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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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리(淸白吏)죽고, 탁흑리(濁黑吏)태어나다.


황희(黃喜) 정승은 조선왕조 500년을 통틀어 첫손 꼽히는 명재상이요 청백리였다. 그는 사소한 일에는 구애받지 않았고, 웬만한 남의 흉허물은 입에 올리지도 않았던 대범하고 도량 넓은 인격자였다. 그도 처음부터 매사에 모범적인 훌륭한 인물은 아니었다. 황희에게도 어린 시절, 젊은 시절이 있었으니 처음부터 그의 인격이 한없이 고매하고, 풍류를 즐길 줄 안 것은 아니었다. 그가 선비 때(고려말). 하루는 시골길을 걸어가다 보니 누렁소 검둥소 두 마리를 부리며 밭을 가는 농부가 있었다. 황희가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 “여보시오. 그 두 마리 소 말이오. 어느 놈이 더 일을 잘 하오.” 어느 소가 일을 더 잘 하거나 말거나 아무 상관이 없었지만 지나가다가 심심풀이 삼아 그저 물어보았던 것이다. 농부가 일손을 멈추고 황희에게 가까이 다가오더니 귀에 대고 속삭이듯 낮은 목소리로 이렇게 일러주는 것이었다. “저기 저 누렁이는 일도 잘 하고 말도 잘 듣지만, 저쪽 검둥이는 일도 잘 안 하고 꾀만 부리면서 말도 잘 안 듣는다 우.” 황희가 피식 웃으며, “에이, 여보슈, 그런 걸 가르쳐주는데 굳이 여기까지 와서 귀속 말을 할 건 뭐요. 거기서 얘기해도 다 들릴텐데.” 그러자 농부가 정색을 하며, “어허, 모르시는 말씀. 그건 선비님이 아직 젊어서 모르고 하는 소리외다. 아무리 말 못하는 가축이라도 제 흉을 보는데 좋아할 리가 있겠수.” 그 순간 황희는 깨달았다. 아하, 그렇구나. 내 공부와 수양이 이처럼 밭가는 농부보다도 못하니 아직도 멀었구나. 짐승조차도 제 흉을 보면 싫어하거늘 사람이야 오죽하랴. 내 앞으로 각별히 언행언동에 조심하리라. 그렇게 생각한 황희는 더욱 과묵하고 침착하며 매사에 신중하게 처신했다. 사람을 중히 여긴 만백성의 어버이 황희가 뒷날 정승이 된 뒤의 일이다. 하루는 계집종 둘이 한참을 시끄럽게 다투더니 한 아이가 황 정승에게 쪼르르 달려와 재잘조잘 상대방의 잘못을 일러바쳤다. 이야기를 들은 황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오냐. 네 말이 옳구나. 저 애가 잘못이구나.” 그러자 다른 아이도 분을 이기지 못해 황 정승에게 달려가 조잘재잘 상대방의 잘못을 고해바쳤다. 그 아이의 말을 들은 황희가 또한, “오냐. 네 말이 맞다. 저 애가 틀렸구나.” 그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던 조카가 하도 어이가 없어, “아니 숙부님. 한 쪽이 옳으면 한 쪽이 그르고, 한 쪽이 그르면 한 족이 옳은 법이지 이쪽도 옳고 저 쪽도 옳다고 하시면 도대체 어느 쪽이 틀렸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러자 황희는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듯이 “그렇구나. 네 말도 옳구나.” 하면서 읽던 책을 계속 읽더라는 것이었다. 성품이 이처럼 너그러우니 집안의 하인과 그 자식들도 어려운 줄을 모르고 제 친 할아비라도 되는 양 어리광을 부리고 심지어는 수염까지 잡아당기는 녀석도 있었다. 하지만 황희는 한 번도 성내어 꾸짖지 않았다. 이를 보다 못한 부인이 “아유, 집에서 저런 분이 어떻게 정승 노릇을 하며 막중한 나랏일을 보실까.”하고 핀잔을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부인 말도 옳구려” 가 아니라, “하인도 다 하늘이 내려주신 이 땅의 백성인데 어찌 엄하게만 대할 수 있으리오.”했다고 하니, 그의 따스한 애민정신과 투철한 인본사상, 그리고 여유로운 풍류정신은 시대를 훨씬 앞서갔다고 할 수 있다. 황희는 조정에서는 재상으로서 국사를 공평무사하게 처리했지만 집에 돌아오면 그지없이 너그러워 하인의 자식들이 달려들어 밥을 빼앗아먹고, 수염을 잡아당기고, 심지어는 뺨까지 때려도 그저, “아, 이놈들아. 아프다 아파.”하면서 노여워할 줄 몰랐다. 그는 천성이 검소하여 벼슬이 비록 재상에 이르렀지만 살림살이가 늘 가난했다. 방바닥에 멍석을 깔고 지내면서도, “야, 이 자리가 참 좋구나. 까실까실하여 가려운 데를 저절로 긁어주니 참 좋구나.”할 정도였다. 그가 세상을 뜨자 자식 둘이 상복을 입어야 하는데 상복이 한벌 뿐이라서 반을 찢어 나누어 걸쳤다고 한다. 낮은 자세로 국민을 모시겠다는 이명박 정부, 수장은 350억. 수족들(비서관) 평균 35억. 들러리들(내각) 평균 33억. 청백리를 기대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 보다 어렵게 되었다. FTA 쇠고기 개방 해야하는 것은 맞다. 그런데 무조건 손들고 항복하는 자세는 안 된다. 그리고 불쌍한 한우 농가 국민을 생각한다면 대통령이라는 사람의 입에서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여러분께 충분한 보상이 되도록 조치를 취하겠습니다.”라 해야 되는데. “자고 깨어나 보니 협상이 타결되었더라.” “질 좋고 값싼 쇠고기를 국민들은 먹게 되었다.” “조금 덜 사면된다.” 이게 대통령으로서 할 말인가. 청와대에 한나라당 18대 국회의원 당선자들 불러모아 폭탄주 돌리면서 자기 자랑 3시간씩 늘어놓으면서 “대한민국에서는 나와의 경쟁자는 없다.” 라 말하는 꼴불견, 서민 위한다고 52개 물품 선정한 뒤, 그 물품 모두 껑충 뛰었고, 국가의 대표자는 외국 국가의 대표를 만나 인사 할 때 고개를 숙이면 예의에 어긋난다는 것은 전 세계적인 예법인데, 일본 “천왕”을 “천황”이라 부르며 고개를 숙이고 악수하는 비굴한 대통령. 부시 별장에서 카트 몰았다고 자랑하는 대통령(부시가 부려먹은 줄도 모르고). 556년전 세상을 떠나신 위대한 우리의 선조 황희님의 생각이 새록새록 난다.  필자는 이명박 정부 관료를 “탁흑리”(濁黑吏:흐릴탁.검을흑.벼슬아치리) 라 명명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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