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도마 위 오른 김우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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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조원대 분식회계와 재산 국외 도피 혐의로 지난해 11월 징역 8년6월에 추징금 17조9253억원을 선고받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달 31일자로 특별 사면됐다. 김 전 회장은 지난 8?15 사면 때도 사면 대상에 올랐으나 추징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점 때문에 제외된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결국 참여정부 임기 말 마지막 사면의 혜택을 받게 됐다. 물론 이는 징역형에 대한 사면일 뿐 추징금에 대한 사면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현재 자신의 재산이 19억원뿐이고 이마저도 채권자들이 경매 중”이라며 병원비 5억원도 내지 않고 버티고 있어 추징금을 낼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 2005년 검찰 수사 결과를 통해 밝혀지지 않은 김우중 전 회장의 횡령금액 526억원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당시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지난 1996년 6월 무기중개상 조풍언씨가 대표로 있던 페이퍼컴퍼니 KMC에 송금했던 돈 4430만불(원화 526억)이 김 전 회장이 회사자금을 횡령한 돈이었다고 결론지었으나 실제 이 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에 대한 결과를 밝혀내지 못한 채 수사를 종결했다. 현재까지도 이 526억원의 행방은 미궁에 빠져 있는 상태다.
또한 <선데이저널>은 최근 김 전 회장의 사면을 즈음해 대우정보통신의 지분구조를 살펴 본 결과 여전히 대우정보통신은 조 씨 소유의 페이퍼 컴퍼니 KMC가 45%가 넘는 지분을 가지고 있는 대주주임을 확인했다.
또한 검찰은 2005년 수사 당시 KMC에 대한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는 조풍언 씨에 대한 소환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했으나 조 씨가 미국에 있다는 이유로 수사를 중지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향후 미국과의 수사공조를 통해 조 씨를 수사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본지의 취재 결과 조 씨는 이후에도 한국을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검찰 수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한국 검찰의 수사에 대한 진정성에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다. 
                                                                                                     <특별취재팀>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은닉재산 여부는 지난 99년으로 대우부도 사태 이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김 전 회장의 재산관계는 평소 김 전 회장과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알려진 무기중개상 조풍언 씨와의 거래 내역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다.












 ▲ 지난 2004년 LA타운내 가든 스윗트호텔에서 본보기자와 인터뷰했을 당시 조풍언씨의 모습.


김우중과 조풍언


지난 60년대부터 군납사업과 무기 중개로 많은 재산을 모아온 조풍언 씨는 지난 97년 대우그룹이 부도난 후 2년 뒤인 99년 대우그룹 핵심계열사 중 하나였던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식 258만주(전체 주식의 71.59%)를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홍콩 소재 투자회사 ‘홍콩 KMC’의 명의로 매입했다. 매입가격은 주당 1만 885원이었고 전체 매입가격은 281억원(2430만 달러)이었다. 당시 조 씨가 매입한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식가격은 대우그룹이 어려워지면서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식 일부를 계열사 직원들에게 우선 매각했을 때의 가격 1만5000원보다도  30% 이상 낮은 가격이었다.
문제는 조 씨가 주식을 매입했던 자금이 김 전 회장의 자금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김 전 회장은 조 씨가 대우정보시스템을 매각하기 직전인 같은 해 6월 (주)대우 미주법인의 자금 4,430만불(원화 526억원)을 KMC의 계좌로 송금했고 검찰 수사결과 조 씨는 이 돈을 이용하여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식을 사들인 것. 조 씨는 김 전 회장으로 받은 돈을 국내로 송금해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을 산 후 나머지 2,000만불로 (주)대우통신 TDX(전자교환기)사업 인수 계약금 사용했다. 때문에 당시 조 씨는 명의만 김 전 회장에게 빌려줬을 뿐 실제로는 김 전 회장이 회사를 직접 인수하기 위한 주식거래였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향후 검찰 수사에서 이 돈은 조 씨에게 빌린 돈을 변제한 것일 뿐 자신의 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편, 조 씨는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을 사들인 지 8개월 만에 95만 주를 주당 3만 5,407원에 처분하고, 처분한 돈 291억원을 홍콩으로 반출했다.













