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대특집5> 대선 D-30, 위기의 남자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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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부 능선이 눈앞이지만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정상에 오르는 것을 돕기 위해 베이스캠프에서 막후 지원을 하는 줄 알았던 동료가 느닷없이 경쟁자가 되어 먼저 정상을 차지하려 자신의 발목을 잡아끌고 있다. 등반 초기부터 불어왔던 ‘강풍’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선과정을 빗댄 표현이다. 지지율 50%를 넘는 고공행진을 펼치는 이 후보 앞에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돌발변수가 생겨난데다, 경선 전부터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되어 왔던 ‘BBK 사건’이 김경준씨의 한국송환이 임박해지면서 다시 한 번 큰 위기가 올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 후보는 지난 주 본국의 한 일간지에서 이 전 총재 출마 발표 이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41%를 기록하며 무려 10% 가량의 지지율 하락을 보였다. 50%를 마지노선으로 봤던 MB 캠프 쪽에 불이 떨어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 전 총재는 20%가 넘는 여론의 지지를 받았다. 만약 박근혜 전 대표가 이 전 총재를 지지한다면 이 후보와의 격차가 5% 정도까지 좁혀질 것이라는 다른 언론의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반면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는 10%대 중반의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앞으로 김경준 씨가 검찰 조사에서 의외의 폭탄발언을 한다면 현재의 지지율도 위태위태할 수도 있다.


현재 이명박 후보를 압박하고 있는 변수는 크게 3가지다.
우선은 이회창 전 총재 출마로 인해 보수층의 표가 갈린 것이다. 이 전 총재는 출마를 선언하자마자 20%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며 이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이 후보의 대선레이스에서 이 정도 지지율을 보인 경쟁자는 이 전 총재가 처음이다. 예상치 못한 상대로부터 예상치 못한 강한 압박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 전 총재는 이명박 후보의 신뢰성에 대해 깊은 회의를 느끼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리며 이 후보를 겨냥하고 있다.













이 전 총재의 압박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 후보는 그 해법을 박근혜 전 대표로부터 찾고 있다. 박 전 대표를  끌어안는다면 보수층의 안정적인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 후보가 먼저 몸을 낮추고 박 전 대표에게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이 후보는 연일 박 전 대표에 대한 극찬을 하며 그의 마음을 사려고 애쓰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주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전 대표는 정치적 동반자”라며 손을 내밀었고 다음 날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를 찾아가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정권창출을 하고 이 나라를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만드는 동반자가 돼 함께 나갈 것”이라고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박 전 대표도 일단은 이 후보가 내민 손길을 잡는 모양새다. 그는 12일 자택에서 칩거를 풀며 이 후보의 정통성을 인정하고 이회창 전 총재의 무소속 출마에 대해서는 ‘정도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지역 대회에서는 최측근인 유승민 의원, 최경환 의원 등이 참석해 ‘화합모드’로 들어갔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둘 사이의 관계가 대선까지 지속될 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일단 ‘공천권’과 관련해 둘 사이에 명확한 입장 정리가 있지 않다면 이는 ‘화약고’나 다름없다. 두 사람이 경선 이후 가졌던 갈등의 핵심은 공천권이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이 부분에서 이 후보가 계속해서 기득권을 주장한다면 둘은 다시 등을 돌릴 수 있다.
박 전 대표도 이회창 전 대표에게 ‘정도가 아니다’라는 대답을 하면서도 이 후보의 기자회견에서 진정성을 느꼈느냐’는 질문에 “(이 후보가) 실천에 힘써주시는 데 달려있다”고 말한 것이 그 반증이다. 이 후보의 태도에 따라 자신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일종의 여운을 남긴 것이다.
한편, 박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이회창 전 총재 “충분히 이해한다”는 짤막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내가 한나라당에 있었어도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또한 끝까지 박 전 대표에 대한 기대를 져버리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BBK 변수
BBK 의혹은 이 후보가 넘어야 할 가장 큰 변수다.
