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특별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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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은행(행장 민 김)이 새한은행 벤 홍 은행장을 상대로 한 법정소송에서 패소했다.
나라은행은 벤 홍 행장을 상대로 5,500만 달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 벤 홍 행장으로부터 맞고소를 당했고 이 결과 예상을 뒤업고 패소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중재 재판에서 양측이 어느 정도의 책임을 떠안은 채로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벤 홍 행장이 일방적 승리를 거두는 대신 나라은행측은 완패를 당한데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재판결과는 한미은행(행장 손성원)이 나라은행을 상대로 합병을 모색하고 있으며, 나라은행과 중앙은행(행장 유재환)도 역시 합병을 꾀하고 있는 상항에서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한 나라은행의 패소는 어떤 형태로든 은행 이사회(이사장 이종문) 내부에서도 책임문제로 까지 비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소송을 제기할 것을 주장한 당사자가 누구였는지, 또한 벤 홍 행장의 ‘60만 달러 건’을 누가 사건화 시켰는지도 따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사회가 자기들의 실책을 덮어두고 슬그머니 넘어갈 가능성도 예상도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나라은행을 상대로 합병을 추진하려던 한미은행이나 중앙은행은 일단 나라은행의 이사회가 어떤 형태로 이번 사건을 마무리 하는지를 지켜보고 합병 문제를 추진할 것으로 보여진다.


                                                                                제임스 최 <취재부 기자>













LA코리아타운을 포함해 남가주에 있는 한인은행 14개 중3개는 본국에서 진출한 은행이다. 그 이외 11개 은행은 미주한인사회에서 설립한 동포은행이다. 반면 일본 커뮤니티에서는 일본인 자력으로 설립한 은행이 하나도 없다. 한 때 일본인이 설립한 현지 은행이 있었으나 지금은 모두가 일본 본국에서 진출한 은행이다. 일본 커뮤니티는 본국에서 진출한 은행들이 커뮤니티를 잘 이해하고 은행들이 거기에 맞게 지원하는 바람에 별도로 은행을 만들 필요가 없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
예전에는 한인사회도 본국에서 진출한 은행뿐이었다. 본국 진출 은행들은 일본은행들처럼  “동포사회 이익과 번영을 위해서 한인사회에 은행을 설립했다”고 진출 이유를 밝혔으나 실제로는 은행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인 경우가 더 많았다. 여기에 불만을 가진 한인커뮤니티에는 동포사회의 경제력이 성장되면서 자연히 동포들의 자력으로 은행이 설립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한인은행들도 설립 초기에 목적과는 다르게 상당부분 변질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한인들 사이에서는 한인은행들도 이제는 새 시대에 부응하는 체제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다.
이번에 나라은행과의 소송에서 승리한 벤 홍 행장은 “한인은행의 이사회부터가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을 했다고 한다. 벤 홍 행장의 승소는 어떻게 보면 단순한 개인적 법적 소송일 수도 있으나,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한인은행들의 이사회의 영향력과 인과관계 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또한 전 현직 은행 경영인간의 인적관계가 은행간 합병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누가 나라와 합병할까


