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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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풍에 돛을 단 듯 보였던 한미관계가 ‘광우병’이란 뜻밖의 암초를 만나 제동이 걸렸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무비자협약체결, 한미 FTA 조속 체결 약속 등으로 그동안 소원해졌던 한미관계가 다시 강화되공 있었으나 최근 광우병 논란으로 삽시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특히 이번 파동이 지난 2002년 때 ‘효순·미선’ 사건 때와 같이 ‘반미’ 분위기로 흐르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주 한인동포들이 광우병 쇠고기 논란에 대해 이성적인 대응을 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주 한인들은 평소에도 미국산 쇠고기가 자주 식탁에 오르지만 단 한 번도 광우병으로 인해 문제가 된 적이 없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본국 내의 논란이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미주한인들은 정치적인 입장보다는 미국 쇠고기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먹어온 한인들이라는 입장에서 이들의 주장에 한국 사회가 귀 기울이고 있다.
                                                                                                     <특별취재팀>


미주 한인단체들은 5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 협상에 대한 한국 내 반발여론이 확산되고 있는데 대해 일제히 우려를 표명하고, 한미동맹관계와 국가이익을 위한 신중한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한인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본국 언론도 적지 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LA 한인회와 한인상공회의소, 요식업협회, 식품상협회 등 한인 단체들도 코리아타운 내 가든스위트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이 세상에서 100% 안전하다는 식품은 존재하지 않으며, 미국산 쇠고기 역시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면서 과민대응 자제를 호소했다.
이창엽 상의 회장은 “한미간 FTA가 비준되도록 많은 노력을 해왔고 쇠고기 협상이 해결되면서 FTA 타결의 희망을 가져오던 상황에서 쇠고기 안전성 논란이 벌어져 FTA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솔직히 당혹스럽다”면서 “오늘 회견은 미국 입장을 대변하려는 것이 아니며, 다만 미국의 보건 시스템을 믿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밝히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조만간 한인회 등 관련 단체들과 협의해 농무부와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 대표 등 관계 기관에 철저한 검역실시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하겠다고 덧붙였다.
본국 언론이 이처럼 미주 한인 사회 분위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누구보다도 오랫동안 먹어 온 한국인들이라는 점 때문이다. 현재 본국에서는 “한국인들이 미국인들보다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결국 미주 한인들의 입장 표명은 정부나 여당의 발표보다도 더 호소력 있게 본국 국민들에게 먹혀들어갈 수 있는 셈.













한미관계 디딤돌


사실 본국의 미국산 쇠고기 반대 여론이 광풍처럼 휘몰아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미주 한인들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자칫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미주 한인들이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자발적으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현재 우호적으로 흐르고 있는 한미동맹이 불필요한 논란으로 다시 소원해질 것을 우려해서이다. 한미동맹은 지난 2002년 효순미선 사건을 기점으로 최악으로 치달았다. 특히 2002년 당시는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반미감정이 극도로 악화됐다면 이후에는 국가 대 국가 간의 동맹관계가 소원해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최근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미 동맹은 다시 원상 복귀 되는 것처럼 보였다.
일례로 지난 4월에 열린 한미정상회담이나 역시 4월에 체결된 비자면제프로그램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 등은 한미동맹 복원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들이다. 이명박 정부도 이런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아프간 경찰 파견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했고 이번 미국산 쇠고기도 전면 개방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그 휴유증은 생각보다 컸던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떨어져갔고 민심도 들끓기 시작했다.
상당수의 한인들은 본국언론의 보도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를 매일 먹고 있는 한인들이 광우병에 대한 우려가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 모든 한인 가정에선 변함 없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있다. 미국 언론에선 광우병 발생이나 피해 사례에 관한 보도가 없어 아무런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최근 일어난 한국 내 논란은 확인되지 않은 주장들이 여과없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고 이것이 다시 인터넷의 블로그 등을 거치며 정설처럼 되어버리는 영향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한인 동포들은 정치적인 목적과는 상관없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불필요한 논란을 막자는 의도에서 이런 적극적인 의사표명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미주 한인들의 밥상에 매일 오르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을 본국 사회에 호소함으로써 애꿎은 쇠고기 파동으로 한미동맹에 손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의도에서다.
실제로 한인동포들 대부분은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먹고 있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객관적인 근거가 없다”며 한미 동맹관계와 국가 이익을 위해 이성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한인들은 “미주 동포들은 광우병 쇠고기 섭취로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국에서 광우병을 거론하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일부 세력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동포들의 입장도 고려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美 농무부 “한국, 美도축시설 감사할 수 있다”












