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방미 결산 특집 (1)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나’

이 뉴스를 공유하기















이명박 대통령의 5박 6일간의 방미와 방일을 통한 서방 2대 국가와의 정상외교는 ‘실용외교’의 시험대를 무난히 통과했다는 외신들은 보도하고 있으며, 워싱턴 정계로부터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성공적인 정상회담’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 한국내 일부 언론은 이 대통령이 방미외교에서 미국언론들로부터 시선을 끌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이는 공교롭게도 이 대통령의 방미기간 중에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미국의 형제국인 영국의 총리가 방문해 미국국민들의 시선을 끌 수 없는 상황이고 더군다나 미대선 기간임을 감안할 때 당연한 결과라고 보여진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양국이 공동선언문이나 합의문 등이 없는 “실용회담”으로 치러져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의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으로 ‘한미전략동맹의 출범’임을 확인시켰다. 양국정상이 미 대통령 별장에서 허심탄회하게 만난 자체가 ‘뉴스’였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미기간 중 뉴욕과 워싱턴에서 각각 교민들과 만남에서 ▲재외동포청 신설 ▲재외국민 참정권 보장 ▲이중국적 허용 ▲2세 교육 지원 등 요구사항에 대해 원칙을 견지 하면서 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하면서 거리를 두어 화답했다. 그리고 이번 방미를 통해 그동안 양국간에 관심을 모아왔던 ‘무비자여행’과 FTA비준을 두고 양국정상이 연내까지 조치할 것을 다짐해 회담의 성과를 이루었다. 가장 큰 결실은 지난 10년간의 좌파정권의 한미관계를 새롭게 미래지향적인 ‘한미전략동맹’으로 탈바꿈했다. 무엇보다도 특기할 만한 사항은 이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서울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두자”는 대북정책 방안이었다. 지금까지 ‘연락사무소 설치’ 사항은 주로 미국과 북한간의 줄다리기 협상에서 나온 의제였다. 앞으로 ‘서울-워싱턴-평양’ 연락사무소 설치 의제가 주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빗 김 <취재부 기자>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한미정상회담 후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의 말을 인용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주제는 21세기 한-미 동맹”이라고 지적하고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이 21세기 동맹관계를 새롭게 모색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고 말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이번 정상회담이 지난 10년간 가장 성공적인 한-미 정상회담”이라고 높이 평가하고 “한-미 양국이 21세기 동맹 관계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좋은 자리였다” 고 말했다.
아시아 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연구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현 수준에서 유지와 무비자 방문 양해 각서를 체결, 올해 안에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비준하도록 양국이 적극 노력하자는데 합의해 외교, 안보와 경제면에도 적잖은 실리를 거두었다”고 평가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문제의 핵심은 지금부터 한미 양국이 21세기 동맹 관계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LA갈비’와 바꾼 FTA비준


한편, 워싱턴 관측통들은 지금이 미국 대통령 선거철이라 미 의회가 자유무역협정 비준에 소극적이라서 협정 비준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측은 소위 “LA갈비”라고 불리는 미국 쇠고기를 수입하기로 하면서 미국측에 대해 FTA비준 압박을 작용했다. 그리고 미국산 쇠고기 시장의 전면개방 합의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 타결되면서 너무 정치적이고 작위적이라는 지적이 팽배하다.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한미FTA를 연내 처리하자고 강조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보면 한미FTA가 가장 부각된다. 한편 서울에서는 주한미대사관 앞에서 쇠고기 수입 반대 등 반미시위도 벌어졌다. 현재 한미FTA 처리 권한은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미 의회에 넘어가 있다. 부시의 손을 떠난 지 오래됐다. 무엇보다 민주당 대권 주자인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이 자신들의 주요 기반인 노조의 일자리 감소 우려를 의식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FTA비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전 세계 해외주둔 미군기지 재배치 차원에서 지난 2004년부터 당시 3만 7500 명 이던 미군 숫자를 올해말까지 2만5000명으로 줄이기로 했던 것을 현상태로 유지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2만8500명으로 줄어들었다. 3500명은 주한미군 감축 마지막 단계다. 이에 대해 한 군사전문가는 “결국 3500명 남겼다는 것을 핑계로 방위비 분담금을 50 대 50으로 높여주고 미 2사단 이전에 전용가능하도록 하며,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을 양해했을 가능성이 짙다”고 밝혔다.












