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의 한인사회는

이 뉴스를 공유하기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지난 6월 재외국민 참정권 제한 현행법이 ‘헌법불합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미주한인사회는 한국의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재외국민 참정권 실현을 위해한국의 정치권을 향해 참정권을 요구해왔다.
당시 미주 한인회총연합회(회장 김승리)와 미주 재외국민 참정권연대는 지난 7월 17일 마침 제헌절을 맞아 LA총영사관 앞에서 참정권 입법 촉구를 위한 가두시위까지 벌였다. LA한인회(회장 남문기)에서도 역시 참정권 보장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처럼 ‘재외동포 참정권’은 미주한인사회의 숙원사업 중의 하나이다. 전미 200여개 한인회의 연합체인 미주총연은 최근 한국과 미국의 주요 한인 일간지에 ‘재외국민 참정권 관련법을 즉각 제정하라’는 성명서를 전면 광고로 게재했고 특히 서울과 LA에 사무국을 신설하는 등 참정권 실현을 위한 조직 확대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도 참정권은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10년만의 정권교체를 맞이한 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다시 미주한인사회는 오는 4월 총선부터 참정권을 허용하라는 요구가 일어나고 있다.
이명박 당선자는 대선 전에 라디오코리아 대선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빠르면 4월 총선부터 재외동포의 참정권 보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참정권 문제 이외에도 이중국적 허용, 교민청 신설 등을 공약사항으로 천명해 주목받고 있다. 특히 교민청 신설은 현재의 재외동포재단이 외교통상부 산하 기구로 존속되어 해외 700만 교민의 문제를 제대로 처리할 수 없다는 지적에서 나온 공약이다.
                                                                                        <성진 취재부 기자>


한국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귀국한 국민성공캠프 미서부지역본부의 정진철  상임의장은 “이명박 당선자를 만날 기회가 온다면 교민청 신설을 강력하게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재외동포사회를 관장하는 재외동포재단은 외교부 산하 기구로 제기능을 발휘하기에는 역부족이다”면서 “최소한 교민청은 대통령 직속기구로 신설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700만 재외동포를 위한 사업을 전개하는 재외동포재단의 예산은 350억원(약 3500만 달러)이다. 그러나 인구 2만에 불과한 경상북도 울진군의 연간 예산이 3500억원(약 3억5천만 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을 보더라도 동포재단의 존재는 무의미할 뿐이라 교민청의 신설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실정이다.
현재 재외동포재단의 이구홍 이사장 자신도 최근 뉴욕에서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재외동포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교민정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외동포재단은 1997년 10월 재외동포재단법에 의해 외교통상부 산하에 설립된 재외동포 지원 전담기관이다. 주요 목적은 동포들이 거주국에서 민족 정체성을 유지하고 스스로 권익과 지위를 향상시키며 역량을 결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단은 지난 10여 년간 조사연구.교육.문화.차세대.한상.한인회.정보화.홍보사업 등 동포와 관련된 다양한 지원 초청 협력사업을 펼쳐왔다. 하지만 현재의 재단은 해외교민 700만을 상대하기에는 너무나 왜소한 조직이라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교민청 신설은 이 당선자 공약


교민청 신설은 이명박 대선 공약사항이라 다른 어느 때보다도 실현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이명박 후보 선거운동본부의 서병환 해외담당 보좌는 이 문제와 관련해 최근 “이명박 후보는 해외동포 권익신장을 총괄할 수 있는 교민청 신설을 대통령 공약 사항 가운데 주요 현안으로 내놓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 후보가 해외동포 참정권이나 교민청 신설에 관심이 높은 만큼 해외동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서 이명박 당선자를 위한 율사로 뛰고 있는 안상수 의원은 지난 1월 강연회 참석차 LA를 방문한 자리에서 “700만 해외동포는 한국의 큰 자산”이라고 강조하고 “해외동포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재외동포법의 보완이 시급하다면서 교민청 신설 을 위한 입법을 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교민청 신설과 이중국적 인정 등은 대선에서 낙선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도 지지하고 있어 여야합의로 언제든 타협할 수 있는 사안으로 발전되었다. 정 후보는 지난번 뉴욕 후원회 주최 시국강연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언제나 조국을 걱정하는 재외동포들은 조국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열정을 다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이제 세계 10위권으로 성장한 조국이 동포에게 돌려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한 정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주거지나 국적에 상관 없이 한국인이면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교민청을 신설하고 이중국적을 인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조건 없는 이중국적 허용


