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후보와 한반도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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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최초로 백악관 주인 자리를 놓고 흑백대결을 펼칠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와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는 한반도정책 및 한미 FTA에 있어서도 선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본선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한반도 정책도 적잖은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한인사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적인 성향의 공화당 후보인 매케인은 한미동맹이라는 양자관계에 중점을 두는 반면에 자유주의 성향의 민주당 후보인 오바마는 북핵 6자회담과 같은 새로운 다자 동반자 관계를 아시아에서 구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두 후보는 북핵문제가 아주 중대한 이슈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지만 해법에 있어선 뚜렷한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으며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시각도 매케인은 `독재자’로 보고 있는 반면에 오바마는 `대화의 상대’임을 강조, 대조를 이룬다.
한미 FTA에서도 입장차가 확연하다. 매케인은 기본적으로 현 부시 정부와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오바마는 한미 FTA에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요 의제 위주로 살펴봤다. 
                                                                                                <특별취재팀>


한미관계


매케인은 최근 `우리(한미)의 동맹을 최우선 순위로’라는 제목으로 본국 중앙일보에 기고문을 보내 대통령이 되면 전통적인 한미 양자 동맹관계를 중시할 것임을 밝혔다.
매케인은 당시 기고문에서 “한국과의 밀접한 관계를 강화하고 확장하는 것이 테러와 대량살상무기 확산 위협에서 미국과 동맹국을 보호하고 국제시장을 개방하고 활성화하며 공동의 안보와 번영을 뒷받침하는 보편적 가치를 발전시킨다는 목표를 이루는데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오바마는 아시아에서 다자구도의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오바마는 대선공약에서 북핵 6자회담처럼 양자관계 및 정상회담을 능가하는 효과적인 외교의 틀을 형성, 아시아에서 새로운 동반자관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동아시아 국가들과 안정과 번영을 증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중국이 국제법규를 준수토록 하기 위해 한국, 일본, 호주와 같은 동맹국과 굳건한 동맹관계를 유지하겠다는 게 오바마의 구상이다.
매케인이 한미관계에 방점을 찍는다면 오바마는 보다 폭넓은 동맹을 유지하겠다는 것.


북핵문제


매케인이나 오바마 모두 북핵 문제의 심각성에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으나 해법에 있어서는 71세와 47세라는 그들의 나이차만큼이나 커 보인다.
매케인은 북한 핵프로그램의 전면적인 종식이 미국의 중대 관심사라고 규정하고 “북한 핵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도록 폐기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조지 행정부도 출범 초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강조한 바 있으나 2006년 북한의 핵실험 이후 북핵 협상을 본격화 하면서 이를 완화한 바 있다.
북핵에 대한 매케인의 입장이 부시 대통령보다도 강경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매케인은 또 핵프로그램 폐기가 단순히 대화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것임을 시시하고 있다.
그는 “김정일이 원하는 걸 묻기위해 미국 대통령이 조건없이 그와 만나겠다고 약속하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걸로 생각하는 건 순진한 태도”라고 주장한다.
다만 그는 군사적 행동에 대해 “첫 단계가 아니라 최종적 수단으로서만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북핵 등 핵확산문제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문제 해결에 있어 대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바마는 매케인은 물론 민주당 대권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우방은 물론 이란, 북한 등 적성국의 지도자도 만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오바마는 핵문제도 미국이 전면에 나서기보다 다자체제나 국제기구를 통해 해결을 모색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북한과 이란처럼 핵확산금지협정(NPT)의 규정을 어긴 국가들에 대해선 미국이 직접 나서기보다 자동적으로 강력한 국제적 제재에 직면토록 하기 위해 NPT를 강화함으로써 핵확산을 강력히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매케인의 눈에 비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독재자’다. 또 독재자와의 조건없는 협상은 `순진한 발상’이라는 게 매케인의 시각이다.
매케인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독재자와의 조건없는 협상은 안된다”면서 “부시 행정부의 유화적인 대북 협상자세”를 비판하기도 했다.
매케인의 인식에 큰 변화가 없는 한 매케인은 북한에 대해 `당근’보다 `채찍’에 비중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대화의 상대’로 간주하며,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조건없이 협상테이블로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적성국이었던 중국과 대화를 통해 `죽의 장막’을 열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소련과의 대화를 통해 구 소련에 개방과 개혁을 유도했던 것처럼 비록 적성국 지도자라고 하더라도 만나겠다고 오바마는 강조한다.
따라서 오바마가 대통령이 될 경우 북미간 대화에 무게가 실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두 후보는 그동안 정치.군사 중심의 한미동맹관계를 경제.통상 영역까지 확대할 것으로 기대되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놓고 뚜렷한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한미 FTA


