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노인복지회관 두고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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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리아타운 중심가에 건축중인 노인복지회관






코리아타운 중심가에 들어설 예정인 ‘한국노인복지회관’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LA한인회(회장 스칼렛 엄) 정기이사회에서 엄 회장이 “한인노인복지회관’을 직접 운영하겠다”고
밝혀 회관건립을 주도해온 건립추진위원회의 반발을 산 것이다. 또 커뮤니티 노인단체 등에서도 공론화를 주장하고 나서 상황은 복잡하게 꼬여가고 있다. 한인사회에서는 성금으로 공사를 집행한 만큼 예산 지출에 대한 발표도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노인복지회관은 동포사회의 성금과 LA시정부의 지원금을 비롯해 추후 지급될 한국정부 지원금 등으로 건립된 건물이다. 한인사회의 공동으로 운영과 관리가 이뤄져야 마땅한 건물이라는 게 중론이다.
건립 공사가 계획보다 지연돼 내년 2월에 완공을 계획하고 있는 ‘한인노인복지회관’을 놓고 LA한인회가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 회관건립을 주관하고 있는 건립추진위도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타운 노인 단체들은 자신들의 입장도 굽히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노인회관 건립과정에서 이해관계를 따지는 곳은 이들 세 단체다. 이들의 갈등에 총영사관도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한편 최근 이사장이 새로 임명된 재외동포재단측은 복지회관 지원금으로 예정된 50만 달러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LA에서 회관 문제가 말썽의 주제로 떠오른 만큼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성 진 취재부 기자>



한인노인회관은 현재 외관상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하지만 내부시설과 주변 조경사업 등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완공을 위한 건축비가 더 필요하다. 현재 예상되는 지원금은 LA당국의 50만 달러와 한국정부로부터 기대되는 50만 달러 등이다.
LA당국의 50만 달러 지원은 원래 혼합기금(매칭펀드) 성격으로 지원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LA당국이 최근 지원 조건을 재검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또 한국정부의 50만 달러 지원도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A한인회는 재외동포재단으로부터 노인복지기금으로 지원받은 2만 달러를 엉뚱하게 자체 비용으로 쓰는 바람에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2년 전 복지회관 기금으로 재외동포재단측이 LA한인회에 전달한 2만 달러를 당시 한인회가 임의로 사용해 본보가 이를 단독보도하자 LA한인회측이 총영사관을 통해 문제의 2만 달러를 반납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정부 지원금을 담당한 재외동포재단측은 이미 복지회관 기금으로 지원된 기금이 2년이 지나서 다시 되돌아오는 바람에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고심했다. 지금까지 LA한인사회에 지원한 국고금이 문제가 발생해 되돌아 온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국고금에 문제가 생겨 반납할 경우 그 처리과정을 두고 책임소재도 가려야한다. 그래서 재외동포재단이나 LA총영사관측도 이 문제에 대해서 쉬쉬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복지회관 기금 2만 달러 건은 일단 문제가 해결 될 것으로 알려졌다. 노인복지회관 건립 지원금을 새로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조건이나 성격 등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질 경우 50만 달러 전액 지원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인회장의 궁색한 주장













