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건강 이상’ 韓·美상반된 정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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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유례가 없는 독재자 김정일을 두고 한국 언론이 연일 엄청난 지면을 할애하며 대서특필하고 있는 가운데 마치 김정일이 사망하기라도 한 듯 지나치게 앞서가는 보도로 일관하고 있어 세계의 웃음거리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한때 ‘김정일 유고설’까지 나돌아 세계 언론이 들썩인 가운데 최근 “(김정일이 회복해)양치질을 할 정도가 됐다”는 소식을 비롯해 구체적인 회복 정도가 매스컴을 타자 잠시 수그러든 모습이다. 양치질을 할 정도라면 팔을 약간은 흔들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김정일은 뇌졸중을 포함해 건강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킨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에 대한 정보는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등 한반도 주변 4대 강국과 한국이 비교적 많이 지니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정보력은 그중 최고라고 할 정도로 막강하다고 봐야 한다.
미국 의회는 빠르면 금주 중 김정일의 동향에 대한 긴급 브리핑을 열 계획이다. 하원 외교위원회는 김정일에 대한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국무부에 김정일 상태에 대한 브리핑을 하도록 요구했다. 이번 브리핑에서 김정일 잠적과 건강 이상설에 대해 미국 국무부와 정보당국이 얼마나 정확한 평가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정일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이후 미국 의회의 첫 공식 대응이 될 이번 브리핑을 통해 미국 의회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전망될 경우 미국 정부의 위기대응 대책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 의회는 북한 붕괴에 대비해 미국과 중국아 논의 중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한반도 문제 당사국인 한국이 논의 과정에서 제외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행정부에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성 진 취재부 기자>


김정일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시사주간지 타임(TIME) 온라인 판은 ‘이번 사건으로 김정일의 후계 구도가 관심을 모을 것’이라며 ‘현재 아들 삼형제 중 첫째는 알려진 도박꾼이고, 둘째는 연약하며, 셋째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타임은 또 ‘(누가 김정일의 후계자가 될지는)현재로서 모든 것이 불확실하기에 더욱 미스터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세 아들 중 어느 누구도 확실한 후계자로 지목되지 않았고, 그들의 경력이나 능력이 검증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둘째 김정철(27)은 스위스 유학파로 평양에 돌아와 현재 노동당 선전국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자리는 과거 김정일이 김일성으로부터 후계 수업을 받을 당시 근무했던 자리라고 타임은 보도했다. 경우에 따라 김정일이 ‘병상 정치’를 할 경우 둘째 아들 김정철이 유리한 입장에 놓일 수 있다는 의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양치질을 할 만큼 건강이 호전됐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와 달리 미국과 일본 정보 관리들은 그의 상태가 아직 명백히 호전되지 않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김정일을 두고 한국과 서방세계의 정보라인이 다르다는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CIA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아트 브라운은 ‘자유 아시아 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김정일 위원장의 병세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의 건강 이상설을 단순히 ‘추측’으로 봐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CIA에서 한반도 전문가로 활동한 브라운은 특히 “북한이 이번 사건에서 유럽 출신이 아닌 중국 의사들을 불러들인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는 그만큼 김 위원장의 상태가 위중함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자신의 질병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경우 프랑스 등 유럽 출신 의사들을 불러들이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 중국 의사들을 불러들였다는 것은 김 위원장의 상태가 ‘응급실 상황(emergency room situation)’임을 의미하는 게 아닌가 짐작된다”고 밝혔다.









