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은행 합병 시리즈 3편 …‘合倂인가/ 伏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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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이익을 올리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고객이나 기업에게 돈을 빌려주고 그 이자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요즈음의 한인은행들은 빌려 줄 돈이 없어 장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고객들이 빌려간 돈을 갚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 18일 연방금리가 0.5% 하락하는 바람에 은행들이 한숨 돌렸다고는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세워지지 않는다면 한인은행들의 어려움은 계속 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인은행권 관계자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인수·합병’을 꼽고 있다. 현재 한인은행들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한인은행 ‘빅3’ 중 두 개인 나라은행(행장 민 김)과 중앙은행(행장 유재환)이 서로 합병을 적극 모색하는 실정이다. 한편으로는 소규모 은행들을 흡수하며 몸집을 불리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최대은행인 한미은행(행장 손성원)은 양쪽 은행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만약의 경우 제3의 은행과의 인수합병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나라와 중앙은 무르익어가고 있는 합병 흐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앙은행은 이번 애틀란타 소재 한인계 은행 제일은행을 인수하면서 나라은행과 동등한 위치에 서게 됐다. 만약 나라와 중앙간의 합병이 성사된다면 지금까지 한인계 은행들 사이에서 규모가 큰 은행이 작은 은행을 인수하던 합병 방식을 벗어나 서로가 동등한 위치서에 합병이 이뤄지는 것이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코리아타운 한인은행 합병사에 새로운 역사를 남기게 된다.                                          
제임스 최 <취재부 기자>


한미은행이 수년 전 PUB(전가주한국외환은행)를 합병한 방식은 한미가 일방적으로 PUB를 인수하다시피 한 것이었다. 커뮤니티의 파장을 생각해서 PUB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했을 뿐 PUB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미가 글로벌 뱅크를 인수했을 때도 이런 방식이었다. 
한때 한미와 나라가 50:50 방식의 합병을 모색한 적이 있었다. 당시 양측 협상팀들은 합병 후 은행 이름을 바꾸는 방은을 고려했다. 행장은 당시 나라 행장이었던 벤자민 홍 행장이 맡는 것으로 했는데, 한미의 이사진들이 반대했던 탓에 바람에 무산된 적이 있다. 지금 나라와 중앙이 비밀리에 추진하고 있는 합병도 한미와 나라가 시도했던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은행 명칭을 변경하는 안에도 일부가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문제는 합병된 후 이사회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현재 두 은행의 분위기를 살펴볼 때 중앙이 공격적으로 이번 합병에 임하고 있는 반면 나라는 보다 수동적이다. 중앙은 김영석 이사장의 전권을 받은 유재환 행장이 전면에서 협상팀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비해 나라는 이사진들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나라은행은 벤 홍 전행장과의 소송에서 패한데다 이 문제가 ‘주가조작 혐의’로까지 확대되는 바람에 이미지가 상당히 추락한 상태다. 재정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때문에 나라는 패소 후유증을 하루빨리 수습하기 위해서라도 중앙과의 합병을 마무리 지으려고 하는 것. 그러나 이 같은 수순을 중앙이 간파하고 있어 보다 우월한 위치에서 협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위권 진입”


나라와의 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앙은 전략뿐만이 아니라 은행간 규모 면에서도 대등한 위치에서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중앙은 미국 동남부 교두보 확보를 위해 현지 한인계 은행을 인수해 일단 지방세 불리기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중앙은 지난 18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소재 한인은행인 제일은행(First Intercontinental Bank 행장 이창열) 인수를 위한 최종 인수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는 자산과 부채를 모두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최종 인수가는 제일은행 장부가의 2.75배에 해당하는 6520만달러(주식옵션 360만달러 포함)다. 인수대금은 현금 60% 주식 40%로 지불한다.
중앙은 제일은행을 흡수 합병하지 않고 지주사의 자회사로 두고 은행 이름과 경영진을 당분간 그대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사진은 현 이사진 10명중 최대 5명을 영입하고 중앙은행에서 2명 이상의 이사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은행 측은 “현지 한인들의 은행에 대한 애착심과 직원들의 자부심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히고 “최종 인수까지는 제일은행의 주총 의결과 조지아주 은행 감독국의 승인절차가 남아있으며 내년 1월 말까지는 모두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환 행장은 “이번 제일은행 인수로 중앙의 자산이 22억달러가 넘어서며 LA 한인은행권에서 자산규모 2위 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밝히고 “특히 동부지역의 우회 진출이라는 새로운 전략적 돌파구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영석 이사장도 “단기적으로 미 전국 지점망 확충 계획에 박차를 가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제일은행의 조중식 이사장도 “(중앙은행의 인수로) 자산이 10배 늘며 개인대출 한도액이 커지는 등 지역사회를 위해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로 제일은행의 초기 투자자들의 투자 자산은 5배 정도 증식된 것으로 현지에서는 보고 있다. 중앙에 인수된 제일은행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자산 2억3000만달러에 예금 2억800만달러 대출 1억5300만달러 규모로 지점수 4개에 직원수는 49명이다.
나라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나라도 뉴욕 진출에 이어 뉴저지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지난 6일 나라는 뉴저지 오션카운티 브릭타운십에 소재한 미국계 은행의 지점 매입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민 김 행장은 “당국의 승인 절차만을 남겨놓고 있어 올해 말까지는 뉴저지에 나라은행 지점이 공식 오픈할 수 있을 것”이라며 “뉴욕에 이어 뉴저지 지역에 지점망을 갖추며 이지역 고객들에게 보다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나라측은 내년 초 팔레세이 파크와 포트리지역 등에 지점을 오픈하고 고객 확대와 함께 금융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나라측은 뉴욕지역에만 4개의 지점망을 갖고 있으며 뉴저지에는 대출사무소(LPO)를 갖고 있다. 이번에 매입하는 지점의 예금은 약 800만달러규모며 나라는 현금과 고정자산을 인수한다.