 ▲ 스칼렛 엄 한인회장
한편 지원금이 예정대로 모금되지 않으면서 회관건립 공사에 차질이 생겼다. 건립추진위 소속 3명의 전직 LA한인회장(김영태, 하기환, 이용태)은 공동보증으로 지난 7월 한인은행들로부터 융자를 받기에 이르렀다.
이들 전직 한인회장들은 한인회관에서 은행관계자들과 기자회견을 겸한 승인식을 갖고 노인복지회관 공사에 투입될 50만 달러 융자서류에 서명했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앙·윌셔·한미 등 3개 은행이 각각 20만·20만·10만 달러의 융자를 승인했으며 융자 신청자는 노인복지회관 건립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김영태·하기환·이용태씨 등 전 LA한인회장 3명으로 돼 있다.
중앙은행 리사 배 전무는 “50만 달러를 한 은행에서 모두 융자해 줄 수도 있었지만 커뮤니티가 함께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3개 은행이 합동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융자금은 공사 진행 상태에 따라 분할 지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융자는 한국정부의 50만 달러 지원이 선행돼야만 가능하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만약 한국정부가 지원금을 철회하면 융자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LA정부 사정도 좋지 않다. 유독 ‘한인’이라는 조건이 붙으면 기금지원 조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코리아타운 노인복지회관’이라는 명칭이 제기되고 있다. 명칭 이외에도 법인체 등 법적 문제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한편 노인복지회관이 완공된 후 회관 운영·관리권을 놓고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선수를 친 것은 LA 한인회다. 스칼렛 엄 회장은 지난 18일 정기 이사회에서 “노인복지회관은 한인회가 직접 운영을 책임질 것”이라며 “LA한인회가 회관 건립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운영 책임도 한인회가 직접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인복지회관 운영을 위해 별도의 조직이나 단체를 만들 경우 필요가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별도의 운영단체 설립 주장을 일축하기도 했다. 엄 회장은 “30여 년 전 한인회관 구입 후 운영을 전담하는 별도 단체를 설립했으나 오히려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별도의 운영전담기구 설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엄 회장의 주장은 과거 한인회관을 구입할 당시 건물 관리 운영주체를 한인회에 두지 않고 별도로 ‘한인회관관리재단’을 구성했던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30여년 전 한인회는 한마디로 신용을 얻지 못했다.
당시 많은 동포들은 한인회관 운영권이 한인회에 주어진다면, 자칫 회관을 팔아버릴 위험성도 높다고 예상했다. 그래서 별도의 한인회관관리재단을 구성하는 문제에 어는 누구도 반대를 하지 못했다. 문제는 오늘날의 한인회관관리재단이 돼버린 한미동포재단이 설립 당시 이념을 망각하는 바람에 갈등이 불거졌다.
엄 회장의 주장은 모든 이해당사자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선언으로 경솔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나오고 있다.


회관은 커뮤니티 재산


지금 커뮤니티에서는 “전직 회장들도 복지회관에 3만 달러를 기부했는데, 엄 회장은 돈 한푼 내지 않고 건물을 한인회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비난의 소리가 적지 않다. 지난 7월 한인회장에 취임한 엄 회장은 실질적 한인회 봉사업무보다 자신의 임기연장을 꾀하는 정관개정을 일삼아 구설수에 오른바 있다.
물론 엄 회장이 “노인복지회관 자체 운영하겠다”라고 밝힌 이면에는 회관건립추진위원회가 회관 운영을 장악할지 모른다는 루머를 잠재우기 위한 선제공격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추진위를 견제하기 위해 선전포고를 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라는 주장이 적지 않다.
마치 서부의 총잡이가 마을의 문제를 해결한 다음 마을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한인회 운영 자체에도 많은 문제점을 드러낸 엄 회장이 복잡한 노인회관의 운영권까지 건드린다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그동안 실질적으로 복지회관 건립을 진행해왔던 건립추진위는 사용권은 줄 수 있지만 운영권은 한인회가 아닌 별도의 ‘노인복지회관 재단’(가칭)을 구성해 위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엄 회장은 “한인동포 모두가 노인복지회관은 한인회가 짓는 줄 알고 있다”며 “그동안 많은 한인 및 단체들은 한인회 앞으로 기금을 전달했다. 당연히 한인회가 노인복지회관의 운영 등 모든 것을 관리해야 하는 데 현실적으로 배제된 상황”이라고 맞섰다.
하지만 이마저도 어불성설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한인노인복지회관은 커뮤니티의 재산으로  LA한인회의 명의가 아니다. 현재 노인복지회관 건립을 위한 기금 접수처가 LA한인회로 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건립추진위가 비영리재단법인으로 등기 돼 있어 편의상 LA한인회 로 한 것뿐이다.



