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비자금 둘러싼 진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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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국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삼성 본관이 발칵 뒤집혔다. 전직 법무팀장이었던 김용철 변호사가 한 언론보도를 통해 “삼성이 임원들 명의의 차명계좌를 만들어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폭로했기 때문이다. 삼성 측에서는 일단 “단순 개인 간의 거래일뿐 비자금을 조성한 적은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전직 법무팀장의 입에서 터져 나온 발언인 만큼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법무팀은 삼성그룹 전체를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 전략기획실에 속해있는 조직으로서 전략기획실 내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부서로 꼽히고 있다.
특히 김 변호사의 폭로로 인해 한 동안 잠잠했던 삼성그룹의 도덕성에 대한 논란은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변호사의 주장대로 비자금 조성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비자금 사용목적 등으로 관심의 초점이 옮겨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렇게 되면 대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라는 것과 맞물려 그 파괴력은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사 = 박혁진 기자>


전직 삼성그룹 법무팀장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 29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을 통해 삼성그룹이 차명계좌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사제단에 따르면 삼성은 김용철 변호사의 동의 없이 은행과 증권사 등에 계좌를 개설한 뒤 이를 이용해 거액의 비자금을 관리하거나 자금을 세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에서 김 변호사 명의로 개설된 계좌에 지난해 1억 8천여만원의 이자소득이 발생했으며 이를 정기예금 연이율 4.5%로 계산하면 예금액은 50억원 대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계좌로도 거액이 입출금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자신을 비롯한 임직원 명의의 삼성 차명계좌는 천여 개에 이르고 금액은 최대 수조원에 이른다고 김 변호사는 주장했다. 그는 “삼성은 본인 동의 없이 은행, 증권사 등에 계좌를 개설한 뒤 이를 이용해 비자금을 관리하거나 자금 세탁용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내가 입사할 때(1997년) 제출한 주민등록증 복사본과, 자기들이 임의로 만든 도장을 이용해 수시로 신규 통장을 개설하고, 해지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비자금 조성 사실에 대해 삼성 측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삼성 측은 “내부 조사 결과 김 변호사 차명계좌에 50억원이 들어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 돈은 삼성그룹의 회사 자금이나 오너 일가의 돈이 아니라 제 3자의 개인 돈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해명했다. 삼성은 “김 변호사가 삼성에 재직할 당시 동료에게 차명계좌를 빌려주고, 이 동료는 이 계좌로 한 재력가의 돈을 위탁받아 관리해왔다”며 “이 계좌는 도용된 것이 아니라 김 변호사와 이 동료의 합의 아래 개설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삼성 충격 속


사실 여부를 떠나 그룹 핵심 간부 출신인 김 변호사가 삼성 내부 문제를 외부에 폭로했다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그룹 분위기상 내부 문제 폭로나 노조 등에 대해서는 항상 신경을 곤두세워왔다.
게다가 김 변호사는 특수부 검사 출신인 만큼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충분한 근거들을 모아왔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 측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삼성은 모 언론에서 김 변호사의 발언을 보도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김 변호사와 해당 언론사에 다각도로 접촉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이번 발언의 진위는 검찰의 수사에 의해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김용철 전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 명의의 차명계좌들은 삼성그룹의 비자금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유력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차명계좌 번호와 입출금 내역 등 돈의 흐름을 쫓을 수 있는 구체적 단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찰이 제대로 수사만 하면 지난 2002년 대선자금 수사 과정에서 ‘일각’만 드러난 채 ‘빙산’의 전모는 밝혀지지 않았던 삼성 비자금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해 김 변호사 명의의 차명계좌를 거쳐 간 돈의 흐름을 쫓다보면 김 변호사의 주장대로 이 계좌가 삼성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데 사용됐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자금을 추적하면 이 돈이 어떻게 조성됐고, 어디에 쓰였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삼성 쪽의 주장대로 김 변호사의 차명계좌가 회사와 무관한 삼성 임원 개인 차원의 ‘재테크용’인지도 명백히 가려질 것이다.
또한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비자금이 어떤 목적으로 조성됐는지로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면서도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데에 그룹의 많은 역량이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 실탄이라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러한 삼성그룹의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데 삼성그룹의 고민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용철 변호사는 어떤 사람?












 ▲ 김용철 변호사
김용철 변호사는 58년 광주생. 광주일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나왔다.
고대 법과대학원 재학시절인 83년 제 2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85년 사법연수원 15기를 수료했으며 89년 해군법무관으로 병역을 마친뒤 같은해 인천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이후 대전, 부산, 서울지검을 거쳐 인천지검 부천지청 부부장 검사를 마지막으로 97년까지 검사로 일했다. 검사 재직 때는 대형건설사 담합비리와 전두환. 노태우 전직 대통령 비자금 수사를 하는 등 특수 수사통이었다.
97년 구조조정 본부 법무팀 이사로 삼성에 첫발을 딛은 김 변호사는 이듬해 구조본 재무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삼성측에서 삼성기계와 제일모직, 삼성화학 해외사업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상무로 발령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재무팀에서 상무로 승진하며 4년동안 일하다가 2002년 1월 임원인사에서 다시 법무팀으로 컴백했다.
김 변호사는 2004년 8월 삼성그룹을 퇴직한 직후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냈다가 곧바로 법무법인 서정의 파트너로 합류한다. 김 변호사는 이와함께 한겨레 신문의 기획위원으로도 일했는데 한겨레에 근무하면서 대기업 관련 컬럼도 쓰고 기자들의 삼성관련 보도(07.5.25)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해 법무법인 서정의 권유에 의해 잠시 쉬게 됐는데 그이후 법무법인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이에 대해 “삼성이 뒤에서 압력을 넣어 개인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며 최근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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