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2월 실적 발표 ‘숨통 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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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거품이 가장 빨리 꺼지기 시작한 켈리포니아주는 일자리감소와 소비급감으로 현재 전반적인 경기침체를 경험하고 있다. 사진은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켈리포니아주 내의 슈퍼마켓을 돌아보는 모습.






미국 경제가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불황의 골이 나날이 깊어져 가고 있다. 기업투자는 줄고 재고는 계속 쌓여만 가는 실정이다.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미국의 GDP는 연간 기준으로 1년 전보다 3.8%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1982년 1분기에 -6.4%를 기록한 이후 약 27년 만에 가장 저조한 수치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5.5% 보다는 낫지만 기업재고 증가로 GDP 하락 폭이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의 질이 좋지 않은 셈이다. 기업재고 증가분을 제외할 경우 GDP 감소는 5.1%로 추산된다.
기업투자 역시 20% 이상 급락해 조속한 경기회복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1월 미 증시는 역대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1월 한 달 간 다우지수는 8.8% 떨어졌고 나스닥은 6.4% 하락, S&P지수도 8.6%나 떨어져 1970년 1월 7.6%의 하락률을 제치고 역대 최악의 성적을 보였다.
                                                                                     <황지환 취재부기자>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현금 확보를 위해 40억 달러에 육박하는 정부 지출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캘리포니아주가 소득세 환급과 학자금 지원, 복지관련 비용 등과 관련된 지급을 30일간 연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디폴트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최악의 위기를 맞은 캘리포니아 경제가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존 치앙 캘리포니아주 감사관은 “이번 조치로 기업과 가정이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가장 시급한 일은 캘리포니아주가 디폴트 상황에 직면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4/4분기 실적 최악


소비와 기업 활동의 극심한 위축으로 미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 최악의 실적을 나타냈다. 이 같은 하락폭은 2009년 초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2008년 4분기 마이너스 3.8% 성장을 기록해 예상보다 심각한 경제 위기상황에 처했음을 시사했다. 특히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 부문의 심각한 타격은 경기침체의 장기화를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를 자극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감원 조치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는 만큼, 올 상반기에 소비가 다시 살아날 조짐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는 8000억 달러가 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최종 통과되는 대로 소비 진작을 위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블룸버그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기침체가 2009년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말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면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고프 교수는 또 “경제 성장률 둔화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미국의 경기침체로 노동가구의 재앙이 지속되고 있다”며 “경기부양책과 투자정책이 매우 신속하게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3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고안된 경기부양책이 내주 상원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인 로렌스 메이어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 부회장은 “경기부양책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실업률이 9.5%이상 급등하는 등 올 하반기 경제도 후퇴할 가능성이 크다”며 “경기부양책이 통과돼야 실업률이 8%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배드뱅크(Bad Bank) 설립 계획 불확실


이번 주 뉴욕증시는 기업실적 악화와 감원 한파 등 실물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배드 뱅크’ 설립 계획에 대한 기대감이 큰 만큼 변동성이 큰 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경제통신 마켓워치는 “은행의 부실자산을 흡수하는 배드뱅크 설립 계획이 상처 받은 증시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미 행정부와 의회가 배드뱅크 설립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을 내놓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증시의 악화된 투자심리를 회복시킬 만한 호재가 배드뱅크와 경기부양책뿐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배드뱅크 설립계획은 이번 주 후반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주 뉴욕증시는 3대 지수 모두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주 후반에 급락,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결국 하락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주말 148.15포인트(1.82%) 하락한 8000.86포인트에 거래를 마쳐 심리적 지지선인 8,000선이 다시 위협을 받게 됐다. 나스닥지수는 31.42포인트(2.08%) 하락한 1,472.42포인트를 기록, 1,500선이 무너졌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지수는 19.26포인트(2.28%) 하락한 825.88을 기록했다.
소비, 고용, 주택 등 주요 경제지표가 모두 연일 사상 최악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고 주요 기업들의 4ㆍ4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당분간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업 실적은 지난 분기 보다 앞으로의 전망치가 더욱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UMB에셋매니지먼트의 빌 그레이너 수석 분석가는 “지난 수익보다 더 중요한 것은 회사가 앞으로 내놓을 전망치”라고 지적했다.
이번 주에 실적을 발표할 기업들은 미 최대 의약품 제조업체 머크와 맥스웰하우스로 유명한 식품 및 음료업체 크래프트 푸드, 애니메이션 제작사 월트 디즈니 등 102개 회사다. 지난주까지 S&P500 기업 중 40%에 가까운 193개사가 실적을 발표했다.
이번 주 발표될 지표 중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의 1월 ISM제조업지수(3일), 1월 자동차판매 실적(4일), 1월 실업률(6일) 등이다. 유로존에서는 5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물가상승률이 유로화가 도입된 199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실업률은 2년 이래 최고치로 상승하는 등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월가 씀씀이도 정부서 관리


미 백악관은 향후 구제금융안에 납세자의 도움을 받는 월가 기업 경영진들의 보수와 보너스를 규제하는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행정부는 현재 7000억 달러 구제금융안 가운데 남은 3500억 달러에 대한 구체적인 사용처 계획안을 짜고 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이 같은 계획안은 월가 경영진의 보수와 보너스를 직접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월가 종사자들이 지난해 세금으로 기사회생 했으면서도 보너스로 180억 달러 이상을 챙겼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깁스 대변인은 “행정부가 월가의 월급과 보너스 문제를 떠맡을 것이라고 여겨도 좋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클레어 맥캐스킬 상원의원(미주리주)도 경제 위기로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 종사자의 보수 상한선을 정하는 법안의 제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맥캐스킬이 검토 중인 법안은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 등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의 종사자는 정부의 이 같은 지원에서 벗어날 때까지 미 대통령이 받는 연봉 40만 달러를 초과해 받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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