▲ 이 대통령 방미 기간 중 서울에서 반미시위가 있었다.

아프가니스탄의 경우 지난 2006년 말 1만명도 되지 않았던 미군 병력수가 최근 3만2000명으로 늘었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인근 지역에서만 중앙정부의 통치력이 미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미군은 이라크에 16만명이 주둔중이다.
미군은 전투 병력 부족으로 고등학생까지 모병하는 상황이어서 한국 정부에 대한 추가 파병 압박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보수 쪽 인사들은 3500명 잔류를 한미동맹 복원의 중요한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진짜 보수적 의미에서 한미동맹 복원이라면 전시작전권 환수와 한미연합사 해체를 막았어야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도 이는 이미 포기한 상태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은 한국이 하는 비핵·개방 3000’을 포함해 한국의 대북정책을 지지했다”고 소개했다. 일부에서는 이를 토대로 북한의 통미봉남 전술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이 마련됐다고 분석한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자신의 필요에 따라 움직일 때는 우방을 별로 고려하지 않았다. 단적인 예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다. 일본 정부는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에서 해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의 워싱턴 포스트외의 인터뷰에서 밝힌 서울-평양 연락사무소 제안 등에 대해서도 앞으로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취해서 북한의 협상제의가 들어 온다면 자연스럽게 ‘통미봉남’은 해소되는 것이라고 일부 언론은 보도했다.


‘교황-영국 총리’방문으로 미 언론MB 외면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는 5일간 미국의 대부분 언론들은 마침 미국을 방문하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일거수 일투족을 생중계하는가 하면 신문 1면을 거의 도배하는데 열을 올렸다. 이 바람에 이 대통령이나 마침 같은 기간에 미국방문에 나선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까지 미언론의 관심밖에 있었다.
다만 CNN과 워싱턴 포스트 그리고 뉴욕타임스 등이 이 대통령 인터뷰 기사로 그나마 미국국민들이 한국의 대통령이 미국에 온 것을 알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주  하루도 빠짐없이 교황 관련 기사를 1면 톱으로 올렸다. 이 신문은 이 대통령이 도널드 그레이엄 WP 회장과 회견을 한 기사를 지난 18일자 신문에서 남북연락사무소 개설 제안 관련기사를 1면과 22면에 게재했고, 앨링턴 국립묘지에 헌화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진도 수도권(메트로) 섹션에 게재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이번 한미정상회담 일정을 미국측이 먼저 제안했다며 “청와대는 4.9총선 등으로 사전에 국제정세 정보 파악에 미흡한 것 같았다”면서 “교황의 방문 일정을 알았다면 피해야 했을 것”이라며 한국의 외교 교섭의 미비를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한미동맹의 재결속의 의지를 담은 정상회담이지만 한국측의 ‘짝사랑’이 되지 않을 가 우려된다”면서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미국대선의 판도에 대해 한국측이 너무 과소평가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MB의 ‘실용외교’는 일본, 중국, 러시아 와의 정상회담에서 그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3개월 무비자 미국여행’ 언제부터 실시할까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무비자’ 숨은 노력