 ▲ 리처드 레이먼드 美농무부 차관


미국 농무부는 지난 5일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들을 대상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과 이를 위해 필요한 제반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한인회와 워싱턴DC 인근 4개 한인회 등은 4일과 5일 성명서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여론 확산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확실한 근거 없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한 일부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 행태를 개탄했다.
리처드 레이먼드 농무부 식품안전담당 차관(사진)은 한국인들이 유전적으로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주장에 대해 “특정위험물질(SRM)이 제거되면 유전적인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먹었다고 해서 인간 광우병에 걸렸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이런 가능성이 제로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두 배가 된다고 해도 더블 제로는 여전히 제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1993년 12월 미국에서 처음으로 광우병에 감염된 소가 발견된 뒤 지금까지 보고된 광우병 사례는 3건뿐”이라며 “4월 초 버지니아주에서 한 여성이 인간 광우병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예비조사 결과 사망 원인은 인간 광우병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해명했다.
미 농무부는 “식품안전에 대한 우려가 확인됐을 때(한국은) 미국의 시설을 감사할 수 있고 미 정부와 협력할 수 있다”며 “미국에 수출되는 물품에 대해 미국에서 보장된 감사와 같은 수준이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에서 문제가 발견될 경우 국제기구의 판정에 따라 수입중지를 결정토록 합의한 것에 대해 일부에서 ‘한국의 검역주권 포기’라고 주장하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한국 일각에서 제기하는 재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 기자회견에 앞서 미국산 쇠고기로 식사를 하는 뉴욕 한인회






뉴욕, 휴스턴, 워싱턴 등에서도 “미 쇠고기 신중 대응”

LA의 한인단체들 뿐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의 한인단체들도 지난 5일 일제히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한미동맹관계와 국가이익을 위한 신중한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워싱턴 한인연합회(회장 김인억), 북버지니아한인회(회장 황원균), 수도권 메릴랜드 한인회(회장 신근교), 메릴랜드 한인회(회장 허인욱) 등 워싱턴 D.C.인근의 4개 한인회 회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싼 `광우병 괴담’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과장된 주장이거나 과민한 반응이라고 지적한 뒤 이 같은 반발이 한국민의 오해와 불신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한국 정부가 국민의 불신과 우려를 씻어낼 수 있도록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하는 동시에 미국 정부에 대해서도 ▲수출용과 내수용 쇠고기에 아무런 차이가 없음을 확인하고, 일부나마 불량품이 유출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품질을 관리할 것 ▲한국의 검역과정 참여 보장 및 한국의 결정을 존중할 것 등을 요구했다.
북버지니아한인회 황원균 회장은 “미국산 소가 광우병에 많이 감염됐다면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인들에게 벌써 문제가 생기지 않았겠느냐”면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한국 내 우려는 과학적 근거가 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욕한인회(회장 이세목)와 공공정책위원회(위원장 이철우)도 이날 별도의 공청회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논란과 관련, 국민의 신중하고 현명한 대처를 당부했다.
뉴욕한인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안정성 문제는 반드시 확인돼야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오해도 존재하는 것 같다면서 정상적인 담론으로 원만하게 수습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자체 도축시설을 가진 대형 육류도매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원호 워너미트 사장은 미국 내수용과 수출용 쇠고기가 다르다는 이야기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미국이 공급부족으로 쇠고기를 수입하면서도 수출에 적극적인 이유는 나라마다 선호하는 부위가 다르기 때문이며 이것이 수출용이 내수용과 똑같은 도축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휴스턴 한인회도 이날 지역 내 한국언론과 회견을 갖고 이 문제가 조기에 진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창준 전 미 연방 하원의원은 이날 별도의 회견을 갖고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합의안 가운데 문제가 되는 부분을 일부 수정토록 미국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 재협상이나 합의안 부분수정에 대해 미국은 부정적이지만 이번 파문이 일본, 중국, 대만의 쇠고기 수입재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려하고 있어 한국요구를 무조건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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