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한인 여학생 ‘8개월의 스탠포드 가짜 대학생활’ 기구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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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공대 한인학생 총격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한인 10대 여성인 에지아 김(18, Azia Kim)양이 명문 사립인 스탠포드 대학교 학생으로 약 8개월 동안 ‘위장학생’으로 재학하다 들통이 나는 미스테리 사건이 발생해 다시금 한인사회와 교육계가 경악과 함께 큰 충격에 휩싸여 있다.
더군다나 문제의 여성은 스탠포드 학생 신분을 도용해 샌타 클라라 대학에서의 ROTC 훈련까지 지난 2학기 동안 받은 사실이 추가로 밝혀저 학교 당국과 경찰이 아연실색할 정도이다. 이 한인 10대 여성이 왜 ‘가짜 스탠포드 대학생’으로 지냈는지에 대한 정확한 동기에 대해 학교 당국과 경찰이 조사 중이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상항은 한인 부모들의 ‘일류병’과 고등학교들의 ‘일류 대학 진학’ 열풍의 스트레스로 보여지고 있다.
엽기적이라고 불리워지는 이번 사건에 대해 LA타임스를 비롯한 미주요 언론들도 다투어 대서특필로 보도했으며, 인터넷 사이트에는 “가짜 여대생”에 대한 각가지 댓글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 댓글 중에서는 “누가 김양을 비난할 것인가”라며 김양의 처지를 옹호하고 동정하는 글들도 많이 떠오르지만, “당장 처벌해야 한다”면서 비뚤어진 행태에 대한 비난의 글도 많이 나오고 있다.                                    리챠드 윤<취재부 기자>


학교 보안시스템에 구멍
스탠포드 대학 측과 경찰 당국은 김양과, 김양이 만났던 캠퍼스의 학생들을 상대로 지난동안의상황과 과정 등을 조사하고 있다. 스탠포드대학측은 김양이 지난 8개월여 동안 기숙사와 컴퓨터실, 구내 식당 등 각종 교내 시설을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드나들 수 있었다는 사실에 크게 놀라고 있는 분위기다. 스탠포드 대학 측은 교내 보안 시스템에 심각한 구멍이 뚫린 것으로 보고 자세한 조사 과정을 거쳐 문제가 발견되는즉시 시정한다는 계획이다.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 이 후 미국 대학들의 교내 보안 시스템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스탠포드대학측은 이번 김양의 “가짜학생” 사건을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한편 ROTC를 관장한 군당국은 김양의 불법 ROTC활동에 대해 어떠한 문제도 제기하지 않을방침이라고 한다. 문제의 김양은 캘리포니아의 명문 고교인 오렌지 카운티 플러튼 트로이 고교(Troy High School)를 지난해 6월 졸업했다. 트로이 고교는 약 2,500명이 재학하고 있는데 한인 등 아시아계 학생들이 전체의 43%로 가장 많이 재학하는 학교이다. 올해 트로이 고교는 시사전문지 뉴스위크 조사로 남가주에서는 1위, 캘리포니아주 전체로는 3위를 마크한 우수고교에 선정됐다.
김양의 위장 학생 행태는 마치 오는 8월 1일부터 방송될 MBC 새아침 드라마인 ‘자매바다’에서 주연으로 나오는 탤런트 이윤지가 맡을 역은 “송춘희”라는 가짜 여대생 역할과 비슷하다. 이 드라마에서 이윤지는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정도로 냉철하고 용의주도한 성격이지만 빨리 성공하려는 조급함 때문에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는 역을 맡았다. 그녀는 초고속 도약을 위해 가짜 대학생으로 위장, 정재계 인사들이 출입하는 요리집 ‘삼운각’에 여대생 기생 1호로 들어가 가짜 여대생이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가야금과 장구, 기타 등 악기는 물론 영어와 일어까지 완벽하게 익혀 요정 ‘삼운각’의 밤을 휘어잡는다.
이같이 드라마에서 가짜 여대생은 심심치 않게 나오지만, 실지로 한국사회는 지난날 가짜 대학생과 가짜 기자가 많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도 가짜 대학생은 많이 있다. 특히 가짜 여대생이 다양한 방법으로 살아가고 있다. 흘러간 영화 ‘잃어버린 태양’의 엄앵란이 맡았던 역처럼 60-70년대 당시 가짜 여대생인 경우에는 열 명 가운데 열 명이 이화여대에 다닌다고 우겼다고 한다. 그 당시 여자 대학으로는 이대가 명문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가짜 여대생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은 룸살롱이다. 그곳에서 일하는 많은 여성들이 자신들을 “대학생”이라고 한다. 고객들이 ‘여대생’이라고 하면 색다른 감정을 지니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로 나서는 여성 중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여대생’으로 위장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김양의 대담함에 미언론도 경악











