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미국의 선택 이제 몇일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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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선거를 1주일 남겨놓고 사생결단의 총력전을 펴고 있는 양당 대선후보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밑거름이 됐던 6대 경합 주인 플로리다, 오하이오,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미주리, 인디애나 주의 수성(守城)에 주력하며 ‘최후의 승부처’로 불리는 펜실베이니아 탈환에 올인(다걸기)하고 있다. 반면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는 매케인 후보에 대한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자세를 견지하면서 완벽한 승리를 위해 주요 격전지 표심 굳히기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26일 현재 두 후보의 전국 평균 지지율 격차는 여전히 7.6%포인트 정도 오바마 후보의 리드가 지속되고 있다.


오바마 후보는 26일 격전지인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10만 명이 넘는 관중 앞에서 유세를 벌였다.
그는 이날도 “매케인 후보는 최근 ‘부시 대통령과 철학을 공유한다’고 했는데 이제야 특유의 직설화법을 사용하는 것 같다. 둘은 정말 판박이다”라고 공격했다. 그는 또 “마지막 며칠을 남기고 기회를 날려 버린다면 정말 처참할 것”이라며 조기투표를 독려했다.
오바마 캠프는 남은 1주일간 △막판 결정적인 범실을 하지 않도록 내부 단속을 잘하고 △유권자의 관심을 계속 경제에 묶어둘 수 있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며 △막대한 물량공세로 TV광고 화면을 지배한다는 3대 승리 굳히기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특히 오바마 캠프는 29일 황금시간대에 전국으로 생중계되는 주요 방송 네트워크를 이용해 30분간 오바마 후보가 구현하고 싶어 하는 새로운 미국의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다. 오바마 후보는 국가통합과 변화,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를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수립 후 첫 흑인 대통령


오바마의 당선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미국 사회도 첫 흑인대통령 취임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최근 벌어지고 있는 지지율의 격차는 미국 사회가 흑인 대통령을 받아들일 만큼 충분히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것일까. 또 알려진 것과 달리 인종갈등이라는 상처가 빠르게 치유되고 있다는 방증일까. 해답은 간단치 않다.
오바마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수재이며 유능한 변호사이자 시카고대 법학교수 출신이다.
그의 러닝메이트인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은 민주당 예비선거 과정에서 오바마를 지칭해 “정확히 발음하고 총명하며 청결하며 용모가 준수한 최초의 주류 흑인이 정치무대에 등장했다. 이는 동화책에나 나올 법한 얘기”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왔다.
이런 표현은 역설적으로 말해 오바마라는 인물은 `백인주류 사회가 안전하게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후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종전에 대권도전에 나섰던 흑인 정치지도자들인 알 샤프턴과 제시 잭슨 목사 등은 흑인의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한 채 유색인종의 사회적 불만을 정치에너지로 삼는 한계로 인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쳤다. 맬컴X와 마틴 루터 킹 등과 같은 흑인 인권운동가들은 백인주류 사회에 위험스런 존재로 각인되면서 암살당했다.
이에 비해 오바마는 흑인의 잠재된 피해의식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흑백간 갈등뿐만 아니라 빈부, 보수-진보 등 사회의 모든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을 이뤄내겠다는 것을 기치로 내걸어 계층 구분없이 비교적 고른 지지를 얻어 대권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백인들이 인정할 수 있는 `위험스럽지 않고 순종적인 흑인’이 아니라 오바마는 스스로 능동적으로 백인의 지지를 빨아들이는 정치적 이미지 창출에 성공한 것이다.
농촌과 저소득층 백인 근로자층에서는 매케인에 비해 여전히 지지율이 떨어지지만 10대와 20대, 여성, 그리고 부동층, 심지어는 공화당의 네오콘들 사이에서도 흡인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히스패닉들은 오바마가 흑인이란 이유에서 처음에는 힐러리 클린턴 지지로 흘렀지만 오바마는 이들의 표심을 사는데도 성공했다.



