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대 결의안’을 위해 뛰는 “여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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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타운의 많은 사람들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미 하원 ‘정신대 결의안’(HR121)이 올해에 주요 관심사로 등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이번 결의안은 지난 1월 미의회의 일본계 3세인 마이크 혼다 의원이 발의해 화제가 된 것이다. 일본계 의원이 일본 정부에게 공개사죄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용기 있는 결단이다”라고 했는데 정작 그는 “양심에 따른 행동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 ‘정신대 결의안’을 위해 올해 LA를 포함해 워싱턴DC 그리고 뉴욕 등지에서 젊은세대들이 발벗고 나서면서 미 언론들로부터 “풀 뿌리 운동”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일본의 막강한 로비에 대항하여 젊은이들이 발로 뛰는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오늘에 와서 ‘정신대 결의안’이 미국사회는 물론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슈가 되었는데, 이런 결과는 지난 수년 간 묵묵히 일본의 과거사 범죄행위를 규탄하고 알리는 일에 주력했던 운동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년째 미국에서 위안부 소송을 주도하고 있는 ‘바른 역사 정의연대’ 정연진 대표가 이런 운동가 중의 한 사람이다. 그녀는 지난번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무산시키는데 중국측 운동가들과 연대해 약 4천만 명의 서명을 받아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이 운동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
당시 아사히 신문은 2005년 4월 15일자에서 “잇따른 반일시위는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하는 인터넷 서명에서 시작됐다”며 “지난달 말 이후 중국 인권단체가 만든 웹사이트의 서명숫자가 2000만명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그 진원은 미국 서해안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이와 함께 일본 안보리 저지운동을 펴고 있는 LA한인단체인 ‘바른 역사를 위한 정의연대’ 대표 정연진씨 인터뷰를 실어 사실상 이 단체를 주도적 운동체로 지칭했었다. 그녀는 1999년 일본종군 위안부와 징용 피해자등을 위해 배리 피셔 변호사 등과 함께 대일 배상 소송 팀을 만들면서 본격적인 법적 운동도 시작했다.
‘바른 역사 정의연대’의 정연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시민운동체는  이번에 ‘정신대 결의안’을 위한 한인사회의 “풀 뿌리 운동”이 결실을 보게된 이면에서 뿌리 역할을 했다고 볼 수있다. 이 ‘정신대 결의안’은 원래 민주당 소속 레인 에반스(Lane Evans) 의원이 지난해까지 4년동안 계속 발의해 온 안건이었다. 이를 혼다 의원이 올해 에반스 의원을 대신해 발의했던 것이다. 에반스 의원이 지난해 말로 퍼킨슨 질환 때문에 은퇴했기 때문이다. 정연진 대표는 수년 전부터 이 같은 결의안 통과를 위해 노력해온 사람들 중의 하나이다.
이번에 결의안이 다시 의회에 상정되자 그녀는 또다시 움직였다. 지난 5월 그녀는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Global Alliance 와 미국에서 위안부결의안을 추진하는 HR121 연대 팀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톰 랜토스 하원외교위 위원장을 상대로 하는 로비 작전을 모색했다.
펠로시 의장과 랜토스 외교위원장은 이번 정신대 결의안 통과에 빼놀 수 없는 중요 의원이기 때문이다.
정연진 대표는 이자리에서 중국계 리더들의 도움으로 낸시 펠로시 의장과 만나 결의안 지지를 호소했다. 그녀는  아시안커뮤니티 리더들이 마련한 리셉션에 참석해서 연설하는 펠로시 의장의 연설이 끝나자  펠로시 의장에게 “HR121결의안이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면서 “나는 아시안 계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러 왔다”고 말했다. 이에 펠로시 의장은 “잘 알고 있다”면서 “이같은 뜻을 랜토스 위원장에게도 전하기 바란다”고 답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 자리에서  결의안 통과를 강조한  중국계 릴리안 싱, 줄리 탱 판사들에게 “나는 분명히 HR121을 지지한다”고 다짐했다.
지난 달 16일 LA코리아타운내 윌셔 플라자 호텔에서 톰 랜토스 의원을 위한 리셉션이 열렸다. 이 리셉션은 HR121 가주연대(코오디에이터 이승호 변호사)측이 어렵게 성사시킨 자리였다.  물론 이자리에 정연진 대표도 참석해 샌프란시스코에서 펠로시 의장과의 만남을 전했다.
코리아타운을 처음으로 방문한 랜토스 위원장은 이날 예상밖의 연설로 주최측을 흥분시켰다.
랜토스 위원장은 “결의안을 외교위원회에 상정시켜 반드시 통과하도록 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아무도 이같은 확고한 지지 연설이 나올 줄 몰랐다.
특히 랜토스 위원장이 코리아타운을 방문한 날부터 외교위원회에서 결의안 투표가 실시된 지난 6월 26일까지 30명의 하원 의원들이 ‘정신대 결의안’ 공동발의자로 나섰다. 원래 5월 중 외교위원회 상정을 기대했는데 당시 지지 의원 서명수도 부진하고 있을 때였다. 그러나 랜토스 위원장이 코리아타운을 방문해 지지표명을 하면서 의원들의 분위기도 달라져갔다.
정연진 대표는 “이번 연방 회기는 8월에 휴회에 들어간다”면서 “가능하면 7월 중 통과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약의 경우 7월 통과가 되지 못해도 그녀는 절대로 실망하지 않는다. 그녀는 “HR121 이 이번에 통과하지 못하면, 가을에 또 상정하고, 내년에도 또 상정하고 통과될 때까지 계속해서 줄기차게 상정하면 된다”면서 “마이크 혼다 의원이 지난 1월말 상정한 H.R.121 은 2008년 말까지 통과시킬 수 있는 시한이 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미 마이크 혼다 의원이 여기에 정치생명을 걸었다”면서  “여기까지 온 마당에 그가 변심하여 입장을 선회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그녀는  “끝까지 될 때까지 밀어부치기 작전으로 나갈 것이다”면서 “한국계와 중국계 활동조직의 연대가 든든한 디딤돌이 되어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년말 은퇴한 래인 에반스 의원이 수차례 결의안 발의를 위해 기울여온 노력에 대한 작은 보답이라도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서울대 81학번으로  5공 군부 시절 운동권 대학생들의  ‘불의에 대한 저항’에 나섰던 여전사였다.  그녀의 큰 아버지는 민주공화당 초대 총재와 당의장을 지낸 정구영씨로 그로부터 군부정치의 부정을 실감하면서 불의에 대한 저항의식이 자라왔다. 나중 그녀는 서울대를 자퇴하고 1982년 도미 USC 사학과를 졸업하고 UCLA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그녀의 정의와 양심을 위한 운동에는 쉼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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