“완공되면 떠나겠다”


엄 회장은 또 “건립추진위 공동의장들의 노고는 가슴 깊이 새기고 있지만 공동의장들이 운영권을 가질 수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공동추진위원장들은 “한인회가 앞으로 모아야 할 100만 달러의 기금을 마련할 수 있다면 우리는 손을 떼도 상관없다”며 “한인회가 책임지고 회관 건립을 완성한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다만 그 능력이 의심스럽다”고 맞불을 놨다.
엄 회장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어차피 그 분들의 융자금은 한국정부 지원금 등이 한인회로 전달될 경우 우선적으로 갚아야 할 돈”이라며 “이미 지급된 22만 달러 융자금 상환 책임도 한인회가 맡는 것으로 조항을 바꾸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자온 공동추진위원장은 “경제적 신뢰도가 높은 전직회장 3인이 건립에서 손을 떼면 문제가 많다. 당장 남은 28만 달러의 융자금이 나올지도 미지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추가금액을 융자받기도 힘들어진다”며 “만일 뜻대로 운영권과 사용권을 가진 한인회가 내년 2월말로 예정된 완공 시한을 넘긴다면 한국노인회가 기증한 56만 달러의 반환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노인복지회관 건립을 주도하고 있는 건립추진위는 현재 한인회장과 3명의 전직 한인회장 김영태·하기환·이용태 그리고 한국노인회를 대신한 구자온씨 등 5명의 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 중 한인회장을 제외한 공동 추진위원장들은 복지회관이 완공되면 추진위 중심으로 재단화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일부 관계자는 건립위원직을 사퇴하면서 자신이 기부한 돈을 찾아 갔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어 자칫 시비거리가 될 가능성도 크다.
이에 대해 커뮤니티에서는 “비록 3명의 전직회장들이 3만 달러를 기부했다는 이유로 운영권 행사를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3만 달러를 회사 설립비용으로 투자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때 한인사회에서 이 같은 여론이 비등하자 노인복지회관 건립을 주도하고 있는 하기환 공동추진위원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회관이 완공될 즈음 커뮤니티 각계에서 약 30명 정도로 재단 이사회를 구성해 전적으로 이사회 책임아래 회관이 운영관리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몇몇 추진위원들이 회관을 좌지우지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지만, 나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완공될 복지회관에는 500명 정도가 참석할 수 있는 대형홀이 마련될 계획”이라면서 “노인단체들의 회합장소와 커뮤니티 모임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자온 공동추진위원장도 현재 일부 노인단체들로부터 복지회관 건립과 관련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회관 건축이 완공되면 회관과 관련된 직책에서 일체 떠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교원 미주한인복지회장은 “그들은 커뮤니티의 여론을 무시하고 있다”면서 “회관 완공 후 그들의 주도대로 재단을 설립하려고 획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김 회장은 “우리는 자체적으로 한국정부에 노인복지회관 건립 지원금 50만 달러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의 복지회관 건립의 발단은 94년 노인연합회 주축으로 기금모금에 나서서부터였다”면서 “당시 40만 달러를 모금해 20만 달러는 아리랑 아파트 건립에, 나머지 20만 달러는 한국노인회 건물 구입비였다”고 주장했다.
이번 한국노인복지회관 건립은 한국노인회관 매각대금이 종자돈이 된 것이 사실이다. 한때 이 돈도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며 법정소송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그 와중에 ‘아리랑 아파트 의혹사건’(차후 보도 예정)은 아직 수면위로 올라오지 못했다.
한편 내년 2월께로 완공 계획인 한인노인복지회관에 안중근 의사의 흉상이 설치된다. 안중근 의사 흉상건립위원회(총재 윤경학)측은 내년 안중근 의사 이등박문 암살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한인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킬 목적으로 안중근 의사의 흉상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관계자들은 한인노인복지회관 1층에 안 의사 흉상을 설치할 것을 신중히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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