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나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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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코리아타운 내 한인계 대형은행들이 ‘내우외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인은행권에서 제1은행으로 평가받는 한미은행(행장 손성원)은 3천만 달러를 부실대출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가가 9.88달러로 폭락했으며 이를 계기로 손 행장에 대한 이사회의 신임도가 점점 낮아지는 상황이다. 한미은행에 이어 한인은행권 2위와 3위에 올라있는 나라은행(행장 민 김)과 중앙은행 역시 주가가 26.59%(5.5달러) 51.11%(12.41%)나 동반 폭락하면서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중앙은행(행장 유재환)도 전임 행장 때 발생한 수출보험공사와 시중5개 은행과의 1억 달러가 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이로 인해 초읽기 수순에 들어갔던 나라은행과의 합병도 무산될 위기에 봉착했다. 제4의 위치인 윌셔은행(행장 민수봉)은 부동산 대출로 인한 부담으로 주가가 20달러 선에서 10 달러 이하로 폭락해 역시 위기에 봉착해 있다.
한인은행이 이처럼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나라은행의 상황은 타 은행들보다 더욱 심각한 상태다. 최근 중앙은행과 합병설이 꾸준히 나돌고 있는 나라은행은 벤자민 홍 전행장과의 법정소송에서 패하면서 책임여부를 두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수습되지 않은 가운데 느닷없이 사외이사 2명을 보강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전임 토마스 정 이사장과 현 이종문 이사장의 물밑 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가뜩이나 어려운 은행 경영에 걸림돌로 대두되고 있다.
선데이저널은 최근 어려움에 빠져있는 나라은행의 실상을 전격 취재해 봤다.
                                                                                   제임스 최(취재부 기자)

 
나라은행 대 주주들의 경영권 암투


<선데이저널>은 지난 호(616호)에서 ‘나라은행- 중앙은행’간에 합병논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보도한 후 한인 금융권에는 적지 않은 파장이 일어났다.
이에 대해 중앙은행의 실력자인 한 관계자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며 합병설을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중앙은행의 또 다른 관계자는 “합병은 계속 시도하고 있지만 나라은행측이 여러모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면서 “나라은행만 쳐다볼 수만 없다”고 전해 중앙은행이 나라은행과 별도로 다른 은행과 합병을 시도하는 냄새를 풍기고 있다.
이처럼 합병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나라은행은 갑자기 2명의 사외이사를 영입했다. 현재 6명의 이사에서 당연직 이사인 민 김 행장까지 합친다면 9명의 이사회가 된 것이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이종문 이사장이 자신의 세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 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새로 영입한 2명의 사외 이사 중 스티브 황 이사는 은행 전문성과는 관련이 없는 인물이지만 이종문 이사장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이 이사장이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나라은행의 돌발적인 사외 이사 2명 영입은 최근 토마스 정 전이사장의 복귀설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결국 나라은행의 이종문 이사장과 토마스 정 전이사장과의 보이지 암투가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이 이사장의 기선잡기라는 것이다.


벤자민 홍 전 행장 패소 책임도 한몫


나라은행은 최근 전은행장이었던 벤자민 홍 새한은행장과 법정소송에서 패하면서 심각한 후유증에 휩싸인 바 있다. 이사회 사이에서 책임론 문제가 대두됐던 것.
여기에 홍 전 행장이 관련된 ‘이면계약서’로 반강제적으로 퇴진 당한 정 전이사장의 이사회 복귀 문제가 부상되면서 나라은행의 이사진들은 물론, 민 김 행장 등 경영진들이 잔뜩 긴장한 상태이다.
이 같은 상항에서 홍 전행장이 지난 8월 재판 승소 이래 다시 나라은행을 상대로 제2의 강 펀치를 날리는 바람에 나라은행 측이 다시 휘청거리고 있다. 자칫하면 나라은행은 주주들이 들고 일어나 현재의 이사진들의 무책임한 경영지침에 집단소송의 대반기를 들 조짐도 포착되고 있어, 창립 이래 큰 위기에 몰릴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홍 전행장은 자신이 비록 나라은행의 행장직과 이사직을 물러났으나 아직도 자신은 나라은행의 주주라는 점을 내세워 현 나라은행의 이사진들이 제대로 은행을 이끌지 못해 주주들의 이익을 손상시켰다며 백제순 이사를 포함한 2명의 퇴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백제순 이사는 이사회에서 감사부문을 담당한 이사로 문제의 벤자민 홍 전행장의 ‘이면계약서’를 ‘주가조작혐의’로까지 몰고 간 장본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토마스 정 이사장은 홍 전행장이 ‘주가조작혐의’를 받을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6개월 후 보자’며 사퇴종용