한국보도 신빙성 없어


미국 Fox 뉴스 TV의 보도는 한발 더 나아가 ‘김 위원장이 뇌졸중 수술 이후 상태가 더 악화됐고, 미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병세가 빨리 회복 중이라는 한국 정부의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김 위원장의 상태가 생각보다 위중하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 특히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에 대한 보도와 정보들이 경쟁적으로 생산되면서 북한과 상호주의를 취하고 있는 한국 이명박 정부의 입장을 더욱 강하게 대변하고 있을 뿐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국 언론들이 정부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의 건강 회복설을 보도한 것과 맞물려 미국의 폭스 뉴스는 “김정일의 건강 상태가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다는 판단 아래 미국 정부가 북한 정권 붕괴에 대비한 대책을 논의 중”이라는 상반된 보도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폭스뉴스는 정부 고위 관계자 말을 빌려 “미국 정부는 김 위원장이 곧 사망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지만 ‘빠르게 회복 중’이라는 한국 언론의 보도는 믿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지난 달 20일경 김정일의 상황이 좋자 얺운 것을 파악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불과 20일 만에 건강이 급속도로 회복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지난 2007년 1월부터 6월까지 불과 예년의 절반 수준인 27회에 불과했던 군부대·산업현장 시찰이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진 지난 6월까지 50회 수준으로 다시 회복됐다는 건 적잖은 의문이다. 특히 가장 무더운 지난 7월에 김 위원장이 집중적으로 군부대 시찰을 한 것으로 드러난 것도 수수께끼다.


정보능력의 한계







日언론 “김정일 위원장 금년 4월부터 가끔 의식 잃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4월 집무 중 의식을 잃는 등 중요 사안에 제때 대응하지 못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지난 14일 북한의 내부 사정에 밝은 중국측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야간과 새벽에 집무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지난 5~6월에 지병이 상당히 악화돼 밤에 일할 수 없게 됐을 뿐 아니라 판단력도 떨어져 북한이 6자회담 등에 대해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한 것도 그의 병세와 관계가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마이니치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의식을 잃는 모습이 목격되기 시작한 지난 4월은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의 방문을 앞둔 시기로, 중국 차세대 지도자의 평양 방문을 성공시키기 위해 김 위원장이 2개월 동안 집무를 축소한 채 치료와 휴양에 중점을 뒀다는 것이다. 보도에 인용된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해 여름부터 신장과 심장 등 복수의 장기에 이상 증세를 보이면서 병세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북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본의 입장도 미국과 다르지 않다. 김 위원장이 한국 언론의 보도만큼 병세가 호전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응급 생명 유지 시설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미국 정보 당국은 한국 정부가 김 위원장의 병세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백악관이나 국무부등에 대한 병세 보고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 중앙 정보국 출신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 연구원은 “현재 우리 모두가 소문을 쫒고 있다. 즉 김정일이 회복하고 있다거나, 발작을 겪고 있다는 것, 전신마비가 왔다는 등의 소식은 모두 소문에 불과하다. 현 시점에서 우린 진실을 모른다”고 말했다.
워싱턴DC의 중국 전문가는 김정일의 잠적이 상당히 오래 계속될 것이란 의견을 내놓았다. 건강 이상설이 퍼질 당시 중국과 북한의 국경 지대인 단동을 다녀왔다는 이 전문가는 9.9절이 지난 뒤 북한을 나온 북한 무역 거래인들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김정일의 동향은 북한 고위층이라도 알 수 없고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사실은 북한 주민들에게 오히려 희소식이다. 이 같은 체제 동요를 두려워한 김 위원장이 완쾌한다 하더라도 오랜 시간 잠행을 한 뒤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게 북한 무역 거래인들의 설명이었다.
북한과 가장 가까운 국경 도시인 중국 단동 현지로 나오는 북한 주민들은 김 위원장의 위독설에 대해 RFA 자유 아시아 방송과 한국 방송 등을 통해 알고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이를 언급하는 것조차 꺼린다고 이 전문가는 전했다.
이 전문가는 또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특히 북한 밖으로 사업차 나온 경제인들은 김정일 이후에 대해서는 일체 말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어떤 생각을 하냐는 질문에 대해 “사람마음 비슷한 거 아니냐”고 우회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건강 위독설 이후 북한의 표정을 들여다 보기위해 중국 당동에서 신의주를 관찰하니 신의주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코크스 공장 한 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안내한 중국인은 북한 신의주 코크스 공장은 추석이나 휴일을 불문하고 가동한다고 말했다고 이 중국 전문가는 전했다.
아직 세계 어떤 나라도 김정일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와 잠적이유, 암살행적 등 어떤 상황도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의혹만 불거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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