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들 “한국은 지금 스캔들로 날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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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류 언론들이 한국을 ‘스캔들 공화국’으로 묘사해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다. 한 언론인은 “우리끼리 쉬쉬하고 싶은 치부가 다 들어났다”고 개탄했다. 뉴스위크, 뉴욕타임스, LA타임스 등에서 다룬 이 기사는 ‘팩트’에 입각했다는 점에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언론들은 신정아 사건과 정윤재 비서관은 청와대가 관련이 있고 BBK 김경준은 유력 후보인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삼성 비자금은 한국 최고의 재벌기업이라는 삼성과 연관이 있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고 나면 터지는 부정 비리 스캔들 추문으로 하루도 바람 잘날 없는 치욕적인 ‘게이트’ 스캔들을 이제 미국언론들이 개탄하고 있을 정도다.
                                                                                   제임스 최(취재부 기자)


                                                                                              
‘제국의 어두운 날들’ 삼성보도


미국의 대표적 시사주간지인 <뉴스위크>지는 오는 10일 발매될 기사에서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야기된 삼성 부패 스캔들이 ‘삼성공화국’의 해체는 물론 ‘대한민국 주식회사’의 모습까지 바꾸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제국의 어두운 날들(Dark Days For The Empire)”이란 기사에서 ‘삼성 공화국’으로 불리는 삼성이 그룹 법무팀장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부패 스캔들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특검을 수용하고 이건희 회장 등은 삼성 그룹의 고위 인사들이 줄지어 출국이 금지됐다고 전했다.
삼성은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삼성의 ‘지배가(ruling family)’가 3천억 달러 가치에 달하는 제국의 지배를 둘러싼 생존 투쟁에 휩싸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이번 스캔들은 삼성의 지배구조뿐 아니라 소유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며 삼성이 개별 금융, 산업그룹들로 해체될 가능성도 있다고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분석했다.
<뉴스위크>는 또 삼성이 한국 경제에서 무려 20%를 차지하는 막중한 비중을 설명하며 이번 사건으로 ‘대한민국 주식회사’의 모습이 바뀔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임원은 “삼성은 로비와 뇌물로 전체 나라를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는데,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해체를 모면한 한국 유일의 대재벌인 삼성은 외자를 유치하고,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는 등 내부 개혁을 계속했지만 옛 관습을 버리긴 어려웠다고 <뉴스위크>는 밝혔다.
<뉴스위크>는 노무현 대통령이 임명할 특별검사가 얼마나 적극적인 수사를 벌일 것 인지와 한국의 대선 결과에 따라 삼성 부패스캔들의 추이가 좌우될 것으로 내다보고, 현대 출신인 이명박 후보는 중도 좌파 성향인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급진적 기업개혁을 추진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관측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지난 7일 “삼성이 정부, 법조, 언론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한국사회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군림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그러나 “강력한 내부고발자가 나타나 이건희 회장과 삼성을 대신해 자신이 직접 뇌물제공과 증거조작에 가담했다고 고백함에 따라 삼성이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삼성이 이재용 상무의 편법 주식증여 재판에 대비해 다른 고위임원이 희생양이 되어 죄를 뒤집어쓰도록 증언조작훈련을 시켰다”고 김용철 변호사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신문은 또 이건희 회장이 “한 일본 대기업은 도쿄 지검 검사의 애첩까지 관리했다”며 현금을 받지 않는 사람에게는 고급 와인을 선물하라고 말하는 등 구체적인 뇌물제공 방법까지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NYT는 반도체, 휴대폰, 평면TV 등에서 일본의 경쟁기업을 앞지르며 한국인의 자부심으로 여겨지던 삼성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사실에 한국사회가 큰 충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삼성이 관료, 법조인 외에 언론에도 뇌물을 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한국기자협회의 성명을 인용 “한국의 신문과 방송은 삼성 앞에 꼬리를 내린 강아지가 돼버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에 한국민주화운동의 정신적 지주였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중심적 역할을 했다고 지적하고 사제단측이 이번 사건을 “제 2의 민주화 운동”으로 규정했다고 전했다.
영국의 경제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 역시 6일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내용을 크게 전하며 이번 사건의 파장을 상세히 전했다. FT는 삼성이 한국의 산업화에 기여를 했지만 그간 “한국을 삼성공화국으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영국의 양대 유력 일간지가 삼성의 비자금 스캔들을 상세하게 보도하고 나섬에 따라 삼성의 대외 신인도에 큰 흠집이 남게 됐다.












