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의 득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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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취임후 세 번째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의 의미를 한 마디로 압축하면 ‘더욱 단단해진 한미동맹’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가진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핵과 인권문제에서 공조를 재확인하고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에 대한 미국측의 지지입장을 끌어내는 등 명분과 실리면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한국 측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분위기를 보이며 한 동안 흔들렸던 한미동맹이 곤고해졌음을 확인시켰다. 또한 취임 후 4강 정상외교 때마다 불거지던 악재도 발생하지 않아 국내에서 일던 부실외교 논란도 잠재우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선데이저널>은 서울에서 1박 2일간 열린 한국과 미국의 정상회담의 의미를 되짚어봤다.
                                                                                                 <리차드 윤 기자>


한미동맹 재확인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역시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는 점이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지난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비록 짧은 기간이라도 한국에 방문했다는 것은 현 정부에 대한 미국의 성의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두 정상은 이 대통령의 취임 이후 벌써 세 차례나 만남을 가졌다는 것은 그만큼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두 정상은 새 정부 출범과 지난 4월 1차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급진전되는 듯 했던 양국 관계가 `쇠고기 파동’으로 다시 균열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한미간 이상기류를 조기 정리하고 새 출발을 확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국 내에서도 벌써부터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미 관계가 한층 더 끈끈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정상은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21세기 안보환경의 변화와 미래 수요에 보다 잘 대처하기 위해 한미동맹을 전략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구조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면서 “한미동맹이 공통의 가치와 신뢰를 기반으로 안보협력 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협력까지 포괄하도록 협력의 범위가 확대, 심화돼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양국이 1차 정상회담 때 합의한 `21세기 전략적 동맹관계’의 대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것이다. 비록 전략적 동맹관계의 구체적 발전상을 담은 `한미동맹 미래비전’은 추후 논의를 거쳐 확정짓기로 했지만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이뤄냈다는 해석이다. 그렇다면 이번 회담에서 한국이 얻어낸 실익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우선적으로는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 측의 지지를 얻어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국이 안고 있는 외교현안 가운데 가장 민감하고 인화성이 높은 사안은 바로 북한핵을 포함한 북한과의 관계를 들 수 있다. 특히 새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급속히 경색된데다 금강산 사건까지 터져 현 정부는 굉장히 어려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이와 관련된 우려의 상당부분을 불식시킬 계기가 마련됐다. 양 정상은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대북 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북한 내 인권 상황 개선의 의미있는 진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부시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인권과 핵 프로그램을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 신고서에 대한 철저한 검증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해제 역시 철저한 행동 대 행동, 스텝 바이 스텝 원칙에 입각해 이뤄질 사안이란 점을 분명히 하면서 북한의 변화를 촉구했다.
미국의 이같은 입장은 우리의 대북 정책이나 이해관계와도 정확히 일치하는 대목으로 한미정상의 의견 합치는 우리 국익에도 부합한다.
특히 금강산 사건과 관련해 미국의 지지를 끌어낸 점은 남한을 배제한채 미국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북한 측의 전략을 무력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지난 달 금강산 관광객의 피살사건과 관련해서 북한에 (공동)조사를 요청했는데, 그 언급을 지지한다”고 남측의 손을 들어줬다.
북핵과 인권문제는 물론이고 우발적인 사안이라고 할 수 있는 금강산 사건에 대해서도 양 정상이 의견을 같이하며 공조를 과시함으로써 이른바 북한의 ‘통미봉남’ 전략은 힘을 잃게 됐다.



한미 FTA 불씨


꺼져가는 한미 FTA의 불씨를 살린 것도 의미가 있다.
양국 모두 한미FTA 의회 비준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FTA가 양국간 경제분야의 항구적 버팀목이 된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 비준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한 것.
하지만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연내에 의회 비준동의를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는 데니스 와일더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보좌관의 전날 언급처럼 한미FTA 연내 비준 전망은 밝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양 정상은 모든 분야에서의 전방위 협력확대가 한미간 결속을 한층 강화시킨다는 원칙에 따라 양국간 실질 경제협력 확대 방안, 한국인의 미국비자 면제 프로그램 연내 가입 및 한국 대학생의 미국 취업 연수 프로그램 실시 등 인적교류 확대, 항공.우주 등 첨단분야 협력 강화, 테러리즘 등 범세계적 문제에 대한 공동 대처 등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뤘다. 지난 2차례의 정상회담을 한미동맹의 복원, 강화를 위한 기초작업으로 평가한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민간교류를 획기적으로 확대할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동맹의 뿌리를 한층 굳건히 한 회담으로 볼수 있다.
이 중 눈에 띄는 것은 한국의 대학생들에게 미국에서의 어학연수와 인턴 취업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대학생 연수취업 프로그램(WEST)이다.
WEST프로그램이 시행되면 해마다 최대 5000명의 우리나라 대학생이 본인 부담으로 5개월 동안 어학 연수를 한 뒤 미국 각 기업·기관에 인턴으로 취업해 1년 동안 돈을 벌 수 있다. 이 과정이 끝나면 1개월 동안 여행을 할 수 있어 최장 18개월동안 미국에 체류가 가능하다.


정부의 양보













실리도 많았지만 본국 정부의 양보도 없지는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아프간에 한국군 파병을 요청했으냐는 질문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파병 논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동일한 질문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논의했다. 내가 유일하게 말한 것은 ‘비군사적 지원'(non combat help)이라는 것을 말씀드린다”며 “이는 민주주의가 발전하지 않은 나라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정상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한미 양국정상 간에 아프가니스탄 평화재건사업을 위해 군사적 지원에 모종의 합의가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청와대 관계자도 비군사적 지원의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같은 논의가 있었음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동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두 정상 간의 신뢰와 우의가 외교관계에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는 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오늘 회담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양국 공통의 가치가 이른바 양국관계가 동맹임을 일깨워주는 기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한 동안 소원했던 한미동맹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줌으로써 두 나라간의 동맹이 한국 외교 전략을 근간임을 재천명했다.
이것은 한인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비자면제프로그램 연내가입이나 한국 대학생들의 미국 취업 프로그램 합의 등은 최근 불황을 맞은 한인사회 경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학생 5000명 미국서 어학연수 받고 돈도 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합의한 ‘대학생 연수취업 프로그램(WEST)’은 국내 대학교 재학생이나 졸업생이 미국에서 1년 6개월 동안 일하고(Work), 영어를 배우고(English Study), 여행(Travel)도 허용하는 제도로, 지난 4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공론화된 후 이 제도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WEST 프로그램에 대해 양국 정상이 최종 합의함에 따라, 향후 프로그램 운영에 관한 양측 실무진간 협의를 거쳐 WEST 협정 또는 양해각서를 맺을 계획이다.
현재 이 제도 도입과 관련, 우리측은 2009년부터 연 최대 5,000명이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미측과 협의 중에 있다. 체류기간은 총 18개월로, 5개월 동안 어학 연수를 한 뒤 미국 각 기업·기관에 인턴으로 취업해 1년 동안 돈을 벌 수 있으며, 이 과정이 끝나면 1개월 동안 여행을 할 수 있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미국은 세계 각 국의 젊은이들을 위해 4개월 동안의 단기 취업·여행제(Work & Travel)을 실시하고 있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연간 최대 5,000명으로 규모를 늘리고 체류 기간도 18개월로 연장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미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에 이어 WEST프로그램까지 실시되면 한·미 양국간 민간 교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며, 한·미 미래의 주역인 젊은 세대 간 이해 증진과 교류 확대에 기여해 한미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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