526억원은 어디에


검찰은 지난 2005년 김 전 회장이 해외도피생활을 마치고 귀국하자 그를 압송해 횡령 및 사기 대출 혐의 등을 수사했다. 수사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은 조풍언 씨에게 4430만불(526억원)을 송금한 경위에 대해 “지난 96년 4월 조 씨의 중개로 외국인의 돈 7500만불을 BFC을 통해 관리하다가 조 씨를 통해 4430만불을 반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2년 전 조 씨가 본지 전 발행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과 정확히 일치한다.
다음은 당시 본지 전 발행인과 조풍언 씨와의 인터뷰 내용 일부분.
“나는 김우중 씨와의 이런 연유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물(이름은 밝히지 않음)을 김 전 회장에게 소개해 주었고, 그 사람은 7500만 달러를 김 전 회장에게 빌려 주었습니다. 김 전 회장은 그 돈을 가지고 한미은행의 ‘전환사채’를 매입했고, 그 전환사채를 담보로 돈을 대출받아 대우그룹의 회생을 위해 그 돈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김우중 씨는 빌린 돈을 갚지 못해 결국 담보인 전환사채가 ‘백지사채’로 되어 버려 엄청난 곤경에 빠졌습니다. 그때 담보력이 높은 물건이 바로 대우정보시스템과 서울의 힐튼호텔,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 등이었습니다. 김 전 회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의 돈을 갚기 위해 대우정보시스템의 자신 소유 주식(당시 시가로 약 4500만 달러 상당)을 주면서 ‘한 달 뒤에는 배로 뛸 것이니 그때 주식을 팔아 본전을 챙겨 가라’고 말하더군요. 그러나 결국 주식이 폭락하면서 회수한 원금은 2500만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조 씨의 말대로라면 김 전 회장은 ‘세계적인 유명인’에게 2500만불만을 되갚았으며 나머지 5000만불은 다른 방법으로 돌려줬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돈은 조 씨에게 송금한 4500만불과 거의 일치하는 액수다. 하지만 실제 김 전 회장이 이 돈을 빚을 변제하는데 사용했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우중 전 회장과 김대중 전 정권 사이에서 조풍언 씨가 가교 역할을 해 대우그룹 회생을 위한 로비자금으로 들어갔을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다.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검찰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우 임직원들의 진술 및 관련 회계자료 등에 의하면, 조 씨에게 제공한 4430만불은 BFC에 입금된 7500만불과 무관한 돈으로 확인되어 김우중이 이 돈을 임의 사용하여 횡령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검찰은 당시 수사에서 조풍언 씨에 송금한 526억의 실체를 밝히지 못하고 사실상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은 내사 중지 이유에 대해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조 씨를 조사할 필요가 있으나 그가 현재 해외 체류 중이므로 일단 내사중지한 후, 미국과 형사사법공조 등을 통해 조 씨를 조사하는 등 계속 진상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국 검찰은 조 씨에게 송금된 526억원이 누구의 돈인지 밝히지 못하고 김 전 회장이 임의로 횡령했다는 결론만 낸 채 수사를 종결한 것이다. 횡령을 했다면 어떤 이유로 했으며 그 돈이 현재 어떻게 됐는지 등의 알맹이는 쏙 빼뜨린 셈이다. 그리고 김 전 회장이 사면된 지금 시점까지도 526억의 행방은 밝혀지고 있지 않다.
결국 ‘조풍언 게이트’의 핵심은 ‘돈의 실제 주인과 사용처는 무엇이며 페이퍼 컴퍼니를 동원한 자금세탁‘인 것이다. 김우중 씨가 측근들에게 “나도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모른다”고 흘린 얘기를 감안하면 ‘배달 사고’일 가능성과 한 동안 정치권 일각에서 흘러나왔던 김 전 대통령으로의 유입설 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검찰 밝힐 의도는 있나?


