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 최소 110곳, 1700억달러 공적자금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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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미국 월가 금융기관들의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미국 은행들의 신청 현황을 자체 집계한 결과, 지난 주말까지 미국 은행 최소 110곳이 미 재무부에 1,7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미 재무부 대변인은 “얼마나 많은 은행이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는지는 공개하지 않는”면서 “전국에 걸쳐 수십 개 은행이 승인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재무부의 7,000억 달러 구제 금융안의 1차분인 3,500억 달러 중 은행 부문에 할당된 은행지분 매입 용 2,500억 달러에 관한 것이다. 미 재무부는 은행 할당 자금 중 절반인 1,250억 달러를 이미 뱅크오브아메리카(BOA)ㆍ웰스파고ㆍ시티그룹ㆍJP모건체이스 등 9개 대형 은행에 투입했다.


                                                                                      <황지환 취재부기자>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제로금리 시대를 예고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추가 금리인하 공조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콘퍼런스를 통해 “중앙은행들이 신용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추가 금리인하를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글로벌 신용경색이 잠시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경제지표 악화는 여전히 어려움이 남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중앙은행들의 긴밀한 협조와 시장감시가 앞으로도 계속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연방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를 예고한 것으로 이로써 미국은 사상 첫 제로금리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은행마다 110곳이나 신청


투자자문사 키프 브루예트 앤 우즈에 따르면 현재 62개 미국 은행이 재무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 사전 승인을 받았으며 규모는 총 1,73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은행 48곳은 총 65억 달러의 자본투입을 신청했으나 아직 승인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지난 금요일 헌팅턴 뱅크셰어스, 코메리카, 키코프 등 일부 은행들도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에 따라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지원 여부에 따라 은행 간 희비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월가 문가들은 정부의 지원결정이 은행간 인수ㆍ합병(M&A) 구도에도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을 제시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부실은행은 지원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혀 왔기에 이번 결정으로 정부가 어떤 은행을 살릴지 여부를 사실상 결정되게 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아직 지원대상이 확정되지 않은 구제금융 금액 870억 달러를 둘러싸고 이를 받기 위한 금융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정부에 자금 지원을 신청했으나 따내지 못한 은행들은 감독기관으로부터 승인 도장을 받지 못했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며 “앞으로 은행간 인수합병(M&A) 구도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미 재무부가 최근 구제금융안 2차분 3,500억 달러를 신용카드, 자동차 할부금융 등 소비자 신용부문에 집중 지원하는 쪽으로 목표를 수정한 것도 은행들의 자금 수지를 한층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1차 지원대상에서 빠진 은행들은 미 재무부의 추가 재원으로 부실채권을 처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으나 이번 정부의 입장 변경으로 물거품이 된 상황이다.



제로금리 시대 막 오르나


금융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미국의 은행들이 유동성 확대를 위해 고객들의 예금 금리를 잇따라 높이는 등 예금 유치를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씨티그룹 같은 대형 은행들에서부터 지점이 수십개에 불과한 지방의 은행들까지 불확실한 시기에 살아남기 위해 예금 금리를 크게 올리며 예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런 예금 금리 인상은 고객 입장에서는 좋은 것이지만 은행들로서는 대출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경우 수익성을 갉아먹게 돼 또 다른 고통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시티그룹의 경우 신규 예금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6개월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에 4%까지 금리를 주는 상품을 내놓고 광고 등을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섰다.
지점이 26개뿐인 버지니아 코머스 뱅코프의 경우 씨티그룹이 이렇게 나오는 것을 비난하면서도 자신들을 CD에 4.5%까지 금리를 적용키로 했다. 대형 은행이 예금 금리를 올림에 따라 군소 은행들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이를 따라가거나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경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금융서비스 컨설팅업체인 올리버 와이먼의 파트너인 마이클 풀로스는 이 같은 예금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이 심각하게 벌어진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전국적인 ‘가격 전쟁’이 촉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예금 유치 확대는 은행이 신규 대출을 할 수 있는 재원을 확충하고 신용위기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서로 예금 금리를 올리는 경쟁이 벌어지는 것은 은행 입장에서는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대출 손실이 늘어나는 가운데 수익성도 나빠지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이렇다 보니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 금리를 1%로까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CD 금리는 올랐다. 뱅크레이트에 따르면 1년짜리 CD 평균 금리는 지난 12일에 2.61%로 5월초의 2%보다 높아졌다.
은행이 건전성을 유지하려면 낮은 금리에 예금 등 자금을 조달해 보다 높은 금리로 대출을 해야 하는데 이런 구조가 예금 금리 인상을 통한 수신 경쟁 때문에 압박을 받고 있다고 은행가들은 말하고 있다.
은행들의 이런 상황은 미 재무부가 은행들의 대출 활성화를 위해 금융기관에 자본을 투입키로 한 계획의 효과도 훼손시킬 수 있다면서 소식통을 인용해 미 금융 감독 당국이 은행들의 예금 금리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예금 금리 인상을 은행이 곤경에 처할 수 있는 신호로 보인다.


구조조정 칼바람, 씨티그룹 추가 감원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 2위 은행 씨티그룹이 5만 명 넘게 추가로 감원하는 등 세계 금융위기를 낳은 월가에 감원바람이 세차고 불고 있다. 이미 2만 3,000명을 감원한 씨티그룹의 직원들은 추가 대규모 감원 소식에 충격에 빠졌다.
씨티그룹은 4분기 연속 대규모 손실로 경영난에 빠져 이처럼 대규모 감원을 하게 됐다고 발표했으며 씨티그룹 외에도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3,200명 감원 계획을, 모근스탠리는 인력의 10%를 줄일 계획이다.
신용카드사 아메리칸익스프레스도 최근 7,000명 감원계획을 밝혔고 JP모건체이스도 수천명 감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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