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첫 인선 파문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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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첫 장관 후보자 인선 휴유증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인선 파문의 여파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지지율이 역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한나라당이 초비상 상태다. ‘땅부자 내각’, ‘대한민국 1% 부자’ 등 이명박 정부 내각에 대한 비판은 ‘강부자(강남의 부동산 부자) 내각’, ‘강금실(강남의 금싸라기 땅을 실제 소유한 사람) 내각’,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출신)내각’과 같은 냉소섞인 유행어까지 만들어 내면서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이렇게 비판이 커져간데는 장관 내정자들의 웃지 못할 변명도 한 몫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인선 파문으로 인해 변하고 있는 여론과 그 원인을 제공한 내정자들의 황당무개한 답변들을 취재했다.
                                                                                <한국지사 = 박혁진 기자>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이명박 정부’ 장관 내정자들의 도덕성 문제가 오는 4월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한나라당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번 파문으로 인해 수도권 중 적지 않은 지역의 지지율이 야당보다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과 같은 경우 지역구 48곳 중 장관 인사 청문회 전만해도 45곳을 앞서고 있었지만 인선 파문으로 인해 10석 정도는 날아갔다는 자료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인천, 부천 등 격전지에서는 역전현상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상황이 이쯤되자 당이 직접 인선 파문을 수습하고 나섰다. 야당의 공세에도 꿈쩍하지 않던 청와대 측도 한나라당이 나서면서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당초 이 대통령 측은 지난 22일 박재완 정무수석을 통해 당으로부터 “문제가 있다”는 메시지를 이미 받았고, 지난 24일 이춘호 후보자가 사퇴했을 때도 “이것만으론 부족하다”는 의견을 당 지도부에서 전달 받았다고 한다. 이 대통령 측은 처음엔 “당이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니냐”라는 반응이었지만, 점점 비판여론이 커지자 어쩔 수 없이 27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등과 조찬 회동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당의 분위기를 전해 듣고 당사자들에게 자진 사퇴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와대 측이 이날 두 장관 후보자에게 처음 자진사퇴 권유를 했을 때만 해도 당사자들은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번 인사 검증의 부실에 대해 청와대 측은 “생각했던 것보다 인재 풀이 제한적이고 검증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고 실토했지만 문제는 보다 근본적인데 있다는 것이 정가의 지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부실 검증 비판에 대해 “참여정부에서 주로 공직기강비서관실이 갖고 있던 2만 5000여명 분량의 인사 파일이 정부기록보관소로 이관됐다”면서 “이를 보기 위해서는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당시는 야당이었기 때문에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의 ‘공백기’에 따른 인재풀의 빈약성을 변명거리로 내세우고 있기도 하다. ‘대부분의 인재가 지난 10년 사이 좌파 정권에 가담해버려 대통령직인수위와 청와대, 내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자리를 ‘새로운’ 인재로 채우는 것은 애초부터 한계를 지녔다는 것이다.













황당 변명 열전


이번 인사 검증 부실의 문제를 보다 어렵게 만든 것은 의혹 당사자들이 깊이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문제점을 되돌아보기는커녕 황당하고 서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진 ‘그들만의 논리’로 이를 정당화 하려한 행동이었는지도 모른다.
지난 2월 27과 28일 국회에서 진행된 12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나온 후보자들의 답변 가운데는 일부 관계자들마저 “우리가 보기에도 간혹 민망할 정도”라고 할 정도다. 후보자들은 “일생을 바르게 살아왔다”거나 “일방적으로 와전된 언론보도” 또는 “왜곡된 사실로 투기꾼으로 매도했다” 면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심지어는 낙마한 후보자들조차도 ‘온당치 못한 매도’ 등으로 표현하며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2월 27일 국회 산업자원위원회에서 열린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 여의도 아파트를 구입한 지 한 달 만에 송파구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데 대해 “여의도가 사람이 살기 그리 좋은 지역은 아니다. 자연친화적이지 않다. 살 만한 곳이 아니라서 송파에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분양받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또 곽성문 자유선진당 의원이 “골프 회원권을 두 개나 갖고 있다”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싸구려’라고 답했다가 추궁을 당했다. 곽 의원이 “2억 원이 넘는데 싸구려냐”고 묻자 그는 “4000만 원 정도 주고 산 것이라 싸구려라고 답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장관 후보자 중 재산 신고액이 가장 많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도 “배우 생활 35년에 140억 원 재산은 벌 수 있다. 배용준을 한 번 봐라”고 한 발언과 관련 “유 후보자에게 배용준은 보이고 병상에 있는 코미디언 배삼룡, 사글세 20만 원도 제대로 못내는 가수 한명숙은 보이지 않았다”는 야당 측의 질책을 받았다.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에도 ‘서울 송파와 관악구에 한 채씩 집을 소유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여름에는 이천에서, 겨울에는 송파구 아파트에 지낸다”고 말해 서민들을 놀라게 했다.
이영희 노동부장관 후보자는 “96년부터 2년 동안 노동부 고용정책심의위원을 맡으면서 6차례 열린 회의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고용 문제에 대해선 제가 발언할 정도의 실력이 없었다”고 답했다.













부부 교순데 40억은 양반


아직까지 사퇴압력을 받고 있는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도 논문 중복 게재 문제로 낙마한 것을 아느냐”고 논문중복 게재를 추궁하자 “썩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글이 같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답변했다. 딸이 미국 국적을 택한 이유에 대해 “중 3때 연합고사에 수석 입학을 해서 그것을 유지하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청소년 복지를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안타까워 시골에 있는 엄마에게 갈 것인지 미국에 가서 공부할지 선택하게 했는데 딸이 미국을 선택해 국적을 포기했다”고 애매한 대답을 내놓았다.
사퇴한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 경우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초동 오피스텔은 내가 유방암 검사에서 아니라는 결과가 나오자 남편이 감사하다고 기념으로 사준 것”이라고 얘기한데 대해 수많은 네티즌들이 “건강 검진 받을 때마다 집 한 채씩 선물로 받은 것이냐”며 발끈했고 역시 사퇴한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도 경기도 김포의 절대농지 투기 의혹에 대해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할 뿐”이라는 ‘땅사랑’ 발언으로 거센 질타를 받았다.
낙마한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부부가 교수를 25년 동안 했는데 둘이 합쳐 재산 30억 원은 다른 사람에 비해 양반인 셈”이라고 해명, “교수 부부 연봉이 5000만 원이라고 가정해도 30년 동안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가능한 돈”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한편, 한나라당 공천에 대한 반발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특히 공천이 확정된 104명의 인사 중 대부분이 친이계 인사라는 점은 친박계의 강한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아직까지 공천이 확정되지 않은 지역 중에서도 친박 성향의 Y모 의원도 공천탈락이 기정사실화 됐다. 당내 유력 중진 K의원도 공천개혁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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