특히 이 돈의 행방을 밝힐 핵심인물인 조풍언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미진한 것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조 씨는 최근까지도 타운 내 지인들에게 한국을 다녀왔다는 말을 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조 씨가 한국으로 입국할 시 즉각 법무부에 송환되어 검찰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조 씨의 말에 다소 의아한 부분이 있다. 다만 조 씨가 세계적인 무기상이라는 점 등을 감안한다면 다른 방법을 통해서 국내에 입국했을 가능성도 부인 할 수 없다.
특히 조 씨 소유의 회사인 KMC가 여전히 대우정보시스템의 대주주로 있는 상황들은 그가 국내에 수시로 드나들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특히 대우정보시스템은 지난 해 11월에는 인도의 회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12월에는 국방부의 100억원대 사업을 수주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김우중 전 회장은 사면됐지만 과연 하늘로 떠버린 526억원의 실체는 드러날 것인지 역사 속에 묻힐 것인지 세상은 여전히 김 전 회장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조풍언은 누구

김대중 정권의 숨은 실세로 알려졌던 무기중개상 조풍언 씨.
조 씨의 개인 재산은 현재 1억달러가 넘는다는 것이 조 씨 주변 인사들의 공통된 추산이다.
현재 조풍언 씨는 캘리포니아 컨츄리 클럽과 샌디에고의 이글 크레스트 골프장을 포함 3개의 골프장을 소유, 다운페이먼트만도 약 2,000만 달러에 이르고 수개의 한인은행에 약 1,000만 달러의 예금, 그리고 미래은행의 최대주주(우호지분 포함 30%)이며 현재 팔로스버디스 인근에 약 50,000 스퀘아피트에 달하는 대저택(시가 2,000만 달러 상당으로 알려짐) 거주 등 미국 내 재산 평가액이 줄잡아 1억 달러를 넘는다는 평가다.
지난 80년대 초 미국으로 이민 와 세탁소와 수개의 리커 스토어를 경영하다가 전두환 정권 시절 허삼수, 허화평을 비롯 정권의 실세들을 등에 업고 무기 거래상을 시작 기흥물산이라는 회사를 만들어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권에 기반을 닦으며, 웨스턴과 7가에 가든 스윗 호텔을 매입해 15년 동안 경영하다가 최근에 매각했다. 한때 5공의 핵심 주역인 허화평 씨가 공동 파트너로 참여했다가 후일 허화평 씨의 지분을 사들여 단독 운영했었다.
조 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산 자택을 사준 것으로 유명하다. 무기거래 로비스트인 린다 김과도 친분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0년 총선 직전 이신범 한나라당 의원이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 씨 부부가 미국 LA 인근의 호화주택에서 살고 있다고 폭로했는데, 나중에 이 주택이 조풍언 씨 소유로 밝혀지기도 했다. 그는 언론에 끊임없이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여전히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유일하게 알려진 사실은 조풍언씨가 소유한 회사가 홍콩의 페이퍼컴퍼니 ‘스몰록 인베스트먼트(Small rock Investment LTD information)’와 KMC 정도라는 것. 스몰록 인베스트먼트는 2001년 3월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있는 삼일빌딩을 산업은행으로부터 502억원에 매입해 특혜시비를 불러 일으켰다.
삼일빌딩은 2000년 4월 한국감정원의 감정평가액인 563억원보다 61억원이나 싸게 조풍언씨 손에 넘어갔다. 2002년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조풍언씨가 김대중 대통령의 측근이라 삼일빌딩을 시세보다 200억원 이상 싼 가격에 샀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조풍언 씨가 대표인 KMC는 대우정보시스템의 최대주주라는 점 이외에는 별로 알려진 사실이 없다. 단지 KMC가 계속 대우정보시스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 정도만 외부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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