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회 회장선거 무기연기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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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막장선거’로 물의를 빚은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미서부지회(회장 김혜성, 이하 ‘재향군인회’)회장 선거가 올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새 회장 선출을 위한 2009년 정기총회 공고문이 말썽을 일으켜 본부로부터 시정 조치를 받아 총회가 무기 연기되는 불상사가 발생한 것이다.
재향군인회는 서울본부와 해외지회 모두 본부가 승인한 규정에 따라 활동하게 되어 있다. 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규정도 구체적으로 명확히 규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김혜성 회장은 이런 규정들을 무시하고 지난 12월 30일자 중앙일보에 버젓이 ‘2009년도 정기총회 및 지회장 입후보 공고’를 게재했다 망신을 당했다.


                                                                                        <성진 취재부 기자>













 ▲ 김혜성 회장
이번 공고문에는 회장 선출을 위한 총회 일자를 2009년 1월 19일로 정했으며, 회장 후보자들의 등록마감일을 1월 6일 오후 6시로 못 박았다. 재향군인회 본부가 승인한 해외지회 운영지침 규정에 따르면 회장후보 등록마감은 총회개최일 15일 전(선거관리규정 제50조)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위반한 것이다. 또 사전에 총회일정에 관한 사항을 본부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이를 무시했다.
더 큰 문제는 입후보를 원하는 후보자들이 준비할 구비서류가 무려 10개 항목에 달하지만 이를 공고 후 불과 8일 만에 모두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8일 간의 준비기간도 연말연시에 휩쓸려 실제 업무일수는 고작 사흘간에 불과하다.
신문 공고를 본 후보 예정자들이 등록서류를 준비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인 것이다. 일부에서는 재선을 꿈꾸는 김 회장이 예상 경쟁 후보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라고 지적해 파문이 예상된다.
LA지역 향군단체 총회 공고문이 공개된 후 선거 일정이 무기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직 임원 A씨는 “선거관계는 향군 해외지침서에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다”면서 “상대 후보에게 준비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 선거일정을 당긴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향군 임원 B씨도 “선거를 위한 대의원 명단도 공개를 안 하는 현 집행부의 처사는 공정하지 못하다”면서 “향군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공명정대한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김 회장의 선거공고가 처음 게재되자 일부 향군 관계자가 서울 본부에 시정조치를 건의했으며, 서울 본부 측은 즉각적으로 김혜성 회장에게 시정명령을 내렸다.
서울 본부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은 김혜성 회장은 새해 1월3일자에 중앙일보 토요경제에 ‘정정공고’라는 제목으로 “2008년 12월 30일자 중앙일보에 공고된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미서부지회 2009년도 총회 및 입후보 공고사항 중 본회에서 일자 변경을 요청한바 있어 재공고시까지 연기하니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2009년 1월 2일 재향군인회 미서부지회 선거관리위원장 원태어, 회장 김혜성”이라고 광고를 게재했다.




웃기는 선거공고


지난 12월 30일자 신문 광고에 처음 게재된 재향군인회 총회와 선거공고를 본 일부 관계자들은 아연실색했다. 3년마다 정기총회를 갖는 재향군인회는 일반적으로 해당연도 2월 총회를 실시해왔다. 2006년 총회는 2월 22일에 개최됐다. 그런데 이번 총회와 회장선출 일정은 무려 1개월 이상 앞당겨 공고된 것이다.
더 이상한 것은 회장 입후보자 등록마감이 1월 6일(화)로 전해져 등록서류 준비기간이 겨우 3일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중앙일보에 선거공고가 게재된 날짜는 12월 30일(화)이었다. 다음날은 31일(수)로 연말이고 1일(목)은 새해 첫날 공휴일이다. 이후 3일(토)과 4일(일)은 주말이고 6일(화)은 등록마감일이다. 실질적으로 서류를 준비할 수 있는 시일은 3일 정도에 불과한 것이다.
이번 재향군인회 선거에 등록서류를 보면 3일 동안 준비하기에는 불가능한 항목이 많다. 등록서류 중에는 서울 병무청 발행의 병적증명서 2통을 준비해야 한다. 미국에 거주하는 사람이 본국 병무청을 상대로 자신의 병적서류를 3일 만에 발급받는다는 것은 현실상 불가능하다.
병무청 민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인터넷이나 팩스를 통해 신청했을 경우 현실적으로 연말연시 공휴일이 겹쳐 확답을 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청서 내용 중 틀린 사항이 기재됐을 경우에는 발급이 더 지연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처럼 병적증명서 한 가지만 준비하는데도 1주일 가까운 수속 기간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공고문은 회장 입후보자 구비서류만 보아도 엄청나다. (1) 입후보등록신청서 2통 (2) 신원신고등록확인서 2통(회비수납필증) (3) 이력서 2통 (4) 건강진단서 2통(1개월 이내 발행) (5) 거주확인서 2통(시민권자 공증, 영주권자는 공관확인서) (6) 병적증명서 2통 (병무청발행) (7) 서약서 2통 (8) 칼라 사진(3×4) 2매 (9) 공약사항 2통 (10) 선거기탁금 $5,000 (Money Order or Cashier’s Check) 등이다. 해외지역 향군 단체장을 선출하는데 이처럼 많은 서류가 필요한 지도 의문이다.
지난해 12월 4일 김혜성 회장은 2009년도 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 위원 7인(김국태 사무처장, 김의용 부회장, 김필달 자문위원, 김해룡 베트남참전유공자전우회장, 서명철 6.25 참전유공자회장 손민수 수석부회장, 원태어 제독)을 이명하고 위원장에 원태어 해군 제독을 임명했다. 일부에서는 선관위원들이 모두 재선에 나설 김혜성 회장 측 인사들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선거공고가 중앙일보에 게재되자 인터넷 게시판에 ‘재향군인회 미서부지회 회장 입후보의 계획된함정’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을 올린 네티즌은 “오늘 신문에 회장 입후보 광고를 봤는데 해도 해도 너무하다. 공고 12월 30일 접수만기 1월 6일 공휴일과 토·일요일 빼고 (working days) 3일 동안 그 많은 서류를 준비해 5000달러를 공탁한 뒤에야 회장 입후보 등록 하라니. 대의원과 이사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려는 의도가 눈에 보인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짜고 치는 고스톱’이 도를 넘어섰다. 선거관리 위원회 여러분의 명단을 보니 사회에서 덕망이 있는 분들 같은데 이러면 안 된다. 이러니 교민사회 발전이 안 되고 분열만 생긴다”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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