그러나 당시 뉴욕은행의 한국 지점장인 양호씨가 행장에 선임되면서 문제의 ‘이면 계약서’를 작성한 홍 전행장과의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백 이사를 포함한 일부 이사들의 무언의 지지를 등에 없고 문제를 확대시켜 나가 하지 않아도 될 회계보고서를 새로 작성하는 사태로 발전하면서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되자 주가는 급전직하는 사태와 함께 상장은행의 꼬리표가 달리는 수모를 안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이사진들은 당시 정 이사장에게 몰려가 ‘이사장인 당신이 물러난다면 은행이 책임을 지는 모양새가 되어 위기를 넘길 수 있다’며 실질적으로 퇴진을 종용했다.
자신의 이사장 직책보다는 은행의 살길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정 전이사장은 동료인 이사진들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사표를 썼다. 이종문 이사장을 포함 일부 이사진들은 불명예로 물러나는 정 전이사장에게 ‘6개월만 참으면 다시 모시겠다’면서 ‘명예회장’이란 감투까지 선사하면서 이사장으로서의 예우를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이종문 이사장 체제가 되면서 이 모든 약속들은 물 건너 가버렸다.
이후 홍 전행장의 ‘이면계약서’가 ‘주가조작’이라는 혐의에 대해 금융감독원 등 감사기관이 강도 높은 조사를 실시했으나, 정 전이사장이나 홍 전행장 등에서 혐의를 발견치 못했고, 나라은행은 꼬리표도 떨어져 제 기능을 하게 됐다. 그러자 이종문 이사장 체제에서 나라은행은 홍 전 행장의 이익배당금 지불요구 등으로 인해 회계보고 누락사태로 5500만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홍 전 행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맞서 홍 전 행장도 약속 받은 보너스 지급 맞소송을 제기했었다.
그러나 중재재판부는 홍 전행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나라은행 측이 홍 전 행장에게 지불키로 약속한 보너스를 지불할 것과 그 동안 지불 지연에 따른 이자까지 74만 달러를 정산토록 지난 8월21일 명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 재판에 따른 홍 전 행장의 변호 비용 50만 달러 전액도 나라은행 측이 부담하도록 명령했다. 이와 함께 나라은행이 홍 전행장에 대해 제기했던 계약 위반과 배임 법률위반 등에 따른 5500만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서는 “이유 없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나라은행 패소’ 결국은 이사회 책임


이 소송의 의미는 나라은행 측이 회계보고 늦장처리로 주가폭락 등 일련의 사태가 전적으로 당시의 이사회가 책임이 있다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벤자민 홍 전행장의 요구조건은 당연한 것이고, 그 사태로 이사장직에서 퇴진을 당했던 토마스 정 전이사장도 마땅히 원상회복으로 이사회에 복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5500만 달러의 손실은 홍 전행장이나 정 전이사장의 책임이 아니라 바로 현재의 나라은행 이종문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진들의 책임이라는 의미이다.
결과적으로 볼 때 문제가 되지 않았던 홍 전행장의 보너스 요구를 문제가 있는 것으로 만들어 사건을 복잡하게 이끌어 나가면서 마치 ‘주가조작혐의’로까지 문제가 확대되어 나라은행의 주가는 폭락했던 것이고, 당국의 조사가 착수된 것이다. 이렇게 문제가 복잡하게 된 것은 당시 이사회에서 감사역을 맡았던 백제선 사외이사가 이면계약서가 ‘주가조작혐의’의 증거가 될지 모른다는 의혹을 지니고 은행 법률팀에게 심사를 지시했던 것이고, 큰 건을 잡은 변호팀들은 회계사들과 영합해 사건을 눈덩이처럼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 사건으로 나라은행이 변호사들에게 지불한 돈만도 수백만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책임지는 이사들이 나타나지 않고 이종문 이사장을 포함해 박기서, 잔 박, 백제선 등 현 이사들은 서로의 눈치만 바라보고, 하루빨리 이 문제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지만 결과론에 대한 책임 공방전은 가열되고 있다.
물론 이사회 중심에는 이종문 이사장이 있으며, 여기에 박기서, 백제선 사외 이사가 계획을 서두르고 있다. 이런 나라은행의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현재 나라은행 이사회는 투자도 하지 않은 사외 이사들이 이사라는 직원으로 좌지우지 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다시 2명의 사외 이사를 영입해 사외이사가 이사회 과반을 차지해 전권을 휘두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인 은행권에서도 이사 선임 시기가 ‘하필 왜 지금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사 영입에 대해 나라은행은 ‘올해 초부터 이사진 영입을 추진했으며 이런 계획에 따라 전문성을 갖춘 2명의 사외이사를 영입했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민 김 행장은 나라은행 지주사와 은행의 이사회가 다뤄야 할 주요 현안이 너무 많아 현재의 7명의 이사진만으로는 업무를 처리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재정 전문가와 30년간 비즈니스 경험을 가진 사외이사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2005년 은행감독 국으로부터 MOU(양해각서) 제재를 받을 당시 다양한 경력의 이사진 구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후속 조치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나라은행과의 경쟁관계에 있는 한 은행장은 “미국인 사외 이사는 나름대로 재정전문가로 볼 수 있으나, 30년 비즈니스 경험을 가진 스티브 황 사외이사는 은행경영과는 거리가 너무 먼 사람으로 이종문 이사장과의 개인적인 친분관계에서 영입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참는 것도 한계


