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미국의 선택은 – 1달 앞두고 네거티브전 확산

이 뉴스를 공유하기















식견과 경험 부족 논란에 시달리던 세라 페일린(Palin)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지난 2일밤 부통령 후보 TV 토론를 계기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 예상보다 잘했다는 언론과 미 유권자들의 평가 덕분이다. 뉴욕 타임스(NYT)의 보수적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브룩스(Brooks)는 3일 칼럼에서 “토론 시작 전까지만 해도 공화당 지지자들이 소파 뒤에 숨어 아슬아슬한 심정으로 화면을 지켜봤지만, 토론이 끝날 때쯤에는 (기뻐서) 소파 위에 서 있었다”고 평가했다. 페일린은 존 매케인(McCain) 대통령 후보를 대신해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Obama) 후보에 대해 인신 공격에 가까운 비판에 나서며, 공화당의 ‘역전(逆戰) 시나리오’를 주도하고 있다.


“페일린에 호감 간다” 많아


CNN방송은 4일 페일린이 TV 토론에서 35년 상원의원 관록의 조 바이든(Biden·민주) 부통령 후보를 맞아 선전(善戰)했으며 유권자들에게 호감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방송은 특히 페일린이 “오바마와 바이든, 당신들이 하자는 대로 하면 이라크에서 백기(白旗)를 드는 것” “월스트리트의 탐욕” 등과 같이 구체적이고 유권자들의 피부에 와 닿는 인상적인 발언을 했다고 평가했다.
페일린이 토론 시작에 앞서 바이든에게 인사하면서 “‘조’라고 불러도 되느냐”고 말한 것 자체가, 자신이 워싱턴 기성 정치세력 소속이 아니며, 그런 미 엘리트 사회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해석됐다.
또 뉴욕매거진은 페일린이 TV 토론에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코 찡긋거리며 웃는 표정’을 여러 차례 지었으며 윙크까지 해, 유권자들을 사로잡았다고 보도했다. 그는 또 금융위기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하는 대목에서는 손을 흔드는 제스처로 친근한 느낌을 줬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부통령 후보 토론의 시청자는 6990만명으로 1차 대통령후보 토론 때의 5240만명보다 많았으며 역대 TV 토론회 사상 두 번째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페일린의 TV 토론 성과가 결코 매케인에게 유리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 매케인의 지지율이 계속 추락하는 상황에서, 페일린만 부각되기 때문. 벌써부터 이번 부통령 토론의 승자는 페일린이고, 패자는 매케인이란 말도 나돈다.


자신감 얻은 페일린


자신감을 회복한 페일린은 오바마의 애국심을 문제삼으며, 강공(强攻)을 퍼붓고 있다. 페일린은 4일 콜로라도주 유세에서 뉴욕타임스가 제기한 오바마와 극좌파 테러리스트 출신의 빌 에어스(Ayers)와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페일린은 “오바마는 미국이 불완전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조국인 미국을 타깃으로 삼을 수 있는 테러리스트들과 어울린다”고 공격했다. 에어스는 시카고 지역에서 교육개혁 운동을 하면서 오바마와 친분을 가져왔다. 하지만, 그는 1960년대 국방부 등을 상대로 폭탄테러를 시도한 극좌파 학생운동 출신이다.
매케인 측은 에어스뿐만 아니라 돈세탁으로 기소된 시카고의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오바마의 후원자 토니 레즈코(Rezko)에 대한 공격도 시작했다. 매케인 캠프는 두 번째 대선토론이 있는 화요일 이후부터 에어스와 레즈코에 관한 TV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다.



오히려 ‘독’


하지만 페일린의 네거티브 선거 전략이 현재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선후보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선거 판세를 바꾸기 보다는 오히려 공화당측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가 다가오면서 ‘페일린 효과’를 등에 업고 승승장구하던 공화당의 존 매케인 대선후보가 경제 이슈에 능숙한 오바마 후보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불거진 페일린의 권력남용 혐의 등은 금융혼란 속에서도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당기고 있다.
이에 다급해진 공화당측이 페일린을 내세워 네거티브 선거전을 전개, 유권자들의 관심을 오바마의 급진적인 과거 언행으로 돌리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공화당 리치 갈렌 전략가는 “페일린은 ‘공격자’라는 러닝메이트의 전통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페일린이 바이든 후보와의 토론에서 예상 외로 좋은 성적을 받은 이후 그녀에게서 부통령 후보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해 냈다”며 “공화당 진영은 이제 페일린 카드를 내세우는데 자신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화당 전략가인 조 게이로드 역시 “아직 대선까지 한 달이 남았고 이는 충분한 시간이다”며 “오바마의 배경 또는 인간관계 등을 집중 공략하는 것은 합법적인 선거 전략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뉴욕타임스 역시 오바마와 아이어스가 친분이 있는 관계는 아닌 것으로 결론지었듯이, 페일린의 인신공격성 발언들에 대한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고의이든 고의가 아니든 “오바마는 우리와 같지 않다”는 페일린의 발언은 인종차별적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어 민주당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인종차별 논란까지 불거지면 매케인의 백악관 입성이 커다란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매케인 후보는 자신 역시 인종차별 논란으로 얼룩진 2000년 미 대선의 피해자라며, 앞으로 새로운 정치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유권자들에게 약속해 온 만큼 페일린의 발언은 그의 이미지에 커다란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앞서 매케인측은 오바마와 부정혐의로 기소된 시카고의 부동산개발업자인 안토닌 레츠고와 아이어스와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다룬 TV광고를 내보낼 계획이라고 밝혀, 대선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공화당의 인신공격성 공격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민주당측 전략가인 제니 바쿠스는 “공화당의 전략에 거대한 변화가 생겼지만 전달자에 문제가 있다. 상대를 강타하려면 강력한 폭탄을 던져야하는데 페일린의 이 같은 공격은 초보자용에 불과하다. 유권자들은 페일린의 발언을 심각하게 생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의 반격


