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구도로 살펴보는 각당 대표 유력주자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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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에서 ‘당권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여야 모두 ‘무기력증에 걸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 각당은 조만간 치러질 전당대회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쇠고기 정국에 묻혀 자칫하면흥행참패로 이어지지 않을까 고심하는 모습이다.
여야 모두 초반 ‘대세론’을 주장하며 자리굳히기를 시도하는 후보가 있는 반면 지명도가 떨어지는 후보들도 속속들이 얼굴을 내밀면서 뒤짚기를 주장하는 후보들도 등장하고 있다. 불과 20여일이 남지 않은 이번 전당대회를 어떻게 치러내느냐에 따라 쇠고기 정국 이후 정국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양당은 전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지사 = 서동권 기자>



한나라당 박희태 – 정몽준 이파전


한나라당은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정몽준 의원의 2파전이 치열하다.
정몽준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 승리로 4년 후 대선까지의 항로에 디딤돌을 놓겠다는 계산이다.
정 의원은 박 전 부의장에 비해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는 만큼, ‘당원들이 모인 곳이면 어디든 간다’는 각오로 전당대회 전까지 최대한 많은 대의원의 지지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정 의원 측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대규모 집회 형식인 합동연설회가 취소되고 대담이나 TV 토론회로 대체하기로 함에 따라, 토론회 준비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 의원은 높은 대중 선호도를 무기로, 전체 선거결과의 30%를 차지하는 일반인 여론조사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정몽준 의원이 당내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애쓰려는 행보는 최근 벌어진 이상득 의원과 정두원 의원간의 권력 투쟁에서 정두언 의원의 손을 들어주는 듯한 발언을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권력투쟁이 극에 달하던 시기에 정몽준 의원은 지난 9일 의원총회 직후 “(정두언 의원이)진솔하게 말씀하셨다”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정몽준 의원의 이같은 발언에는 당내 소장파의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이 반영된 셈이다.
반면 박 전 의원은 당내 ‘대세론’에 힘입어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다. 이상득 의원 등 당내 원로그룹의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당심’을 끌어 모으기에는 정 의원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박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아직 대의원 명부가 확정되지 않아서 ‘당심’을 가늠하기는 어렵다”며 “쇠고기 파동으로 당원들의 실망감이 극에 달했기 때문에 난국을 돌파할 수 있는 해법을 출마선언과 동시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두 사람의 공통적인 고민은 온 국민의 관심이 쇠고기 문제에 집중돼, 좀처럼 전당대회 분위기가 뜨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칫 선거운동을 드러내놓고 할 경우 “한가하게 당권경쟁을 한다”는 비난을 사게 될까봐 아예 당 대표의 ‘대’자도 꺼내기 힘든 상황이다.
양측 모두 일찌감치 여의도에 캠프를 마련하고 전당대회를 위한 외형적인 조건을 갖추었지만, 출마선언 시기조차 잡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정 의원 측은 “도대체 출사표를 언제 던져야 하는지 난감하다”며 “적어도 전당대회 2주일 전에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전 부의장측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본 후 다음 주쯤에 출마선언을 할 생각”이라며 “어차피 박 전 부의장이 출마하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니, 조용히 언론인터뷰를 통해서 하는 방법도 생각중이다”고 밝혔다.