BBK 의혹은 박 전 대표가 당내 경선기간 이 후보를 집요하게 공격했던 대표적인 검증 소재였으며, 신당에서도 대선 판도를 뒤엎을 마지막 변수로 생각하고 있다. 여권 측에서는 이번 주 김경준씨 귀국으로 BBK 주가조작 의혹 사건이 전면에 부상하면 지지율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BBK 의혹은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출마 이유로 내세운 `불안한 후보론’의 근거이기도 하다.
결국 이번 주로 예정된 김경준 전 BBK 대표의 귀국과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상황은 언제라도 급변할 수 있다는 게 이 후보 측의 우려섞인 판단이다. 이 후보측은 후보등록일인 오는 25~26일 이전까지는 `BBK 의혹’ 해소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그는 지난 12일 한 언론에서 “이 후보의 친형 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인 `다스’가 BBK에 투자한 자금이 이 후보가 설립한 LKe뱅크의 자본금으로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당이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언론중재 신청은 물론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나선 것도 이같은 방침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당 선대위 산하 클린정치위원회 홍준표 위원장도 지난 11일 기자들과 만나 “BBK 의혹에 대해서는 관련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면서 “범여권에서 근거없는 의혹을 제기할 경우 소송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은 또 인터넷상에서 BBK 의혹과 관련한 무분별한 비방 댓글에 대해서도 ID 추적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단일화 영향은?
여권 측의 단일화 움직임도 이 후보에게는 눈에 거슬리는 변화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12일 `당 대 당’ 통합과 후보단일화를 선언하고 신당 정동영, 민주노동당 권영길,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13일 `반(反) 부패’를 기치로 3자회동을 갖는 등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범여권의 통합 행보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
그동안 전통적 호남 기반 세력의 분열과 이로 인한 여권 후보 난립으로 인해 반사이득을 봤던 이 후보에게 후보단일화는 보다 분명한 경쟁자가 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보수진영 후보들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현재의 비대칭적 선거구도가 무너지고 보수진영과 범여권간의 명실상부한 `일 대 일’ 대결구도가 구축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양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을 합산하는 수준을 넘어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표를 움직이는 계기로 작용하고, 이는 다시 호남에 원적을 둔 수도권 유권자들의 표심에도 영향을 미치는 `북상(北上)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다.
여권 측에서는 신당 정동영 후보가 호남권의 지지가 높고 민주당 이인제 후보도 충청권에 일정한 지지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안정하게나마 범여권 지지층의 기본 골간인 호남-충청-수도권의 서부벨트를 되살릴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결국 이러한 상황들이 이 후보에게는 호재보다는 악재일 수 밖에 없다. 아군은 전통 지지기반이 분열한 반면 상대편은 지지기반의 결집이라는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BBK의혹이 전면에 떠오르면 이 후보는 지지율 40%도 어려울 것이라는 추측도 설득력 있게 들린다. 대선까지 남은 30일이 이 후보에게는 30년 이상으로 길 것처럼 느껴질 법하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12일 “국민의 가장 높은 지지를 받는 한나라당의 후보가 정말 정직하고, 원칙을 지키고,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리더십인가 깊은 회의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뉴라이트 대전.충남 포럼 주관으로 대전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열린 강연에서 “이 나라는 돈 잘 벌고, 재주와 능력이 좋아서 출세하는 사람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작심한 듯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신뢰성과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핵폐기와 함께 북한의 봉건왕조식 수령독재체제는 개혁개방이 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한나라당과 그 후보의 왔다갔다하는 태도를 보며 대북정책의 원칙과 철학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또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남북관계에서 분명한 원칙과 철학을 제시하지 못하는 당과 후보를 믿고 정권교체를 확신할 수 있다고 보느냐”면서 “정직과 신뢰에 기반을 두고 남북관계에서 건전한 방향을 잡고 핵을 포기하는 분명한 방향을 잡지 않으면 큰 재앙의 시대가 닥친다”고 경고했다.
이 후보는 “자식에게 손해를 보더라도 정직해야 한다고 가르쳐야 하느냐, 아니면 정직하지 않아도 좋으니 남을 밟고서라도 뛰어나야 한다고 가르쳐야 하느냐”고 물은 뒤 “그동안 소홀히 한 정신적 가치를 중요시 하지 않고 기회주의적 포퓰리즘으로 정치를 한다는 사람이나 세력은 정권교체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거듭 각종 의혹에 휩싸인 이명박 후보를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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