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 프라임 위기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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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계속되는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의 경기 선행지수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연방기준금리를 또다시 0.5%포인트나 인하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조치는 인플레이션 억제에 주력해온 FRB가 4년여 만에 금리를 인하해 긴축완화로 방향을 튼 것도 그렇지만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0.5%포인트나 금리를 내린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미국 정책당국이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경기하강을 심각하다고 판단한다는 반증으로 FRB는 이번 금리인하 조치에도 경기 하강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리챠드 윤(취재부 기자)


최악의 프라임모기지 사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관련해 “최악의 모기지 상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신용위기가 ‘중대한 시장 스트레스(significant market stress)를 야기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도 비슷한 시각 “미국 주택가격이 아직까지 3%밖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분명히 더 아래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가격의 추가하락은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미국 경제가 침체로 갈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버냉키 의장은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이렇게 밝히고 “최근에 서브 프라임 모기지를 대출 받은 사람들의 연체와 주택압류 비율도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리 인하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큰 폭으로 단행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염려가 높아지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금리 인하 조치 발표 후 달러화 급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달러화는 지난 1일 사상 처음으로 유로당 1.4달러 선을 넘어섰다. 달러화는 유로당 1.406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초 유로당 1.3201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달러화 가치는 올해 들어 6% 이상 하락했다.













금리인하 단행 경기 하락세 지속
로드리고 라토 국제통화기금 IMF 총재와 벤 버냉키 FRB 의장도 이날 “신용시장 혼란의 여파로 내년 세계경제의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 돼 지구촌 경제는 매우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브 프라임 모기론의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으로 세계 경제를 우려하는 최고위 경제 정책 결정자들의 잇따른 전망을 반영하듯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들도 불안 상태를 나타냈다. 뉴욕 민간경제연구소 콘퍼런스 보드는 8월 경기선행지수가 지난 6개월 사이 최대폭인 0.6% 하락했다고 밝혔다. 유로화에 대한 달러 가치로 사상 최저 수준인 1.4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미 경제의 둔화 가능성이 반영된 것으로 미국 경제의 인플레이션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달러 약세로 미국의 막대한 경상적자는 줄어들겠지만, 오히려 미국인들의 생활 수준을 하락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수출업체들도 이제는 내수 시장 중심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미국 소비자들도 주택 시장 거품이 붕괴되며, 수입제품에 대한 소비성향을 줄이기 시작했다. 대신 중국, 중동, 동유럽, 아프리카 등이 전세계 수입을 끌어들이며 새로운 소비 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미국에 의존하던 전세계 경제가 균형을 찾아가고 있는 셈이다.
최근 3년간 미국 달러화는 유로, 파운드 등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1999년 유로화 출범 이후 처음으로 1.4달러대로 올라서면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면서 달러 약세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달러 약세는 1991년부터 확대되기 시작한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데는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지난 2005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6.8% 수준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이 비중은 올해 2분기 말에는 5.5%로 낮아졌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는 큰 폭의 무역 조정을 보고 있다”면서 “달러 약세가 큰 폭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줄일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향후 12개월동안 경상수지적자가 GDP의 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달러 약세 가속화로 4%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급속한 무역 조정 미국 경제 상처로
그러나 급속한 무역 조정은 미국 경제에 오히려 생채기를 낼 수 있다. 미국은 그동안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자본수지 흑자로 메워왔다. 경상수지 적자가 줄어든다는 사실은 무역수지적자와 함께 자본유입도 줄어들면서 미국인들의 삶이 덜 풍족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해외자금유입이 줄어들고 무역적자 규모가 갑작스럽게 축소된다면, 미국인들은 고금리, 경기침체 등 최악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게 된다.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 수요 감소분을 메우지 못한다면,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정이 완만하게 진행될 수만 있다면, 미국의 번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FRB와 각국 중앙은행들이 신용경색 위기를 인플레이션 우려 없이 어떻게 막아내는가도 여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둘 중 어떠한 상황이라도 투자를 줄일 것이란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투자전략가인 조셉 퀸란은 “전세계 자산의 매도세를 확대할뿐만 아니라 미국 자산에 대해서도 벨트를 조아 멜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미국 무역 적자 규모가 어느 정도 감소할지 혹은 다시 늘어날지는 아직 논란의 대상이다. 브랜데이스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스쿨의 캐서린 맨 교수는 “무역 조정이 오더라도 실질적인 변화인지 혹은 이것이 일시적인 것인지를 우선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무역수지 적자 개선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인플레이션은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약세가 수입물가를 올리고 이는 인플레이션 위협을 키우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압력 고조는 금리를 높여 경제의 짐이 될 수 있다.
케네스 교수는 “경상수지 적자가 줄어들 경우 미국인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득 감소와 생활수준 하락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케네스의 분석에 따르면 달러 가치가 20% 하락할 경우 미국인들의 소득은 3% 줄어들게 된다. 인플레이션 염려는 원유 금 등 원자재 가격을 급등시키고 있으며 금값은 지난 2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이 온스당 전날보다 10.4달러 오른 739.9달러에 마감했다. 금값은 온스당 746.3달러까지 치솟는 등 2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염려가 커지면서 인플레이션 충격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금으로 투자가 몰리는 것이다. 유가 역시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2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전날보다 1.39달러(1.7%) 오른 배럴당 83.32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나흘 연속 종가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WTI 선물 가격은 이날 장중에 배럴당 83.90달러까지 치솟아 84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유가는 올해 들어서만 36% 상승하면서 미국 경기의 위축은 전세계 경제에 커다란 먹구름을 몰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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