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실물경제 ‘연착륙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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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혼란을 보이던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가 최근 진정국면을 맞고 있다.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분명한 ‘회복신호’라는 분석과 함께 경기가 바닥을 쳤을 것이란 기대감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서 일부 지표들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국제 자금시장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3개월 만기 리보(런던은행간 금리)는 1.23%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4.82%까지 치솟았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안정적인 수준이다. 자금조달 비용이 치솟으며 유동성 위기에 허덕이던 기업들도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살아나며 대규모 채권발행에 나서고 있다. 자금경색으로 전면 중단됐던 기업공개(IPO) 시장도 다시 활기를 띨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황지환 취재부기자>



실물경제 역시 각국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공개되며 주택 압류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부동산 전문 ‘포어클로저닷컴’에 따르면 지난 1월 주택 압류건수는 7만2694건으로 지난해 12월보다 약 26% 이상 감소했다.
제조업 경기도 회복세를 보여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1월 제조업지수는 35.6으로 전달의 32.9보다 상승했다. 여전히 기준점인 50을 밑돌며 위축된 제조업 경기를 대변하고 있지만 위축 정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사실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1월 소매판매가 예상을 뒤엎고 7개월 만에 증가하면서 소비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회복신호는 정부의 대규모 개입에 따른 ‘인위적인 현상’이며 낙관은 이르다는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기업들의 대규모 감원이 지속되면서 실업률이 치솟고 있어 여전히 잠재적인 위기요소가 남아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다.


실물경제 회복기대감


발표된 거시지표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편이다. 고용과 주택 경기가 여전히 약했고, 경기 침체 속 제품수요의 감소 전망으로 기업재고는 위축됐다. 소매판매는 예상외 증가했지만, 주로 계절적 요인 때문이라 계속 증가하기는 힘들 것이란 평가가 많았다.
이날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주택차압이 늘면서 지난해 4/4분기 주택가격이 12.3% 하락,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분기의 9% 하락률보다 더욱 가속화된 것이다.
전국 152개 대도시 지역 중에서 85%가 1% 이상 급락했다. 특히 미국 부동산시장의 버블 핵심지역인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의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그러나 6개 주에서 가격 오름세가 나타난 것은 긍정적인 조짐으로 평가됐다.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전주 대비 8000건 감소한 62만3000건에 그쳤으나 여전히 60만 건을 상회하여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심화했다.
특히 계속 수당을 청구하는 사람들의 규모가 481만 명으로 늘어 해당 자료 집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주요기업들이 앞으로도 계속 감원을 단행할 것으로 보여 고용사정은 하반기까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12월 기업재고는 전월대비 1.3% 감소해, 2001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4개월 연속 감소세다. 기업판매가 3.2%나 줄면서 기업 재고·판매 비율은 전월의 1.41개월에서 1.44개월로 증가했다.
기업재고가 4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로 인한 매출 부진 전망으로 기업들이 재고물량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려는 움직임 때문으로 분석된다. 1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1% 늘면서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계절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전월엔 4년래 최대 감소폭을 나타낸 바 있다.




부동산 재벌 트럼프 파산


그러나 여전히 소비위축세는 두드러졌다. 자동차를 제외하면 0.9%, 자동차와 가솔린을 제외하면 0.8% 각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건축자재 매출은 주택침체의 여파로 전월대비 3.2%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전 업계에서 감원이 계속되고 있어 소매판매 증가세가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1월 실업률이 7.6%로 치솟은 데다, 1월 동일점포매출도 전년 동월대비 1.6% 감소한 것도 이 같은 의견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한편 이날 유로스타트(Eurostat)는 유로존 1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2.6%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2.2% 위축된 전월에 비해 감소세가 더욱 심화된 것이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12% 위축되면서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내수악화와 수출급감이 겹치면서 제조업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업생산 위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외에도 미국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파산에 직면한 트럼프엔터테인먼트리조트(TRMP)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이메일 성명을 통해 채권단과의 뚜렷한 견해 차이로 TRMP 이사회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딸 이방카도 함께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TRMP에 더 이상 투자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TRMP 최대 주주이자 설립자로 지난해 3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TRMP 지분 28%를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은 트럼프와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면 TRMP의 강제 파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TRMP는 오는 17일 5300만달러 규모의 채권 만기일을 앞두고 있으며, 지난해 이미 수차례 만기 채권 상환을 연기하면서 파산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TRMP는 2004년 트럼프호텔앤드카지노리조트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뒤 다시 살아난 기업으로, 카지노와 리조트 사업을 벌이고 있다. TRMP의 시가총액은 2005년 8월의 8억4200만 달러에서 현재 730만 달러로 쪼그라든 상태다.


회복세 불구 부동산 시장 침체 여전













1월 주택차입이 한 달 전보다 10% 가량 줄어들었다. 그러나 10개월 연속 25만 건을 상회하며 미국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음을 확인해줬다. 부동산 조사업체인 리얼티트랙(RealtyTrac)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올 1월 주택차압 건수가 27만4399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택차압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전월에 비해선 10% 줄어들었다. 하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선 여전히 18% 가량 높은 수치다. 또 미국의 주택차압은 10개월 연속 25만 건을 상회했고, 전년 동기대비 37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주택차압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집값 하락 여파로 주택가치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액을 밑도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데이터 제공업체인 ‘질로우닷컴’(Zillow.com)은 지난해 미국에선 전체적으로 약 3조3000억 달러 가량의 주택가치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특히 6채 중 1채 꼴로 주택가치가 모기지를 밑돌았다는 분석이다.
지역별 주택차압 비율은 76채중 1채 꼴로 차압을 당한 네바다가 가장 높았다. 이어 캘리포니아가 173가구 중 1가구 꼴로 차압을 당해 2위를 기록했다.
지난주 미국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신청건수는 25% 급감했다. 전체 모기지 신청 중 주택구입을 위한 신청건수는 9.8%가 감소하며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대출조건을 바꾸기 위한 차환(리파이낸싱) 신청도 전주대비 30.3% 급감했다.
이처럼 전반적인 모기지 신청이 급감한 것은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조건이 까다로워진데다, 치솟고 있는 실업률 등이 모기지 수요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특히 집값은 하락하고 주택차압은 증가하는 등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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