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기미 보이지 않는 美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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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되는 경기지표들이 미국 경제가 쉽사리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울한 암시를 던져주고 있다.
지난 1일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4년 반 만에 처음으로 미국의 일자리가 줄었다. 8만개 일자리가 더 늘었을 것이라던 월가 전망과 달리 지난 1월 미국에서는 1만7000개 일자리가 줄었다. 일부 제조업 지수는 상승했지만 경기와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는 일자리 숫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의 투자활동이 위축되어 있고 이는 소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예상을 가능케한다.
지난 2주간 1.25%포인트라는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3월이나 그 이전이라도 추가로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시장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이번 노동부 발표를 보면 19개월째 감소세를 보이는 제조업의 감원 규모가 가장 커서 2만8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번 경기후퇴 진원지인 건설업종도 해고 규모가 2만7000명에 이르면서 지난 2006년 9월 이후 모두 28만4000명이 해고된 것으로 조사됐다. 줄어든 것은 일자리만이 아니었다. 주당 근로시간도 지난해 12월 33.8시간에서 1월 33.7시간으로 감소했다.
반면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같은 기간 0.4%에서 0.2%로 반절로 줄었다. 일하는 시간이 줄고 임금이 오르는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은 소득이 줄면서 미 경제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비가 지금보다 더 활력을 잃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이날 제조업지수, 소비심리지수 등이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전문가들은 고용시장 악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날 공급관리연구소(ISM)가 발표한 1월 제조업지수는 지난해 12월의 48.4에서 상승한 50.7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50을 넘으면 제조업 활동이 팽창국면에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게다가 로이터·미시간대 소비자심리 지수 역시 75.5에서 78.4로 상승하며 소비심리 개선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수가 100을 밑돌면서 긍정적인 소비자들보다는 비관전망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지수 상승폭 역시 시장 전망보다는 낮았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이번 소비심리 조사를 담당한 리처드 커틴의 말을 인용해 “금융여건이 좋지 않다고 답한 소비자들의 비율이 약 20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며 “이들 가운데 절반은 올해 실업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 “경제 약화 심각한 신호”


부시 대통령은 이날 미주리주 캔자스 시티의 홀마크 카드사에서 연설을 통해 “미 경제가 약화하고 있다는 심각한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뭔가 해야 한다”면서 “경기부양안이 백악관으로 빨리 도착하면 할수록 미 경제에는 더 득이 될 것”이라고 의회에 경기부양안 통과를 촉구했다.
14억6000만달러의 경기부양안은 미 하원에서 신속히 통과됐으나 상원에서 계류된 상태로 앞으로도 처리에 난항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의 경기전망은 비관에 맞춰졌다.
와코비아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존 실비아는 “경기상황이 압박을 받을 때 핵심 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 고용숫자”라며 “고용자 수가 줄어들게 되면 그때는 정말 곤란한 지경에 빠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 수 하락세가 앞으로 6∼9개월간 지속된다면 현재 기간이 불황이었다고 판명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노무라 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레슬러는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1월 고용지표는 주택경기 침체 심화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FRB, 3월 이전 또 금리내릴 듯


고용지표가 예상을 크게 밑돌면서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오는 3월 18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또는 그 이전이라도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아이디어글로벌의 이코노미스트 조지프 브루셀라스는 “고용지표가 2월에도 악화해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다면 일단 2가지가 확실해진다”면서 “FRB가 추가로 0.5%포인트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점과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점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노동시장이 칼날 위를 걷고 있다”며 “미 경제는 미풍만 불더라도 경기침체에 빠질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베어스턴스도 이날 0.5%포인트 추가 금리인하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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