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충돌 일보직전 한나라당

이 뉴스를 공유하기






 “대통령을 옹졸하게 만들고 사실을 왜곡하니까 별 수 없는 대응이다”(청와대 관계자)
 “이렇게 거짓말쟁이로 만들고 인신모독할 수 있느냐”(박 전 대표 핵심 측근)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사이가 10일 회동 이후 더욱 멀어지고 있다.  쇠고기 파동 이후 화해 제스쳐가 감지됐던 두 사람이 오히려 정면충돌하고 있는 상황으로 번져가고 있는 것.
지난 10일 두 지도자 간 회동에서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당 대표직을 제의했는지 여부를 두고 청와대와 박 전 대표측의 가시 돋친 설전은 13일 강도를 더했다.
그 때문인지 “여야 영수회담도 이보다는 나았을 것”, “세 번의 회동 중 최악이었던 것 같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면서 당내에서는 박 전 대표가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말도 들린다.
오는 7월 한나라당 당내 대표를 앞두고 다시금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 내부 상황을 살펴봤다.
                                                                                     <한국지사 = 박희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0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당 대표직을 제안했다고 청와대측이 12일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10일 청와대 회동을 할 때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당의 구심점이 돼 달라. 그러면 친박 복당 문제를 포함한 여러 문제를 처리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당 대표직을 맡아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누구 말이 진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회동한 지 이틀이나 지나서, 그것도 의원외교 활동중인 국내에 없는 박 전 대표를 향해 뒤에서 이럴 수 있느냐”면서 “청와대 참모들이 한심하고 이것밖에 안 되느냐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반박했다.
친박측 중진인 허태열 의원은 불교방송 `유용화의 아침저널’에 출연, “(대표 불출마) 선언을 하고 갔는데 이런 제의를 하셨다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고, 두 분간 긴밀한 내용을 흘린다는 느낌은 예의 면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청와대측을 비판했다.
그는 “박 전 대표는 저희들과는 복당과 관계없이 출마하지 않겠다고 여러 번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전 대표의 한 측근도 “처음 들은 것으로 박 전 대표에게서 그런 말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면서 “당 대표는 당원들이 선출하는 것으로, 이 대통령의 권한도 아닌 대표 문제에 대해 선물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 측근은 또 “박 전 대표가 대표직을 안 맡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대표직을 맡을 수도 없는 입장인데 이 대통령이 그렇게 얘기하는 것을 제안으로 볼 수 없다”면서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가 안하겠다고 한 대표직에 대해 자기 권한도 아닌 문제를 놓고 말한 것이 선물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회동 내용을) 박 전 대표에게 공개하라고 해놓고 뒤에 와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은 신사답지 못한 일”이라며 “이는 화합이나 그런 의미가 아니라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 측이 발끈하고 나오자 청와대 측도 지지 않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이 `당을 맡아달라’는 식으로 더 구체적으로 제안한 게 사실이지만, 박 전 대표가 그런 건 없었다고 딱 잘라 말하는 상황이라 `중심이 돼달라’ 정도만 전한 것”이라면서 “(대표직을 직접 제의했다는 얘기는) 진실은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측 의원들이 말하는 것을 봐라. 너무 심하지 않느냐. 진실은 있는데 마냥 당하고만 있을 수 없어서 우리가 밝힌 것으로 봐달라”고도 했다.



불신 심화


어느 한 쪽도 지지 않겠다는 두 쪽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양측 모두의 정치력 빈곤이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총선 후 친이측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라는 실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내부에서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의 정치력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친이측 한 의원은 “국민 보기에 혼란스러워 보이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청와대 참모들이 잘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정무라인에 대한 불만이 다시 표출되기 시작한 것.
친박측 내에서도 박 전 대표가 너무 심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친박측 한 의원은 “MB가 대통령인 만큼 더 어른스럽게 했어야 했다. 다만 박 전 대표도 너무 그렇게 할 필요가 없었다”면서 “공동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간의 불신이 깊어질 수록 당내의 중간지대는 더 없어지고, 경우에 따라 지난 경선 당시 얻었던 `딴나라당’, `두나라당’의 상황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양측간 물밑 조율의 채널이나 정치력이 사실상 부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영남지역 한 재선 의원은 “진짜 새로 시작한다는 자세로 가지 않는 한 큰 코 다치게 될 것”이라면서 “요즘 야당 의원들 만나면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 vs 박 프레임 깨야


최근의 정국운영이 난맥에 빠진 것도 모두 두 거물간의 대립구도가 깨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여권을 짓누르고 있는 이른바‘이-박 프레임’은 4.9 총선 이후 더욱 단단해진 측면이 있다. 총선에서 대선의 패배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결국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여권은 한 지붕 아래 두 개의 권력이 존재하는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그동안 ‘이-박 프레임’은 여권 내 이런 ‘기막힌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으로 표출됐다. “대통령이 된 이상 내겐 경쟁자가 없다”는 말에서 당내에 엄연히 존재하는 ‘박근혜’라는 권력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 대통령의 현실인식이 드러났고, 박 전 대표 역시 대통령의 권위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다.
결국 지난 10일 ‘이-박 오찬 회동’은 ‘이-박 프레임’을 깰 절호의 기회였지만 결과는 서로의 존재감만 확인한 자리가 되고 말았다. 급기야 양측은 회동에서 거론된 얘기를 놓고 ‘감정싸움’까지 벌이는 지경까지 치닫고 있다.






檢 “`친박 수사’ 靑지시받거나 보고한 사실 없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최근 “친박연대를 상대로 표적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청와대가 매일 검찰에 전화한다는 얘기도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데 대해 검찰은 “청와대로부터 어떤 형태로도 지시를 받거나 수사 내용을 보고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12일 “이번 수사는 언론이 특정 정당의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한 구체적인 비리 의혹을 대대적으로 제기하고 이번 기회에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진상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는 국민적 목소리가 비등해짐에 따라 착수하게 된 것으로 소위 표적수사란 전혀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깨끗한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엄정 중립의 자세로 법과 원칙에 따라 선거사범을 철저하게 수사하고 있으며 최선을 다해 신속 공정하게 진상을 규명해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 전 대표는 10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을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금 특정 지역에 대해서, 또 친박연대 이런 데 대해 편파적이고 표적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특정지역에 대해 진행되고 있다”며 “심지어 청와대가 매일 검찰에 전화를 넣는다는 얘기도 공공연히 나온다는데 잘못된 것 아니냐고 말했더니 대통령이 알아보고 잘못된 것 있으면 바로 잡겠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