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인맥을 찾기 고심 중인 韓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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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돌풍’을 일으켰던 버락 오바마가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우리 정부는 8년 동안 소홀했던 민주당 인맥 찾기에 진력하는 한편 오바마 진영과의 ‘코드 맞추기’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이 확정되자 축전과 전화통화로 한미동맹 발전을 강조했으며, 특히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에게는 각별한 애정을 과시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전·현직 외교안보라인에서 미국 민주당 인맥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1996년 일리노이주 주의회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오바마 당선인은 2005년 연방 상원의원으로 선출되면서 중앙 정계에 뛰어들었고, 다시 2년 만에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한 ‘신인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오바마가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이겼을 당시만 해도 첫 흑인 대통령 탄생을 반신반의했던 사람들이 많다.


‘북미통’ 고위 당국자들 역할 기대


즉 오바마 당선인의 짧은 정치 경력과 ‘파격적인’ 대통령 당선, 외교 경험 부재 등의 조건은 그와 개인적 친분을 쌓을 만한 시간적 여건과 기회를 만들어 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과 직접적인 친분 관계를 쌓은 정부 내 인사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과 신혜경 국토해양비서관이 오바마 대통령과 하버드대 로스쿨 동문이지만 특별한 인연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주미대사관 참사관 및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을 지낸 유명환 외교부 장관과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 요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미통’ 고위 당국자들의 역할에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정치권의 경우, 민주당 송민순 의원은 외교부 장관 시절 미국 유력 정치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인사한 적이 있으며, 송영길 의원은 지난해 1월 미국 상·하원 개원 리셉션에서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 경력이 많지 않아 직접적으로 특별한 관계를 구축한 정부 내 인사는 많지 않다”며 “외교부 내에도 미국 민주당보다는 공화당 인맥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오바마 진영의 핵심 멤버들이 클린턴 행정부에서 활동했던 사람이 많아 미국 민주당내 인맥을 동원하고 한·미 실무자들 간 신뢰관계를 형성해 와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오바마 당선인은 신인 정치인이라 한국 인맥은 크게 문제 될 것 같지 않고,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 및 실무진들이 한국 인맥이 많아서 괜찮다”며 “인맥보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과 시각에 맞춰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부는 아울러 한인 동포 사회에서 오바마 캠프에서 활약한 인사들과의 관계 유지에도 특별히 신경 쓴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자는 “한인의 정치 참여가 신장되고 있는 상황이고 오바마 캠프에서도 간부 등으로 활동,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사람들이 있다”며 “그들의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충분히 지원하도록 관리·주시했다”고 밝혔다.



헤이글 상원의원 한국과 가까워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이 외교안보분야에서 경륜을 쌓은 인사인데다 한국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 시 이례적으로 미 의회에서 당선축하결의안을 채택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등 한미관계에 특별한 관심을 갖기도 했다.
오바마 측으로 분류되는 척 헤이글 상원의원은 유명환 외교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만남을 가졌으며 헤이글 상원의원이 얼마 전 방한했을 때도 정부 고위 당국자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권종락 제1차관도 최근 오바마 캠프에서 외교 분야를 총괄한 앤서니 레이크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접촉했으며 이용준 차관보도 미국 방문 중 캠프 진영 인사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오바마 캠프의 동북아팀과 비확산팀 인사들은 대부분 잘 알고 있고 학자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들과 충분한 접촉을 통해 여러 가지를 의논해 왔다”고 말했다.
오바마 캠프의 프랭크 자누지 한반도팀장은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의 보좌관을 지낸 인사로 한국에 지인이 많으며 1994년 제네바 합의 당시 대북 협상을 맡았던 조엘 위트 북핵팀장도 한국 인사들과 개인적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누지 팀장은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한 경험이 있는 대북 전문가로 꼽히며,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더 높은 직위나 다른 요직으로 가게 될 경우 힐 차관보 대신 6자회담 내에서 중역을 맡을 것으로 관측되는 주요 인물 중 하나다.
그 밖에 캠프에서 일본팀장인 마이클 시퍼 스탠리재단 연구원과 중국팀장을 겸임한 제프 베이더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 고든 플레이크, 조나단 폴락 등이 ‘동아시아팀’으로, 로버트 갈루치 등이 ‘비확산팀’으로 구분된다.
하버드대 교수 출신인 대테러 전문가 세라 스웰 박사와 오바마 후보 외교정책보좌관인 데니스 맥도너, 그리고 도널드 그레그, 스티븐 보즈워스, 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 대사 등 지한파 인사들도 한반도 문제에 대해 역할을 할 전망이다.
샘 넌 전 민주당 상원의원, 리처드 루거 공화당 상원의원 등 거물 정치인들과 사만다 파워 하버드대 인권문제 전문가, 마이클 시퍼 스탠리재단 연구원 등이 학계 참모진으로 분류된다.


李 대통령 등 교감 확대 발빠른 대응


정부는 전·현직 외교안보라인과 정부 관계자의 ‘오바마 인맥 재정비’와 ‘교감 확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이 대통령은 5일(한국시간) 오바마와 바이든이 각각 정, 부통령으로 당선되자마자 이들에게 각각 축전을 발송한데 이어 7일에는 전화통화를 통해 축하의 뜻을 전했다.
특히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에게는 지난 2월 미 의회가 이 대통령의 당선축하결의안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인연을 고려해 “이제 당신이 본인의 진심어린 축하를 받을 차례”라며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14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방문 길에 민주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 온 브루킹스 연구소 관계자 및 오바마 당선인의 외교안보 참모진들과 만나 향후 외교안보 정책 및 한반도 정책 방향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외교통상부 등 정부 관계자들도 오바마 행정부에서 활약하게 될 주요 인사들과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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