 ▲ ROTC활동 당시 김양
그러나 이번  불과 18세의 여성이 저지른 가짜 여대생 사건은 그 상항이 일반적 가짜 대학생 행각과는 너무나도 달라 충격적이다. 오렌지 카운티 풀러튼 지역 출신인 김양은 지난해 가을 학기부터 스탠포드 대학생 행세로 8개월간 버젓하게 기숙사에서 동양계 여대생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해 오다 들통이 나는 바람에 한인사회는 물론, 출신교교인 명문 트로이 고등학교와 스탠포드 대학교를 포함해 미대학 캠퍼스는 이 사건으로 한 동안 최고의 화제로 떠올랐고, 김양과 관련된 각가지 루머도 나돌고 있다.
김양의 위장행각은 스탠포드대학의 교내신문인 ‘스탠포드 데일리’(Stanford Daily)가 지난달 24일자 신문 1면 톱기사로 ‘가짜 학생 김양의 지난 8개월간 행적’을 폭로함으로써 알려지게 됐다. 이 신문이 캠퍼스에 뿌려지자 교내신문 인터넷 사이트에는 즉각 수백개의 댓글이 올려지면서 대학가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어 CNN, ABC, CBS, NBC 등 주요 TV방송들이 스탠포드 캠퍼스로 중계차를 보내 현장 중계를 하는 등, 이 사건은 AP통신과 LA타임스 등 주요언론에서도 주요기사로 보도되면서 전국적인 이슈로 등장했다. 또 이 사건은 연합뉴스와 KBS 등으로 한국에 까지 알려졌으며, 일본과 유럽에도 전해졌다.
김양의 스탠포드 생활은 지난 해 9월 18일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전날부터 시작되어 8개월이 지난 달 21일에 막을 내렸다. 자신의 신분이 들통나자 김양은 지난달 22일 새벽 2시경 콜택시를 불러 샌호세의 삼촌 집으로 짐을 싸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은 현재 학교 당국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우선 학교 당국은 불법적인 학교생활에 대한 벌금으로 하루 175 달러로 계산해 총 42,000 달러 정도를 김양 부모에게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양 부모측은 김양을 위한 스탠포드 대학 등록금 5만 달러 행방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트로인 교교를 졸업한 김양은 9월 신학기에 스탠포드 대학에 나타났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하루 앞둔 9월 18일 그녀는 210명의 학생들이 거주하는 학생 킴벌(Kimball) 기숙사에서 마침 신입생인 젠시 로지나(J. Rojina)와 미시 페냐(M. Penna)를 만났다. 김양은 이들에게 “내가 배정받은 기숙사 방이 서류상 잘못으로 두사람이 한꺼번에 배정받는 문제로 잠시 방을 비워야 한다”며 이들에게 방을 잠시동안 같이 쓰자고 요청해 동의를 받았다.


시험도 치고… ROTC교육도 받고












 ▲ 김양이 ROTC활동중 모습


(오른쪽 안경쓴 사람)