오바마, 해외에서 인기 더 높아


오바마의 인기는 해외에서 훨씬 더 압도적이다.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이 미국을 제외한 70개국에서 미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오바마는 30%인데 비해 매케인은 8%에 그쳤다. 미국 선거에 투표권도 없는 외국인을 상대로 한 이런 조사는 무의미하지만, 이런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의미심장하다.
이런 수치는 미국의 적대국뿐만 아니라 주요 우방들마저도 지난 8년간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일방주의 외교노선에 신물이 났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미국 사회에서 흑인 대통령의 탄생을 바라는 심리가 만만찮음을 읽을 수 있다.
지구촌 주민들은 힘을 우위를 내세운 강대국 미국이 아니라 `친절한 미국’을 바라고 있으며 이런 기대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 후보인 오바마를 통해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라크 전쟁은 현명하지 못한 전쟁이었다. 그래서 철군하려 한다”는 오바마는 목소리는 지구촌 주민들에게 강한 호소력으로 다가 왔으며 불량국가 지도자들과도 대화하겠다는 태도는 전쟁이 아니라 대화로 평화를 가져오겠다는, 변화된 미국의 리더십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오바마가 만일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받은 인기에 상응하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차기 미국 대통령이 헤쳐나가야 할 과제와 도전이 유례없이 무겁고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의 탄생이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미국의 정치사는 물론 국제 사회에가 새로운 시대로 들어설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매케인 “역전 자신”


오바마의 당선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는 미국 사회의 분위기와 달리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막판 대역전을 자신하고 있는 분위기다.
매케인 후보는 26일 NBC방송에 출연해 “매우 박빙의 승부가 전개될 것이고 나는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 많은 경합 주에서 매우 경쟁력 있게 유세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며 역전승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특히 “지난주에 격차를 크게 좁혔다”며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선거 당일 밤에는 우리가 앞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매케인 캠프 측도 “자체 여론조사 결과 후보 간 격차는 불과 3%포인트에 불과하다”며 이번 대선은 초박빙의 접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플로리다 주 유세에 나선 세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도 “오바마 후보는 이미 당선된 것처럼 취임 연설문을 쓰고 있고 투표는 요식 절차처럼 여기지만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며 “그도 나처럼 농구를 좀 했으니 알겠지만 승리를 거둔 뒤에나 네트를 잘라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최신호(11월3일자)에서 ‘승리의 문턱에서 패배를 맛보다 :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시나리오’라는 기사를 통해 매케인의 패배를 승리로 뒤바꿀 수 있는 극적인 요인 몇 가지를 예시했다.
첫번째가 이번 대선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은 ‘LIVs(low-information voters)’. 유권자의 5분의 3은 정치에 혐오감을 갖고 있어 4년마다 대통령을 뽑는 투표가 있다는 것 외에 대선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
신문, 잡지를 읽지 않고 뉴스를 보지 않으며 조기투표도 하지 않는 유권자가 7,500만명에 달한다. 이들이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티셔츠 고르는 것과 비슷하다. 오바마에 대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지만 그의 피부색이 주는 거부감을 능가할 정도는 아니다. 보기 좋은 티셔츠를 고르듯이.
두번째는 3,000만명에 달하는 부동층. 오바마 캠프의 야전조직은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지지한 1,800만명을 흡인하는데 상당한 효과를 거뒀지만 어느 당에도 소속감을 갖지 않는 부동층은 다르다. 경합지역인 오하이오 플로리다 버지니아 뉴햄프셔 콜로라도 등이 그렇다.
‘이곳에서 이기지 않고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오하이오는 다른 주에서 보여준 오바마의 맹렬한 기세와 달리 여전히 혼전이다. 전체 50개주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오하이오가 이렇다면…. 이달초 플로리다에서 7% 포인트 앞섰던 오바마는 65세 이상 노인층에서 유독 약세다. 매케인에 비해 14% 포인트 뒤져 있다. 이들을 공략하지 않고는 지난 두번의 대선 때 플로리다에서 패배한 앨 고어나 존 케리의 전철을 밟지 말란 법이 없다.
히스패닉이 대거 포진한 남부는 문제가 없으나 탬파, 팬핸들 등 중서ㆍ북서부에는 인종 편견이 심한 공화당 유권자가 대거 포진해 있다. 64년 이후 민주당이 한번도 이기지 못한 버지니아 역시 매케인 아성이 공고해 승부를 점치기 어렵다. 무당파의 아성이라 부르는 뉴햄프셔도 ‘매버릭’ 매케인의 이미지가 가장 잘 통하는 곳이다.



여론조사의 맹점, 변수로 남아


매케인은 1월 경선에서 아이오와에서는 졌으나 뉴햄프셔에서 승리하면서 대통령 후보를 거머쥐는 발판을 마련했다. 알래스카처럼 ‘하키맘’의 정서가 강한 콜로라도는 알래스카 주지사인 세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에 대한 정서가 남달라 이것이 매케인에 어떻게 작용할지 장담할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는 여론조사의 맹점. 뉴스위크는 “10명중 9명은 조사요원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다”며 “유세전화를 받지 않은 사람 가운데 매케인을 지지하는 사람이 불균형적으로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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