하는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어 경찰당국이 특별팀을 가동하고 있을 정도로 사회문제로 번지고 있다.
결국 미국에서도 못살고 한국으로 추방되어 사회적응에 실패한 1.5세대들의 문제는 갈수록 심각한 병리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한국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1.5세대 한국인의 수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으며 이들의 범죄행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는 점에서 한국 정부의 1.5세대의 한국정착에 관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미국 이민 역사와 비례해 갈수록 증가추세에 있는 1.5세대들의 범죄는 어정쩡한 국가관과 혼돈된 문화의 차이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실패한 이민자들에 대한 사회의 배려와 정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인 1.5세 기자가 느낀 ‘버지니아 공대 사건’


인종문제로 몰고 가는 언론보도가 큰 문제


인간의 생명은 고귀하다.  그 생명을 잃는다는 것은 너무나 애석한 일이다. 컬럼바인 고교 총격사건 이래 미국은 또다른 고등학교에서 그와같은 일이 발생할가 두려움에 처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학교 캠퍼스가 공격을 당하는 헛점이 발생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대학생들이 고등학생 보다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더 잘 알 것이고, 아직도 미숙한 고등학생들 보다는 모든면에서 성숙함에도 불구하고 대학생에 의해 믿기 어려운 사건이 발생했다. 나는 그 참변 소식을 내가 재학하는 칼스테이트 노스리지대학(CSUN) 강의실로 가는 도중에 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 같은 사건이 우리 캠퍼스에서도 발생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느꼈다.
버지니아 공대에서 희생자들은 바로 그 날 그들이 죽는다는 것을 예견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 같은 일이 우리 대학 캠퍼스에서도 능히 일어 날 수 있다는 점에 불안함을 떨칠 수가 없다.
특히 총격사건의 범인이 한국인이라는 보도를 듣고서는 인종문제화 되지 않을가에 몹시 불안을 느꼈다. 대학 강의실 복도에 오가는 학생들이 혹시나 나를 보며 혐오감을 느끼지 않을가 유심히   관찰했다. 하지만 어느 학생도 그런 기미가 없었다. 내가 이런 감정을 품게 된 것은 신문기사와 방송보도에서 범인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지나치게 강조했기 때문이다. 물론 사건이 발생하면 관련자들에 대한 신원을 밝히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필요 이상의 신원을 강조함으로서 일부 미디어들은 지난 4.29 폭동때처럼 한국인들이 피해를 당할 위험성도 있다는 예상 보도를 내놓고 있으며, 심지어 한인 학생들은 피해를 우려해 학교 가기를 피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내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버지니아 공대 총격사건은 컬럼비안 고교사건과 마찬가지로 인종문제로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은 피해자 중에는 한국계 학생도 포함된 것을 보아서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모든 증거들이 인종과는 관련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NBC 보도에 나타난 조승희씨의 행동은 미친짓이고 정신적 병폐임을 나타내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일부 언론과 관리들은 우선 인종문제화를 먼저 거론하는 경향이 있으며, 범인의 국적을 시민들에게 필요 이상으로 각인시키려 한다는 점이다. LA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코리아타운에서 잘 알려진 임동선 목사는 이번 총격사태와 관련해 한국인들이 미국인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미친 짓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한국인 전체가 고개숙여 사죄해야 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컬럼바인 사건에서 백인학생이 사건을 저질렀는데 백인사회가 미국인들에게 사죄했는가? 무엇보다 더 큰 비극은 이런 사건에서 희생양을 찾아 보복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고조시키려는 언론이나 관리들의 행태이다. 이럴 때 일수록 사회가 인종문제 보다는 좀 더 시야를 넖혀 좀 더 구체적인 사태의 본질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분들과 유족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보낸다.


피터 김(본보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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