김양은 이들과 가까워 지면서 함께 놀러도 다니고 식사도 같이하는 등 완전한 스탠포드 학생으로 행세했다. 컴퓨터실에도 나타나고, 도서관에서 학생들과 시험공부도 함께 하고, 캠퍼스 행사 등에도 참가하고, 남학생과 데이트도 했다. 지난 봄학기가 지나자 김양은 동양계 학생들이 주로 기숙하는 오카다(Okada) 기숙사에 나타났다. 중국계 학생인 애미 주(A. Zhou)가 생활하는 1층 8호실 문이 열려저 있었는데 김양이 들어서면서 “룸메이트를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고 말했다. 마침 그방의 룸메이트는 한 학기 동안 쉬기 위해 일본으로 갔기 때문이다.
나중에 주양은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는 전형적인 스탠포드 학생 차림이라 아무 생각없이 허락했다”고 교내신문 기자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과거 한국에서도 “이대생”이라고 속인 많은 가짜여대생들 중에도 당시 한달 봉급액 정도인 불루진을 사입었다고 한다. 김양을 알았던 여러 학생들도 “교과서도 함께 구입하고 시험공부도 같이 했기 때문에 전혀 의심치 않았다”고 밝혔다.
김양은 오카다 기숙사로 옮긴 후 기숙사 학생 간부에게 ‘학교 기숙사 담당부서로부터 허가를 받아 이사했다’고 속였다. 그녀가 이사한 새 기숙사인 오카다의 방은 1층 8호실이었다.
그 방은 항상 한쪽 창문이 열려저 있었는데, 김양은 그 창문을 통해 드나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 열쇠가 없었던 김양은 룸메이트가 눈치채지 못하게 창문을 통해 출입해 왔는데, 룸메이트는 김양이 창문을 항상 열어두는 것이 방안 공기를 순환 시키기 위해 창문을 열어논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룸메이트인 주양은 “김양이 학교 행사 스케쥴도 알고 있었다”면서 “하루는 중간고사를 치루었다고 했는데, 내 친구도 김양과 같은 전공과 학생인데 바로 그날 시험을 치루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양은 자신의 전공이 생리학이라고 했으며 학부 2년생이라고 소개했다. 룸메이트인 애미 주양이 김양의 거동을 눈치채지 못했던 또다른 이유에 대해 교내신문은 ‘김양 룸메이트는 거의 매일 남자 친구방에서 지냈기 때문에 김양에 대해서 관심을 쏟을 여유가 없었을 것’으로 보도했다.













꼬리가 길면…
룸 메이트 의심이 단서
 이러한 그녀에게 운명의 날이 닥쳤다. 지난달 5월 20일 일요일에 기숙사 학생 임원들의 모임이 열렸다. 기숙사 학생들의 앨범 제작 관계가 논의되면서 학생들 신상명세서를 작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유독 김양에 대한 인적사항이 거의 없었다. 그런 과정에서 기형적인 생활을 하던 김양은 다른 한인 친구에게 자신의 기숙사 위치를 “오테로 기숙사에 있다”고 잘못 말한 사실이 룸메이트에게 알려지면서 비로서 의심을 받게 됐다.
마침 기숙사 학생 임원 중에는 한인 학생 김(Soo Kim)군이 있었다. 김군은 학생 기숙사 사감 사무실로 김양에 대한 인적사항을 문의하는 이메일을 띄었다. 담당 직원이 즉각 달려왔고 김양을 불러 질문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이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김양은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기숙사 사감실에서 룸메이트인 주양에게 보내진 이메일도 훔쳐보고 대신 회신을 보내기도 했던 것도 나타났다. 즉각 김양에게 퇴거명령이 떨어지면서 8개월의 엽기 행각은 꼬리를 내리게 됐다.
학교 당국은 김양이 스탠포드 대학 학생증도 없고, 기숙사 방 열쇠도 없으며, 컴퓨터실 암호도 없는데 어떻게 8개월 동안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컴퓨터실에서 작업을 하고, 카페테리아에서 식사를 하며 생활을 할 수 있었는지를 미스테리로 보고 있다. 교내신문 사이트에 올려진 한 댓글에서 김양의 특이한 행적도 나타났다. 하루는 배가 고팠던 댓글의 주인공이 김양에게 말하자 ‘김양이 그를 데리고 캠퍼스 맨홀 바닥을 통해 하수구를 지나서 올라가보니 그곳이 카페테리아 주방이었다’고 했다. 특히 이번에 발각된 오카다 기숙사의 방은 1층으로 창밖이 불과 1미터 높이어서 창문을 통해 드나들었다고 하드라도, 지난번 묵었던 킴벌 기숙사에서는 2층에서 생활했는데 어떻게 열쇠없이 드나 들었는지도 의문으로 남겨지고 있다. 김양은 스탠포드 정규 학생증 대신에 섬머스쿨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스탠포드 대학 기숙사
ROTC 복무도 미스테리
이러한 김양은 스탠포드 학생 신분으로 인근 샌타 클라라대에서 실시하고 있는 ROTC에 입단해 군사교육을 받고 1350달러 상당의 군용장비도 지급받은 것으로 드러나 관계자들을 더욱 놀라게 하고 있다. 현재 스탠포드대는 ROTC 프로그램이 없어 희망 학생들은 인근 대학에서 실시하는 ROTC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ROTC사건도 교내신문 ‘스탠포드 데일리’가 연달은 특종속보로 알려졌다. 김양은 ROTC 당국에 스탠포드의 가짜 성적표까지 제출했는데 대부분 과목에서 A를 받은 것으로 조작해 ROTC로부터 ‘우수간부후보생’ 상까지 받았다는 것이다.
김양은 후보생 훈련 과정에서 독도법 소총훈련 전투훈련 등을 수강했는데, 군관계자와 동료 후보생들은 김양의 성적이 매우 우수했던 것으로 전하고 있다. 특히 김양은 장군 출신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로버트 리 장군에 관한 리포트 작성을 훌륭하게 했으며, 군사,윤리학 등에서 뛰어난 브리핑으로 동료 학생들과 군관계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고 한다. 김양의 동료 후보생이었던 마이클 라이스는 “그녀는 아이젠하워에 관해 비디오와 오디오 자료로 멋지게 제작해우리들을 감탄시켰다”면서 “모든일에 열심히 하는 그녀를 가짜 학생이라고 의심할 구석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양은 4년간 전액 장학금을 받기 위한 정식등록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식 등록을 위해선 학교 등록증명서와 성적표 등을 제출해야 하는데 김양은 “부모들이 원치 않는다”며 정식 등록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신의 신분노출을 우려했을 것이란 게 ROTC측의 설명이다. 김양이 가짜 ROTC 후보생으로 행세한 이유에 대해 학교측은 ‘부모들이 스탠포드 등록금 통지서를 받지 못하는 것을 ROTC 전액 장학금 때문’이라고 설명하기 위해서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모들의 일류 지상주의가 원인