재외동포 참정권 허용과 이중국적 허용 문제에 있어 이구홍 재외동포재단 이사장도 적극적으로 찬성을 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는 지난번 뉴욕을 방문한 자리에서 “참정권 문제를 따지기 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이 바로 이중국적 허용 문제”라면서 “정부에서는 고급인력의 해외 유출 등을 막기 위해 ‘제한적 이중국적 허용’이라는 정책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밝힌 이구홍 이사장은 “이중국적은 조건없이 즉각 허용해야 한다”면서 “한국 국적을 가진 영주권자에게만 참정권을 주는 것은 반쪽짜리 참정권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진정한 의미에서 참정권을 부여하려면 먼저 이중국적이 허용돼야 한다”면서 “이중국적 허용을 입법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외동포들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제외동포들의 공헌에 대해 누구보다도 진지했다. 그는 “한국이 60년대에 전개한 새마을운동의 성공에는 재일동포의 헌신적인 경제적 공헌이 숨어있었다”고 말하면서 “70년대에 한국이 중화학 공업 육성의 기치 아래 비약할 때 재미동포는 선진국에서의 첨단 노하우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90년대 신도시 건설 등 각종 성장정책에는 재중동포의 노동력이 큰 힘이 됐다”면서 “이처럼 어려운 고비마다 재외동포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도 국내 동포들의 재외동포에 대한 인식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이구홍 재단이사장은 “700만 동포는 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모국에서는 재외동포들을 짐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정치인들은 말로만 재외동포를 위한다고 큰소리치지만 실질적으로 재외동포를 위해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라며 의문을 표시했다. 한예로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한상대회에는 1500여명이 참석했는데 세계한인회장대회에는 200명만 초청됐다. 그래서 이구홍 이사장은 정부 관계부처 실무자에게 “200명만 초청한 이유가 뭐냐”고 했더니, 그 담당자가 말하기를 “노 대통령을 만나러 청와대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200명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200명만 초청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호통을 쳤다”고 했다.
이구홍 이사장은 관계자에게 “더 많은 한인회장을 초청하면 대통령이 그들을 만나러 올 수도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면서 “재외동포에 대한 정부의 인식부터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정부는 반대 입장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이중국적 허용과 교민청 설립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피력해왔다. 그는 지난해 11월 캄보디아를 방문 중 동포간담회에 참석해 이중국적 허용문제를 꺼내면서 “마치 국적을 버리는 게 국가를 배신하는 것처럼 생각이 들 때도 있겠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결국 해외에 나가서 열심히 일하고 성공한 사람이 거기서 살자면 뿌리박고 국적을 취득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적을 두 개 갖게 하는 국가도 간혹 있지만 세계적으로 하나씩만 허용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남용의 여지도 있고 병역도 까다롭게 하는 나라라는 점에서 이중 국적을 채택하지 못했다”며 이중국적 허용 문제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노 대통령은 교민청 설립 요청과 관련해서는 “교민청을 만들면 많은 일이 진행될 것 같아도 더 많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며 “재외동포 재단의 활동을 더 확대해서 그런 요구가 충족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재외국민의 투표권을 허용하는 참정권 문제에 대해서는 “범위 문제를 놓고 국회에서 논의 중인데 진행이 빠르지 않고 판단이 어렵다”고 말했다.
10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한국의 정치권이 새정부 출범과 함께 교민청 신설, 이중국적 허용, 참정권 부여 등으로 700만 재외동포의 권익을 보장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