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풍언 씨 귀국 앞두고 최대주주 바뀐 대우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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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 무기중개상 조풍언 씨가 지난 10일 전격 입국하면서 조 씨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현재 조 씨의 계좌추적 등을 통해 지난 2005년 대우그룹 정관계 로비의혹 수사 당시 밝히지 못했던 526억원의 행방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조 씨가 한국에 입국하기 전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대우정보시스템에서 100억원 가량의 전환사채를 발행해 이를 외국계 회사인 Glory Choice China .ltd에 팔았다는 것이다. 이 전환사채를 사들인 Glory Choice China .ltd는 대우정보시스템의 최대주주가 됐고 조풍언 씨 소유의 KMC는 자연스레 2대 주주로 내려앉았다. 회사의 전환사채 발행은 주주총회를 통해 결정되기 때문에 최대주주인 KMC가 가장 큰 입김을 가지고 있다.
대우정보시스템의 지분구조는 대우그룹 정관계 로비의혹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조 씨가 이미 입국을 결심하고 상당 기간 동안 이에 대한 대비를 했다는 추측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조 씨는 최근 한국 내에서 출신학교 동문회에도 직간접적으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조 씨가 검찰 수사를 통해 법적인 제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면 굳이 이같은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일 수 있겠냐는 점에서 이번 수사에 대한 조 씨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특별취재팀>


<선데이저널>이 올해 초 확인한 대우정보시스템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7년 6월까지 비상장사인 대우정보시스템의 최대주주는 조풍언 씨의 소유로 알려진 홍콩계 투자회사 KMC였다. KMC는 전체 지분 중 43.1%, 금액으로 따지면 83억 가량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 다음 주주는 대우그룹의 옛 계열사인 대우조선해양으로 6.6%를 소유하고 있었다.


대주주가 변경


하지만 최근 <선데이저널>이 2007년 12월까지의 대우정보시스템 감사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눈에 띄는 사실 하나를 확인했다.
조풍언 씨가 지난 99년 대우그룹 김우중 전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매입해 지금껏 한 번도 지분구조에 큰 변동이 없었던 대우정보시스템의 최대주주가 지난해 말을 전후해 Glory Choice China .ltd 라는 생소한 이름의 회사로 바뀐 것이다. 거의 10년 만에 최대 주주가 바뀐 셈이다.
이 회사는 전체 지분 중 34.5%의 지분을 소유했으며 금액으로 따지면 100억원이 넘는 돈이다. 지난 해 상반기 까지 43.1%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였던 KMC는 28.1% 지분으로 2대 주주로 내려앉았다.
보다 자세히 말하면 대우정보통신이 지난해 100억원 가량의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이 전환사채를 Glory Choice China .ltd가 모두 사들여 최대주주에 오른 것이다. 장외시장 투자자들 사이에서  Glory Choice China .ltd는 외국계 M&A 전문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대우정보시스템의 M&A설이 흘러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M&A가 성사된다면 조 씨가 M&A를 통해 다시 한 번 거액의 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가정이 성립된다.













그렇다면 이처럼 대우정보시스템의 지배 구조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풍언 씨는 지난 99년 당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으로부터 김 전 회장 소유의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식 258만 주(전체 주식의 71.59%)를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홍콩 소재 투자회사 ‘홍콩 KMC’의 명의로 매입했다. 매입가격은 주당 1만885원이었고, 전체 매입가격은 281억원(2430만 달러)이었다. 조 씨가 매입한 대우정보시스템의 주당 가격은 당시 대우그룹이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식 일부를 계열사 직원들에게 우선 매각했을 때의 가격이었던 주당 1만5000원보다도 30% 가량 낮은 가격이었다. 때문에 김 전 회장이 주식을 조풍언 씨에게 매각할 당시 저가 매각, 또는 특혜 매각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더 나아가서는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의 실제 소유주가 여전히 김 전 회장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예금보험공사가 김 전 회장의 비자금 관련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김 회장은 그룹 자금 1,400억원을 빼돌려 그룹 해체 당시 계열사였던 대우정보시스템(주)과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 대우통신 전자교환기(TDX) 사업부문 등의 주식을 타인 및 가족 명의로 인수하고 일부는 부동산을 매입했다고 주장했다.
예보는 또한 김 회장이 조 씨를 통해 주식을 매입한 지 8개월 후 95만 주를 주당 3만 5,407원에 처분하고, 처분한 돈 291억원을 홍콩으로 반출했으며 김 전 회장이 대우정보시스템 전체 발행 주식의 42.29%인 163만 주(시가추정 652억원)를 홍콩 투자회사인 KMC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예보의 조사결과를 종합해 보면 조풍언 씨는 김 씨의 대리인일 뿐 실질적인 소유주는 김 전 회장 자신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예보는 대우정보통신 주식 등이 김 전 회장의 은닉자금이라고 보고 검찰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 2005년 김 전 회장이 귀국한 이후 벌인 수사에서 유독 이 대우정보시스템의 실제 소유주와 이 회사의 지분 거래를 위해 김 전 회장과 조 씨 간에 오고간 자금 내역에 대해서는 실체를 밝히지 못한 채 수사를 마무리했다.













진짜 표적은 누구


이런 배경들 때문에 대우정보시스템의 지분구조는 대우그룹 정관계 의혹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몇 개 되지 않는 단서라고 볼 수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거의 10년만에 이뤄진 최대주주 교체가 조풍언 씨의 입국 전에 이뤄졌다는 것이다. 보다 정확히 얘기하면 지난해 후반기 대선 전후를 즈음해서다. 본지가 지난 호에 보도한대로 현재 한국 정가에서는 조풍언 씨와 현 정권간의 밀약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때문에 대우그룹 로비의혹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연결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본국 검찰은 조 씨의 계좌추적 등을 통해 지난 2005년 수사에서 밝히지 못했던 대우그룹 정관계 로비의혹의 수사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조만간 조 씨에 대한 소환조사도 임박했다는 것이 검찰 관계자들의 말이다.
또한 검찰은 지난 2000년을 전후해 벌였던 한국형 고속철도사업에 대해서도 조풍언 씨의 개입여부를 조사 중이다. 결국 조 씨가 연관되어 있는 여러 의혹들을 정권이 교체되자 마자 갑작스레 수사하는 것이다.
검찰의 칼날은 누구를 향하고 있는 것일까. 또한 입국 전 대우정보시스템의 지분구조를 뒤흔든 조 씨의 진짜 의도는 무엇일까.







조풍언의 두 얼굴


무기중개상 조풍언 씨는 대우그룹 정관계 로비 의혹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인물이다. 최근 본국 검찰에서 벌이고 조 씨에 대한 조사는 대우그룹 로비 의혹뿐 만이 아니라 과거 2조2000억원 규모의 차기 유도무기(SAM-X)사업 추진 과정 등 조풍언 씨가 연관되어 있는 여러 의혹들에 대한 총체적인 것들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조 씨는 최근 경기고 동문회에다 거액의 돈을 희사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 씨는 한편으로는 국가적인 사업의 로비스트로 활약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교회의 장로로서 다양한 선행들을 펼쳐오기도 했다. 고려대 출신이기도 한 조풍언 씨는 고려대에 매해 일정액의 장학금을 기부해왔으며 카자흐스탄에는 신학교를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니카라과에서도 조 씨는 선교사업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조 씨가 출국정지를 당하게 된 이유도 홍콩에서 카자흐스탄으로 가기 위해 잠시 한국에 들렸다 검찰에 그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설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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