민주당은 이처럼 별문제 없다는 반응이지만 다른 한쪽으로는 공화당에 대한 역공을 펼치고 있다. 5일 민주당 주요 인사들은 일제히 매케인의 이른바 ‘키팅 파이브(Keating five)’ 스캔들을 거론했다. 1980년대 후반 저축대부조합들이 부실 운영으로 도산위기에 몰렸으나, 워싱턴 정가와 친분을 쌓아온 찰스 키팅이 소유한 ‘링컨저축대부조합’은 당국의 조사를 피해나갔다. 결국 1989년 회사파산과 함께 키팅은 구속됐고, 34억달러의 공적자금은 허공으로 날아갔다. 민주당 의원 4명과 매케인 등이 당시 저축대부조합에 대한 정부규제를 가로막아 ‘키팅 파이브’로 불렸고, 이중 3명이 정계에서 추방됐다. 키팅과 절친하게 지냈고 실제 11만달러의 정치자금을 후원받은 매케인도 여론의 지탄을 받았으나, 가까스로 상원의원 재선고지에 오르며 부활했다. 
이처럼 양측의 설전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내 대표적 전략통인 칼 로브는 5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대선이 오늘 치러진다면 오바마의 승리가 유력하다. 오바마는 당선에 필요한 270명보다 3명이 많은 최소 273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샌디에이고유니언트리뷴도 이날 ‘오랫동안 공화당의 텃밭이었던 콜로라도와 뉴 멕시코, 네바다 등 서부 로키산맥 3개주에서도 민주당의 약진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美 공화당 텃밭 서부 3개州도 변화 조짐

미국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지세 확산이 뚜렷해진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가 공화당의 아성인 서부 로키산맥 주(州)들에서도 약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미국 일간 샌디에이고유니온트리뷴은 5일 인터넷판에서 오바마 후보가 2004년 선거에서 조지 부시 후보가 승리했던 콜로라도와 뉴 멕시코, 네바다 등 3개 주를 대선 최대승부처의 하나로 보고 집중 공략에 나섰다면서 이들 주의 판세를 분석했다.
콜로라도 등 3개 주는 오랫동안 공화당의 텃밭이었으나 최근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차츰 지지세를 확장해왔다.
신문에 따르면 노련한 선거전문가이자 `로텐버그 정치리포트’ 편집장인 스튜어트 로텐버그는 두달 전 이번 대선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주로 오하이오와 미시간, 콜로라도, 버지니아, 네바다 등 5개를 꼽았다.
로텐버그는 지난 주 그같은 예측을 수정했다. 그는 정치리포트에서 “처음 지목했던 5개주 리스트는 단 1개 주로 요약될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됐다”면서 “그 주는 바로 콜로라도”라고 썼다.
역사적으로 공화당은 1972년부터 1984년까지 대선마다 서부 11개주에서 모두 승리했다. 그 후 캘리포니아 등 태평양 연안 주들은 확실한 민주당 지역으로 변했지만 산맥 지역의 주들은 여전히 공화당 텃밭으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서부 로키산맥 지역은 일반적으로 광활하게 넓은 땅이 있는 곳으로 비쳐진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 대륙에서 가장 빠르게 도시화되고 있다. 뉴 멕시코 주민의 4분의 3은 앨버커키 등 도시에 살고 있고 콜로라도 주는 85%, 네바다 주는 92%가 각각 도시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들 주에서 정치적 색채가 전혀없는 무소속 유권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콜로라도 주에서는 현재 무소속 유권자가 공화와 민주당 소속 유권자 수를 넘어섰고, 실제로 민주당 중도파로 분류되는 켄 살라자르 연방상원의원과 빌 리터 주지사 선거에서도 무소속 유권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리터 주지사는 “무소속 유권자들은 기존과 다른 정치지형을 원하는 성향이 있어 (콜로라도 주에서)오바마 후보가 존 매케인 후보에 비해 그같은 점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매케인 지지지들은 매케인 후보가 문화적으로 이 지역 분위기에 맞다고 주장한다.
매케인 지지자인 사업가 스콧 로버트슨은 “그(매케인)가 콜로라도에서 승리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콜로라도는 매케인 같은 `매버릭’을 지지하는 문화가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여론조사 결과는 선거 막판까지 승자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터넷 정치전문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오바마후보가 뉴 멕시코에서 7.8%포인트, 콜로라도에서 4.4%포인트, 네바다에서 0.5%포인트 각각 매케인 후보에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4년 선거에서는 부시 후보가 ▲뉴 멕시코에서 49.8% 대 49.1% ▲네바다에서 50.5% 대 47.9% ▲콜로라도에서 51.7% 대 47.0%로 각각 민주당 존 케리 후보에 승리했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