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BBK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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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지만 ‘어디에서도 정책 대결을 찾아볼 수 없다’는 비판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이명박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는데서 찾아볼 수 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져야만 자신의 지지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연일 이 후보를 공격하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 정책선거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주요인이다.
가장 큰강력한  공격무기는 역시 ‘BBK 의혹’이다. 지난 8월 한나라당 경선 때부터 이 후보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혀왔던 BBK의혹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채 지루한 공방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대통합민주신당 등 여권에서는 BBK 의혹에 이번 선거의 승패가 달려있다고 보고 의혹을 밝히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그동안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응해왔으나 여기에 대한 해명이 오락가락하면서 결국 ‘모든 BBK 문제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는 양 쪽 모두 12월 5일을 전후해서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검찰 수사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문제는 공격하는 여당도 , 이를 방어하는 야당도 심지어는 이 문제를 보도해 온 언론조차도 BBK 사건의 핵심은 외면한 채 변죽만 울리고 있다는 점이다. BBK는 수년간 국가를 넘나들며 이뤄진 공금횡령 사건이자 악질 사기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돈세탁, 문서 위조 등 갖가지 경제 범죄를 저질렀다.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이러한 전체적인 사건을 파악하지 못한 채 오직 이 후보와 관련해 이면계약서 진위 여부 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한국지사 박혁진 기자>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BBK 사건의 본질은 김경준 씨가 ‘옵셔널벤처스’란 회사의 주가를 조작해 여기서 얻은 회사 돈을 횡령했다는 것과 BBK 회사돈 횡령에 가담했는지 여부다. 다른 논란사항은 여기서 파생된 곁가지라 할 수 있다. 현재 가장 핵심이 되고 있는 이면계약서의 진위 여부나 이 후보와 김 씨가 처음 만난 시점, 이 후보의 명함 관련 사안도 사실상 핵심을 밝혀내는 과정에 불과하다.
그러나 김 씨가 BBK라는 회사를 만들어 이를 통해 향후 주가조작에 관여해 미국으로 도주했다는 핵심적인 사실은 외면한 채 이 후보가 BBK와 어떤 관계가 있느냐의 식으로 본질이 호도되고 있는 것이다. 김 씨는 돈을 횡령하는 과정에서 국내법은 물론 여권위조 등 미국법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아 네바다주 검찰의 수사도 받은 바 있다.



 “처음부터 사과하고  들어갔으면”


이 후보는 이런 범죄를 저지른 김경준 씨와의 얽히는 것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김 씨와의 무관함을 강조하다가 해명과정에서 말이 헷갈리며 오히려 ‘BBK’와 관련해 더 큰 의혹을 사고 있는 것이다. 이 후보는 그동안 “절대 무관하다” “전혀 걱정할 것 없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을 뿐 정작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명쾌한 해명보다는 다른 얘기를 하거나, 중요하지 않다는 식으로 넘어가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한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이 후보가 ‘BBK와 관련한 의혹들에 대해 처음부터 사기꾼 김경준에 당했다고 밝히고 사과했다’면 지금처럼 BBK 문제로 불안에 떨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이 후보는 BBK 주식을 갖고 있던 것으로 확인된다 하더라도 법적으론 결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 사업상 실패는 할 수 있지만 자신의 돈으로 사업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게 될 경우 ‘성공한 CEO’로서의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음과 동시에 배신감을 느끼는 유권자가 늘어난다는 마이너스 효과가 있지만 상황이 지금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후보와 한나라당의 ‘갈 지(之자)’ 대응은 대선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상당수 여론 조사에서는 여전히 40%에 가까운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 여론 조사에서는 이 후보의 지지도가 35%까지 떨어진 것이다.
특히 26일 발표된 MBC 여론조사 결과는 BBK 사건과 관련한 국민들의 시선을 잘 나타내준다. MBC가 실시한 여론조서에서 41.3%가 이명박 후보가 BBK 사건에 적극 관여했을 것이라고, 36.6%는 BBK를 소유는 했지만 주가조작에는 관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열이면 여덟 명 가량이 이 후보의 ‘절대 무관’ 주장을 믿지 않는 셈이다.













계약서 진위 여부 따라 수사 방향 달라져


현재 검찰은 ‘주식거래 이면계약서’의 진위 여부 입증과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동시에 완료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만약 김 씨가 제출한 이면계약서가 가짜로 판명날 경우는 이 후보와의 연루설은 거기서 상황종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김 씨의 신뢰도는 땅으로 추락하게 된다. 이후  계좌추적을 비롯한 더 이상의 수사가 무의미해진다는 얘기가 된다. 이는 검찰이 부담 없이 수사를 종료할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다.
반면 계약서가 진본으로 드러날 경우 고민이 커진다. 이 경우 계약서 내용대로 돈이 흘러갔는지, 이 후보가 BBK의 실소유주인지 등을 계속 규명해야 한다. 대선 전 수사가 종료되지 않을 수도 있다. 검찰이 진행 중인 계좌추적의 핵심은 두 가지다. 우선 다스의 BBK 투자금 190억원의 출처 규명이다. 김씨 측과 대통합민주신당은 “도곡동 땅 매각대금이 다스를 거쳐 BBK로 전달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문제는 도곡동 땅과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후보 아니냐는 의혹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계좌추적 결과가 매우 중요하다.
또 하나는 소위 ‘주식거래 이면계약서’ 중 한글계약서에 명시된 49억9,999만5,000원의 흐름을 잡아낼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실제 돈이 이 후보측으로 전달됐는지, 신당 측 주장대로 계약서 작성 1년 뒤 LKe뱅크에서 이 후보 계좌로 입금된 같은 금액의 돈이 BBK 주식매각 대금인지 여부는 계좌추적을 통해서만 규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6,7년 전에 국경을 넘나들며 이뤄진 광범위한 자금 흐름을 하루 아침에 파악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다음달 5일까지 계좌추적조차 종료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에리카 김이 향후 추가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나선 마당이어서 이외의 자료가 나온다면 여기에 대한 수사도 진행할 수 밖에 없다.
판단 근거는 부족하고 변수는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검찰이 과연 다음달 5일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 지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증폭될 전망이다.







“있는 것 있다, 없는 건 없다” 할 것


임채진 검찰총장은 지난 26일 “이번 대통령 선거는 검찰이 국민과 역사 앞에 평가받는 시험대”라며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현안 사건들은 최대한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할 것이다.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배제하고 진실이 무엇인가 만을 생각하겠다”라고 밝혔다.
임 총장은 이날 오전 대검찰청에서 취임식을 갖고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이 앞선다”고 소감을 밝히며 이 같이 말했다.
임 총장은 “이번 선거는 검찰의 불편부당함과 공명정대함을 평가받는 절체절명의 시험대”라며 “엄격한 증거법칙과 정확한 법리판단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아, `있는 것은 있다’ 하고 `없는 것은 없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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