한반도 정책과 더불어 한미양국의 최대 경제현안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다.
미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한국의 수출시장이자 세 번째 큰 교역국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7번째 큰 미국의 교역상대국이다. 양국 교역규모는 연간 800억 달러에 이른다. 한미FTA는 미국이 체결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다음으로 규모가 큰 FTA이다.
그리고 미국은 한미FTA를 동북아에서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동맹국가와 FTA라는 점과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 견제와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지 부시 대통령은 콜롬비아와 파나마 등과의 FTA를 비롯해 한국과 FTA 체결의 중요성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면서 의회에서 이를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에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한국의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세계최대 경제대국인 미국과의 경제협력의 필요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학자들도 한국과 미국의 경제가 다른 세계경제와 마찬가지로 매우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에 따로 놓을 수 없다며 특히 한국의 경우 미국내 경제사정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레임덕에 직면한 조지 부시 대통령과 야당인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의 주도권 다툼은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그 만큼 정국운영도 어느 때보다 어렵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농가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농업지원법안이 자유무역정신에 어긋난다며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의회가 다시 이를 번복함으로써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무력화되는 사태를 맞이했다.
특히 이번 대통령 거부권 번복에는 공화당 의원들까지 가세했다.
이는 현재 미국 정치 상황이 대선과 더불어 하원 의원 선거, 상원 선거와 맞물린 그야말로 총체적인 선거정국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농업계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공화당 의원들도 대통령의 의지나 국가 전체적인 대의와는 상관없이 자신들의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11월4일은 대통령 선거와 함께 하원 의원 전원, 상원의원 3분의 1이 선거를 치르게 돼 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승리를 눈 앞에 두고 있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한미 경제의 최대현안인 한미FTA에 결함이 있다며 노골적으로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오바마가 갈 수록 FTA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대선 승리를 필요한 노조의 지지를 얻기 위한 목적 때문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완주를 다짐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도 한국과 콜롬비아, 파나마와의 FTA 비준동의 절차를 유보하고 기존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6월3일 사우스다코타와 몬태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마지막으로 오바마로 정해졌지만 대선 본선으로 가면 갈 수록 공화당과의 선명성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그 만큼 FTA에 대한 반대도 더욱더 거세질 수 있다.
공화당의 대선 주자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한미FTA에 대해 부시 행정부와 기조를 같이하면서 적극 찬성하고 있다. 하지만 여소야대 정국에서 여당 대선 후보의 목소리는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매케인이 대선에서 이기게 된다고 해도 민주당 주도하는 의회를 상대로 FTA 관철하는 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한미FTA 비준동의 문제는 대선정국의 소용돌이에 점점 깊숙이 빠져들면서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대선이 끝나기 전에 한미FTA가 미 의회에 상정될 가능성이 점점 줄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쇠고기도 새로운 변수


여기에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선결요건처럼 여겨온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문제마저도 최근 한국에서 쇠고기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면서 한미FTA 반대 등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어 새로운 부담으로 등장하고 있다.
또 한국이 국내 여론을 이유로 쇠고기협정 재협상을 요구해 검역주권 명문화를 관철했기 때문에 한미FTA에 대한 재협상의 빌미를 제공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고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가 장기화될 수도 있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부시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요구하는 무역조정지원법(TAA) 개정안을 적극 수용해 의회와 극적인 타협을 하고 또 한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유럽연합(EU) 그리고 중국과의 FTA가 급진전하면 한미FTA에 대한 환경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의 쇠고기와 돈육업자 등 농축산업계에서는 EU가 한국과 FTA를 먼저 체결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업계의 정치권에 대한 압력이 거세지면서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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