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대로 ‘국민회 100주년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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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회견장 배너문구에 1909-2009년 표기가 마치 재단이 100년 역사인 것처럼 표기됐다.






대한인국민회 창설 100주년 행사를 두고 행사주관처인 국민회관기념재단 이사진 내부의 갈등이 표면화되어 급기야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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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첫날 욕설이 오가고 행사내용을 알리는 현수막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선조들의 애국독립정신의 혼이 깃든 국민회관을 수치스럽게 만들었다. 이민선조들이 설립한 최초의 독립운동 연합체인 대한인국민회의 창설 100주년 기념행사가 갖가지 구설수에 휘말렸다. 지난달 30일 국민회관 기념관(1368 W Jefferson Blvd, LA)에서 개최된 기념행사에는 기념관을 새 단장 해 전시물을 디지털화 하는 등 눈에 띄는 모양새를 꾸몄다.
그러나 기념행사를 주도한 국민회관기념재단(대표 이사장 잔 서)이 기념행사 취지를 무시한 채 일부 재단 관계자들의 활동만을 부각시켜 문제가 됐다. 국민회 챵서 100주년이라는 뜻 깊은 행사를 자신들의 행적을 치하하는 홍보의 장으로 이용했다는 얘기다.
국민회관 기념관 전시자료를 정비하면서 국민회와는 직접 연관이 없는 특정재단의 활동과 이 단체의 대표자 이미지를 부각하는 자료를 전시해 말썽을 빚기도 했고, 전시물 재단장 과정에서 일부 인사가 독단적으로 심의 과정을 처리해 정부 지원예산을 남용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특히 이번 기념행사를 주관한 국민회관기념재단은 ‘국민회 창설100주년’을 마치 ‘국민회관기념재단 100주년’으로 과시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여기에 총영사관(총영사 김재수)은 아예 두 손을 놓고 수수방관해 동포사회의 빈축을 사고 있다.
                                                                                         <성진 취재부기자>



지난달 31일 오전 10시 10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국민회관기념관의 재개관을 기념하는 행사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행사 당일 아침 국민회관기념관을 관리하는 김영열 장로는 잔서 기념재단 대표이사장이 준비한 행사 배너가 국민회 100주년 기념행사와는 동떨어진 의미를 담고 있다며 배너 부착을 거부했다.
김 장로는 현장에 있는 일부 재단 이사들에게 배너를 보여주며 평가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 있던 일부 이사들도 ‘배너 문구에 문제가 있다’며 김 장로의 편에 섰다. 이후 김 장로는 배너 설치를 놓고 행사 집행부측과 충돌을 빚었다.
결국 기념행사는 문제의 배너 없이 치러졌고 국민회관기념재단의 한 축인 나성한인연합교회측 인사들이 행사를 보이콧하기까지 했다.
김 장로는 “행사 집행자인 잔 서 이사장과 이창수 총무 등은 국민회의 역사적 전통을 무시한 채 기념식을 특정 단체의 홍보물로 전락시켰다”며 “국민회를 이끌었던 선조들에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념관 전시장을 재정리하기 위해서는 자료 선정 등 사전에 고증을 겸한 심의가  있어야 했다”며 “하지만 주최 측은 이를 완전히 무시했다. 잔 서 이사장이 독단적으로 전시장 재정리를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김 장로의 주장에 따르면 국민회 기념과 재단장 과정에서 국민회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밝은미래재단’이라는 제3의 단체가 끼어든 것이 말썽의 시작이었다. 해당 재단의 특정 인사들이 기념과 재단장 기념 행사를 개인적인 홍보의 장으로 이용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교회측에 주장에 대해 잔 서 대표이사장은 “김영열 장로의 기념식 행사 방해는 횡포에 가깝다”면서 “배너 제작은 이번 행사를 포괄적으로 표현했는데 일부 문구를 문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교회측은 기념관의 열쇠도 주지않을 정도로 비협조적이다”면서 “국민회관을 옮기는 문제까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아닌지 심사숙고할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시장 재정리에 관해 보훈처의 지원으로 독립기념관측이 국민회 역사를 중심으로 작업을 진행시켰다고 설명했다. 특히 잔 서 대표이사장은 ‘다락방 유물’과 관련해, “유물보존관리에 대해 재단측이USC 대학측과 계약서까지 작성했다”면서 “교회측이 이 계약에 대해 전혀 협조를 하지 않고 전혀 진전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잔 서 대표이사장은 “교회측이 계속 비협조적인 자세로 나올 경우 자칫 법정소송이라도 제기해 해결하는 수밖에 없을지 모른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오는 2월말로 예정된 기념재단 임시총회 에서 대표이사장직을 내놓을 예정이라 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창수 재단 총무이사는 “문제가 된 배너는 잔 서 이사장이 준비한 것으로 안다”며 “전시물 재정리를 위해 재단 측이 특별히 심사를 위한 위원회 등을 구성하지는 않았고 사진 자료들은 잔 서 이사장이 한국과 연락해 직접 처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잔 서 이사장이 중요 행사를 독단적으로 처리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셈이다.
<선데이저널>은 잔 서 이사장에게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했으나, 잔 서 이사장과는 “나중에 연락하겠다”는 말을 끝으로 더 이상 연락이 닿지 않았다.


