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

이 뉴스를 공유하기















 ▲ 송병찬 원장

마 늘


우리의 식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마늘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우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지요. 곰이 햇빛이 없는 동굴 속에서 마늘과 쑥을 먹고 21일 만에 웅녀(熊女)라는 여인이 되어 하늘의 아들인 환웅(桓雄)과의 사이에서 우리민족의 시조인 단군(檀君)이 태어났다는 단군 신화일 것입니다. 그만큼 마늘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한 식품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마늘을 식품과 약용으로 많이 사용해 오고 있어 김치를 비롯한 우리 음식에 마늘이 들어가지 않는 음식은 드물 것입니다.
또한 마늘이 약으로 쓰이는 곳은 너무나 광범위하여 일일이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간단히 예를 들자면 강장(强壯), 강정(强精) 효과가 있어 스테미너를 강화 시킨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항암효과에 대해 의학계에서 많은 보고가 되고 있으며 항균효과, 신진대사 촉진, 심장병 억제, 혈압조절, 콜레스테롤 억제, 혈액응고 방지, 노화방지, 피로회복, 근육증강, 해독작용 등 마늘은 우리의 건강에 아주 다양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필자에게 위장병을 치료 받았던 적이 있는 60대 남자 분께서 전화를 하셨습니다. 보통사람에 비해 골격이 크고 체격이 유난히 좋아 필자가 잘 기억을 하고 있는 환자라서 반갑게 인사를 하고 전화하신 이유를 물었더니 요즘에 악성 변비와 피로감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며 필자에게 치료를 받고 싶다고 하는 예약 전화였습니다. 예약 시간에 맞춰 한의원에 찾아오신 환자는 예전에 비해 얼굴이 많이 창백해져 있었으며 기운이 없어 보였습니다. 진료실에 들어와 문진(問診)을 시작해 보니 약 2주 전부터 대변이 잘 나오지 않고 2~3일에 한 번씩 보는데 그것도 개운하게 쾌변(快便)이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환자의 체질은 특별히 열이 많은 소양인(少陽人)이었고, 열이 많은 소양인의 변비는 고통도 심하고 위험할 수도 있는 것이어서 필자는 환자에게 “그동안 고생이 많았겠습니다.” 라고 하며 두통이 있는지 물어보니 환자는 머리도 늘 아프고 변비로 많이 괴롭다고 하였습니다. 혈압을 재어보니 145/90으로 필자의 생각대로 높았습니다. 보편적으로 소양인은 혈압에 약하고 조금만 높아도 두통이나 어지러움 같은 자각 증상이 있습니다. 환자의 예전 기록에는 혈압이 정상이었는데 환자가 변비와 두통, 혈압상승 그리고 만성 피로로 고생을 한다는 것은 틀림없이 무엇인가를 잘못 복용하거나 먹고 있다는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환자에게 근래에 새롭게 복용하기 시작한 영양제가 있냐고 물었더니 필자가 권한 Vitamin E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하여 그럼 건강에 좋다고 매일 먹는 것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환자는 누가 건강에 좋다고 해서 마늘을 볶아 매일 아침에 먹는다고 하였습니다. 바로 이 마늘이 환자에게 문제를 일으킨 원인이었습니다.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진맥(診脈)을 하였더니 맥박은 1분에 약 90회로 상당히 빨랐으며 힘이 있었고 설진(舌診)을 하기 위해 혀를 보니 설태(舌苔)는 거의 없고 붉었습니다. 열증(熱症)에 전형적인 음허(陰虛) 증상이었습니다. 필자가 환자의 흐트러진 장기(臟器)의 밸런스를 맞추고 해열(解熱)과 해독(解毒)을 위한 체질 침 치료를 하였더니 즉시 머리가 개운해지며 속이 편해진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환자에게 그 좋다는 마늘이 소양인인 당신에게는 해로우니 오늘부터 먹지 말라고 했습니다. 마늘을 끊고 1주일 정도 치료 후 혈압도 정상으로 돌아왔으며 변비와 두통 그리고 피로감이 사라졌다고 하여 치료를 끝냈습니다.
이처럼 우리의 건강에 다양하게 쓰이는 마늘이 왜 위의 환자에게는 변비와 두통을 일으키고 오히려 만성 피로에 시달리게 했을까요? 마늘 역시 체질에 따라 가려 먹어야 하는 것입니다. 열이 많은 소양인(少陽人)에게는 마늘이 더 많은 열을 만들어 장기균형을 깨뜨리기 때문에 해롭습니다. 소양인들에게 마늘의 부작용은 소화기 장애 등 변비와 두통 외에 여러가지로 나타날 수가 있습니다. 마늘은 대부분의 태음인(太陰人)과 소음인(少陰人)에게 좋은 음식이며 약입니다. 마늘을 오랫동안 먹고 건강이 좋아졌다고 하면 십중팔구 태음인이거나 소음인입니다. 건강에 좋다고 무조건 따라하다가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아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