 ▲ 샌타클라라 김양
김양의 고등학교 성적은 중급 이상이지만 우등생은 아니었다. 그녀와 함께 트로이 고교를 다녔던 학생들은 김양이 스탠포드 대학을 다닌다는 소식을 듣고서 대부분 의아스럽게 생각했다. 한 학생은 “지난 겨울방학때 김양이 친구들에게 스탠포드대학에다닌다고 했다”면서 “그 소문은 학교 친구들에게 퍼져 나갔는데 많은 학생들이 믿으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내신문 ‘스탠포드 데일리’지가 김양과 가까웠던 고교 친구들과 학교당국자 그리고 교육관계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명문대학에 입학해야 한다는 부모들의 높은 기대가 심리적 압박감으로 작용해 김양을 돌출행동으로 몰아갔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또한 일부 고교들의 일류대학 진학에 대한 집착도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대학 교수인 데니스 클락 포프는 “부모들의 일류병과 오늘의 일부 고등학교 분위기가 학생들을 중압감으로 몰아 넣고 있다”고 말했다. 김양의 가까운 친구들도 트로이 고교의 분위기와 학부모들의 일류 대학 기대치 때문에 김양이 피해자가 된 것으로 보았다.
현재 스탠포드 대학 교내신문 사이트에는 연일 김양에 대한 댓글들이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김양의 처지를 동정한다”면서 “김양을 스탠포드대학에서 받아 주었으면 한다”고 애교 섞인 글도 있다. 하지만 또다른 네티즌은 “스탠포드 대학의 명예에 손상을 준 김양이 마땅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일부 네티즌들은 “김양이 일류병으로 희생됐다”면서 “누가 그녀를 심판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양은 그의 행적이 발각되기 불과 4일 전 Xanga.com에 “여름방학에 집에 돌아가게 되어 기쁘다. 그리고 스탠포드대학의 모든 친구들을 만난 것에 하느님께 감사하다. 나는 스탠포드를 사랑한다”라는 글을 띄웠다. 김양은 정녕 스탠포드 대학생이 되기를 열망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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