‘재단 최대 행사도 내 맘대로’


행사를 주관하면서 재단 측은 국민회관 재개관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인사들을 아예 초청명단에서 빼는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김영렬 장로는 “이런 중요한 행사에 도산의 장녀 안수산 여사 등을 초청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며 “안수산 여사는 신문에서 행사가 있다는 사실을 보고 직접 아들과 함께 회관을 찾와왔다”고 말했다.
또 김영열 장로는 “초기 이민 선조 후예들을 위한 행사를 한다면서 안수산 여사 같은 분을 배제한 것은 수치스런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창수 재단 총무이사는 “이쪽 소관이 아니다”며 애매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초청장을 받지 못한 안 여사는 국민회관을 찾았으나 이미 행사가 끝나버려 허탈한 심정으로 국민회관을 돌아본 뒤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를 취재한 KBS아메리카 기자들이 안 여사를 인터뷰하게 되면서 전시장 재개관 작업에 나타난 문제점과, 재단 내부의 분규 등이 새롭게 부각됐다.
이번 행사를 위해 한국정부 보훈처는 2만3000달러의 거액을 지원했으며, 기념관 전시실을 새롭게 구축하는데도 막대한 지원금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단이 거액의 정부 지원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재단 이창수 총무이사는 “2월말 예정인 임시총회에서 결산보고를 하게 될 것이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기념재단은 지난달 12일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31일 열리게 될 창립 100주년 기념대회 행사와 함께 새로운 전시물과 전시시설이 보완된 기념관을 일반인에게 재개관 하는 행사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걸린 대형 배너에는 ‘대한인국민회관기념재단’이라는 글씨 밑에 ‘1909-2009’이라고 표기해 마치 기념재단의 역사가 100년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 했다. 회견장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대한인국민회의 창설 100주년을 기념해야할 재단이 자신들의 재단이 100년의 역사를 가진 것처럼 부풀리는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3년 50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복원한 ‘대한인국민회관’을 관리하는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은 발족 당시부터 3인 공동 이사장제도를 시행하면서 지금까지 운영 주체 간 손발이 맞지 않아 유명무실한 단체로 유지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국민회 100주년 행사를 앞두고 뒤늦게 활동을 재개한 것이다.
특히 국민회 100주년 기념사업을 앞두고도 홍보 미흡. 운영부실에 따른 방문자 수 저조로 역사 교육장으로서의 제 구실을 못해왔다. 게다가 3명의 공동 이사장간의 의사소통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한 공동이사장은 기념관에 들어갈 열쇠조차 갖고 있지 않았다.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겨우 회관 하나 관리하는데 공동이사장을 3명이나 세우더니 이마저도 제대로 운영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빗발쳤다. 재단의 ‘무신경’으로 인해 회관에 보관돼 있는 ‘다락방 유물’ 등 귀중한 사료들은 먼지만 쌓여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뿐 아니다. 2006년 LA총영사관이 시도했던 ‘관광명소 만들기’도 흐지부지 됐다.



계속되는 분규


이번 10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국민회관기념재단은 타운의 여러 단체들과 연계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총영사관과만 일을 논의해 한때 재단과 공관 사이에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 행사는 기념재단이 단독적으로 추진할 만한 사안이 아니었다. 적어도 독립운동 관계 단체는 물론, 한인사회의 중심적인 단체들과 공동으로 추진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또 국민회관기념재단 내부에서 행사 주도권을 놓고 내분이 벌어진 것도 문제다. 이미 지적한데로 기념재단은 3명의 공동이사장을 선임해왔다. 공동이사장제는 지난 2003년 처음에  ‘미주도산기념사업회(홍명기)’ ‘흥사단(백영중)’ ‘나성한인 연합장로교회(김도기)’ 등 세 곳의 단체 대표자가 참여해 구성됐다.
기념재단의 3인 공동 이사장은 국민회관 보수 작업을 주관한 복원위원회, 국민회 청산을 위임 받은 흥사단, 국민회관기념관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에서 각각 1명을 추천해왔다.
그러나 1기 공동이사장들이 회관 복원에만 치중하고 세부 운영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정을 정하지 않은 채 2기 공동이사장들이 들어서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현재 공동이사장은 도산기념사업회의 잔 서, 흥사단의 송재승, 장로교회 최영호씨 등 3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나의 단체가 3두 체제로 운영되다보니 의사집행 결정에 문제가 많아 지난해부터는 1명의 대표 이사장과 2명의 공동 이사장 제도를 채택했다.
재단은 해마다 12월 정기총회를 갖는다. 관례대로라면 지난해 12월 총회에서 대표 이사장을 맡았던 잔 서 이사장이 물러나고 새 대표 이사장이 선출돼 국민회 100주년 기념행사를 추진했어야 했다.
그러나 100주년 행사를 기획 추진해 왔다는 이유로 임시총회를 100주년 기념행사 후 2월에 개최해 차기 대표이사장을 선출하기로 하면서 일부 이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사들은 잔 서 이사장이 100주년 기념행사를 주도하기 위해 운영계획을 좌지우지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들 공동이사장을 배출한 3개 단체는 지난 2003년 국민회관 복원과정에서 발견된 ‘다락방 유물’(약 2000 점)의 보존문제를 두고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복원위원회와 흥사단은 USC 대학에 보존처리를 위탁하는 문제를 두고 교회가 동의를 하지 않는다며 비난하고 있고, 장로교회는 두 단체가 일방적으로 교회의 제안을 무시했다며 협조를 거부하고 있다. 이처럼 재단 내부의 3개 그룹이 저마다 이해관계를 달리 하면서 갈등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다락방 유물’은 6년째 방치돼 썩어가고 있다. 사실상 기념재단측이 최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항은 바로 이들 유물의 보존사업이다. 그러나 재단의 내분으로 중요한 유물을 방치하고 서로간의 책임을 전가시키는 이전투구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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