 ▲ 크리스토퍼 힐
한국의 외교부 장관과 미국의 국토안보부 장관간에 지난 18일 체결된 ‘무비자 제도 양해각서 (MOU)로 ‘언제부터 실시에 들어가나’가 큰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번에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결과 한국과 미국의 한인들이 가장 관심을 모은것 중의 하나가 바로 ‘무비자 시행은 언제’였다.
양국의 경제적.인적 교류도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이 비자면제프로그람(VWP)에 가입하면 우선 최소 연간 1억달러(한화1000억원) 이상의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외교부는 분석했다. 이는 2006년 기준으로 미국 비자 신청자 (B1.B2기준)가 대략 36만명에 달하는데 이들이 내야 하는 비자 수수료와 택배 수수료,대행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와 인터뷰를 위한 기회비용(인터뷰 대기 시간 및 왕래에 소요되는 비용)을 산술적 으로 계산한 것이다.
그러나 수치로 표현할 수 없는 효과는 훨씬 크다. 우선 국민들이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겪는 불편이 대폭 줄어든다. 이와 함께 한·미 간 인적 교류 확대에 따른 비즈니스 기회 확대 및 일자리 창출 등을 꼽을 수 있다. 비자 없이 미국에 가려면 전자여권이 있어야 한다.
오늘날 ‘무비자 제도’가 가시화에 들어간 것은 현재 6자회담의 미측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 차관보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주한대사 시절을 겪으면서 한국에 대한 인식을 새로 했으며, 한국의 경제력에 놀랬다고 한다. 그는 ‘무비자’를 위해 백악관을 포함해 국무부나 국토 안보부 등의 고위층에게 “한국인들이 미국 여행에서 많은 달러를 떨어트리고 간다” 고 말해왔다.
그는 폴란드 대사 시절에도 당시 비자 거부율이 3%를 훨씬 높았으나 이를 극복해 무비자 국가로 만들었다.
이번에도 힐 차관보는 ‘한국에 무비자 부여는 양국에 크게 도움이 된다’며 이행을 촉구했다고 한다.
양국 관계자들은 오는 8월 이행약정과 9월에 VWP평가단 방한 등으로 이행조치가 완료되면 빠르  면 오는 12월 시행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미는 `12월 VWP가입’을 목표가 계획이지만  가입 전에 취해야 할 조치가 한 두 가지가 아니어서 정확한 실시일정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VWP 가입을 위해 우선 양국 국민의 정보공유 문제가 향후 최대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이번 MOU를 토대로 8월까지는 양국 국민의 정보공유 문제를 포함한 이행약정을 체결해 VWP가입을 위한 모든 법적인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비자가 없어지면 테러를 비롯한 각종 범죄자의 입국이 보다 수월해질 수 있다는 문제점에 대비하기 위해 양국 국민에 대한 정보공유가 추진되고 있지만 전과기록 등이 다른 나라에 넘어간다는 점에서 사생활 보호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20일 “양국에 들어오는 여행자가 안보 등에 있어 문제가 없는 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살인 등 국한된 중대 범죄 정보나 테러리스트 관련 정보 등이 공유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공유하기로 양국이 이미 합의했다”고 말했다.
한국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관용/외교관용으로 전자여권을 시범발급 하고 있으며 8∼9월께는 일반인까지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직까지 별다른 문제점이 노출되지는 않았지만 `무더기로 정보가 유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던터라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측이 준비해야 할 부분도 있다. 미국은 전자여행허가제 실시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는 미국 입국 희망자가 미 정부가 지정한 인터넷 사이트에 간단한 신원정보를 제공하면 수 초만에 미국 입국자격 여부를 심사하는 시스템으로, 우리뿐만 아니라 이미 VWP에 가입한 27개국에도 공통으로 적용된다. 미국은 이 시스템을 9월까지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모든 과정이 마무리되면 미국 국토안보성 관리를 비롯한 평가단이 방한해 전자여권 발급실태 등 준비 상황을 점검하게 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평가단은 9월께 방한할 예정이며 미 행정부가 평가단의 심사결과를 검토하고 최종적으로 VWP가입을 결정하는데 두달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12월에는 비자없이 미국을 여행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