현재 한인은행들 중 한미-나라-중앙 등 3개 은행들이 합병과 관련한 상호 모색을 하고 있는데, 나라 측은 한미나 중앙 어느 은행과 합병 논의가 이뤄진다 해도 별다른 장애물이 없다. 하지만 한미와 중앙간의 합병은 서로간의 인적 관계상 대화 자체가 힘든 상황이다. 때문에 중앙은행의 유재환 행장은 한미 보다는 나라와의 합병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유 행장이 한미와의 합병을 꺼리는 것은 바로 자신이 한미의 전임 행장이었고, 지금의 한미 이사회 실세로부터 ‘토사구팽’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관계 속에 한미측에서도 유 행장이 버티고 있는 중앙과의 합병은 썩 내키지 않는 사항이다.
유 행장은 한미 행장 시절, PUB(전가주한국외환은행)를 성공적으로 인수 합병해 한미를 명실상부한 ‘제1의 은행’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지금 한미의 실세 이사들은 ‘합병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한다.
한인사회의 제1위 은행인 한미은행과 제2위 은행인 나라은행 그리고 3위 중앙은행 등 3자간의 합병 모색은 어찌 보면 쉬울 수도 있고, 다르게 보면 매우 힘들 수도 있다.
객관적으로 볼 때, 한미의 손 행장은 미 금융권에서 인정하는 금융분석 전문가이다. 따라서 합병에도 그 나름대로의 이론을 겸비하고 있다. 중앙의 유 행장 역시, 노련한 은행가로 과거 한미행장 시절 PUB를 인수합병을 성공시킨 장본인이다. 그러나 나라에는 한미의 손 행장이나, 중앙의 유 행장을 상대로 합병을 책임지고 논의할 수 있는 사람이 현재로는 없다. 
이런 입장이기에 한미나 중앙은 나라를 상대로 합병 논의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한 은행관계자는 ‘나라의 민 김 행장은 과거 전무 시절 은행의 실무경험을 직접 관장했으나, 합병과 같은 대단위 프로젝트를 추진하기에는 손 행장이나 유 행장에 비해 유연감이 적다’고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민 김 행장이 합병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금년 말 임기문제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라의 이종문 이사장은 과거 북가주에서 은행 이사장으로 있다가 나라에게 합병 당하면서 옮겨 온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독단적 성격으로 합병을 주도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금융권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나라와 벤 홍 행장간의 소송도 이종문 이사장의 결단력 부족과 감사소위원회를 담당한 P 모이사의 판단 미비가 가져 온 결과라고 은행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나라 이사회의 향방은


나라는 홍 행장에 대해 계약 위반과 배임 법률위반 등에 따른 5,500만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 예상외로 기각 판정을 받았다. 이 소송은 나라측이 2002~2003년도 당시 행장의 이익배당금중 60만달러를 은퇴후 지급키로 이면계약서를 통해 합의 했으나 이를 2003년도 회계보고에서 누락한데서 비롯됐다. 회계보고를 누락시키면서 공연히 ‘주가조작’의 의혹만 부추겼다는 것. 결론은 벤 홍 행장 주장대로 나라가 회계보고를 하지 않아도 될 소지를 일부러 문제를 확대시켰다는 것이다.
벤 홍 행장은 과거 나라 임시행장 시절인 ‘지난 2002년 10월 이익배당금 중 60만 달러를 포기하고 은퇴 후 받기로 했던 결정은 당시 모든 이사진들이 승인한 내용이다’면서 이에 대한 집행을 나라측이 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나라측은 홍 행장이 애초 임시 행장 직을 수행하면서 일체 무보수로 근무하겠다고 했으면서도 이에 대해 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홍 전행장의 미숙한 회계보고 처리로 인해 은행주가 하락됐으며 결국 약 2,000만 달러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었다.
이 사건이 표면화되어 “주가조작혐의’로 나라측은 특별감사를 받았으나 은행감독국과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서 무혐의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당시 나라는 이미지 추락 등으로 주가는 21달러 이상에서 17달러 이하로 폭락하는 위기를 맞았다.
나라와 홍 행장과의 법정투쟁에 대해 한인 은행권에서는 ‘이종문 이사장 체제가 전임 이사회 결정을 두고 불필요한 논란을 벌였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 사건 때문에 나라에서는 토마스 정 전 이사장과 벤 홍 전 행장이 이사직에서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의 벤 홍 행장의 승소로 토마스 정 전이사장과 벤 홍 행장의 명예가 회복된 셈이다. 문제는 나라가 뒷수습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남아있다.
벤 홍 행장 문제로 이사장직까지 사퇴했던 정 전이사장장의 명예와 권리가 회복되어야 한다는 소리가 한인은행권에서 나오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실질적으로 나라의 최대주주로 있는 정 전이사장의 나라 이사회 복귀 여부를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만약 정 전이사장이 나라 이사회에 복귀하게 되면 합병문제도 크게 탄력을 받게 될 것이란 것이 은행권의 시각이다.
오늘날 나라를 ‘제2의 은행’으로 성장시킨 이면에는 정 전이사장의 리더십의 영향이라고 보는 것이 은행 관계자들의 평가이기 때문이다. 한 금융계 인사는 “정 전 이사장은 한인은행이 커뮤니티의 경제적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철학을 지닌 은행가”라며 “그는 합병 문제에서도 이론과 소신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합병 문제에 있어 공은 나라 이사회로 던져졌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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