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정권 경기부양책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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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달 본격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가 금융구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8250억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법안이 대통령 기념일(2월16일) 주간인 다음달 중순까지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번째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고용창출, 건강보험체계 개선, 청정에너지 토대 마련 등 경기부양의 의지를 다시 한번 역설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발표는 세계 금융시장 위기가 2라운드로 접어들어 경제 전망을 악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1930년대 세계대공황 이후 기장 심각한 글로벌 금융위기 한파 속에 출범한 오마바 정권의 경기부양 정책을 진단해 본다.
                                                                                             <황지환취재부기자>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올해 미국 실업률이 9%에 달할 정도로 끔찍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에 따라 적극적인 재정확대 정책이 필요하며, 소비를 어떻게 진작할 것인지가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소비 진작에 대해 세금환급과 같은 정책은 효과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그러면서도 “올 하반기 미국 경제가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미국 정부가 2010년까지 적극적인 재정확대 정책을 고수할 것이기 때문에 내년에는 회복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위기 해결책으로는 유사금융시스템의 규제와 안전망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크루그먼 교수는 “은행 외 다른 금융기관도 은행처럼 규제하고 구제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한 국제공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1994년 한국의 IMF 외환위기를 예견한 크루그먼 교수는 1998년 미국의 달러화 가치 폭락을 경고하는 등 적중시킨 석학이다. 미국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디어 인사로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이자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기도 했다.


경기부양 박차, 추가 구제금융 가능성


파이낸셜타이스(FT)를 비롯한 주요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8250억 달러 경기부양책법안의 2월 통과를 확신함에 따라 조만간 경기부양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 역시 최근 3주 동안 하락세를 나타낸 증시가 2월 경기부양 기대감을 반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바마 행정부 경제팀은 경기부양과 함께 금융권 대출 확대를 위한 2차 부실자산인수프로그램(TARP) 3500억 달러 집행에도 들어갈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라디오 연설에서 신규실업수당 청구자수가 26년 이래 최고치로 급증한 것을 언급했다. 그는 실업률이 두 자릿수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정책이 취해지지 않을 경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1조 달러 가량 위축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담하고 능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경우 상황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면서 “1개월 이내로 경기부양책에 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의회 지도자들과의 첫 번째 백악관 모임을 갖기 전 “경기부양책을 다음달 16일 대통령 기념일 이전에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화당은 여전히 경기부양책의 규모와 내용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증시는 금융위기의 세계 파급효과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전망이 발표되면서 3주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유럽과 일본을 비롯한 세계 대부분 증시도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부가 어떤 일이 있는지를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들려오는 소식들이 좋지 않다”면서 “고용 손실뿐 아니라 금융시스템 불안정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전문가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제안한 경기부양책이 미국 경제를 되살리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은 이번 경기부양책이 쓸데없이 많은 자금과 너무 적은 감세 혜택을 담고 있다는 불만을 늘어놓고 있다.
민주당은 경기부양책을 하원에서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상원 표결을 위해서는 공화당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의 지원을 업고 경기부양책 통과를 승인 받을 경우 미국 경제의 터닝 포인트를 위한 정책 실행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착공 건수 감소. 실업수당청구 최대


오바마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경기 부양 정책과 이에 대한 기대심리와 달리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 주택착공 건수는 55만 채(연율 기준)에 그쳤다. 이는 전달에 비해 무려 15.5%가 감소한 것이다.
주택 신축허가 건수 역시 54만9000건으로 전달 대비 10.7% 줄었다. 이 같은 수치는 관련 통계의 작성이 시작된 지난 1959년 이후 최저수준이다. 주택시장 침체와 더불어 미국의 실업수당청구자 수도 26년 만에 가장 크게 늘어났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6만2000명이나 증가한 58만9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82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로 월가 예상치인 54만3000명을 크게 넘어선 것이다.
연속으로 실업수당을 받는 사람들의 숫자 역시 460만7000명을 기록, 지난달 451만 보다 10만여 명 증가했다. 주택시장의 지속적인 침체와 실업자 통계는 미국의 경제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 전체 주택착공 건수도 2007년의 135만5000채보다 약 33% 감소한 90만4300채로 집계돼 종전 사상 최저치인 1991년의 101만4000채를 경신했다. 당초 상무부는 신축허가 건수가 61만5000건, 착공실적은 65만1000채가 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발표된 수치는 이보다 훨씬 더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12월의 주택 신축허가 건수는 1년 전인 2007년 12월의 111만1000건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며, 착공실적은 1년 전의 100만 채에 비해 45%나 줄어든 것이어서 미국의 주택시장이 극심한 불황에 빠져들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MS, 5000명 감원…GE, 순이익 12% 감소


‘기대감으로 간신히 버티는 美증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기대 이하의 분기 실적 감소와 창업 이래 처음으로 전사적 규모의 5000명 감원을 발표했다.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1분기 동안 수익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1986년 4분기 이후 첫 분기 적자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인텔은 다섯 개의 공장을 폐쇄하고 5000명을 감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MS와 인텔 등 기술주는 2007년 3분기부터 금융주가 시장을 뒤흔들 때마다 증시의 버팀목이 돼왔다. 그러나 MS와 인텔의 초강력 감원 발표는 최근 금융위기에 기술주마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나마 구글(google)이 장 마감 후 기대 이상의 분기 실적을 발표해 시장을 안도 시켰지만 전날 뉴욕 증시는 MS에 휘둘렸던 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스닥지수의 하락률(-2.76%)이 다우(-1.28%)나 스탠더드 앤 푸어스(S&P)500(-1.52%)보다 훨씬 더 컸던 점이 이를 증명해준다.
GE의 사업 영역은 금융부터 제조업의 전 영역을 아우른다. 따라서 GE의 실적은 곧바로 미국 경제의 현재를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것이 GE가 시장의 길잡이(Bellwether)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그런 GE의 지난해 4분기 주당 순이익은 전년 동기의 0.68달러에서 0.37달러로 45.6%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GE의 순이익은 3분기에 12% 감소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GE가 추가 자본 조달 및 비용 절감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AAA 신용등급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 지에 대해 걱정하는 전문가들도 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신행정부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증시를 지탱해주는 힘이 되고 있다. GE라는 큰 산만 넘을 경우 반등의 기회를 엿볼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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