박근혜의 선택은


두 사람간의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당내 관심은 다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로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표측이 누구를 선택하느냐가 당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다. “한나라당 당권경쟁의 키(key)는 박 전 대표가 쥐고 있다”는 말까지 나돌 정도.
7월 전당대회 출마자들이 박 전 대표에게 매달리는 직접적인 이유는 박 전 대표의 당내 위상과 박근혜계의 강한 결속력 때문이다.
지금까지 ‘선거의 여인’으로 통하는 박 전 대표가 적극 ‘개입’해 패한 선거가 거의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나라당이 노무현 정권 시절 각종 재·보선에서 연전연승한 중심에 박 전 대표가 있었고, 2006년 지방선거의 ‘압승’ 때도 박 전 대표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컸다.
특히 2006년 7월 한나라당 전대에서 강재섭 현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이재오 전 최고위원에게 지고도 대의원 투표에서 이겨 대표최고위원에 선출된 것도 박 전 대표가 도와줬기 때문이란 게 당내의 분석.
게다가 박근혜계는 정치권의 그 어느 정파보다도 현재 강한 결속력을 과시한다. 공천파동 때 그렇게 당했지만 박 전 대표를 떠난 의원들은 없다. 오히려 선거과정에서 세가 더 불어났다.
물론 한나라당내 박근혜계는 30여명에 불과하고 당밖 친박 인사들이 7월 전대를 전후해 입당할 가능성이 높아 언뜻보면 외형상 규모는 크지 않다. 하지만 이들은 박 전 대표의 ‘한마디’에 언제든지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친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은 17일 “박 전 대표가 움직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일부는 “총리 파동 이후 현재의 한나라당에 완전히 마음이 떠났다”는 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친박 대표주자로 거론됐던 허태열 의원이 결국 최고위원 출마의 뜻을 접은 것도 박 전 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민주당, 정세균 – 추미애 – 정대철


통합민주당 당권 경쟁은 천정배 의원이 지난 11일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정세균, 추미애, 정대철’ 3자 구도로 좁혀졌다. 지난달 25일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정세균 의원의 ‘대세론’을 꺾기 위한 추미애-정대철 단일화도 급부상하고 있어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정 의원은 이미 출마선언 당시 송영길, 이미경, 박병석, 김종률, 신학용 의원 등 20여 명의 의원들을 대동해 세를 과시했다. 이후 쇠고기 정국에 맞물려 장외투쟁에 합류, ‘관리형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강한 야당 지도자’의 면모를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이러한 ‘대세론’과 ‘세 과시’가 몰고 온 비판적 여론도 존재한다. 본격적인 경선이 시작되지 않았는데 의원들을 대거 대동해 자가발전 대세론을 만들고 있다는 것. 정 의원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오히려 추 의원 자신이 과거 프레임에 갇혀서 여전히 열린우리당 책임론이니 계파 정치니 하며 당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구 민주계를 중심으로 민주당 일각에서는 원혜영 원내대표와 정 의원이 모두 옛 열린우리당 출신임을 내세워 “원내대표와 당대표가 모두 열린우리당 출신이어선 곤란하다”며 정 의원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형성시키고 있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런 것 때문에 민주당이 망가지고 있다”며 “누가 제대로 된 민주당을 만들고 수권능력을 키울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할 때”라고 반박했다.
추 의원은 11일 여의도 대하빌딩에 경선기간 동안 사용할 사무실을 계약했다. 추 의원은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17일 등록과 함께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검토하고 있다. 4년간 정치공백 기간을 가졌던 추 의원은 그동안 강연정치로 자신을 알리는데 주력해 왔다. 정체성 문제를 제시하면서 정 의원을 견제했고, 선명성을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했다. 후보등록 다음 날인 18일에는 광주지역 인사들로 구성된 ‘빛고을 포럼’에 참석해 특별강연도 실시할 예정이다.
추 의원 측 관계자는 출마선언과 관련, “당의 쇄신과 변화를 주장하면서 당을 당원들에게 개방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킬 예정”이라며 “당이 민심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고문은 15일 백범기념관에서 수도권 지지 당원 2000명을 초청해 출마선언식을 가졌다. 정 고문 측 관계자는 “당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서는 정 고문이 대표가 되어야 한다”며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추 의원과 정 고문의 단일화가 민주당 당권 경쟁의 큰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추 의원과 정 고문은 지난 10일 비공개 회동을 갖고 단일화를 논의했다. 양 캠프 핵심 관계자들은 모두 “두 후보가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을 했다”며 “지역 당원들과 중진 의원들이 단일화를 요구해와 만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단일화 효과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정 고문 측 관계자는 “단일화가 성사되면 호남과 영남에서 기대 이상의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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