 


부정 비리로 얼룩진 삼성해체 위기설


한편 <뉴스위크>지는 이미 지난해 2월에도 “한국은 삼성을 해체시킬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건희 회장 부자(부자)가 자신들의 경영 제국에 대해 9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도전을 받으면서 삼성 내부에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고 소개했었다
 “명백한 스타 기업을 해체시키려는 조치는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힌 <뉴스위크>지는  “삼성은 한국 기업들의 우상이기도 하지만 삼성의 복잡한 상호출자구조를 와해시키려는 국회의원들과 막강한 시민단체들의 주 타킷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잡지는 지난 5년 간 이 회장 일가는 재산이 2배 이상 늘어난 43억 달러에 달해 포브스지가 선정한 아시아 부호 16위에 올랐지만 같은 기간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0배 이상 오른 1000억달러 이상으로 아시아 5위라고 밝혔다. 이것은 삼성의 전략적 실책 때문이라는 일부 애널리스트 분석도 전했다.
이건희 회장이 주식이 저평가 상태였을 때 삼성전자 지분을 늘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한국의 반재벌 규제 환경과 부자에 대한 반감 때문에 이 회장 일가가 지분을 적게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고 이 잡지는 보도했다.
특히 이 잡지는 서울 주재 투자 컨설턴트인 토니 미셀의 말을 빌려 “한국은 공산주의와 다름없는 태도를 지니고 있다”며 “돈이 있으면 남에게서 훔친 것이라 생각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뉴스위크>는 이 회장이 한국에선 여전히 가장 유력한 개혁가이자 가장 존경 받는 기업인으로 남아 있다며 그는 불과 10년 만에 삼성전자를 메모리칩 휴대폰 디지털기기 등의 분야에서 세계 1위로 키웠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막강한 시민단체와 더욱 대담해진 규제당국이 생보사의 상장차익이 주주가 아닌 보험계약자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렇게 될 경우 이 회장이 삼성자동차 채권단에 양도한 주식 가치가 저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위크>가 ‘스캔들’ 보도에 앞서 <LA타임스>는 지난 30일 인터넷판에서 한국에서는 최근 날이면 날마다 새로운 스캔들이 터지면서 거의 모든 이들이 부정행위에서 자유롭지 못하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라고 보도했다.
<LA타임스>는 이날 `한국에서는 날마다 스캔들 터지는 듯’이라는 제목 아래 최대 기업인 삼성그룹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가 하면 노 대통령이 2002년 자신의 당선축하금 의혹과 삼성의 연계성 의혹 때문에 특검에 거부권을 행사하려 했으나 여론에 밀려 허가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이 신문은 대통령 선거의 유력한 후보는 BBK 주가조작 사건의 의혹 속에 유세를 펴고 있고 외국어고에서는 입시 부정행위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어 신정아-변양균 스캔들 등 출세를 위해 학력을 위조하는 사례들이 잇따라 터져 나오다 잠시 잠잠해지는 가 했으나 최근에는 `1호 밸리댄서 교수’인 안유진(39) 대한밸리댄스 협회장의 학력위조 스캔들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을 놓고 일부 학자들은 한국 사회가 그저 성공해야 한다는 병적인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라는 등 다양한 해석들을 내놓지만 이유가 어찌됐건 요즘 신문이나 방송 뉴스를 접하는 한국민은 거의 끝없이 터져 나오는 뇌물 수수, 사기, 알선 수뢰, 기타 부정행위들을 접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문조 고려대 교수는 이에 대해 “생존 경쟁으로 인해 무자비해지고 도덕은 경시된다”며 “다른 이를 앞질러 나가려는 경쟁심 속에 사람들은 어떤 수단에라도 의지하려 하고 그 결과 부정행위를 낳게 된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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