합병만이 살길


사실 지점망 확대로 몸집 불리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인은행들간의 합병은 말처럼 쉽지가 않다. 자산 순위로 2-3위인 이들 은행 한인들은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있으며 고질적인 문제인 자산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합병이 이뤄져야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입장을 지니고 있다.
한미의 손성원 행장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현재 월스트릿에서 한인은행에 대해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은 경쟁 심화”라며 “경쟁도 줄이고 수익성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월스트릿의 해답은 인수합병이며 장기적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자산 건전성”이라고 밝혔다.
나라의 민 김 행장도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우려하는 부분은 자산 건전성”이라며 “이전에 보였던 잠재 성장률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주가를 다시 이전처럼 올리려면 합병을 할 수 밖에 없고 이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은행간 합병은 양쪽 은행의 이중기록을 단일기록으로 결합하여 둘 또는 그 이상의 목록이나 파일을 결합하는 것을 말한다. 합병은 일상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이름을 제거하는 제거과정에 관련하여 행해진다. 재무적으로 볼 때 두 은행이 결합하여 단지 한 은행만이 법적 실체로 존속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인수합병(M&A)은 기본적으로 주식 확보를 통해 이뤄진다. 주식 확보의 가장 손쉬운 방법은 기존 대주주가 가진 주식을 사들이는 방법이다. M&A에는 거래 성격에 따라 목표 은행의 경영층과 합의에 따라 이뤄지는 우호적 M&A와, 그 반대로 경영층이 반대하는 가운데 주주들을 대상으로 일어나는 적대적 M&A로 나뉜다. 대주주 지분 인수가 여의치 않을 때 공개매수방식(TOB)을 이용할 수도 있다.
역합병(reverse merger)의 경우도 일어날 수 있다. 보통 한 은행이 다른 은행을 흡수하는 흡수합병의 경우 대부분 인수 은행이 남고 피인수 은행이 소멸된다. 한미가 PUB를 합병한 것 처럼 말이다. 하지만 역합병이란 오히려 인수 은행이 소멸되고 피인수 은행이 존속하는 경우의 합병을 말한다. 2002년 한국에서 하나은행과 서울은행간의 합병의 경우 사실상 하나은행이 서울은행을 합병하는 것이었지만, 존속법인은 서울은행으로 함으로써 형식적으로는 서울은행이 하나은행을 흡수 합병하는 형태로 했다.
돈 장사하는 은행간의 합병은 까다로운 절차가 따르게 된다. 은행의 재정상태 조사가 선결이다. 즉, 은행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관건이다. 따라서 합병을 위한 전문 회사가 나서게 된다. 이들 회사들의 전문 변호팀과 CPA들이 나서 작업을 하게 되는데,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만약 나라와 중앙이 합병 작업을 하기 위해 이들 전문회사들에게 맡긴다면 적어도 1000만 달러대는 훨씬 넘게 될 것이다.
나라와 중앙이 평등 합병이 합의될 경우, 새 은행 명칭과 새 이사회를 위한 인선위원회 구성, 주식 가격의 산정 등등 예민한 사항들이 있게 된다. 이러한 사항들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양측의 합병을 지원할 수 있는 버팀목이 있어야 한다. 중앙은 버팀목이 있지만 현재로서 나라에는 중앙만큼의 버팀목이 없는 것이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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