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끝 보이지 않는 미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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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월스트리트 저널 아시아판은 “최악의 금융 위기는 지났을지 몰라도 미국 경제의 위기는 이제 시작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금융 시장은 역사적으로 경제가 최악의 위기를 맞기 훨씬 전에 바닥을 찍는다. 금융시장이 실물 경제에 선행하는 성격을 갖고 있고 경제 위기를 불러오는 잠재된 불균형이 조정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하버드대학의 경제학자인 케네스 로고프는 “금융위기는 통상 광범위한 경제 문제에 대한 표현”이라며 “금융위기가 경기둔화를 악화시키는 메커니즘으로 작용하긴 하지만 촉발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1987년 미국 증시 폭락과 1998년 롱텀캐피탈 사태는 금융시장의 심장부를 강타했으나 잠재된 불균형은 금융시장에만 제한돼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겪는 위기는 다르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주택가격은 과도하게 상승했고 주택을 담보로 가계는 수십조달러의 부채를 짊어지게 됐다. 따라서 주택가격이 상승을 중단했을 때 주택대출이 디폴트(채무불이행)상태에 빠지고 이에 따라 위기가 촉발된다는 것.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현재 미국의 상황을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본국과 비교했으며
한국은 외환위기 이전 재벌 등 대기업이 과도한 투자에 나서면서 은행으로부터 막대한 금액을 차입했고 이에 따라 은행은 외국은행으로부터 달러자금을 빌려온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1997년 초 재벌의 경쟁력 약화로 재정 위기를 겪으면서 대출상환이 어려워졌다.
한국은 외환위기 당시 IMF(국제통화기금)와 미국 재무부의 협조로 외국은행에서 빌린 대출을 연장하면서 원화 가치가 회복되긴 했으나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없었다.
당시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한국경제 원조를 위해 일했던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경제학자 테드 트루먼도 “기업의 과도한 투자와 차입이 위기를 가속화했던 당시 한국의 상황이 현재 주택경기 확장으로 인해 위기를 겪는 미국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주택부문의 위기가 조정 과정을 거치지 않고 금융시스템으로 피드백돼 전체 경제에 타격을 줄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며, FRB가 지난주 금리를 인하한 것은 미국 경제가 더 악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황지환 취재부 기자>


앨런그린스펀 경기후퇴 지속 예상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미국 경제가 매우 옅은(awfully pale) 수준의 경기후퇴(recession)에 빠져있다고 진단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은 지난 5일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미국 경제가 후퇴 국면에 접어들고 있음이 명백하다(We are clearly receding)”며 경제성장률이 `제로` 수준에서 맴도는 경기후퇴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그러나 “고용 감소세가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았다”며 “현재로써 미국 경제의 후퇴 국면은 매우 옅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경기후퇴가 얼마 동안 계속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the most benevolent scenario)”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경제 상황을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일부 기업들과 손실을 입고 있는 금융사들이 쟁탈전을 벌이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어느 쪽도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은 이어 국제 신용위기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다고 진단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집값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금융사들과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손실을 입을 것”이라며 “최악의 신용위기가 끝났다고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명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연말까지는 집값이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말의  기대감도 여전


반면 로드리고 라토 전(前)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신용 위기가 끝나고 있으며 최근의 달러 강세는 이를 증명해준다고 말했다.
라토는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가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신용 위기가 끝나가고 있는냐를 묻는 질문에 다우지수와 FTSE100 지수 등이 올해 1분기에 잃었던 낙폭을 거의 만회했다며 “시장은 신용위기의 끝이 사실임을 말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토는 이어 “많은 교훈을 얻은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늘리기 위해 조치를 취했을 뿐만 아니라 보다 집중적인 접근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며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정책 덕분에 금융시장의 신뢰가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헨리 폴슨 재무장관과 월가의 대표 은행인 JP모건 체이스와 리먼 브라더스 등은 신용 위기가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주장했었다. 라토는 이와 같은 견해에 같은 입장임을 피력한 셈이다.
라토는 또 미국 경제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달러화 가치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 인하를 중단할 것”이라며 “이러한 조치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혀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을 쏟아내었다.
현재 달러가치 안정, 양호한 기업이익 및 마이너스 실질정책금리를 통해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의견도 만만치 않다.
지난 4월 미 비농업취업자는 시장예상(-8만명)을 대폭 상회한 전월대비 2만명 감소에 그친 가운데 실업률도 전월비 0.1%p 하락함. 당사는 4월 미 고용개선이 아직 추세적이지는 않다는 점에서 경기침체기조는 이어질 것이나, 달러가치 안정 및 양호한 기업이익과 금리인하효과 등을 통해 하반기 중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형성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회복 기대 형성조건 갖춰
감원 규모도 예상보다 적을 듯













첫째, 서비스업 취업자 회복 긍정적이나 추세적 회복은 시기상조로 4월 중 미 산업별 고용에서 감원정도를 좌우하고 있는 서비스업 취업자가 전년수준으로 회복된 점은 긍정적임. 그러나 건설업 및 제조업부문에서의 취업자 감원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변동과 민감한 소매업취업자가 4월에도 전월비 2.7만명 감소하며 5개월 연속 감원추세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추세적 회복은 시기상조라는 견해이다.
둘째, 임금상승세 둔화 본격화가 되고 있다는 것으로 1분기 중 전월비 월평균 0.3% 상승했던 시간당 임금은 4월 중 전월비 0.1% 상승으로 둔화되었다. 이는 임금변동이 취업자 변동에 후행한다는 고용시장의 특성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미 근로자의 노동소득의 위축이 계속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비농업취업자, 시간당 임금 및 주당 평균근로시간을 고려하여 추정한 미 노동소득에 의하면, 4월 중 전년동월비 2.5% 증가하며 2004년 6월 이후 가장 부진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기회복기대 형성조건은 성숙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으로 반기 미국경제에 대해 고용부진에 이은 소비침체라는 경기침체국면상에 위치할 것이나, 침체정도가 완만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경기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 기반이 형성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 기업부문의 이익기반이 양호함에 따라 감원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은 작을 뿐만 아니라 달러화가치 안정에 의한 국제유가 하락 가능성 및 마이너스 실질 정책금리의 효과가 반영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미국에 이어 오는 8일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이 금리회의를 여는데, 유럽에 퍼진 인플레이션 우려로 동결할 가능성이 우세하다.
또 미국이 지난주말 ECB 등과 합의한 경매방식 대출과 통화스왑 규모 확대 등의 공동 조치가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최근 금융시장이 은행들간 달러수요 상승으로 리보금리가 급등하면서 달러화 유동성 경색이라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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