한편 한인 은행권에서는 ‘누구를 이사로 영입’했느냐 보다는 ‘선임 발표시기’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나라은행이 홍 전 행장에 대해 제기한 5500만달러 손해배상 소송에서 나라은행이 패소하면서 2년 전 홍 전 행장과 함께 물러났던 토마스 정 전 이사장의 이사 복귀가 ‘나라은행의 새로운 현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 아닌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이는 홍 전 행장이 소송에서 승리하면서 명예회복을 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는 가운데, 자연히 정 전 이사장도 명예회복을 위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사직 복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전 이사장을 퇴진시킬 때 ‘6개월 후에 다시 모시겠다’는 것을 공염불로 만든 현재의 이사진들은 이번 소송 결과를 받아 들고도 어느 누구도 정 전 이사장에게 도의적인 사과도 표하지 않고 있으며 경영진 측에서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고 한다. 이런 미진한 관계가 정 전 이사장의 심기를 더욱 더 불편하게 만들며 사태를 꼬이게 하고 있다.
정 전이사장의 주변에서는 ‘이제는 직접 명예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권유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상항을 감지한 이종문 이사장은 정 전이사장에게 “조금만 기다리면 조치하겠다”고 수 차례 말했으며, 이를 진실로 받아들인 정 전이사장은 지금까지 주위의 권유에도 일절 응하지 않았었다. 
이 같은 상항에서 나라은행이 전격적으로 2명의 사외 이사를 영입해 9명의 이사진을 구성했다는 발표에 사태는 점점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9명의 이사진 구성은 현재의 한인은행 이사진 구성 여건으로 볼 때 한계점이라고 볼 수 있다. 더 이상의 이사 영입은 없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정 전이사장의 이사복귀는 환영하지 않는다는 이사진의 답변으로 볼 수 있다. 사외 이사 영입 발표는 이종문 이사장이 해외여행 중에 민 김 행장 입에서 나왔다.  한 금융계 인사는 이번 사태를 빗대어 “이종문 이사장이 원격조종으로 정 전이사장의 복귀 희망에 비수를 꽂은 격”이라고 풀이했다.
나라은행 측은 이번 2명 이사 영입이 당국의 MOU 제재에 따른 후속조치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MOU가 해제된 지 오래된 시점이라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사 영입을 하려면 MOU 상태일 때 인선을 했어야 명분이 된다. 그러나 이미 제재가 풀린 상황에서 나온 이번의 사외 이사 영입 발표는 “눈감고 아웅”하는 식이라는 것이 입너 나라은행 사태를 바라보는 금융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더군다나 나라은행 측은 추가 이사 인선에 대한 질문에는 “더 이상 영입 계획이 없다”고 밝혀 금융권에서는 정 전 이사장의 복귀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판국에서 더 이상 ‘기다림’이나 대화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정 전이사장도 법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상항이 다가옴을 느꼈다. 여기에 지난번 소송에서 승리했던 벤자민 홍 전행장이 ‘일부 이사들의 퇴진’을 요구하며 제 2탄을 날렸다. 바야흐로 나라은행은 전임 이사장과 전임 행장의 선전포고에 전운이 감돌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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